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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817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6.11 16:56
조회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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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062

.




DUMMY

"알았어. 일단 내일 보자."


'금민수가 같이 온다고? 일단 형은 금민수하고 같이 일하기로 마음먹었구나. 그런데 금민수가 나한테 무슨 볼일이지?'


"호영아. 내일 누가 면회 오니?"


인기척도 없이 포대장이 생활관에 들어와 있었다. 호영은 깜짝 놀라서 그만 앉아있던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놀라긴 이놈아. 내가 들으면 안 되는 통화라도 했냐? 하하하."

"그건 아닙니다. 들어오신 줄 몰라서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내일 친구들이 면회 오는가? 그럼 내일 1박 2일로 외박 갔다 와. 내가 당직사관한테 서류 처리 다 해놓으라고 할 테니. 먼 길 오는 친구들하고 몇 시간 부대에서 얘기만 나누다가 가기 그렇잖아. 그리고 피자 좋아하나? 영내 생활하면 이런 군것질거리가 생각날 텐데 이거 먹으면서 마음 달래라고."


포대장은 호영을 위해 피자를 사 왔다. 물론 영내 생활하는 신임 하사가 안쓰러워서 피자를 사 주거나 예정에 없던 외박을 직권으로 허가해주는 것을 아닐 것이다. 하지만 포대장은 별다른 말없이 생활관을 나갔다.


'젠장. 이렇게 하는데 투자 못 받겠다고 해 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야?'


호영은 불안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다음날 무혁과 민수가 부대에 도착했다. 셋은 민수의 차로 사안의 최대 관광지인 장도라는 섬으로 향했다.


"호영 씨 좋은 곳에서 근무하네요."

"경치가 좋으면 뭐 하겠습니까. 허락 없이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영내 하사 신분에 반장이란 새끼는 정신병자에 죽겠습니다. 무슨 청송 교도소에 온 기분이에요. 거기도 경치 좋고 공기 좋잖아요. 하하하."


셋은 장도의 어느 해변가에 있는 횟집으로 들어갔다. 호영은 단도직입적으로 민수에게 여기에 온 목적을 물었다. 민수가 바닷바람이나 쐬자고 사안까지 왔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하고 같이 일해요. 호영 씨 같은 주식 고수가 우리한테 꼭 필요하거든요. 호영 씨 스탁넷에서 스타던데요. 심운 건설 주가의 대 상승을 예측한 주식바람씨."


주식바람은 스탁넷에서의 호영의 닉네임이었다. 호영은 소름이 돋았다. 호영은 금민수의 손바닥 안이었다. 호영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아니, 그런데 그런 글 쓰려면 생각을 하고 썼어야죠. 그 주식으로 그 정도 돈 벌면 금강원의 표적이 된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나? 그동안 별일 없었죠? 다 우리가 금강원 구워삶아서 그래요. 김낙근 사장 아니었으면 호영 씨 잡혀갔고 호영 씨가 우리 존재 금강원에 불었어 봐요. 우리도 좆됐어요. 나 홍콩 여권으로도 한국 못 들어올뻔했어요. 하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돈에 눈이 멀어서 그만."

"아니, 지나간 일을 탓하려는 게 아닙니다. 난 호영 씨의 이미지메이킹 능력에 감탄해서 사업 제안하러 왔어요. 무혁 씨가 말했는데 호영 씨 주식고수 행세하면서 카페 차리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투자자들 모집해서 그 돈으로 주식했다면서요? 결국 잘 안돼서 접었긴 했지만 투자자들한테 약속한 1년 치 수익 다 보전해 줬다면서요? 도대체 어느 누가 이 정도까지 이미지메이킹을 확실하게 합니까? 보통은 그 상황에서 자기 몫은 좀 남기잖아요. 저는 이 정도로 자기 이미지에 신경 쓰는 사람이 필요해요."

"그런데 그 사업이란 게 뭐죠?"

"그 전에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호영 씨는 진짜 부자가 되고 싶습니까?"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어느 누가 돈을 거부해요?"

"돈 버는 대신에 이 나라를 떠야 하고 평생 못 돌아온다 하더라도 상관없어요?"


무언가 상당히 위험한 제안 같았다. 호영은 침을 꼴깍 삼켰다. 돈을 위해서 이 나라를 떠야 하다니. 하지만 뭐 상관없다. 이 나라에서 호영이 미련을 둬야 할 것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일이 끝나자마자 외국으로 도망갈 수 있다면 이 지긋지긋한 부사관 생활도 생각 외로 빨리 끝낼 수 있지 않은가."


"세상에 여기보다 더한 지옥이 어디 있습니까? 까짓것 한국같이 뜹시다."

"아이고 생각보다 쿨하시네. 좋습니다."

"그런데 사업내용이 뭔가요?"

"우리 같은 놈들이 할게 뭐겠습니까?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죠? 사람들에게 주식투자를 하라고 하고 자금 엄청나게 모으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돈을 투자하는 거죠. 이걸 위해서 이미 투자자문회사 등록까지 마친 상태죠. 하지만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천국에 계시지만 동수 형님하고 김낙근 사장이 작전으로 분탕질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다른데 투자를 할 겁니다.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요. 지금 새로 만든 사이트가 자금이 좀 부족해서 돈이 더 필요해요. 호영 씨 사람들한테 돈 모을 때 수익률 5% 매달 계좌로 쏴 준다고 했죠? 우리도 그렇게 할 겁니다. 딱 적당한 이율이에요. 도박판에서 돈 놓고 돈 먹기 하면 떼돈 버는데 까짓것 투자자들한테 5% 쏴 주는 게 대수겠습니까?"

"좋은 생각이네요. 그런데 도박사이트는 불법 아닌가요?

"주식으로 작전 치는 건 불법 아닙니까? 그리고 작전이라고 돈이 항상 왕창 벌리나요? 작전도 잘못하면 실패할 수 있어요. 수백억 돈을 수백만 원 만드는 것도 가능하죠. 그런데 도박사이트는 그렇게 망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한국에 도박에 미쳐사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우리가 정말 병신 짓하지 않으면 안 망합니다. 도박사이트 6개월만 잘 운영하면 우리 셋 다 아방궁에서 평생 백수로 놀고먹어도 됩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 일이 투자자금 모으면 되나요?"

"그렇죠. 그동안 호영 씨가 구축한 이미지를 살려서 전에 투자했던 사람들로부터 재투자 받아도 되고 입소문 내서 어떻게든 최대한 많이 모으면 됩니다. 호영 씨한테는 쉬운 것 아닙니까? 하하하."

"아. 그런데 제가 긴히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호영은 포대장이 자신에게 주식을 투자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말했다.


"역시 호영 씨네요. 이거 사업 동참하자마자 5억 끌어당기겠어요. 하하하."

"그래서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기왕 투자 당기는 거 민수 씨가 포대장님 만나서 신뢰를 주는 것은어떨까 싶어서요."

"좋은 생각입니다. 오늘 당장 만나서 결판 보죠."


호영은 민수와 무혁의 사업에 동참하기로 하자마자 투자자금 유치에 들어갔다. 그날 저녁 호영은 포대장과 금민수와의 자리를 주선했고 호영은 민수가 자신의 주식 스승이고 자신보다 훨씬 더 고수라고 바람을 잡았다. 이 말을 들은 포대장은 더 신뢰가 갔는지 바로 투자를 하기로 합의를 봤다. 1주일 뒤 금민수의 사무실로 포대장이 직접 현금 5억을 들고 왔다. 그리고 포대장의 여자 조카가 그 소식을 들었는지 금민수에게 연락을 해 왔고 돈을 투자하였다. 그 소식은 예전에 호영에게 투자를 했던 스킨 미라클 사람들에게 퍼져 나갔고 민수는 그들을 위한 투자 설명회를 해야 했다. 한 달도 되지 않아 투자금은 10억이 넘게 모였다.


무혁은 무혁대로 옛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투자유치를 하러 다녔다. 그리고 호영에게 배운 대로 다단계 업장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현혹하여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역시나 돈의 욕망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돈을 투자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생활 정보지에 광고를 내는가 하면 노인정들을 돌아다니며 재테크 강의를 한다는 명목으로 민수의 투자회사를 홍보하고 다녔다.


첫 달 수익금을 받은 포대장은 티가 나도록 호영을 편애하기 시작했다. 영내 하사는 토요일 아침 8시부터 외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퇴근 후부터 부대를 나가는 것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영외자 신분이 아님에도 간부 독신자 숙소를 쓰도록 배려를 하였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포대장이 아무리 호영에게 돈을 투자한 사실을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이내 많은 간부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 이런 사실에 기가 막혀하는 간부들도 있었지만 호영에게 호기심을 보이고 투자하고 싶어 하는 간부들도 있었다. 보급 반장도 그 사람들 중에 하나였다.


"인마. 너 주식으로 잘 나갔다는 말 왜 안 했냐? 새끼가 아직도 군 생활 어떻게 하는지를 잘 모르네."


보급 반장은 평일인데도 퇴근 후에 호영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고깃집으로 데리고 가더니 투자 의사를 밝혔다. 호영은 전화로 보급 반장과 민수를 연결해 줬고 전화를 마친 후에 보급 반장의 표정이 굉장히 밝아졌다. 보급 반장은 흥에 취해 호영을 노래방으로 데려갔고 윤락녀들을 불러 호영과 함께 밤새도록 유흥을 즐겼다.


이런 식으로 부대 내에 40명이 약간 넘는 간부들 중에서 15명이 돈을 투자하였다. 그 인원 중에는 주임원사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호영의 군 생활은 더더욱 간섭의 제약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호영의 영내 대기기간이 만료되었고 영외 부사관이 되기 전에 정신교육을 받기 위해 공군사관학교로 교육을 떠났다. 거기서도 호영이 돈을 투자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나 있었다. 교육사령부에서부터 자신이 주식고수라는 점을 어필하고 다녀서 그런지 많은 동기생들이 호영의 실력을 굳게 믿고 있었다. 취침시간만 되면 호영이 자는 방으로 몰려들어 자신의 돈을 투자하기 위해서 문의하는 동기생들이 많았다. 고수라는 이미지가 한 번 강하게 굳어지면 관성의 법칙처럼 그 이미지가 상당히 오래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말은 퍼지면 퍼질수록 과장이 섞이게 되는데 그 과장된 소문 덕분에 호영은 완전 신격화되어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스승이 있다고 밝혔고 그 스승에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말은 매우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런데 누군가는 호영의 실체에 관해서 의심을 해볼 법도 한데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모두 악마에게 유혹을 당한 듯이 호영에 대해 이성적으로 판단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영외거주 허가가 떨어진 호영은 더욱더 과감하게 행동하였다. 기존의 투자자들에게 사람을 모아오면 한 사람마다 그 사람이 투자하는 투자금액에 비례하여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수익금을 받아먹으며 호영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시작한 투자자들은 그 달콤한 돈의 맛을 보기 위해 자기 주변 지인들을 호영에게 소개해 주었다. 무혁도 호영과 같은 방법으로 손 안 대고 코를 풀기 시작했다. 민수는 몰려든 투자자들에게 설명회를 하기 위해 대관료가 천만 원이나 하는 큰 호텔의 홀을 빌려야 했다. 이 방법은 매우 효과가 컸다. 그 인센티브를 받아먹기 위해 투자자들은 주변 지인들을 닥치는 대로 끌어오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돈에 중독되고 어느 대상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자들의 무서움이었다. 이런 식으로 호영과 무혁과 민수는 2006년 10월까지 100억이 넘는 투자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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