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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798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3.10 22:55
조회
384
추천
2
글자
6쪽

024

.




DUMMY

“김형사, 박형사! 빨리 저 학생 잡아.”


호영은 문수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형사들에게 제압당했다.


“학생이 친구 잃은 슬픔은 알겠다만 이러면 안 되지. 여긴 경찰서고 대한민국의 법을 바로잡는 곳이란 말이야. 아무리 속이 뒤집어질 정도로 화나고 억울하다고 해서 저런 놈들하고 똑같은 행동을 해서는 안 돼. 일단 반대편 사무실에 나 따라와. 거기서 차 마시면서 진정하라고.”


“형사님은 이 상황에서 진정하게 생겼습니까? 지혜가 얼마나 착했고 저한테 어떤 의미였는데 저런 버러지 같은 놈 뺨 한 대도 못 때립니까?”


“말했듯이 여기는 대한민국의 법을 바로잡는 곳이야. 너처럼 그렇게 행동할 거 같으면 우리가 대한민국에 존재할 이유가 없잖아. 그냥 억울한 일 당하면 개인 대 개인으로 복수해 버리면 그만이고 그러면 세상은 정글과 다를 게 뭐 있어? 억울해도 어쩔 수 없어. 조금만 참고 우리에게 맡기라고.”


호영은 강정규 형사를 따라 옆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고 힘없이 자리에 걸터앉았다. 조금 뒤 아주 격앙된 목소리의 아주머니가 오열을 하며 문수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이놈의 자식아. 우리 딸이 너한테 무슨 잘못을 했는데 그렇게 짐승 같은 짓을 하고는 죽여버린 거야? 왜 그랬어? 우리 딸 당장 살려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문수가 고개를 들더니 아주 격앙된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였다.


“씨발, 나 안 죽였다고! 생사람 잡지 마. 대한민국의 법을 바로잡아? 그런 곳이 억울한 사람 막무가내로 잡아다가 없는 죄 뒤집어씌우고 개돼지 취급을 해?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아!”


문수의 고함 소리에 화를 주체하지 못한 아주머니는 그만 실신을 하고 말았다. 난동을 피울 기세였던 문수는 아주 거칠게 형사들에 의해 제압되었다. 문수는 그러면 그럴수록 더 심하게 반항하려 하였지만 건장한 체격의 형사 여러 명이 달려드는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호영은 이를 지켜보면서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그렇다고 다시 문수에게 달려들 수는 없었다. 그렇게 행동해 봐야 문수에게 가기도 전에 형사들에게 제압당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호영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경찰서를 빠져나와 터덜터덜 힘없이 집으로 걸어갔다.


집으로 돌아온 호영은 화가 많이 난 형 희영을 만났다. 희영은 보자마자 호영의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너 인마, 왜 이렇게 이기적이야? 누가 멋대로 병원 뛰쳐나가래? 너 걱정하는 사람들 생각은 안 해? 왜 멋대로 행동하냐고? 그러다가 너 다시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참나, 누구는 정말 때려죽일 놈이 앞에 있는데도 손끝 하나 못 대게 했는데. 형은 좋겠네. 사람 맘대로 때려도 터치하는 사람 한 명 없고.”


“이 자식이. 시끄럽고 빨리 병원 다시 가야 하니깐 나와!”


호영은 말을 들은 척 만척하면서 바닥에 누워 버렸다.


“야, 정호영.”


“그냥 둬. 죽든 말든. 이제는 살 이유도 없어.”


“이 새끼가 미친 소리 하고 있네. 살 이유가 없어? 그딴 말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냐? 당장 안 일어나? 그래도 내가 친동생이라고 니가 어떻게 살든 간섭 안 하고 묵묵히 아무 말 없이 뒤에서 밀어주기만 했는데. 이딴 식으로 행동할 거 같으면 집에다 연락하는 수밖에 없어.”


호영은 희영은 불같이 노려보며 대들기 시작했다.


“그래. 공자님 나셨네. 서울대 다니니깐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네. 그렇게 대단하신 분이니까 나같이 검정고시 겨우 통과해서 가출이나 하면서 아르바이트 전전하는 놈은 아주 만만하고 노비처럼 조종하기 쉽고 얼마나 벌레처럼 보이겠어!”


희영은 이 말에 분개하여 호영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호영의 향해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영에 비해 힘이나 체구에서 밀렸던 희영은 이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고 호영은 가소롭다는 듯이 형을 쳐다보았다.


“형. 공부만 잘하는 모범생답게 그냥 설치지 말고 살아. 형 주먹 쓰는 거 안 어울려. 그리고 그렇게 약해빠진 주먹으로 어디 가서 설치치 마. 그런 식으로 행동했다간 양아치들한테 개 무시당해.”


호영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희영은 한번 쳐다보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처 없이 밖을 쏘다니기 시작했다.


막상 밖을 나오기는 했지만 호영에게 갈 곳이 없었다. 그렇다고 형이 지키고 있는 자취집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아직 몸이 회복되려면 치료를 더 받아야 하는 호영에게 겨울의 찬바람은 엄청난 고통이었다. 그러다가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호영은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결심을 한 듯 휴대폰을 열고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신호음이 한참 동안 울렸다. 호영은 속이 타 들어가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상당히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무혁이형. 저예요, 호영이.”


“아이고. 이놈 자식 봐라. 살아는 있었네. 연락 좀 하고 살아라, 이놈아.”


“죄송해요. 형, 미안하지만 형 하루만 저 재워줄 수 없나요?”


“이놈 봐라. 처음 가출할 때도 다짜고짜 재워달라고 하더니. 집은 어쩌고? 새끼, 심각한 일 생긴 거 같네. 목소리만 들어도 티 다 난다. 일단 나 일하는 곳 어딘지 알지? 거기 와서 다시 전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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