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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814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4.10 13:58
조회
408
추천
2
글자
5쪽

035

.




DUMMY

대략 8배가 올랐다. 석 달 만에 2800만 원을 벌었다. 한 달에 대략 900만 원이 조금 넘는 돈이다. 호영은 석 달 전에 주식을 막 시작했을 무렵 때처럼 조증 걸린 환자처럼 히쭉히쭉 웃기 시작했다.


"그래. 이 정호영이가 드디어 빛을 보는구나!!!"


호영이 떠드는 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호영을 쳐다보았다. 호영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싱글벙글 세상을 다 사버린 사람처럼 실실 웃었다. 하긴 호영의 입장에서는 그럴 만도 했다. 가출한 이래 항상 한 달에 100만 원 남짓한 돈만을 벌어왔다. 그런데 자신의 능력으로는 상상도 못하는 돈을 한순간에 벌었다. 어느 누가 이 상황에서 침착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제 이따위 힘든 노가다 생활 이제 정말 끝이다."


호영은 고시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 돌아가는 길에 이 횡재를 자축하기 위해 편의점에 들려 맥주와 안줏거리를 사려 했다. 그런데 편의점에 들어가는 순간 석 달 전에 호영에게 애원하며 투자를 부탁했던 인부가 처량한 모습으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순간 놀란 호영은 매장 뒤편으로 숨어서 인부에게 들킬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인부가 컵라면을 거의 다 먹었을 타이밍에 호영이 편의점에 들어왔는지 인부는 금방 자리에서 일어나 편의점을 나갔다.


"아. 저 사람을 여기서 마주치냐? 괜히 골치 아플뻔했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맥주와 안주를 산 호영은 혹시나 그 인부와 마주칠까 봐 사방을 조심스레 살피며 재빨리 고시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맥주 한 캔을 따서 벌컥벌컥 마시며 들떠있는 기분을 다시 만끽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상하게 계속 처량하게 앉아서 라면 먹는 인부의 얼굴이 떠올랐다. 들떠있던 기분은 금방 가라앉아 버렸고 자꾸만 이상해졌다.


"아니. 이 좋은 날에 왜 자꾸 그 사람 얼굴이 떠올라!"


호영은 혼잣말로 성을 냈다. 그리고 더 이상 술을 마실 기분이 느껴지지 않았는지 그냥 침대에 그대로 누워 버렸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 인부의 뒷모습이 머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젠장. 기분 나쁘게."


이제는 투자를 하겠다던 인부의 애원하던 모습까지도 떠오르기 시작했고 덕분에 동이 틀 때까지 호영은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다. 한숨도 못 잔 호영은 계속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무래도 이 돈 중에 천만 원은 그 인부를 위해서 써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몰려왔다.


"그래, 그 돈이면 사람 하나 살릴 수가 있는데. 그리고 주식 판에서 내가 옳았다는 게 증명이 됐잖아. 그럼 돈이야 까짓것 또 벌면 되는 거고. 그리고 나이도 이제 겨우 20살인데 주식으로 돈 못 벌어도 까짓것 노가다판에 몇 년 있는다고 달라지는 게 있나. 그래, 천만 원 주자."


호영은 씻고 나갈 채비를 하였다. 밖으로 나와서 은행에서 천만 원을 찾아 전에 일하던 공사장으로 찾아갔다. 때마침 호영을 찾아왔던 인부가 공사장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쉬고 있었다.


"아저씨, 잘 지내셨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피하고 싶었던 얼굴인데 막상 지금 보니 반가웠다.


"호영이 오랜만이네. 잘 지냈냐?"


"네. 잘 지냈죠. 형수님은 요즘 어떠세요? 제가 드디어 약속을 지키러 왔습니다."


호영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려고 하였다. 하지만 인부는 호영을 만류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마음만 고맙게 받을게. 아내가 힘들었는지 석 달을 못 버티고 평생 잠이 들어 버렸네. 이렇게 잊지 않고 와준 것만 해도 어디냐. 마음만 정말 고맙게 받을게."


호영은 머리를 각목으로 맞은듯한 큰 충격이 느껴졌다. 마음속의 갈등을 겪으면서 좋은 일 하려고 큰 결심을 했는데 늦어버렸다니. 나름 이런저런 얼룩이 묻은 자신의 인생에서 모처럼 만에 좋은 일하려고 했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라니. 호영은 어찌할 줄을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나저나 호영이 정말 능력 있네. 남들 뼈빠지게 몸 쓰면서 겨우 푼돈 만지는데 호영이는 그 어렵다는 주식 투자로 큰 돈 벌고. 그런데도 이렇게 불쌍한 놈 지나치지 않고 이렇게 도와주러 오고. 호영이는 나중에 분명히 복받을 거야. 나 이제 일하러 가 볼게. 염치없이 너한테 돈 부탁해서 미안해. 이제 나 같은 놈 찾아오지 말고 멋진 인생 살아. 행운을 빌게."


인부는 호영에게 웃음을 보이며 뒤돌아섰지만 그 뒷모습은 힘없고 정말 처량해 보였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조금만 빨리 수익이 났다면 안타까운 생명 살릴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호영을 더욱더 안타깝게 했다. 한편으로는 그 천만 원이 아까워서 인부를 보자마자 숨고 고시원에서 돈을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며 고민한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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