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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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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794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4.03 22:34
조회
399
추천
1
글자
4쪽

034

.




DUMMY

'뭐지? 산지 이틀 만에 주가가 3분의 1로 떨어져 버렸네. 씨발.'


호영은 목덜미를 잡으며 걸어갔다. 갑자기 극심한 두통이 찾아왔다. 그는 곧바로 자신이 살던 고시원으로 돌아갔고 그 모습 그대로 침대에 누워 버렸다. 그리고 한참을 천장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분명 책에서 말한 대로였는데 주가가 폭락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모든 현상은 정확한 이론대로 따라가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호영에게는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론과 지난 사람들의 경험과 직관이 통하지 않는 현상이라, 미친 거 아니야? 그런 게 어디 있어? 아니면 강준호 저 새끼가 사기꾼인가? 모든 것을 거짓말로 쓰고서 책 팔아먹는 거야? 아니, 그것도 말이 안 되지. 다른 책들도 강준호 책과 똑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는데. 아니면 주식이란 게 사기꾼들이 짜 놓은 함정인가? 그럴지도 모르지. 부자 새끼들이 서민들 돈을 합법적으로 강탈하기 위한 함정일 수도.그럼 강준호나 주식 책 쓴 다른 새끼들도 애초에 부자였으니 주식투자가 쉬웠을 수도 있겠네. 강준호만 해도 주식 시작하기 전에도 한국에서 엄청 유명한 변호사였잖아.'


주식 투자에 실패했다고 생각한 호영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모든 것을 지레짐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호영은 다시 예전처럼 공사판을 전전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몸서리를 치며 우울해했다.무리한 주식투자와 수입 없는 생활로 인해 수중에 가진 돈이 거의 다 떨어졌다. 그가 꿈꿨던 장밋빛 미래는 3일 천하로 막이 내리는듯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먹고는 살아야 하는 법. 호영은 기운을 차리고 고시원 근처 인력사무소들을 찾아다니며 일용직 일자리를 수소문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 호영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공사장과 고시원만을 오가며 일에만 매진했다. 정확히 말하면 부자가 되겠다던 자신의 인생 목표가 어긋난 상황에서 일에 매진하지 않으면 무기력감에 자신이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아서 머리를 비우기 위해 더더욱 그렇게 했다.


"야 인마. 호영이 오늘 소주나 한 잔 하고 들어가."


같이 일하던 친한 형이 호영을 꼬셨다


"그럴까요? 오래간만에 삼겹살도 먹으면서 먼지 먹은 몸 해독이나 해요."


삼겹살집에 도착한 두 사람은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다음 소식입니다. UAE 원전 개발 사업권에 참여했던 북중 건설이 유수의 외국 기업들을 제치고 사업권을 획득했다는 소식입니다. 브라질, 터키 도시철도 사업권을 획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얻은 쾌거로 북중 건설의 세계적인 사업 입지는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호영은 텔레비전에 삿대질을 하였다.


"저 새끼들 다 사기에요 사기. 저렇게 잘 나가는 놈들이 주가가 쓰레기일까요?"


"뭐라니? 호영아 술 취했냐? 요즘 북중 건설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쟤들 한 달 전에 브라질 도시철도 어쩌고 할 때부터 미친 듯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젠장, 나도 그때 전 재산, 아니다. 사채를 끌어들여서라도 북중 건설에 다 때려 박았어야 했어."


"네? 저게 그렇게나 많이 뛰었다고요?"


"그래. 너도 저거 장기 팔아서라도 돈 만들어서 투자했어야 했다고."


호영은 그 말에 취기가 확 가셨다. 3개월 전에 투자했던 400만 원은 도대체 얼마나 올랐단 말인가. 호영은 몹시 궁금했지만 형에게 주식투자 사실을 티 내지 않기 위해 화제를 전환했다. 그리고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빨리 사는 동네로 돌아왔고 근처 보이는 PC방으로 들어갔다. 호영은 마음이 급했다. 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실행시키는 그 짧은 시간조차도 느린듯했다. 조심스럽게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산현황을 확인했다. 대략 3200만 원으로 조회되었다.


"역시! 내가 틀린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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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 +2 17.04.19 409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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