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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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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795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2.20 21:30
조회
1,872
추천
10
글자
6쪽

001

.




DUMMY

1998년 7월 어느 날의 나리타 발, 김포 행 비행기 안.


호영은 그의 아버지, 어머니, 형 희영과 함께 도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은행 지점장인 아버지와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어머니, 그리고 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바쁜 형을 둔 덕분에 네 식구가 한자리에 모이기란 쉽지 않았다.


호영의 아버지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호영이 요즘 공부는 하긴 하냐? 조금 있으면 고등학교 입시 봐야 하는 놈 성적이 왜 이 모양이야? 성적이 점점 떨어지고 있잖아. 니 형처럼 전교 1등 하란 말이 아니잖아! 적어도 체면 차릴 정도의 성적을 받아와야 할 거 아니냐?”


“진짜 그 체면 차릴 정도의 성적이 몇 등인데요? 반에서 5등 정도면 된 거지 거기서 뭘 더 바라는 건데요?”


“중학교에서 5등 하는 게 잘 하는 거 같아? 여기가 서울이면 몰라, 지방에서 5등 해봐야 나중에 지방 국립대밖에 못가. 이 녀석이 이런 건 알긴 알아? 하다못해 우리 동네가 둔산동이면 암말 안하겠다. 그것도 아니잖아!”


“아니 그럼 둔산동으로 이사를 가든가 강남 팔학군 으로 이사를 가든가 해요. 여기서 자꾸 잔소리 하지 말구요! 아니, 휴가 간다고 일본까지 와서 잘 놀다 가놓고는 막판에 왜 그러세요?”


“에휴, 이놈 버르장머리 봐라. 애비가 너 못되라고 이런 말 하냐? 넌 이 세상에서 학벌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이때, 호영의 어머니가 말을 끊었다.


“아니, 여보! 모처럼 만의 휴가인데 그만해요. 5등도 못해서 빌빌거리는 애들도 천지에요.”


“당신이 그렇게 오냐오냐 하니깐 애가 기고만장해서 바득바득 대드는 거 아니야? 저놈 저거 어릴 때부터 버르장머리를 고쳐놨어야 하는데 지금 저거 봐. 어디 애비가 말 하는데 눈을 부라리고 바득바득 대들고 말야. 희영이는 안 그러는데 쟤는 왜 그러는 거야? 쟤 저러는 거 당신도 책임이 커. 당신이 군기잡고 잘못된 건 고쳤어야 하는데 오냐오냐 하니깐 저놈이 저러는 거 아냐? 희영이는 잘 키워놓고는 쟤는 왜 저렇게 만들어 버린 거야?”


“네, 죄송해요. 제가 지금부터 호영이 교육 똑바로 시킬 테니깐 그만하죠. 비행기 안에 우리 식구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만 해요.”


“그래, 남한테 민폐를 끼칠 수는 없으니 그만하지. 그 전에 하나만 묻자. 요즘은 애들 안 괴롭히냐? 반장이란 새끼가 학교 친구들이나 괴롭히고 말야. 은행 지점장 아들이 애들이나 괴롭히고 다닌다고 소문이라도 나봐. 이 녀석아!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아. 니 형 반의반이라도 좀 닮아봐!”


호영의 가족이 모이면 항상 이런 식의 아버지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호영은 아버지의 잔소리에 달관한 듯 고개를 돌려 창 밖의 구름만 하염없이 쳐다볼 뿐이었다.


호영의 아버지가 이런 식으로 호영에게 잔소리를 한 것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었다. 특히나 그의 형 희영과 호영을 비교하며 잔소리를 하는 것은 그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호영의 아버지가 그의 형과 비교하며 잔소리를 할 때 그때만큼 숨이 막혀오는 경우는 없었다. 완벽한 호영의 친형 희영이 어느새 그에게는 숨 막히는 존재가 되어 버렸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의 모든 것을 따라가기는 역부족이었다. 어린 시절의 우상이었던 희영은 아버지로 인해 그에게 눈엣 가시가 되어버린 지 오래였고 어느 순간부터 그의 형에 대한 적의가 서서히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형 희영과의 사이는 서서히 틀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형과 이야기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호영은 잔소리로 지친 머리를 기대고 빨리 비행기가 김포에 착륙하기만을 바라며 잠에 빠져 들었다.


해가 서서히 질 무렵 호영의 가족은 입국심사대를 향해 걸어가는 중이었다. 가족 한명 한명이 입국심사를 받았고 마지막으로 호영의 아버지가 입국심사를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입국심사는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길었고 그를 쳐다보는 입국심사관의 눈초리도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입국심사관은 그의 입국수속을 정상적으로 마쳤고 그는 입국심사장을 무사히 걸어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세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그를 에워쌌고 그중 한명이 그에게 종이 한 장을 보여주며 말하였다.


“안녕하십니까? 공항경찰대 소속 최병철 경장입니다. 정순호씨 맞으시죠? 지금부터 정순호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여기 긴급체포영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순호씨는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변호사를 선임할만한 경제력이 없다면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당신이 말하는 모든 것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호영의 아버지는 가족들과 이야기 할 틈도 없이 사복경찰들에게 연행되어 갔다. 호영의 어머니도, 형 희영도, 호영도 도대체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세 식구가 아버지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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