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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813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5.12 17:08
조회
399
추천
2
글자
6쪽

043

.




DUMMY

"형은 여전하네요. 진짜 오랜만이네요. 이젠 숨바꼭질 같은 거 안 하려고요. 저도 철 좀 들어야죠."


"그래. 새끼야. 이젠 간 좀 커졌냐? 아픈 추억은 예쁜 옷 입혀서 화려한 무덤 속에 묻어두고 왔냐?"


"네. 이젠 산 사람은 열심히 살아야죠."


"씨발. 이제 내 동생다워졌네. 하하하. 근데 요즘 뭐하고 지내냐?"


"주식 전업 투자를 해요."


"그러니깐 증권사에 펀드매니저인가 뭔가 하는 놈들처럼 주식 사고팔아서 돈 번다고?"


"네."


"와. 이 새끼 봐라. 그래서 지금 얼마나 벌었는데?"


"400만 원을 7500만 원까지 만들었어요."


무혁은 놀라서 말을 있지 못했다. 그리고는 황당하다는 표정과 함께 호영에게 쏘아붙였다.


"씨발놈이 내가 아무리 무식해도 그렇지 그렇게 구라 치면 내가 믿을 줄 아냐?"


에이 호영은 놀리듯이 무혁에게 쏘아붙였다.


"아이고, 그럼 믿지 마세요. 내가 형 속여서 얻는 게 뭐요? 설마 가오 잡고 싶어서 구라 친다고 쳐도 내가 형 앞에서 가오 잡아서 어디다 써먹게? 안 그래요?"


"하긴 그건 그렇지. 그나저나 이거 정말 미친놈이네. 얼마 만에 그렇게 돈을 불렸는데?"


"반년 정도 걸렸어요."


"뭐라고? 이거 정말 천재거나 미친놈거나 둘 중에 하나네."


"그런데 요즘 그래서 고민이에요. 그렇게 돈 벌고 나서 주식하려고 끄적대고 있는데 영 자신이 없어요. 사실 지금 실력이 꽤나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어요. 그냥 운이 좋아서 이렇게 돈을 모았다고 해야 하겠죠. 지금은 주식 계속하기 겁나네요."


"무슨 말인지 알겠네. 어설픈 초짜 도박꾼이 운 좋게 잭팟을 터뜨렸는데 계속 가오 잡으면서 계속 잭팟을 터뜨릴 자신은 없고 그래도 가오는 살리고 싶고 이 말이구먼."


"이형님은 참. 그럴게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쪽팔리잖아요. 하하하."


둘은 면회실이 떠나가라 웃었다.


"그런데 형은 살인미수라더니 언제 출소해요?"


"4년 받고 1년 좀 넘게 살았지. 근데 누구한테 이런 거 하고 내가 어디 있다는 거 다 들었냐?"


"어쩌다가 최달성이란 사람 만나서 알게 됐어요."


"그 사람 우리 조직에서 브레인이라고 소문난 사람인데. 나도 못 만나본 사람을 니가 만나보고 뭐냐 이거? 흐흐흐. 우리 조직에서 그 사람하고 일하는 게 소원인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그건 그렇고 형은 출소하시면 뭐 하실 거예요?"


"아직 한참 남았는데 그걸 벌써 생각하냐? 모르겠다. 그동안 피곤했는데 천천히 생각해 볼란다. 그리고 보니 갑자기 생각나네. 내가 모시던 형님이 우리 조직 해체되고 택배 물류센터에서 인력 도급업체 만들어서 운영하는데 거기서 일해볼래? 거기할 것도 없고 일 날로 먹는데 내가 그 형님한테 연락하면 너 써줄 거다."


"또 미안하게끔. 형님한테 미안해서 인사하러 왔다가 또 신세 지네요."


"신세는 무슨. 미안하면 열 라리 성공해서 나중에 형님 벤츠나 태워줘라. 동생 덕에 돈 많은 백수 한번 되어보자 인마. 거기서 일하며 서 주식공부 1년 정도 빡세게 해봐. 해보고 답 아니다 싶으면 때려치우면 되는 거고 그리고 혹시 아냐? 거기서 일하다가 뭔가 딴 쪽으로 기회를 잡을지도 모르지."


"어떤 길로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해볼게요. 돈이야 어떻게 벌든 나중에 형 벤츠 한대 사 드리면 되지. 하하하."


"기대할게. 나중에 너네 집으로 편지 보낼 테니 편지 보고 회사 찾아가라. 나도 형님한테 편지 보내서 미리 말해 놓을 테니. 가기 전에 너 사는 곳 주소 말해주고 가. 그런데 너 요즘 연애는 하냐?"


"뜬금 없이 연애는요. 하하. 그런 거 안 합니다."


"자식이 좋은 나이에 중간다리 썩히고 말이야. 답답하게 사는 건 변함이 없네."


"뭐, 아는 사람이 있어야 뭘 기회를 잡죠. 이렇게 저렇게 살다 보니 얼마 없던 인맥도 다 날아가서 왕따나 다름없이 살고 있는데요."


"이 자식이 그래서 주변에 진짜 친구 하나도 없어? 이놈 뭐라고 설명해야 돼?"


"아주 없는 건 아니고 시현이 우연히 만나서 연락하고 지내요."


"뭐?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해? 하하 하하. 너네 둘이 인연은 인연인 갑다. 그년 그거 뭐하고 사냐?"


"씨발년 창년으로 전락했어요. 어린년이 벌써 돈에 환장해서 오피스텔서 지 몸 팔아서 먹고살고 있더라고요."


"쌍년이 결국. 뭐 지가 그렇게 살고 싶다면 방법이 없다. 한 번 돈맛 보고 거기에 미치면 사람도 죽이는 게 인간이라는 놈들이야. 난 니가 시현이랑 만난다는 말 듣고 한 번 잘 해보라고 하려 그랬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 거 같다. 벌써 면회시간 다 끝나가네. 이놈아. 다음번 면회 때는 제대로 된 여자 하나 물었단 소식 들으마. 형님한테는 꼭 가보고."


면회가 끝나고 서울로 올라가는 호영의 표정이 정말 오랜만에 맑아졌다. 역시 세상에는 아무리 친형제여도 어느 정도 거리 이하로는 좁히지 못하는 관계가 있고 남이여도 서로 한 점이 될 정도로 모든 것을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가 있다. 호영과 무혁의 관계가 그런 관계인 것이다. 호영은 오늘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을 때보다. 더 한 기쁨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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