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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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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820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6.04 19:35
조회
309
추천
2
글자
6쪽

057

.




DUMMY

드디어 입대 하루 전날이 다가왔다. 입대를 하려니 마음이 허전했고 이대로 입대하기엔 뭔가 아쉬운 마음에 입대 전에 뭐라도 남기고 싶었다. 호영은 컴퓨터를 켜서 우리나라 최대 주식 정보 사이트인 스탁넷에 접속하였다. 그동안 자신이 성공했던 주식 거래 기록과 수익 내역이 찍힌 통장을 추려서 정성 들여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곧 이용자들이 반응을 하였다. 댓글난을 보니 조작된 정보라며 욕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이라며 호영을 추앙하는 댓글을 올렸다. 앞으로의 주식 추세를 예측해 달라는 글, 심지어는 자신의 돈을 맡길 테니깐 동을 불려달라며 자신의 전화번호까지 적는 사람도 있었다.


'병신들. 너네는 절대 내 발끝에 때도 못 따라와.'


자신도 운으로 그렇게 큰 수익을 냈으면서 댓글을 올리며 호영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비웃었다. 호영은 이 상황을 즐기며 자신이 진짜 실력자인처럼 우월감에 빠져 있었다.


'그나저나 시현이 얘는 출산하면 연락 준다더니 아직도 연락이 없어. 그냥 나하고 인연 영원히 끊어버리기로 작정을 했나? 몰라. 그년 알아서 하라고 해. 애 있으면 지가 힘들지, 내가 힘드냐? 나야 뭐 깔끔하게 새 출발 하면 그만인데.'


속으로 이렇게 생각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얼굴도 못 본 2세가 무척 궁금하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 시현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입대일이 다가왔다. 따라오겠다는 무혁을 만류한 채 호영은 혼자 공군 훈련소가 있는 진주로 향했다. 가입소기 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훈련소 생활이 시작되었다.


"너네가 사회에서 잘 나갔는 못 나갔든 여기서는 그저 똑같은 부사관 후보생일 뿐이다. 후보생은 교관과 조교들에게 절대복종만을 할 뿐이다."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상사 계급의 교관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위협적으로 모든 후보생들에게 말하였다. 호영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어이가 없었고 속으로는 반항심이 생겼다.


'사회에서 잘 나갔든 못 나갔든 어쩌고 어째? 지는 평생 군인이나 하면서 월급쟁이나 한 주제에.'


호영은 인상을 찡그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어이. 거기 방금 인상 쓰고 콧방귀 뀐 놈, 나와."


교관의 눈빛이 자신 쪽을 향했다. 혹시나 싶어서 호영은 뒤를 돌아봤다.


"누가 본 교관의 지시 없이 함부로 고개를 돌리나. 방금 고개 돌린 놈, 나와."


이번엔 누가 봐도 호영을 지목한 상황이었다. 호영은 터덜터덜 앞으로 걸어갔다.


"빨리 안 뛰어?"


교관은 사납게 소리를 질렀고 놀란 호영은 빨리 뛰어나갔다.


"이 새끼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먼. 교관이 말을 하는데 비웃지를 않나, 고개를 돌리질 않나, 나오라는데 어슬렁거리면서 나오지를 않나, 정신이 나갔구먼. 이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냐. 너네 기수 전체가 정신이 썩었다는 증거다. 나의 잘못은 나의 탓이요, 동료의 잘못도 나의 탓이다. 군인은 일심동체다. 전부 어깨동무를 한다 실시."

"실시!"


모든 후보생은 일사천리로 어깨동무를 했다.


"하나에 참다운, 둘에 군인정신을 복창하며 앉았다 일어선다. 하나."

"참다운!"

"둘."

"군인정신!"

"하나."

"참다운!"

"둘."

"군인정신!"


이 일의 원인을 제공한 호영은 아무 기합을 받진 않았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후보생 동료들은 가혹한 기합을 감내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호영 혼자서 기합을 받으면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았을 건데 지금 상황은 호영의 마음을 바짝 마르게 하였다.


"정호영 후보생, 제 잘못이니 저 혼자서 기합받겠습니다."

"누가 교관이 지시 없이 자기 의견을 말하라고 했나. 엎드려!"


호영은 교관의 불호령에 놀라 엎드려뻗쳐 자세를 하였다.


"하나."

"참다운!"

"둘."

"군인정신!"


엎드려 있는 호영의 속은 바짝 타들어 갔다.


힘든 일과가 끝나고 전 후보생이 생활관으로 복귀하였다. 호영은 한 방에서 3명의 다른 후보생들과 같은 방을 쓰고 있었다.


"사회에서 얼마나 잘나셨으면 우리 전부를 이렇게 엿 멋이냐?"


한 후보생이 굉장히 짜증스러운 말투로 호영에게 시비를 걸었다.


"미안하다. 내가 그냥 욱하는 마음에 그렇게 됐다. 앞으로 조심할게."

"누군 사회에서 안 잘 나갔고 욱할 줄 모르나. 앞으로 좀 나대지 좀 마."

"씨발놈이 지금 뭐라고 했냐? 뒤지고 싶어 환장했냐?"

"얼씨구, 한 대 치겠다."


분을 이기지 못한 호영은 상대 후보생을 미친 듯이 때리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나머지 두 후보생이 싸움을 말린다고 끼어들었다가 캐비닛을 넘어뜨리고 말았다. 쿵 소리에 달려와 조교들에게 이 모습이 그대로 걸렸고 후보생 생활관 전체에 불호령이 떨어졌다.


"전부 연병장으로 다 튀어나와."


상사 교관이 매우 화난 목소리로 전체 생활관에 불호령을 내렸고 연병장으로 모인 후보생들은 취침시간을 넘기도록 가혹한 기합을 받았다.


다음날 호영과 호영에게 시비를 걸었던 후보생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고 강제 퇴소와 1급 비행의 징계 중 어떤 벌칙이 타당한지에 대한 심판을 받았다. 몇 시간의 심판절차 결과 간신히 퇴소는 면하였고 1급 비행의 징계를 내리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장기복무를 꿈꾸던 호영에게 이 조치는 장기복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1급 비행을 받은 경우 아무리 훈련을 열심히 해도 훈련 수료 성적을 좋게 받을 수가 없었고 좋지 않은 훈련 수료 성적은 경국 장기복무 심사 불합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쉽게 말하면 이제 호영은 4년이라는 의무복무 기간만 채우고 전역하는 방법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이 쓰라린 현실과 마주하게 된 호영은 좌절하게 되었고 구태여 훈련에 성실히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호영은 꾀병을 부리며 군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다를 반복하며 막장 후보생으로서의 사명을 다 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호영은 최악의 성적으로 16주 과정의 후보생 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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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045 17.05.17 374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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