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h

욕망의 진흙탕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825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3.28 11:53
조회
422
추천
2
글자
6쪽

032

.




DUMMY

호영은 이 말에 화들짝 놀랐다. 사실 이 세 종목의 주가 상승을 예측했을 때는 그냥 뉴스에서 얼핏 본 종목들을 생각나는 대로 막 말했을 뿐이다. 어차피 진짜 20% 뛰던가 가격이 떨어지던가는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어차피 그 순간에만 허세를 부리고 그 허세를 바탕으로 작업반장의 기를 죽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 후에는 두 번 다시 볼 사람이 아니니 그 예측의 진위 여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예측이 맞았고 더 놀라운 사실은 호영이 한 말을 기억하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던 호영이 사는 동네로 사람이 찾아왔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호영은 상당히 놀랐지만 놀란 이유가 자신의 예측이 맞아서라는 사실이 티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를 썼다


"깜짝이야. 아니, 저 사는 곳, 그리고 제가 성인오락실 다닌다는 거 아무에게도 말을 안 했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요?"


"그거야 인력사무소에서 니 주소 확인했지. 니가 사는 고시원에 물어보니 니가 여기하고 PC방 자주 간다고 해서 이 근방 다 찾아다녔어."


"아니, 그렇게까지 찾아다닐 정도로 제가 중요한 사람이었나요? 그런데 무슨 일로."


인부는 호영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속사포처럼 내뱉기 시작했다.


"야. 나 돈 좀 불려줘라."


"네?"


"너. 실력 좋잖아. 나 돈 좀 불려줘라. 수익금 반 반 나누는 걸로 해서. 지금 우리 마누라 수술비가 필요해서 그래. 하루하루 죽어가는데 수술비가 이천만 원이 필요하단다. 지금 전 재산 싹 긁어모아도 천만 원이야. 그리고 노가다 꾼이라고 대출도 안 돼. 이렇게 희망을 포기하고 있는데 니가 구세주처럼 나타났네. 니 실력이면 몇 달 안에 이 돈 몇 배로 불리잖아"


인부는 매우 격앙된 어조로 호영에게 애원하였다. 호영은 몹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투자 부탁이라니, 호영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이걸 어떡하지?'


호영은 몹시 난처하였다. 지금 상황에서 사실대로 다 말해버리면 그냥 개망신 당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허세를 유지하고픈 호영에게는 죽어도 선택하기 싫은 선택지였다. 그렇다고 실력도 없는 호영이 투자금을 받은들 투자금을 불릴 능력이 없었다. 섣부르게 투자금을 운용하였다가는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생각하자, 생각하자, 생각하자......'


호영은 인부의 눈치를 살피며 둘러댈 말을 찾았다.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래요. 얼마나 힘드셨으면 갑자기 찾아와서 이러시겠어요. 그런데 한가지 물어볼게요. 고시원에 살고 성인오락실이나 들락거리는 인간이 신뢰가 가세요?"


뜬금없는 호영의 말에 인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호영을 쳐다보았다.


"고시원 사는 놈이 벤츠 타고 다니고 그리고 또 직업은 공사장 인부, 뭐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침을 꼴깍 삼키면서 듣던 인부가 호영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 말은 니가 주식 투자자라는 말이 거짓말이야?"


"에이. 누가 거짓말이래요? 솔직히 차는 렌트한 거 맞습니다. 그때 반장이 너무 열받게 해서 허세 좀 부린다고 빌렸어요. 그런데 고시원에 사는 이유는 투자금 때문이에요. 저도 큰돈 만든다고 제가 가진 돈을 전부 주식에 투자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주식으로 돈 좀 만들 줄 안다고 소문나니깐 친한 인간들이 전부 돈 좀 불려 달라고 찾아와요. 심지어 부모형제조차도 말이에요. 주변 사람들이 저를 그냥 돈 만드는 기계로만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그냥 이렇게 숨어 지내고 있어요. 이렇게 막노동꾼으로 위장해서요."


호영은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가 가진 원칙을 깨고 싶지는 않군요. 남의 돈은 절대 투자 받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투자 얘기는 못 들은 걸로 하죠. 대신 3개월 뒤에 제가 투자금을 회수할 건데 그때 제가 이익 분에서 병원비를 좀 지원해 드릴게요."


인부는 다급하게 호영의 손을 잡고 무릎 꿇었다.


"그냥 이번만 예외로 하고 내 돈 좀 불려주면 안 될까? 지금 내 입장에서 3개월도 좀 그래서. 그냥 돈 투자하면 빨리 불릴 수 있지 않아?"


호영은 매우 단호하지만 조용한 어조로 말을 했다.


"주식 투자는 파도타기와 같아요. 파도타기 잘 하려면 파도에 몸을 잘 맡겨야 하죠? 그런데 파도를 거스르면 어떻게 되겠어요? 물에 빠지죠? 주식도 이것과 같아요. 지금 장이 아니라고 말을 하는데 억지로 투자해 봐야 있는 돈 다 날아가요. 저는 그냥 파도타기 잘 하는 사람이지 파도를 제가 원하는 대로 바꾸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가지고 계신 돈은 치료비에 보태시고 조금만 더 견디세요. 제가 웬만해서는 제 투자금 남한테 공짜로 나누는 법이 없는데 아저씨 사정 딱하시고 무엇보다 생명을 구하는 일이니 이번만 아저씨 도와드릴게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파도에 맞서서 싸우려 하지 마세요."


"그래. 알겠다. 석 달 후에 기대할게. 꼭 좀 우리 마누라 살려줘라. 진짜 부탁할게."


인부는 무릎을 꿇은 채 호영에게 눈물을 보이며 애원했다.


"네. 아저씨 울지 마시고 힘내세요. 저 어디 안 가고 여기 계속 있을 테니깐 석 달 뒤에 꼭 찾아오세요. 그때까지 힘내세요. 꼭이요."


"알겠다. 정말 고맙다. 호영아."


인부는 흐느끼며 오락실을 나섰다. 인부가 나가자마자 호영은 긴장이 풀렸는지 의자에 힘을 뺀 채 시체처럼 눌어붙어 버렸다.


'젠장. 간 떨어지고 오줌 쌀 뻔했네. 이놈의 순발력과 연기력이 없었으면 어쩔뻔했어. 내. 정체 들통날뻔했네. 그런데 요즘 참 운이 엄청 좋아. 복권에 당첨 되질 않나. 무심코 찍은 주식들이 상한가를 치지 않나. 그런데 저 아저씨는 겨우 주식 3종목 상한가 맞춘 거 보고 날 이 정도로 신뢰하냐? 참나, 어디 가서 사기를 당해도 제대로 당할 사람이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욕망의 진흙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 또다른 마지막 +5 17.06.18 360 0 4쪽
68 마지막 17.06.18 274 0 3쪽
67 067 17.06.18 278 0 9쪽
66 066 17.06.17 253 0 10쪽
65 065 17.06.16 238 1 10쪽
64 064 17.06.15 237 0 11쪽
63 063 17.06.12 308 0 15쪽
62 062 17.06.11 262 1 11쪽
61 061 17.06.09 334 0 8쪽
60 060 17.06.08 330 0 8쪽
59 059 17.06.07 287 0 7쪽
58 058 17.06.05 313 1 7쪽
57 057 17.06.04 310 2 6쪽
56 056 17.06.03 312 1 6쪽
55 055 17.06.02 283 1 8쪽
54 054 17.06.01 279 1 9쪽
53 053 17.05.31 292 1 5쪽
52 052 17.05.30 315 1 7쪽
51 051 17.05.29 338 2 7쪽
50 050 17.05.23 349 2 5쪽
49 049 17.05.22 335 1 6쪽
48 048 17.05.21 399 2 5쪽
47 047 17.05.18 360 1 6쪽
46 046 17.05.17 351 3 8쪽
45 045 17.05.17 374 2 7쪽
44 044 17.05.16 418 3 9쪽
43 043 17.05.12 400 2 6쪽
42 042 17.05.05 391 2 4쪽
41 041 +2 17.05.03 432 2 5쪽
40 040 17.04.23 375 1 4쪽
39 039 17.04.21 369 2 7쪽
38 038 17.04.20 394 2 5쪽
37 037 +2 17.04.19 409 2 4쪽
36 036 17.04.15 416 3 6쪽
35 035 17.04.10 409 2 5쪽
34 034 17.04.03 401 1 4쪽
33 033 17.03.30 412 1 4쪽
» 032 17.03.28 422 2 6쪽
31 031 17.03.24 411 2 4쪽
30 030 17.03.18 420 4 4쪽
29 029 17.03.16 406 1 5쪽
28 028 17.03.10 397 2 6쪽
27 027 17.03.10 401 2 5쪽
26 026 17.03.10 384 4 6쪽
25 025 17.03.10 395 2 4쪽
24 024 17.03.10 386 2 6쪽
23 023 17.03.10 401 1 5쪽
22 022 17.03.10 403 1 6쪽
21 021 17.03.10 400 1 5쪽
20 020 17.03.10 420 1 6쪽
19 019 17.03.06 438 2 5쪽
18 018 17.03.06 449 2 5쪽
17 017 17.03.04 484 2 5쪽
16 016 17.03.04 504 5 6쪽
15 015 17.03.04 507 6 7쪽
14 014 17.03.04 496 3 5쪽
13 013 17.03.04 506 4 4쪽
12 012 17.03.03 504 3 4쪽
11 011 17.02.28 560 3 7쪽
10 010 17.02.24 600 4 3쪽
9 009 17.02.24 635 4 4쪽
8 008 17.02.23 651 3 6쪽
7 007 17.02.23 725 2 5쪽
6 006 17.02.23 783 3 7쪽
5 005 17.02.22 852 3 4쪽
4 004 17.02.22 959 8 2쪽
3 003 17.02.22 1,192 6 4쪽
2 002 17.02.22 1,263 9 5쪽
1 001 17.02.20 1,874 10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