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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흙탕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완결

Hyurk
작품등록일 :
2017.02.20 21:26
최근연재일 :
2017.06.18 22:1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1,788
추천수 :
153
글자수 :
179,188

작성
17.03.10 22:57
조회
394
추천
2
글자
4쪽

025

.




DUMMY

강남역 사거리.


호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무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 인마, 여기다.”


무혁은 몸을 건들거리면서 특유의 양아치 같은 웃음을 띠며 호영을 불렀다. 호영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무혁을 향해 걸어갔다.


“씨발, 너 아프냐? 이 새끼, 열나서 땀 흘리는 거 봐라. 뭔 일이길래 상태가 이 모양인데 길거리를 나돌아 다닌 거야?”


“좀 사연이 길어요. 형 죄송한데 지금 많이 힘들거든요. 정말 죄송하지만 지금 좀 눕고 싶어요.”


“이 새끼 이거. 대책 없이 불쑥 찾아와서는...... 일단은 나 아는 형님이랑 같이 살고 있어서 갑자기 울 집에 너 들이는 건 좀 곤란하고 일단 아무 모텔이나 들어가자. 그보다는 너 병원이 더 급할 거 같은데.”


“됐습니다. 그냥 약국에서 해열제하고 두통약이나 사 가면 돼요.”


무혁과 호영은 급한 대로 약국에서 약을 사 들고 근처 모텔로 들어갔다.


“모텔도 강남이 죽여주지. 대실비가 비싸서 그렇지 시설은 호텔도 안 부러울 수준이라고.”


호영은 신나서 떠드는 무혁의 말에 대꾸할 힘조차 없었다. 호영은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누워 버렸고 그 상태로 일어나지도 못 했다.


"야 인마. 그렇게 해서 자려고? 일단 밥이라도 먹어야 약을 처먹든지 할 거 아니야?”


호영은 대답 대신 멀뚱멀뚱 천장만 바라보았다.


“자식아, 좀 누워 있어라. 엉아가 죽 사 올 테니까.”


무혁이 나간 적막한 방 안에서 호영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냥 이대로 영원히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뜨거워져 가는 몸뚱어리에 불이라도 확 피어나서 한 줌의 재나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야, 죽쳐먹어라.”


어느새 나타난 무혁은 호영에게 죽을 건넸다. 호영은 말없이 재빨리 죽 한 그릇을 비우고는 약을 먹었다.


“야. 지금 얘기할 기운 있냐? 나 독립하고 무슨 일이 있었냐? 그동안 연락도 거의 없고 말이야. 새끼가.”


호영은 나지막한 소리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빠짐없이 얘기하였다. 무혁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피식 웃고 말았다.


“자식이 이거 큰일 날 새끼네. 여자 하나 때문에 인생관이 바뀌고 그 여자애 하나 세상에서 없어졌다고 폐인 되고 이거 그릇이 너무 작아, 정호영.”


이 말을 듣는 순간 호영은 욱하는 감정에 반박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무혁이 말을 가로막았다.


“너 이 새끼 무슨 말하려는지 다 알아. 그래 지금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개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 너보고 지금 내 말을 이해해 달라는 건 아니야. 그래, 지금은 슬프니깐 그냥 울어. 그런 감성팔이 니 나이 때 나 해 보지 언제 해 보겠냐? 일단 푹 쉬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


무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밖으로 나갔다. 호영은 왈칵 눈물을 흘렸다. 주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없는 거 같아서 서러웠다.


다음날 오전 늦게 호영은 눈을 떴다. 몸은 한결 나아진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남 누치 안 보고 푹 쉬었던 거 같다. 이때 휴대전화 벨 소리가 들렸다. 형일 거 같아서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받아 보았다.

“여보세요?”


“정호영 학생 휴대폰이죠? 나 일전에 봤던 강정규 형사에요.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 추가로 참고인 조사를 해야 할 거 같아서. 박시현이라고 알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 같아서 일단 긴급체포해서 노량진 서로 압송한 상태야. 시현 양과 관련해서 몇 가지 진술 좀 해줬으면 하는데 협조해 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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