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방인

청춘극장-꽃-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에리카8
작품등록일 :
2019.04.01 14:41
최근연재일 :
2019.06.13 07: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707
추천수 :
103
글자수 :
332,222

작성
19.04.02 06:00
조회
144
추천
5
글자
11쪽

매발톱 꽃 2




DUMMY

종기와 친구들은 아가씨들에게 티비에서 본 후라이 보이가 하는 만담을 날리며, 계속 맥주를 먹이고, 같이 춤추고 웃고 떠들다가 하나둘씩 여자들이 쓰러지자 한명씩 짝지를 데리고 사라지기 시작했다.


술값 계산을 위해 마지막 까지 남은 종기는 자기의 짝지 었던 말자와 어떻게 할지 생각을 해보았지만, 오늘 요정을 못가서 쌓인 욕구와 오복을 놓쳤다는 분노에 생전 처음 본 아가씨라는 생각은 저만치 달아나고, 자신에게 선망의 눈초리를 보내던 덜 떨어진 맹추니 괜찮다는 자위를 하며, 여관 골목에 들어가 숙박을 했다.


종기가 생각한데로 시골에서 올라온 아가씨는 18세 나이답게 싱그러웠으나 관리가 안 된 피부는 뻑뻑했고, 처녀였던 나머지 같이 잠을 자도 아무런 재미도 없었던 까닭에 두 번 보지 않을 생각으로 통금이 해제되는 시간이 되자마자 옷을 입고 줄행랑을 놓을 참이었다.


막 바지춤을 여미고 방문 밖으로 나가려던 종기는 어느 틈엔가 일어나 화장이 지워져 더러운 몰골을 한 말자가 바짓가랑이를 잡고 나가지 못하게 하면서, 울고불고 책임지라는 말 부터 꺼내드니 난처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이런,,이런,,,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이 물건은 어느 틈에 일어난 것인가?'

하고 속으로 한숨부터 내쉬는 것이다.


살살 달랠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돈을 몽땅 털어 주고는 눈치를 살피니 시건방지게도 자긴 신세 망치기 싫으니 혼약을 해달라고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데,,언감생심 어디 촌 무지렁이 년이 귀한 이 몸과 혼인까지 할 생각 인 겐지.


할 수 없이 종기는 그녀에게 자기 이름과 주소를 적은 쪽지를 적어주며 자기는 군대를 가야하니 나중에 보자는 거짓말을 뒤로 하고 걸음 아 날 살려라 도망을 치고 말았다.

도망치면서도 글도 못 읽는 무지렁이가 자기를 찾아 올 일 없다는 약삭빠른 생각은 덤이었다.

과연 그렇게 될까?



그로부터 석 달 후 종기는 재수학원을 다니며, 큰 회사에 보냈던 이력서가 통과하여 무면접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작고한 선친의 연이 이어진 덕이었다.

그리고, 오복이 한 달 전 혼인 한 이후로는 마음을 잡고 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선을 보겠다고 허락을 하였다.


북촌..


“여보게 강진 댁, 여기 우리 집 아드님 사진과 우리 집 재산 목록일세, 처녀의 나이는 종기와 궁합에 좋은 닭띠나 소띠 중에서 알아봐주고 아직 나이가 어린 처자라면 민며느리도 괜찮네. 나이가 더 많아도 상관없고, 이럴 경우 대학까지 나온 신여성도 상관없는 데 가급적이면, 교대 나온 아가씨였으면 싶네.”


그러자 강진 댁이 살근거리는 말투로,

“그러지라..지가 힘 좀 써볼 텐께,,하옵고, 지가 다니는 곳이 하루에 한두 곳도 아니고 다리가 쪼까 뻐쩍지근 할 것 같은디,, 마님은 지한테 어쩌고 구전을 챙겨 주실랑가요?”


진씨 부인은 속으로 천것들은 어쩔 수 없이 재물 이야기를 먼저 하는구나 하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내가 영등포 쪽에 친정에서 물려받은 작은 상가가 하나 있네.. 잘 만 하면 강진 댁 자네가 문서를 손에 쥘 것이야.”


하며, 빠르게 손을 내저어 강진 댁을 내보내며 한숨을 길게 쉬었다.


영감이 병원 응급실도 못 갈 정도로 복통에 뒹굴다가 급사하고, 아들 둘을 연달아 잃어야 했던 친정에서의 피난 시절이 생각이 난 것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영감은 차분하고 이 시대 남정네 같지 않게 외출했다 돌아 올 때 마다 비녀며, 꽃신, 엿이라도 사가지고 와서 슬쩍 건네주며 임자 먹으라고 했던 다정한 양반이었다.

그 영감을 닮았던 둘째와 아직 꼬물거리던 세째아들 마저 차례로 가버리고 죽을 생각을 하던 그녀였으나 장남인 아들 종기를 반듯하게 키우겠다 영감과 약속했던 기억에 아직도 모진 목숨을 부여잡고 매일 아들 잘 되기만을 염원하는 것이다.


요정 ‘아네모네’


어머니 진씨부인의 염원과는 반대로 오늘도 종기는 퇴근 후 요정 ‘아네모네’에 들려 자신의 한 달 월급 보다 비싼 상을 떡 차려놓고 이제 갓 머리 올린 대학물을 먹다 만 호스테스 기화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이며, 새로이 만리장성을 쌓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이러는 것이 오복과 혼인을 하지 못하게 한 어머니 탓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러워 마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의 베르테르가 된 듯 비탄에 잠겨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통금시간에 걸린다는 핑계로 술상을 물리고, 오늘도 외박에 힘을 쏟는 종기는 기화의 옷고름을 잡아채 벗기며,

“이것아,,오늘은 이 서방님의 손맛에 기절해 보거라,”

하고 슬쩍 슬쩍 몸을 피하며 옷고름을 부여잡는 기화 년의 허벅다리를 주무르는 것이다.


“서방님~이라니요? 종기씨가 언제부터 내 서방이었남? 머리 올려주면 다 서방인가? 살림을 차릴 돈을 줘야 서방이지. 살림 까지는 바라지도 안으니 우리 남동생 학비나 좀 대주우..그럼 내 오늘 종기씨 허자는 것은 뭣이든 할라니까.”

“하~요년,요거,요망한 것, 그깟 몇푼에 이 종기님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서야 쓰나. 낼 전신환으로 준비해서 네 동생에게 보내 줄테니 걱정 놓거라.”

하니, 그때서야 종기에게 답싹 안겨드는 기화이다.


밤새워 기화와 어른의 놀이로 즐겁게 놀고 난 종기는 다음날 출근을 하려니 일 할 맛이 안 났으나, 최소한 장가를 들 때까진 직장생활 착실히 하라고 했던 어머니의 엄명에 오늘도 털레털레 출근길에 오르는 그였다.



주말의 어느 날,,,,종로에 있는 다방 ‘접시꽃 당신'


“안녕하셔요, 저는 김 종기 라고 합니다, 현수 물산 비서실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보다시피 제가 좀 잘생긴 부잣집 도련님 입니다, 너무 반하지 마십시오.“

라고 언제나 모든 여성들에게 잘 통하는 느끼한 미소를 날리며 말을 건네는 종기이다.


“호호, 안녕하세요. 저는 이 성화 라고해요. 제 고모님에게 말씀 많이 전해 들었어요. 저보다 네 살 어리시던데, 그냥 누님이라고 하셔도 되고요. 정말 잘생기셨네요. 제가 성격이 화통해서 별명이 화포에요. 같이 커피나 쌍화차 마시는 것 보다는 화끈하게 고고장 에서 맥주 먹고 춤추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 보는게 어떨까요?”


종기는 살짝 당황했다. 나이 많은 누님을 만나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다들 화류계 여자들이었고, 양갓집 규수로 알고 나온 여자가 갑자기 고고장을 가자니..


아니 이렇게 매력적일 수가, 종기는 속으로,,


‘아~ 이 여성에게는 이런 매력이 있군 .’


생각하며 여성의 청을 거절 하는 것은 모던보이가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녀를 에스코트하며 평상시 잘 가던 고고장 ‘닐바라’가 아닌 “고고‘로 향했다. 왜냐하면, 그때의 그 촌무지렁이가 그 뒤로도 그곳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친구 녀석들 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누님은 뭔가 달랐다.

대학을 나온 누님은 담배도 자신보다 더 잘 피고, 페미니스트에 대해서도 가르쳐주며 모든 걸 남녀가 공평하게 해야 한다며 술도 더 잘 마시는 것이었다.

같이 신나게 "Village People의 YMCA"에 맞춰 춤을 추며 고개와 엉덩이를 흔들다 보니 통금시간이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종기는 선보러 나오기 전 어머니의 집안 망신을 시키면 안 되니 차만 마시고 , 대화만 하다가 맞선 본 처녀를 바래 다 주고 집에 빨리 들어오라는 당부를 기억해 내었지만, 성화와 맥주와 담배를 피우며 머리가 몽롱해 질 때까지 취해 버리니 당부는 당부로 끝내는 것이라는 자기 멋대로의 결론을 내리고 만 것이다.


결국 선본 첫날 이 누님은 통금시간까지 집에 안 들어갔고, 자신은 페미니스트이기에 대학 입학 하고 바로 동기와 서로의 순결을 나누었다며, 처녀를 지키는 여성은 신여성이 아닌 구닥다리라는 논리로 종기를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오늘 너를 보니 혼자 자기 싫다는 것이다.


그녀의 본래 고향은 경기도 평택으로 교대를 나와 서울에서 국민학교 선생을 하고 있는 관계로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여관 골목으로 누님을 모시고 온 그는 그녀와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았는데, 그녀의 만리장성은 보통 여인의 만리장성이 아닌 너무나 지독하게 길고 끈덕진 까닭에 호스테스를 상대할 때 보다 훨씬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했다.


무서운 누님의 저력에 그는 맞선을 본 날 빨리 들어오라는 어머니의 당부에 대한 핑곗 거리가 걱정되지 않을 정도로 기력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속으로 난 누님과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종기는 성화가 자신에게 달라 붙었을 때 뿌리칠 변명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동안,,종기는 필사적인 생각 끝에 이 성화가 자기에게 책임지라고 하면 피할 핑곗 거리를 열 가지도 넘게 생각해 내고 역시 자신은 머리가 좋으나 시대를 잘못 만나 지겨운 직장생활이나 한다고 생각하며, 이번에는 어린 아가씨를 선보고 어지간하면 혼인을 해서 직장을 때려치울 궁리를 하는 것이다.


일주일 뒤 주말, 종기는 자신보다 두 살 어린 아가씨를 그 아가씨 집에서 선을 보았다.


이번 아가씨의 부친은 일흔이 넘은 노인네로 늘그막에 얻은 고명딸의 혼사를 결정해야 하는고로, 처녀를 홀로 내 보낼 수 없다는 고집으로 처녀의 집안에서 맞선을 본 것이다.


사진으로 본 아가씨는 그만하면 얼굴도 예뻤고, 궁합도 좋다하여 미리 기대를 하고 나가기도 했지만, 집안 자체도 훌륭하고 아가씨가 어린나이에 고등학교를 일찍 졸업한 재원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만나보니 지금까지 만나 온 여성들은 모두 한갓 것으로 치부 할 만큼 조신하니 딱 마음에 들었다. 이때는 첫사랑 오복이 생각도 저만치 날라 갈 정도로 맞선을 본 지숙은 어여뻤던 것이다.

종기가 가만히 보니 지숙도 자신을 과히 싫어하는 것 같지 않은지라 평소의 가볍고 채신머리없는 모습을 버리고 무게 있는 남자인 척 말을 조심하였던 것인데, 지숙의 아버지가 지숙의 옆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눈초리가 매서워서는 절대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는 것이다.

지숙의 아버지는 종기의 얇은 입술이 비열해 보여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원체 집안에 재산도 풍족하고 남자아이의 직장도 좋으니 딸이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 혼인을 허락할 마음을 먹었다.


남녀가 마음이 맞고 집안이 맞으니, 양쪽 집안은 서둘러 날짜를 잡고 혼례를 서둘렀다.


처녀 쪽은 처녀의 나이가 아직은 어렸으나 아버지의 나이가 많은 터라 살아생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고명딸의 손주를 보고 죽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고, 종기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사주단자를 주고받고 좋은날을 받아 혼인식을 올리기 보름 전 종기는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늦은 시간 까지 기화와 놀다가 집으로 돌아 왔는데,


집앞에 불이 훤하게 밝혀져 있었다.




1


작가의말

삼천자가 아니고 오천자라니..

삼천자가 아니고 오천자라니..

제 비축분은 8회분이 아니고 4회분도 안되는 것이었네요,

느긋했던 나의 일상이여 안녕,,,

다시 강조하지만, 지명,성명, 학명등은 모두 제 마음대로 쓰고 있으니 오해없으시기바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청춘극장-꽃-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19.05.14 81 0 -
공지 어느덧,,중간 +2 19.04.18 128 0 -
공지 글을 쓰면서,, 19.04.02 104 0 -
공지 공지 19.04.02 118 0 -
53 인동초(그녀의 선택)15 19.06.13 48 1 14쪽
52 인동초(그녀의 선택)14 19.06.12 47 1 14쪽
51 인동초(그녀의 선택)13 19.06.11 41 1 17쪽
50 인동초(그녀의 선택)12 19.06.10 51 1 14쪽
49 인동초(그녀의 선택)11 19.06.06 43 1 12쪽
48 인동초(그녀의 선택)10 19.06.05 51 1 14쪽
47 인동초(그녀의 선택: 시후)9 19.06.04 35 1 12쪽
46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8 19.06.03 34 1 12쪽
45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7 19.05.27 42 0 17쪽
44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6 19.05.25 39 0 15쪽
43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5 19.05.23 47 0 15쪽
42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4 19.05.21 47 0 11쪽
41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3 +4 19.05.20 64 1 11쪽
40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2 +2 19.05.17 71 1 16쪽
39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1---인동초14편이후부터 보세요.- +2 19.05.16 66 1 14쪽
38 인동초(금은화)외전 +2 19.05.14 69 2 15쪽
37 청춘극장-꽃- 에필로그 +4 19.05.13 76 2 6쪽
36 인동초(금은화)20 19.05.13 45 2 13쪽
35 인동초(금은화)19 19.05.13 35 2 14쪽
34 인동초(금은화)18 +2 19.05.10 56 2 14쪽
33 인동초(금은화)17 +8 19.05.09 53 2 12쪽
32 인동초(금은화)16 +2 19.05.09 45 2 13쪽
31 인동초(금은화)15 +5 19.05.08 40 2 16쪽
30 인동초(금은화)14 +4 19.05.07 45 2 16쪽
29 인동초(금은화)13 +2 19.05.06 65 2 17쪽
28 인동초(금은화)12 +4 19.05.03 72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