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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청춘극장-꽃-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에리카8
작품등록일 :
2019.04.01 14:41
최근연재일 :
2019.06.13 07:00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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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9
추천수 :
103
글자수 :
33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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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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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인동초(그녀의 선택:시후)7




DUMMY

"직장에서 퇴사하고 집에서 이 엄마랑 같이 지내니 좋니? 넌 어떻게 직장생활도 잘 못해서 결혼하고 일 년 만에 퇴사를 하니."

"어머니, 그건 결혼 한 걸 회사에 공개 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잖아요. 어머니는 제가 다시 직장 나가면 좋겠어요? 그러면, 어머니는 누가 돌보고요."

"흥, 네가 나를 왜 돌보는데? 난 돌봄이 필요 없는 사람인데 네가 또 헛소리를 하는구나. 오늘은 왜 점심밥을 안주니?"

"어머니, 방금 잡수셨어요. 또 배고프세요?"

"얘, 너 정말 나한테 자꾸 밥 줬다고 하는데, 내가 언제 먹었니?"

"휴~알았어요. 다시 차릴게요."


지희는 병원을 다녀 온 후 시어머니가 약을 먹어도 병이 좋아지지 않아 걱정이다. 시어머니는 밥을 먹고도 안 먹었다고 하고, 잠깐 한눈을 팔면 화장실을 가지 않고 신발이나 방안에 배변을 하는 바람에 지희는 하루 종일 쓸고 닦고 소독을 하느냐 정신이 없다.

의사의 소견으로는 시어머니는 치매 중기로 약물로 완화 할 단계를 넘어 선 상태라 더 악화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약물처방을 받고 인지행동치료도 병행 하여야 했으나 시후가 자신의 어머니가 치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일단 약만 처방 받아서 먹고 있는 상태다.


"어머니, 일 년 전에만 병원을 갔어도 초기 단계라 지금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았을 거라는데 많이 아쉬워요. 제가 빨리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가봤어야 하는데,, 이제라도 약 잘 먹고 저하고 재미있는 놀이도 해요."

"이제는 나를 아주 벽에 똥칠하는 노파로 만드는구나. 너 정말 오늘 나한테 이런 심한 말을 계속 하는데, 시후가 돌아오면 내가 너 혼내주라고 할거야."

지희는 시어머니가 오늘도 화를 내며 아들을 찾자 한숨부터 나온다.

"어머니, 시후씨는 오늘 출장 갔어요. 내일 모레 돌아와요."

"오늘이 월요일인데, 무슨 소리냐?"

"어머니, 오늘은 수요일이에요."

"넌 젊은 애가 요일도 모르고 어떻게 하면 좋니? 쯧쯧."

지희는 시어머니와 대화를 하며, 식탁에 가볍게 먹기 좋은 브로콜리 스프를 내놓는다.

"얘, 너 왜 나한테 고기 안주고 맨 날 풀만 주니?"

"어머니 채식주의자시잖아요? 그런데, 고기라니요?"

"내가 무슨 채식주의자냐? 나는 고기를 좋아하는데, 너 고기 사주기 싫어서 그러니? 내 아들 등골 뽑아서 먹고 사는 주제에 지금 나 고기도 못 먹게 하는 거니?"

"어머니, 알았어요. 소고기 저녁에 사다가 해드릴게요. 그 사이에는 스프하고 마늘빵 잡수세요. 제가 바게뜨 사다가 마늘빵 만들어 봤는데, 촉촉하고 마늘 향 나는 게 맛있을 것 같지요? 잡숴보세요."

"넌 네가 먹고 싶은 것만 하는구나. 난 이거 먹기 싫은데, 배가 고프니 할 수 없이 먹는 거다. 그러고, 너는 어떻게 요리솜씨가 늘지를 않니?"

"죄송해요. 어머니. 제가 더 잘 할게요."

박 운영이 점심을 먹고 난 후 지희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동네 노인정에 가서 시어머니에게 노인정에 계시라고 말하고는 장을 보러간다.

동네 노인정에는 할머니들이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는 요일마다 달라지는 프로그램이 있어 시어머니가 즐기기를 바라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치매에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기도 하지만, 시어머니를 혼자 두면 집을 나갈까 우려스러워서 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시어머니를 혼자 두고 오후에 장을 보러 갔다가 시어머니가 집을 나가서 시후와 밤새도록 찾으러 다녔던 적이 있다. 끝내 박 운영을 찾지 못하고 반쯤 미친 시후가,

"지희씨!! 저희 어머니 모시기 싫어서 일부러 밖으로 쫓아 낸 거죠. "

"시후씨는 저를 시어머니를 버리는 사람으로 보는 건가요? 저를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왜 저와 결혼 한 거예요?"


서로 비난을 하며 싸우고 있는 그때, 경찰서에서 시어머니를 보호 하고 있으니 모시러 오라고 연락이 와서 갔더니 경찰들은 시어머니의 병을 모르고, 박 운영이 아들 부부가 자기를 길에 버리고 가버렸다고 말을 하여 늙은 부모를 고려장 지내려한 파렴치한 젊은 부부로 매도를 당해 상황설명을 하느냐 애를 먹어야 했다.


지희와 시후는 점점 사이가 메마르다 못해서 서로의 얼굴을 보면 지쳐버리는 현실에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않게 되었고, 지희는 시후를 견디기 어려워 퇴직금으로 단칸방이라도 얻어서 나가려고 했으나, 몸이 안 좋아 찾아간 병원에서 임신이라는 소리를 하여 아이를 위해서 참고 지내고 있다.


장을 보고 시어머니를 모시러 온 노인정에서 마주친 곱게 생긴 할머니가 지희 에게 잠깐 보자고 한다.

"이봐, 새댁!! 내가 새댁한테 말 하지 않고 그냥 신고를 하려다가 물어 보는 건데."

"네? 무슨 신고를....?"

"자네 어머니가 매일 굶고 노인정을 온다고 하더라고. 오늘도 노인정에 있는 밥을 자네 어머니가 혼자서 다 먹었어. 며칠 안 봤지만 시어머니가 계속 밥도 못 먹고 오는 것 같고, 아들이 출장가면 새댁이 폭력도 행사한다고 하는데,, 씻지도 못 했는지 몸에서 냄새도 나고 말이야 . 모르면 모를까 알고서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노인학대로 신고를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먼저 새댁에게 물어보는 게 순서일 것 같아서 말이야. 새댁은 할 말 없어?"

지희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아무리 씻고 닦아도 집에 냄새가 배는 것처럼 시어머니도 샤워를 해서 모시고 나와도 어느 샌가 다시 더러워지는데, 아마도 또, 속옷에 실례를 했을 것이다.

지희는 다른 할머니들에게 피해를 드린 것 같아 미안하다.

"죄송합니다. 제가 제 생각만 하다가 피해를 드렸어요. 저희 어머니가 치매 중기세요. 약을 드시지만 좋아지지 않는 것 같아요. 원래 나가기 싫어 하셨던 분인데, 아프시면서 제가 겨우 모시고 나오는 거예요. 아마도 볼일을 옷에다 보신 것 같은데, 제가 집에 모시고 가서 다시 씻겨드려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식사는 꼬박꼬박 챙겨드리는데, 식사 하신 걸 잊어버리세요."

노인 회장 이라는 할머니는 아직도 약간 의심스런 얼굴로,

"그래요? 그러면, 오늘 같이 새댁 네 집에 가봤으면 좋겠네요. 괜찮겠어요?"

"네, 저는 좋은데, 시어머니가 뭐라고 하실지 모르겠어요."


집에 도착하자 박 운영은 같이 온 노인 회장 에게,

"이봐요? 누군데 우리 집에 들어왔어요. 당신 누구야?"

하더니 신발을 들어 던지기 시작한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돌변해서 신발을 던지고 옷을 벗어서 던지는 박 운영을 보고 노인 회장은 지희를 보며 미안해한다.

"미안해. 새댁. 자네 시어머니가 수업시간에도 멀쩡해 보이고 학교 선생님이었다고 하고, 정말 배고파서 먹는 것처럼 밥을 먹어서 새댁이 시어머니를 구박하는 줄 알았어. 새댁이 고생이 많네. 저 정도면 요양원에 가야 할 것 같은데, 나도 자식들한테 노망들면 요양원 보내달라고 말했어. 정신을 잃은 사람은 네 어머니가 아니니까 정신을 잃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엄마를 보고 옛날 추억에 젖어 가족들이 전부 고생하지 말라고 말이야. 엄마가 바라는 건 너의 행복이니 엄마가 정신을 놓는 순간 험한 꼴 보지 말고 요양원 보내고, 간혹 면회 와서 보고가라고 말했어. 새댁이 계속 지금처럼 오해를 받을 거 같아서 걱정이네."

"아직은 괜찮아요. 그러고, 남편이 허락하지도 않을 거고요."

지희는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지 않는 시후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타인의 말에 눈물이 쏟아진다.

뱃속에 아이에게 미안해서 울지 않으려고 하지만, 현실이 힘이 드니 저절로 눈물이 난다.


시어머니를 닦고 옷을 갈아입혀 드리며, 실랑이를 하다 보니 배가 아프다. 시어머니는 옷을 입지 않으려고 해서 항상 옷을 입히고 나면 기운이 빠지고 옛날 동생들을 돌보던 시절이 생각난다. 지희는 이제는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시어머니를 보며 불쌍한 분이다. 내 아이의 할머니다. 생각하고 힘든 마음을 억누른다.


시후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지희는 시후와 사이가 안 좋은 것이 맘에 걸려, 특별히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도 하고 옷도 원피스로 갈아입는다.

"넌 어떤 놈을 홀리려고 옷을 갈아입는 거냐? 도둑년 같으니라고? 너 그 옷도 내 옷이지?"

"어머니!! 아니에요. 이건 옛날부터 입던 옷이에요. "

"얘, 시후가 언제 온다고?"

"조금만 기다리면 올 거예요."

"오늘이 며칠이니?"

"6월20일이요."

"아닌 것 같은데, 오늘이 5월인 것 같은데, 내가 어렸을 때 공부를 잘 했다. 공부를 하다보면 시간 가는 걸 몰랐지. 아들이 오는데 화장을 해야겠는데 내 화장품이 다 어디로 갔지? 내 화장품 네가 다 가져갔지."

지희는 숫자를 세지도 못하고 요일을 기억 못하는 시어머니가 화장품을 찾으며 자기에게 도둑년이라고 하자 시어머니를 안쓰럽게 쳐다본다.

어머니 방에 가서 화장품 가방을 들고 나와 어머니에게 화장을 해준다. 치매가 심해지기 전에는 언제나 머리를 고데기로 부풀려 뒤로 넘기고 머리띠를 하고 있던 시어머니를 기억하며, 머리를 예쁘게 말아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파란색 머리띠로 고정해준다.


"어머니, 이거 일본에서 사가지고 온 도자기 인형 이예요. 고양이가 귀엽죠? 제가 어머니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고양이 사왔어요. 고양이 손에 방울을 이렇게 흔들면 ' 딸랑딸랑' 소리가 나요. 이건 건강 부적이고요. 어머니!! 오래, 오래 사셔야 해요. "

"시후야!! 네가 없어서 이 엄마가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는지 아니? 너 그런데 어디 다녀 온 거니?"

"일본 다녀왔다고 방금 말씀 드렸잖아요. 지희씨!! 어머니 약은 잘 챙겨드리고 있는 거예요? 왜 어머니가 이렇게 상태가 안 좋아 지신 거예요?"

지희는 마음속으로 한숨이 나오지만 어차피 시후나 시어머니에 대한 기대를 버렸기에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어머니를 좀 더 전문적인 치료기관에서 치료를 하면 어떨까요? 제가 아무리 잘 돌본다고 돌봐도 어머니를 매일 혼자 지키고 있을 수 없어요. 또 어머니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요. 저도 조금 지쳐요. 임신해서 힘들고요. 그게 안 된다면 간병인이라도 몇 시간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

"지희씨!!! 어머니를 간병인에게 맡기다니요? 저희 어머니 같은 분이 모르는 사람과 어떻게 같이 지내겠어요?"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심하게 뛰며 불덩이가 튀어나올 것 같아 지희는 시후의 말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식탁을 차린다.


"얘, 너 내 밥에 뭐 넣은 거니? 왜 맛이 이래...아들~쟤가 나 매일 밥 굶기고 약도 안줬다. 저런 애 하고 내가 계속 같이 살아야 하니?"

"엄마, 지희씨가 엄마 손자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 같이 살아야 해요."

"손자 필요 없다. 내가 손자 필요 없다고 했잖니? 난 너만 있으면 되는데... 쟤가 아이 낳으면 너 나 싫어하고 쟤가 낳은 아이만 예뻐할 거지?"

"엄마, 그런 말씀 마세요. 저는 어머니가 더 소중해요. 걱정하지마세요. 제가 어머니를 평생 아끼고 돌봐 드릴 거예요."

지희는 두 모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귀를 막으며 속으로 생각한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해도 저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을 거야. 배속에 아이를 어쩌면 좋지? '



"지희씨!!오늘 몸은 좀 어때요? 아이를 가졌는데 제가 바빠서 너무 신경을 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네요. 어머니 주무실 때 잠깐 나가서 맛있는 거라도 먹고 올까요?"

지희는 서먹하고 낯선 사람으로 변한 남편이 먼저 손을 내밀자,

"좋아요. 잠깐 다녀오는 건 괜찮을 것 같네요."


레스토랑에서 오랜만에 둘이 마주 앉아 대화를 하며, 지희는 조심스레 물어본다.

"시후씨는 아이가 싫은 건가요?"

"아니요. 싫었다면 제가 지희씨 에게 피임을 하자고 했겠지요. 좋아요. 아기도 지희씨도 좋은데, 전 어머니가 더 좋을 뿐이에요. 어머니는 연세가 많으시고 어려서 부터 저를 혼자 키우셨기 때문에 제가 잘 해드려야 해요. 어머니가 좋은 분이신데 지희씨와 사이가 안 좋은 건, 저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네요. 지희씨가 조금만 더 참고 어머니에게 잘 했으면 좋겠어요. 어머니가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어요? 어머니, 돌아가시면 제 사랑은 전부 지희씨 거예요. 그동안 조금만 참으세요."

지희는 시후의 말을 들으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시후의 온전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알기에 치매 걸린 시어머니보다 시후가 더 싫다고 느껴진다.

저 사람이 과연 아기 아버지가 될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회의가 생기며, 이대로 미혼모 시설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이 사랑해서 낳은 사랑의 결실이 아기여야 하는데 자신들의 아기는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슬프고, 아기에게 미안하다.


"쨍그랑, 와장장.", "멍멍, 왈왈"

시후와 지희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들리는 소란스런 소리와 강아지 두 마리가 짖어대는 소리에 놀라 박 운영의 방에 들어간다.

평소 지희 앞에서는 정신을 놓아도 아들 앞에서는 조심을 하던 박 운영이 아들이 선물로 준 고양이 인형을 깨뜨리고, 장식된 도자기를 집어던지며 약병을 꺼내서 전부 마시고 던지고 있다.

"어머니, 이게 지금 뭐하는 거세요? 어머니, 정신 차리세요."

"무섭게 나 혼자 두고 둘이서 어디 갔다 오는 거니? 지희 너,, 내가 너 아이가지지 말라고 했지..그런데, 내 아들을 꼬드겨서 아이를 가져? 너는 우리 집에 필요 없으니까 나가~나가라고~ 내 아들 사랑을 뺏어간 네가 싫어. 나가라고.."


치매로 인해 폭력적으로 변한 박 운영이 지희 에게 달려들어 머리카락을 잡아서 흔들며 긴 손톱으로 지희의 얼굴을 할퀴고 머리를 잡혀 주저앉은 지희를 밀쳐서 지희를 쓰러뜨리고, 쓰러진 지희를 마구 때리기 시작한다.

시후는 어머니를 뒤에서 껴안으려 하지만 어디서 힘이 났는지 아들을 뿌리치며 계속 지희를 발로 밟고 때린다. 이미 도자기 파편과 인형의 파편이 방바닥에 잔뜩 있는 상태에서 지희는 배속의 아이를 보호하느냐 배를 웅크리고 맞으며, 파편에 찔려서 피가 난다.


"어머니!!제발 그만하세요."

박 운영이 시후가 뒤에서 꼭 껴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기어서 문 밖으로 나온 지희는 전화기로 119를 부르고 정신을 놓는다.


"첫아이라 상심이 크시겠지만, 아직 젊으니 금방 또 아이가 생기실 겁니다. "

지희는 의사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며, 사랑 없이 생겨나 속절없이 떠나간 아기를 생각한다. 시어머니 병간호에 힘들어 태교음악 한번 들려준 적 없고, 좋지 못한 모습과 말들만 들려주었던 태아는 이런 부모 밑에서 태어나기 싫었는지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오히려, 방바닥을 뒹구느냐 온 몸에 유리파편과 도자기 파편이 박혀, 빼내고 난 후 몸에 상처를 보고서야 아이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드니 삶이 허무하고 우울해진다.

남편은 시어머니를 진정 시키느냐 병원에 제대로 있을 수가 없어서 한번 잠깐 왔다 갔을 뿐 문병 와서도 아이는 또 낳으면 된다고 하며, 간병인이 마음에 안 들어 어머니가 힘들어 한다는 소리를 하다가 갔다.

지희는 병원에 누워서 자신이 시후와 시어머니에게 진정한 가족이었던 적이 있는지 생각한다.

단 한 번도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지 못하고 견디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가족인가?

같이 기쁜 적이 있었던 가? 서로를 위해 주고 대화를 했었던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하자 지희는 더 이상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 유지하는 결혼생활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참는다는 게 다 부질없이 느껴지고 어려서부터, 나만 참으면 주변 사람들이 다 행복하고 편하다는 생각에, 인내하고 참으며 산 자신이 어리석다 느껴진다.

엄마와 다른 삶을 살고 싶었고, 그럴 자신도 있었고, 노력도 했지만 노력만으로 안 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몰랐던 자신의 어리석음에 뼈아프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안 되는 게 인간 관계인데 내가 무엇을 위해 노력했을까?

너무 어려서 연애도 제대로 못해보고, 어떤 사람의 보여 지는 모습만을 보고 내가 원하는 허상을 만들어 그 허상만을 사랑했던 대가가 너무 가슴 아프고 애꿎은 생명을 보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자신이 바보 같다.


남들은 아직 자신에게 젊으니 뭐든 다시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이미 겨울을 맞이한 노인보다 메마르고 삭막한 빈껍데기 일 뿐이다.




1


작가의말

겨우 한편을 적었습니다.

뭔가 기분이 확 살아나지를 않아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수정하는 기간으로 잡고 수정하는데 시간을 보낼 계획입니다.

새로운 회차는 이번주 지나고 올리겠습니다.

다시 읽어보고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수정도 하고요.

좀 쉬고 생각도 하고 올리고 싶어요.

선작해주신 님들에게 미안합니다.  이대로 계속 쓰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다음주에 뵐때까지 건강들 하시고 , 즐거움과 좋은일들이 많은 한주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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