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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609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7.29 21:06
조회
801
추천
10
글자
18쪽

주연배우가 되기 위해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82화



새벽의 백설기 파티가 성공적으로 끝이 난 후, 우리의 촬영은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다연아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아줌마 불러 올 게!”

“컷트! 좋다! 그거지! 잠시 쉬었다 가자!”


어제 하루 동안 그렇게 많이 나오던 NG가 오늘 들어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촬영장 인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활기가 돌고 있다.


다들 어깨에 힘을 풀고 촬영하는 것의 위력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굳이 누가 먼저 비교를 하지 않아도, 내가 이끌어낸 변화가 좋은 방향이었음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나는 촬영장을 지날 때마다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


“상혁아! 떡 맛있게 잘 먹었다!”

“아니에요! 맛있게 드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받을 때마다 대답은 공손하게 하고 있다. 그것과 별개로 요즘 일과가 하나 늘었지만.


촬영이 끝나면 바로 돌아가지 않고, 반드시 촬영장을 한 바퀴 돈 다음에 대기실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그 일과였다.


감사 인사를 만끽하기 위함이다. 남들이 본다면 재수 없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정당한 이유가 있다.


고마운 마음은 휘발성이다. 지금이야 감사를 하고 있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그러니 버프가 떨어지기 전에 눈도장을 찍어 둬야지.”


떡값에 내 일당보다 많은 돈이 들어갔다. 뽑을 수 있는 만큼은 뽑아 먹어야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단순히 감사를 받는 것에서 끝나면 손익이 안 맞는다.


이번 기회에 안면을 텄으니, 기회가 왔을 때 인연을 심화시켜야 한다.


저기 촬영 소품을 옮기는 막내 스태프 김일신이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김일신 스태프님! 안녕하세요!”

“어 그래 상혁이지? 떡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에헤헤. 다행이다. 저 물건 옮기는 거 도와드려도 괜찮을까요?”


어딜 가든 막내란 서글픈 존재다. 언제, 누가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거절하기 힘들 정도로 일이 많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8살 꼬마에게 손을 빌리는 건 민망한 일인지, 그는 간접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촬영은 어쩌고?”


언제 촬영이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말로 내 권유를 부드럽게 거절하려 했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꼬마가 아니다.


“저희 과거 파트 방금 끝났거든요. 못해도 두 시간 정도는 시간 있을 거에요.”

“이거 무거운데...”

“훗. 저 힘 쎄요!”


걷기와 반격의 DNA를 활성화시킨 뒤 소품을 들어올렸다.


성인 남성에게도 무게감 있는 물건들을 가볍게 들자 일신의 눈이 커졌다.


“이거 어디로 옮기면 돼요?”

“응? 어어 저기 차에다가 실을 건데.”

“알겠습니다!”


내가 도와준 덕에 그의 일이 빠르게 끝이 났다.


“고맙다. 상혁아.”

“에이. 항상 제가 도움만 받는데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제작진과 배우는 서로 돕는 관계다. 아무리 막내라고 하더라도 인맥을 만들어 나쁠 게 없다.


혹여나 내가 실수를 하거나, 놓치고 있는 게 있더라도 저쪽에서 챙겨줄 터.


그런 것 하나, 하나가 나 같은 신인한테는 큰 도움이 된다.


별로 수고롭지 않은 일을 해주고, 주가를 높일 수 있으니 가성비가 쏠쏠하다.


이렇게 떡을 돌리고, 나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쥐어짠 결과.


드디어 내 연기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으. 상혁이 쟤는 나이도 어리면서 NG 한 번을 안 내네.”

“똑똑하잖아. 딱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아.”

“자주 보겠지?”

“오래 볼 거 같은데?”


이런 식으로 스태프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긍정적인 평가가 들려오고 있다.


자주 보고 오래 보겠다는 말은, 내가 앞으로도 배우로써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와 다름이 없다.


내 연기 실력과 인성을 동시에 인정한다는 소리.


하지만 그것으로는 모자라다.


내 목표가 무엇인가? 유승오 뺨치는 아역배우가 되어서 빠르게 돈을 쓸어모으는 것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 연기를 보고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스카우트가 올 정도가 되었어야 한다.


아이답지 않은 통찰력,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력, 멘사 저리가라 하는 암기력까지.


그러나 이 모든 걸 선보이고 있음에도 현장의 평가는 잔잔한 편이다.


그러니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흠... 슬슬 치고 나가야 할 타이밍인데.”


‘나비효과’는 30부작이다.


그런데 과거로 돌아간다는 스토리의 특성 상 아역 배우가 등장하는 씬은 초반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후반에는 과거의 변화를 토대로 성장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 쯤 되면 단역인 나는 등장조차 못하고.


그러니 내가 이 드라마를 씹어 먹기 위해서는 초반에 승부를 봐야만 했다.


개인적으로 1화는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맛을 보여주는 화라고 생각하고.


2화는 본격적으로 흥미로운 사건이 전개되며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가 노렸던 것은 3화.


드라마에 몰입한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모인 시점에 나에 대한 강한 인상을 빵 터트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 2화를 찍고 있는데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기엔 남은 기한이 촉박할 것 같다.


“끙. 일이 이렇게 된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현장의 분위기를 띄우는 것까지는 완벽했다. 그런데 왜 계획과 다른 결과가 나온 걸까?


정점에 이른 두뇌한테 조언을 구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썩 시원치가 않다.


‘시원치 않은 게 아니라, 연기는 내가 관장할 수 없는 부분.’


그거나 그거나 도움이 안 되는 건 똑같다.


결국 나는 시끄러운 두뇌를 무시하고 혼자서 고민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라도 노선을 갈아타야 하나?”

“뭘 갈아타려고?”


사색에 잠긴 내 앞으로 예쁜 얼굴이 갑작스럽게 튀어 나왔다.


“어우 씨 깜짝이야.”

“뭘 갈아탄다는 건데. 나한테 말해봐.”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유한별이었다.


저번에 도움을 준 이후로 틈이 날 때마다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물론 본인은 아닌 척, 우연인 척 하고 있지만.


평소였다면 연예인과의 대화를 반겼겠지만 오늘은 생각할 게 많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손을 내저어 그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누나 저 오늘은 떡 없어요. 훠이~”

“떡 먹으러 온 거 아니거든? 누굴 떡만 아는 사람으로 아는 거야?”


그런 것 치고는 너무 맛있게 먹던데. 그래서 요즘에 연기 연습도 안 하고 이쪽을 보는 건줄 알았다.


갑자기 심심해지기라도 한 걸까?


“심심하면 저~기 태양 씨랑 노시는 건 어때요?”

“여자만 보면 침이나 흘리는 그런 애는 싫어!”


오. 의외로 사람 보는 눈이 있다. 생각이 똑바로 박혀 있는 사람이라면 금태양을 피할 테니까.


“그럼 왜 온 건데요?”

“너한테 도움을 받았으니까! 내가 누나인데 도움을 받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의외로 깜찍한 이유였다. 자신이 경력도 많고, 나이도 많으니 뭐라도 보답을 하고 싶다는 기특한 소리다.


마침 잘 되었다. 연기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그녀라면 내 고민에 대한 답을 해줄 수 있으리라.


“좋아요. 저 좀 도와주시죠.”

“응! 뭐든지 말해!”


나는 현재 내 상황을 적절하게 포장해서 들려주었다.


“그러니까 네 연기의 부족한 점을 알고 싶다는 거지?”

“네.”


그러나 내 질문을 들은 그녀는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음... 흐으음... 네 연기는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아.”


한참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답변이었다.


아무리 아역 주인공을 맡고 있다고 해도 그녀가 10살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모양.


한창 어휘력이 부족할 나이였다.


“뭐가 부족하다는 거에요?”

“어... 그러니까. 알고는 있는데 말로 하기가 어렵다. 잠시만 있어봐!”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잠시 후 나타나 갑자기 핸드폰을 건넸다.


“핸드폰은 왜요?”

“받아봐. 너한테 분명 너한테 도움이 될 거야.”


그녀가 하도 자신만만하게 장담을 하는 바람에 엉겁결에 전화기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뻐기는 표정을 짓는 거지?’


그러나 수화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린 순간, 그녀가 왜 그렇게 뻐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네. 전화 바꿨습니다.”

“네가 상혁이구나. 나는 한별이 엄마란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순간 사고가 잠깐 멈췄다.


스태프와 친하게 지내다 보면 별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한별의 어머니가 그 유명한 여배우 나윤희라는 사실도 그 중 하나.


그럼 지금 내가 통화하고 있는 게 한국 여배우 탑 3명 안에 드는 바로 그 나윤희란 말인데...


‘젠장 어쩐지 많이 들어본 목소리 같더라.’


회귀 이전, 이후를 다 되짚어봐도 나윤희만큼 유명한 사람을 만난 적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몸에 힘이 들어가며, 혀가 굳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냥 꼬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목소리를 끄집어 낼 수 있었다.


“... 이름이 높으신 선배님을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하하. 딸한테 듣던 대로 재미있는 아이구나. 감사는 내가 해야지. 덕분에 우리 한별이가 촬영을 즐겁게 할 수 있었으니까.”


반사적으로 한별에게 시선을 던지니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아무래도 내 이야기를 집에다가 많이 한 모양이다.


아니, 백설기 이야기를 한 건가?


어쨌든. 나윤희는 지금도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빠르게 본론으로 넘어갔다.


“연기를 더 잘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네. 기왕이면 모두가 저를 주목하고 탐낼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잠시 대답이 없었다. 내 포부를 듣고 대답을 고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는데 작품을 많이 보고, 연습을 많이 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이왕 피드백을 듣는 거 물어보고 싶은 걸 물어보기로 했다.


“혹시 한별 누나가 연기한 거는 모두 보셨나요?”

“그래. 감독한테 부탁해서 보고 있단다.”


그럼 이야기가 빠르다. 그녀가 나온 장면의 대부분에 내가 나왔을 테니까.


“그럼 제 연기도 보셨겠네요.”

“그렇지.”

“실례가 안 된다면 평가 좀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이왕이면 조금 직설적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녀처럼 롱런하고 있는 배우 정도면 내 문제도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대답은 조금 서늘했다.


“괜찮겠어?”


고작 꼬마가 듣기에는 너무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다.


하지만 그런 말 듣고 엉엉 울 나이는 이미 지났기에, 자신 있게 승낙했다.


“넵. 배우 대 배우라고 생각하시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아. 우선, 그런 식으로 연기하면 평생 주연은 못할 거야.”


어... 내가 하라고 했지만 처음부터 센 워딩이 나왔다.


그러나 한 번 시동을 건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배역에 대한 이해? 좋지. 많은 대사를 소화할 수 있는 것? 역시 좋아. 그것도 유니크한 재능이지만 대부분의 1류들은 기본으로 소지하고 있는 거란다.”


나도 어렴풋이는 느끼고 있던 사실들이다.


그래도 아역 배우였기에, 그 유리함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정했다.


“그럼 뭐가 필요한데요?”

“테크닉과 혼.”


잠시 숨을 늘어트린 나윤희는 느릿하게, 중요하다는 듯 강조하며 물었다.


“너 연기할 때는 어디를 보고 하니?”

“상대방을 보고 하죠.”

“언제나?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음... 어...”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까지 디테일한 설정은 한 적이 없었기에.


“그 뿐만이 아니야. 상황에 따라 톤도 달라져야 하고, 흐름도 조절할 줄 알아야 하지. 하나의 장면을 가지고도 여러 갈래로 표현할 줄 아는 게 배우란다.”


좋다. 테크닉은 인정.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 맞다.


그러고 보니 첫 촬영 때 실수를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평소에 연습했던 환경과 달라져서 조금 버벅거림이 있었는데, 보다 세밀하게 연기를 조절할 줄 알았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럼 혼은 뭐에요?”

“가만히 있어도 현장을 집어삼킬 수 있는 능력. 아우라, 울림, 카리스마. 배우들마다 표현하는 게 다른데 나는 그걸 혼이라고 부른단다.”


그 말도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바로 옆에 있는 유한별만 봐도 일반인과는 다른 기백이 느껴지니까.


“왜? 왜 쳐다봐?”


빤히 쳐다보자 한별이 얼굴을 붉혔다.


재미있어서 계속 봤는데 결국 한 대를 맞고 말았다.


“... 거기 무슨 일 있니?”

“아뇨. 죄송합니다.”


어쨌든 한별 엄마의 분석은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래서 프로 프로 하는 건가?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보면 나도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제게 큰 변화가 없다면 주연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요?”

“할 수야 있겠지. 별 볼일 없는 드라마라면 말이다. 하지만 별로 추천하지는 않는 게, 이쪽 바닥은 망한 주연을 다시 쓸 정도로 널널하지가 않단다.”


그녀의 말을 참고삼아, 내 계획을 다시 정리해보기로 했다.


원래 내 계획은 SS급 엑스트라가 되어 초절정 인기 드라마의 인기를 쪽쪽 빠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인기를 이용해 돈을 긁어 모으려는 속셈이었지.


그런데 한별 엄마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아역이라도 주연을 맡으려면 특별해야 한다고.


이런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두 가지.


하나는 배우로 백만장자 프로젝트를 접고 다른 길을 알아보는 것이다.


아직 시간도 돈도 얼마 들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 발을 빼더라도 큰 손해는 없으리라.


그러나 그럴 생각은 없다.


여전히 내 나이 대에 아역 배우만큼 돈을 벌기 좋은 수단은 없다고 생각하니까.


거기에 명성이 가져다 줄 부가 효과까지 생각하면 이대로 아역 배우를 접기는 아쉬웠다.


그러니 첫 번째 방법은 폐기.


그 다음 방법. ‘한물간 아줌마가 알긴 뭘 알아?’ 하고 계속 부딪혀 보기였는데...


‘이것 역시 무모한 행동이지.’


애초에 나윤희는 한물간 배우가 아니다. 그녀의 판단은 정확할 것이다.


그러니 오기로 덤벼든다고 하더라도 시간만 버릴 확률이 높다.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만약 내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말이지’


입가에 히죽 미소가 떠올랐다.


내게는 이 정도의 난관은 종이 접듯이 구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애초에 멧돼지랑도 다이다이를 깠는데 이 정도 상황이야 우습다.


‘정점의 DNA’


치트 능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된 지금, 내 앞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나는 당돌하게 대배우한테 선언할 수 있었다.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겠어요.”

“글쎄. 훌륭한 배우라는 게 쉽게 될 수 있는 게 아니...”

“아뇨. 될 겁니다.”


확신을 담아 말했다. ‘될지도 모른다’가 아닌 ‘된다’. 내가 정한 이상 성공은 기정사실이었으니까.


“눈 깜짝할 사이에 금방 성장해서, 선배님이 촬영장에 찾아오게 만들 정도로 멋진 배우가 되겠습니다!”

“하... 힘내려무나.”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


8살짜리 꼬마의 패기 넘치는 선언을 대배우는 어떻게 들었을까?


확실한 건 내가 8살이 아니라 조금만 나이가 많았어도 무례한 미친놈 취급을 받았을 거라는 사실이다.


그녀는 정점의 DNA를 몰랐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뭐, 내가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지는 법이니까.


“어때. 도움이 되었니?”


전화를 끊자마자 한별이 다가와 물었다. 아직 대답도 안 했는데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솔직하게 도움이 되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고마워요.”

“흐흠. 앞으로도 의지할 일이 있으면 말만 해.”


한별의 텐션으로 보아, 선배 놀이는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그런데 아줌마가 가만 두려나?


어쩌면 오늘 한별은 아줌마한테 나랑 같이 다니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을지도 모른다.


이상한 소리나 팽팽 뱉는 꼬맹이라고. 안 좋은 습관 옮는다고.


그래도 나는 아쉬운 게 없다.


설령 아쉬운 일이 생기더라도 큰 걱정은 없고.


아마 떡 좀 가져다주면 한별의 입가에 미소가 활짝 피지 않을까?


할머니의 백설기, 인절미, 꿀떡의 콤비네이션이면 함락시키지 못할 꼬맹이가 없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그리고 나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니까.’


한별이네 아줌마는 잘못된 코칭으로 한별의 연기를 망친 전적이 있다.


아마 자기 핏줄이다 보니 객관적인 판단이 안 되었던 거 같긴 한데.


그런 일이 일어났던 이상, 나도 할 말은 있으리라. 크흠크흠.


촬영을 끝마친 뒤,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상황에, 내가 원하는 능력을 활성화시킬 생각에 가슴이 설렜기 때문이다.


평소와 같이 엄마와 식사하며 촬영장 이야기를 들려드린 뒤,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그리고 새로운 능력을 맞이할 준비를 끝마쳤다.


주연급 배우가 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은 두 개. ‘연기력’과 ‘외모’다.


전자는 내게 전 세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할 연기력을 줄 것이고.


후자는 화려한 외모로 카메라를 사로잡을 힘을 줄 것이다.


정점에 이르고자 하는 내가 선택할 건 어쩌면 조금 뻔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주저 없이 활성화할 DNA를 선택하고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다음날. 여느 때처럼 나를 깨우러 온 엄마가 말하셨다.


“응? 오늘따라 상혁이가 더 잘생겼는데?”


그래. 나 박상혁은 8살의 나이로 세계를 홀릴 외모를 손에 넣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도 추천도 선호작도 큰 힘이 됩니다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49 효녹
    작성일
    22.07.30 17:34
    No. 1

    유전자 숫자 제한있지않나요? 6개였던가 팔 다리 두뇌 내구 잘생김5개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3 서지구.
    작성일
    22.07.30 21:33
    No. 2

    처음 상혁이가 느낀 심장의 이물감은 6개였습니다!
    그런데 이미 회귀를 함과 동시에 두뇌가 각성을 한 상황이었으니
    두뇌를 제외하고도 6개의 여분이 있는 셈이었지요.
    그 다음 순서대로 걷기(다리) 반격(팔) 수호(내구) 이번에 외모까지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5개 유전자를 각성한 게 맞아요! 남은 유전자는 2개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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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경국지색 +1 22.07.30 825 1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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