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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473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7.13 21:35
조회
987
추천
15
글자
16쪽

호가호위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66화



오늘은 오랜만에 학교 바깥으로 나왔다.


저번에 교장과 약속했던 ‘서울시 영재교육 수학대회’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날씨 좋~다!”


양손을 깍지 껴서 뒷머리에 갖다 대고 콧노래를 부르고 있자니, 교장이 옆에서 주의를 건넸다.


“상혁아. 그렇게 여유를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이번 대회는 서울 전역의 영재들이 다 모이는 대회니까 말이다.”


교류회보다 큰 규모의 대회이니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뜻이다.


“에이. 걱정 마요. 그래봤자 1학년에서 3학년까지만 나오잖아요.”


반면 난 여유 만만이다. 정점에 이른 두뇌를 가지고 있는 이상 자신이 없었다.


질 자신이.


“네가 바로 그 1학년이다만.”

“참가자 명단을 읽어봤는데 눈에 띄는 애들도 없더만. 뭐.”


회귀 이전을 떠올려보면 지훈이 말고도 똑똑한 아이가 한 명 더 있었다.


혹시나 싶어서 명단을 뒤져보았지만 그 이름은 보이지 않았고.


그 아이가 없는 이상 날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지 말고 분석 좀...”

“어허~ 됐다니까 그러네. 훠이훠이!”


결국 교장을 내쫓고 대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엄숙하고 지적인 분위기 속, 대회가 시작되었다.


특이하게도 이번 대회는 예선을 통과한 애들끼리 토너먼트를 시키는 방식이었는데, 다행히도 예선에서 떨어지는 불상사는 없었다.


교장은 어느새 해설자 모드로 변하여 내 토너먼트 상대에 대한 프로필을 낱낱이 읊기 시작했다.


8강에서는.


“아니! 저 아이는? 관악산과 서울대의 정기를 받고 자랐다는 김정기!”


4강에서는.


“저 아이가 나온 것인가! 강남이 숨겨둔 진짜 영재 남궁영재!”


그리고 결승에서는.


“드디어 호적수가 나왔다! 하늘이 놀라고 땅이 감탄한 인재! 박인재의 등장!”


놀고 있다. 아니 정말 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매번 상대를 압살하는데도 매번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 보면 말이다.


“승자는!”

“4강전의 승자는~”

“대망의 결승의 승자는!”


“삼길초등학교 박상혁 군입니다!!”


컷! 나의 잔학무도한 두뇌 앞에 날고 긴다 하는 애들이 모두 스러졌다.


영화였으면 피니시 멘트와 함께 펑퍼퍼펑 폭발하는 특수효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 정도로 내 행보는 파격적이고, 독보적이었다.


더 이상 서울의 초등학생들로는 나를 막을 수가 없다.


이 몸을 막기 위해선 전국 단위 영재 군단을, 아니면 중학생 무리를 데려와야 할 것이다.


“우승한 학생에게는 상패와 함께 부상으로 시계를 수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정진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남들 앞에서 공손한 모습을 보이는 건 잊지 않았다.


혼자 살기엔 너무 빡빡한 세상이니까. 굳이 적을 만들 필요는 없다.


저 봐라. 이 정도로 예의가 바라도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녀석들은 나오기 마련이다.


“크윽... 역시 ‘교류회의 상혁’은 강했던 것인가.”

“쳇. 전남의 호랑이가 이 대회에 참석을 할 수만 있었어도 저까짓 녀석...!”


어째서 공부 잘하는 모범생 별명이 호랑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나갈 때마다 애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보면, 어느덧 나도 어느 정도의 명성을 획득한 게 아닐까 싶다.


속칭 네임드가 된 것이다. 이번 서울 대회에서 우승했으니 머지않아 전국구 네임드가가 될 테고.


“아이고! 상혁아 고생이 많았다. 나는 믿고 있었어!”


대기실로 돌아오자마자 교장이 문을 열어준 뒤, 어깨를 조물조물 주무르기 시작했다.


또 커리어에 실적이 하나 생겨 인중이 3cm는 늘어진 모습이다.


“흐흐. 그럼 다음 대회는 어디에 나가볼까? 아, TV 프로그램에서도 연락이 왔었는데 출연할 생각 없니?”


놀라운 실행력이다. 아마 이 사람 하자는 대로 따라갔다간 금방 전국구 스타가 될 것이 뻔하다.


“에휴...”


물론 지금도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하지만, 무작정 거절할 생각은 아니다.


들어보고 괜찮다 싶은 대회는 하나 둘 나갈 예정이다.


왜냐. DNA의 발전의 기미가 보이는 만큼, 슬슬 다음 단계를 준비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 음! 역시 상혁이가 최고야!”


그래. 저기서 팔짱을 끼고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승윤이가 조력자로 붙어서 능력 개발에 속도가... 얼레?


“장승윤? 네가 왜 여기 있냐?”

“친구는 같이 있는 법이야!”


참 힘차게도 대답하는 승윤이다. 밝은 모습은 보기 좋은데. 이 시간에 얘가 왜 여기 있는 걸까? 아직 해가 중천이구만.


“학교는 어쩌고. 공부해야지.”

“친구는 서로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줘야 하는 거랬어. 나는 공부보다 상혁이가 중요해.”


으이구. 천연덕스럽기는.


날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맙기는 한데, 그래도 자기 할 일은 잘 하면 좋겠다.


내가 한바탕 잔소리를 장전하자, 승윤의 눈가에 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미안해. 내가 싫었구나?”

“아니. 그건 아니야. 만나서 반갑지.”

“... 헤헤. 나도 반가워.”


아니, 이건 반칙이다. 평소에는 밝다가 혼내려고만 하면 울먹이다니. 손 쓸 도리가 없다.


결국 승윤이를 혼내는 건 포기했다. 뭐, 애 아줌마가 어련히 혼내지 않을까.


잘잘못을 떠나서 그녀와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의외로 성격도 잘 맞는 편이고.


“교장 쌤이 데려오셨어요?”

“그래. 나보고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하더구나.”


에잉 쯧. 교장이라는 사람이 애들 땡땡이나 도와주고 말이야.


애초에 내 복지를 챙겨준다고 친구를 뽑으려던 사람이다.


눈치 100단 능구렁이답게 승윤이 역시 잘 챙겨주고 있다.


그게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동시에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그럼 대놓고 와서 구경하지, 왜 대회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대요?”

“혹시나 자기가 응원했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 난다고 하더구나.”


친구 응원한다고 막무가내로 학교를 제꼈으면서 또 그런 부분은 세심하다. 알다가도 모르겠는 승윤이의 충성심이다.


“그래도 결국 상혁이가 다 이긴 거잖아.”

“그렇지.”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에헴!”


승윤이가 어깨를 쫙 피며 콧김을 내뿜었다. 마치 자기가 우승이라도 한 것 같은 기색이다.


그 모습이 깜찍해 상패랑 시계도 보라고 내주었다. 그러자 승윤이의 눈이 커졌다.


“우와아아아 이거 멋지다! 아빠가 이거 하는 거 봤어!”


그녀의 눈이 부상으로 받은 시계에 머물렀다.


명색이 서울시 대회라 그런지 평범한 시계가 아닌 회중시계를 준비했다. 초등학생이 쓰라고 크기도 아기자기했고.


그래서 그런지 밋밋하지 않고 유니크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너 가질래?”

“정말? 고마... 아니야. 이건 상혁이가 받은 거잖아.”


승윤의 손이 반 쯤 나갔다가 리턴했다. 욕심을 참을 줄 아는 착한 어린이다.


“에이 됐어. 또 타면 돼. 어렵지도 않은데 뭐.”

“진짜?”

“응. 뭣하면 친구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승윤이는 시계를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집어 들었다. 헤 벌린 입에서 당장이라도 침이 떨어질 것 같다.


“친구가 준 선물이라니. 고마워 상혁아! 너무 좋아!”


기뻐하는 녀석의 머리를 대충 쓰다듬어줬다.


평소에 단련에 어울려주니 이 정도는 괜찮을 듯 싶다.


게다가 나는 시계 안 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한테는 핸드폰이 곧 시계였으니까.


20~30대 젊은 남성들은 멋으로 차고 다닌다고는 하지만, 나는 그런 부류랑은 거리가 멀었다.


타이밍을 재고 있던 교장이 슬그머니 제안했다.


“애들아. 밥 먹으러 가는 건 어떠니?”

“좋아요. 뭐 먹으러 가는데요? 비싼 거?”


설마 삼길초의 위상을 밝히고 온 사람한테 고작 풀떼기를 대접하지는 않을 테고.


교장은 자신이 있는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교류회 회장님께서 호텔 뷔페를 예약해 두셨거든. 대회 우승 축하한다면서.”

“엥? 저 대회 우승한지 이제 10분 됐는데?”

“안 봐도 우승이 뻔하다면서 미리 예약해 두셨단다.”


그는 여전히 나를 향해 두터운 믿음을 보내고 있었다.


하긴, 맨날 나를 볼 때마다 타고난 인재라며 군침을 흘리는데 이 정도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교장의 차를 향해 이동했다. 호텔 요리라니.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교장 쌤. 그런데 교류회 회장님이 승윤이가 오는 것까지 알고 계셨을까요?”

“... 아?”


맹점이다. 아무리 나한테 관심이 많은 교류회 회장이라고 하지만 승윤이의 존재에 대해서는 모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교장의 번들번들한 이마에 한 줄기 땀이 흘러 내렸다.


“참고로 말하면 저는 승윤이랑 밥 먹을 거에요.”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교장보다 승윤이다.


혹여나 돈 아깝다고 승윤이를 내팽게치지 말라는 소리다.


“아... 하하. 당연하지. 같이 먹어야지.”

“쌤. 혹시 제 친구한테 돈 뜯을 건 아니죠?”

“하. 하하.”


그럴 생각이었던 것 같다. 가만히 내버려뒀다간 승윤이 가족한테 비용을 청구했으리라.


교장의 땀방울이 더욱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저는 경고했어요~”

“그으...래. 하하. 하하하.”


뭐가 그리 행복한지 교장은 헛웃음만을 내뱉었다.


오늘도 악덕 교장의 술수에서 학생을 지켜낼 수 있었다.


* * *


안타깝게도 교장이 운전만 하고 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파들파들 떨리는 손으로 1명분을 더 계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교장의 안색이 파랗든 어떻든, 승윤이와 나는 뷔페를 만끽했다.


“우와~ 상혁아 여기 음식 진짜 많아!”

“그래. 다 먹어도 되니까 배탈만 나지 말자.”


승윤이의 손을 잡고, 뷔페 사용법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사실 나도 뷔페는 몇 번 못 가봤지만, 모르는 부분은 데헷 하고 넘기면 된다.


아직은 실수가 허용되는 나이었으니까.


“이건 뭐야?”

“피자라고 적혀 있네.”

“핏쟈... 마시게따. 근데 손이 안 닿아.”


승윤이가 음식을 집기 위해 버둥거렸다.


아직 자율배식을 꿈꾸기엔 신장이 너무 작은 탓이다.


그러다 음식이 엎어질 수 있었기에 애를 진정시켰다.


“기다려봐. 어이! 교장 양반!”

“... 나를 부른 거니?”

“저희 음식 좀 퍼 주시죠.”


교장은 상황을 파악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일단 내 음식부터 담은 다음...”

“그건 모르겠고. 저희 음식 좀 퍼 주시죠.”


교장은 바보가 아니라 세 번이나 반복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다.


내가 수틀리면 교류회 회장에게 장문의 문자를 날릴 생각이라는 걸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젠장. 어린 놈이 말하는 건 꼭 꼰대같단 말이지.”


결국 교장은 툴툴거리면서도, 시중을 들 수밖에 없었다.


나는 교장이 행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짤짤이 딜을 넣었다.


“아니. 그거 말고 그 옆에 거요. 어? 너무 막 담는 거 아니에요? 지금 좀 감정적인 것 같은데.”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실내를 돌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를 향해 쏠렸다.


호텔에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초등학생의 모습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들은 귀엽다며 꺄아 소리를 지르다가, 결국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둘이 같이 온 거니? 친구 사이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승윤이가 쫄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친구라는 말에 눈을 빛내고 있다.


“네! 맞아요! 저희 친구에요!”

“아~ 그렇구나. 그럼 호텔에 놀러온 거야?”

“아뇨. 제 친구가 큰 대회에서 상을 타서, 축하하려고 여기 왔어요!”


그러면서 어깨를 딱 피고, 엣헴 하며 내 자랑을 시작했다.


울보가 저렇게 씩씩해질 줄이야. 요즘 보면 단순히 성격만 좋아진 게 아니라, 자존감도 높아 보인다.


‘이런걸 뭐라 그러더라. 호가호위?’


아니. 호가호위랑은 결이 조금 다르다. 여우는 호랑이를 속여서 권세를 누린 게 아닌가.


쟤는 그런 약은 짓 못한다.


비유를 하자면... 볼통통한 너구리가 호랑이랑 친구 먹었다고 신나서 뛰어다니는 중이랄까?


그래도 나쁜 기분은 아니다. 챙겨주는 사람도 챙겨주는 기쁨이 있으니까.


오히려 주변 사람을 챙길 때 내 자신이 잘났음을 실감하는 것 같다.


내가 더 멋진,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니 지금은 저 너구리가 마음껏 자랑하도록 내버려두고 싶다.


잘난 놈의 친구가 되었으니 그 정도 특권은 당연하지.


언론도, 교사도, 경찰도, 학생들도. 그 누구도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든든한 뒷배요,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거물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거드름을 피우며 포크를 들었다. 그리고 파스타의 면을 돌돌 감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후후후. 인생은 아름답구만.”


* * *


승윤은 요 근래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친구가 많이 생겼다. 더 이상 조별활동을 겁내지 않아도 된다.


애들도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 그렇게나 무서웠던 애들이 요새는 눈치만 보다가 도망간다.


선생님들도 뭔가 더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 같고.


그녀는 이 모든 게 한 사람 덕분인 걸 알고 있다.


특별하고 대단한 아이, 자신을 구원해준 아이, 그리고 친구 중의 친구.


상혁이가 있었기에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었다.


겁이 많은 그녀가 떨지 않을 수 있는 것도 다 상혁이 덕분이다.


상혁의 근처에 있으면, 두근거림이 멎고 안심이 된다.


결국 그 아이가 다 해결해줄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승윤에게 있어 상혁은 큰 존재였다.


그렇게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내던 도중, 그녀는 일진 무리와 마주했다.


잠깐 움찔했으나, 다시 어깨를 쫙 폈다.


이제 제깟 놈들이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일진들은 그 모습에 이죽거리면서도 얌전히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역시 상혁이가 최고야.’


오늘도 1일 1 상혁 찬양을 하며 길을 지나치려던 찰나, 그녀의 귀에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흐윽. 하지마.”


익숙한 소리다. 누군가 울먹거리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승윤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 쪽으로 향했다.


왜소한 체격의 남자 하나가 일진 무리들한테 맞고 있었다.


“너 정말 남자 맞아?”

“꼬추 없는 거 아냐? 벗어봐!”


낄낄거리며 저급한 농담을 던지는 일진 녀석들.


제대로 반박도 못하고 덜덜 떠는 남자 애의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았다.


상혁이와 만나지 못했다면 저 자리에 있는 것은 자신이었으리라.


일진들이 새로운 장난감을 찾은 게 틀림없다.


막고 싶었다. 남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혼쭐을 내고 싶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저들이 그녀를 괴롭히지 않는다고 해서 그녀가 저들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강한 것은 상혁이지 자신이 아니었으니까.


승윤 쪽에서 먼저 덤벼들면 저쪽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어쩌면 예전처럼 괴롭힘을 당하고 엉엉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른다.


‘무서워’


반사적으로 상혁이를 찾았다. 그러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상혁이는 모처럼 공부를 한다며 떠났으니 지금 쯤 공부방에 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 불러올까?’


불확실한 방법이다. 자신이 누굴 데려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 사이 애들이 떠나기라도 했다간 자신만 낭패였다.


지금은 자신밖에 없었다.


승윤이 계속 서 있자, 그들 중 하나가 시비를 걸었다.


“뭐야! 안 가고 뭐해!”


눈물이 차올랐지만 안간힘을 다해 참았다.


‘상혁이 친구는 이런 일로 우는 거 아니랬어.’


멋진 사람의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 역시 멋진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녀는 상혁이의 곁에 오래오래 있고 싶었다.


찰그랑.


승윤이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소중히 품었다.


‘상혁아. 내게 힘을 줘.’


그 모습은 마치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성기사와 같았다.


승윤은 멋진 상혁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였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했다.


“야...”

“응? 뭐라고?”

“이 X발 새끼들아!!!”


마음을 굳게 먹은 승윤이 한 발자국을 떼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도 추천도 선호작도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비가 많이 오는데 독자님들 모두 조심하시구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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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갑(甲)의 계산법 22.08.06 769 13 23쪽
89 돈지랄을 상대하는 법 22.08.05 772 11 17쪽
88 치기 어린 행동에 대한 대가는 그리 가볍지 않다 22.08.04 786 13 18쪽
87 오히려 좋아 22.08.03 768 10 17쪽
86 스타 이즈 본 +1 22.08.02 783 13 20쪽
85 배우가 되다 22.08.01 791 12 23쪽
84 드라마 속 짱 센 엑스트라가 되다 22.07.31 775 10 16쪽
83 경국지색 +1 22.07.30 825 10 19쪽
82 주연배우가 되기 위해 +2 22.07.29 801 10 18쪽
81 어깨에 힘을 풀고 22.07.28 794 10 25쪽
80 첫 촬영 22.07.27 815 12 23쪽
79 오리지널 vs 가짜 +1 22.07.26 821 13 21쪽
78 어린이의 손목을 비트는 것처럼 22.07.25 814 10 16쪽
77 드라마 너로 정했다 22.07.24 853 10 18쪽
76 박상혁 강화 프로젝트 +1 22.07.23 909 15 25쪽
75 sorry i’m strong 22.07.22 865 10 21쪽
74 집으로 22.07.21 862 10 21쪽
73 야밤의 전투 3 22.07.20 853 10 14쪽
72 야밤의 전투 2 22.07.19 853 10 16쪽
71 야밤의 전투 22.07.18 923 10 17쪽
70 현장학습을 가다 3 22.07.17 902 12 15쪽
69 현장학습을 가다 2 +1 22.07.16 938 13 16쪽
68 현장학습을 가다 22.07.15 977 15 13쪽
67 호가호위호위 22.07.14 964 13 19쪽
» 호가호위 22.07.13 988 15 16쪽
65 첫 친구 22.07.12 1,017 17 25쪽
64 1차 심사 22.07.11 1,082 16 15쪽
63 천하제일 친구대회 22.07.10 1,102 18 13쪽
62 친구를 만드는 법 22.07.09 1,180 19 15쪽
61 향상심 2 +1 22.07.08 1,255 22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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