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괴사(武林怪史)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1.24 18:15
최근연재일 :
2024.02.26 12:2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48,705
추천수 :
1,109
글자수 :
216,954

작성
24.02.11 12:20
조회
1,084
추천
26
글자
16쪽

창천검(3)

DUMMY

비고 지하에서 흘러나오는 원기,

그 기운이 얼마나 짙은지 주변이 뿌엿게 보일 정도다.


‘입구에 서 있을 뿐인데도 이 정도라면,’


실제 검에는 얼마나 많은 원기가 서려 있단 말인가?


“대체 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때 묘한 표정을 짓고 있던 백설이 돌연 얼굴을 구겼다.


“참으로 짙고 독한 원기로다. 게다가···”


“뭔가 짐작 가는 게 있어?”


“어딘가 익숙한 기운이다 싶더니만,”


으드득!


그녀가 이를 갈며 분노를 토했다.


“본녀의 영옥을 훔쳐 간 인간들, 놈들이 풍기던 기운과 흡사하구나.”


“그게 무슨···”


영옥을 훔치고,

선구를 납치하며 녹촉을 공격했던 흑의인들,


그들이 풍기던 기운이 이곳 남궁세가의 비고에서 느껴진다는 말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이놈들이 본녀의 영옥을···!!”


“일단 진정해.”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흥분하는 백설을 만류했다.


그녀의 말만 들어보면 남궁세가가 흑의인들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는 말이 안 된다.


정말 남궁세가 내부에서 흑의인들과 연을 맺고 있었다면 최소한 직계혈족인 남궁희는 알고 있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남궁소저는 흑의인들은커녕 괴이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어.’


고로, 남궁세가가 백설의 영옥을 훔친 흑의인과 연루되어 있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남궁세가가 그놈들이랑 관련되어 있다면 이렇게 우릴 부를 이유가 없지.”


“그건 그렇다만···”


귓가에 대고 속삭이자,

그녀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흥분하여 홧김에 내뱉은 말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던 모양이다.


“우선 창천검부터 확인해보자고.”


백설이 또 돌발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한 손으로 그녀를 잡아들었다.


“남궁소저, 가시죠.”


“아···네.”


남궁희는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투닥거리던 나와 백설을 바라보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안내를 이어나갔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젠가 그녀가 물어온다면 그때 이야기 해줘야겠다 생각하며 창천검이 보관된 비고 지하로 향했다.


“쯧, 상상 이상이구나.”


“그러게.”


“대,대협, 갑자기 묘한 한기가···”


제갈성문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짙은 원기가 지하에 가득 채워져 있다.


“저게 바로 창천검입니다.”


정중앙에 홀로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검,

조심스럽게 그곳으로 다가가 손을 뻗었다.


“대협!?”


“조,조심하십시오! 잘못 잡으면 큰일···”


“괜찮습니다.”


일전에 남궁희의 말대로 평범한 무림인이 이 정도로 짙은 원기를 접하게 된다면 내상을 입거나 심마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무림인이라면 말이지.’


성혼과 음양천기공을 익힌 내게 원기는 그리 치명적이지 않았다.


거북함이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나,

오랫동안만 쥐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터,


잠시 심호흡을 하고 창천검을 뽑아 들었다.


귓가를 강타하는 기괴한 목소리,


‘끼이이익!!!’


‘크히히히!’


‘키키키킥!’


잔념귀는 아니다.

그저 짙은 원기가 체내에 스며들며 생긴 환각일 뿐이었다.


‘남궁세가의 사람들이 내상을 입고 심마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겠지.’


조용히 눈을 감고 기운을 끌어올렸다.


우우웅!!


몸을 감싸는 음양천기와 성혼의 기운,

원기를 몰아내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환청이 사라진다.


‘그래도 검에서 흘러나오는 흉흉한 기운은 그대로구나.’


창천검에서 흘러나오는 원기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괴이의 부산물로 만든 검은 아닌 것 같고,’


혹시나 괴이를 벤 전적이 있어 그 원혼이 담기게 된 건가 의심해봤지만 따로 눈에 보이는 잔혼 같은 건 없었다.


‘대체 뭐가 문제···음?’


그 순간, 검병(劍柄)에 시선을 던졌다.

집중해서 살펴보니 내부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병을 이리저리 만지자,


뚝!


검신과 검병이 분리된다.

검병엔 비어있는 공간과 알 수 없는 물건 하나가 있었는데,


내용물을 꺼내 확인해 봤다.


“이건?”


검병 안에 들어 있던 건 다름 아닌 뼈,

사람의 손가락으로 추측되는 뼛조각 하나가 들어 있던 것이다.


“유대협 그 뼈는 대체···”


“이게 원인이었나 봅니다.”


“네?”


“이 뼛조각이 창천검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의 근원입니다.”


“저,정말입니까?”


확인시켜주기 위해 뼛조각을 꺼낸 뒤,

다시 검병을 검신에 끼워넣고 그녀에게 건넸다.


창천검을 잡고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

남궁희의 두 눈에 이채가 서린다.


“창천검이···”


“근원을 제거했으니 이제 전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가문의 신물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남궁희는 감격 어린 표정으로 내게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대협,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니, 괜찮습니다. 그보다···”


아직 진짜 문제가 남아있다.


“이걸 처리해야 하는데,”


“그냥 태워버리면 안 되는 겁니까?”


제갈성문의 물음에 고개를 내저었다.


“이토록 짙은 원기가 서려 있으니 불구덩이에 넣는다고 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불에 태우는 건 물론,

부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처치하기 곤란한 물건을 찾게 되어 곤혹스러워하던 찰나,

뼛조각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백설과 눈이 마주쳤다.


“흐음,”


“아까부터 왜 그래?”


“이 뼛조각 말이다. 본녀의 영옥을 훔쳐 간 놈들이 쓰던 골구(骨具)와 똑같은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필히 중요한 단서라는 뜻인데, 이토록 원기를 뿜어내니 들고 다니기 번잡스럽지 않느냐? 그래서 어떻게 해야 원기를 감출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느니라.”


영옥을 훔쳐간 이들과 관련되어 있어서 그런 걸까?

의외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백설이었다.


“그래서 가능할 것 같아?”


“잘만하면 될 것도 같은데,”


“정말?”


“그래, 단 네놈이 손을 보태야 하느니라.”


내가 도와줘야 한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설명을 요구했다.


“자세히 말해줘 봐.”


“우선 본녀의 원기를 이용해 뼛조각의 기운을 짓누를 것이다. 본래라면 손 한 번만 까닥해도 되는 쉬운 일이나 알다시피 지금 본녀는 힘을 잃은 상태라···”


“요점만 간단히.”


말을 끊어서 기분이 상했는지,

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린다.


“흥, 하여간 성질 급한 인간 같으니, 네놈의 그 불길한 힘으로 뼛조각의 기운을 잠깐이나마 약화시킨다면 본녀가 원기를 이용해 기운을 억눌러주마. 그 후에는 뼛조각을 지니고 다니며 계속해서 원기를 제어하기만 하면 끝이다.”


“호오?”


“단 이 방법을 쓰면 본녀는 계속해서 원기를 제어해야 하기에 힘을 쓸 수 없다.”


“무방비 상태가 되니 잘 챙겨달라는 말이군.”


“맞다. 네놈이 본녀의 안전을 책임진다면 특별히 도와줄 용의가 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거부하는 건 도리가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져 줄 테니까 부탁할게.”


부탁이라는 말에 기분이 좋은 듯 그녀의 입술이 씰룩거린다.


“에헴! 좋다. 네놈이 그리 부탁하니 특별히 도와주지. 준비하거라.”


“뭐부터 하면 되지?”


“일단 기운을 불어넣어 원기를 흐트러트리면 된다.”


백설의 지시대로 내공을 흘려보내자 뼛조각이 경련하듯 진동한다.


낯선 불청객을 경계하는 듯한 모양새,

원기가 흔들리며 조금씩 그 기운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조금만 더 하다가 백설에게 뼛조각을 넘기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


돌연 시야가 암전되며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메마른 땅,

쑥대밭이 된 대지 위에 흐릿한 인영(人影)들이 서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대략적인 체형으로 성별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는데,


‘···가 너무 크오.’


‘···놈을···웠지만, 아직···’


‘놈의···는···어떻게···하겠···’


대화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그 순간,

한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익숙한 형태의 검(劍),

그건 틀림없는 창천검이었다.


‘창천검을 들고 있다는 건 저 사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창천검을 다뤘던 인물,

남궁세가의 시조가 분명하다.


‘이건 그의 기억인가?’


그와 다른 이들의 대화를 조금이라도 엿듣고자 집중했다.


‘역시···말대로···나누는 건······’


‘남궁···의 말이 맞소. 아무래도······해야 할 것 같소.’


‘그럼 일단······내가 맡도록···’


‘괜찮겠소?’


다른 사내의 물음에 그가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선명한 목소리로 답했다.


‘괜찮소, 나의 후손들이라면 지켜낼 터이니,’


그의 입가에 서려 있는 흐릿한 곡선,

그건 분명 미소였다.


더 이상 이어지는 기억은 없었다.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다시 시야가 어두워졌다.


‘방금 전 그건 초대가주의 기억인가?’


순구를 집었을 때와 비슷한 현상,

어째서 내가 그들의 기억을 엿보게 된 것인진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이 뼛조각은 남궁세가의 시조가 숨겨놓은 물건이라는 것이다.


‘왜 굳이 창천검에 뼛조각을 숨기고 그걸 가문의 신물로 물려준 거지? 다른 곳들에 숨겨도 될 텐데?’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잠시 상념에 빠져 있던 와중,


“···놈아!‘


“···하느냐?”


시야가 다시 밝아지며 현실로 돌아왔다.


“지금 뭐하는 것이냐? 당장 본녀에게 넘기거라!!”


백설의 외침에 그제야 내가 무얼 하고 있었는지 기억해내곤 황급히 그녀에게 뼛조각을 넘겼다.


그녀는 뼈를 받자마자 자신의 원기를 쏟아 넣었다.


그렇게 약 일각이 지났을 무렵,


“후우~”


백설이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는다.


“성공한 거야?”


“그래, 되었느니라.”


역시 노련한 구미호답게 그녀는 원기를 제어하는데 성공해냈다.


백설이 눈을 흘기며 묻는다.


“대체 무슨 잡생각을 하였길래 본녀의 외침에도 넋을 놓고 있던 것이냐?!”


“그건···나중에 이야기해줄게.”


“흐음, 뭐가 뭔진 모르겠으나 이번만 특별히 넘어가주도록 하마.”


“그래, 너도 고생했다.”


“알면 좀 더 본녀를 깍듯이 모시거라.”


“···어깨라도 빌려줄까?”


“드디어 정신을 차린 모양이로군. 거부하진 않으마.”


백설은 다소 지친 목소리로 대답하곤 여우로 변해 내 어깨에 올라탔다.


그 모습을 본 남궁희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쩍 벌린다.


“저,저···방금···그건······?”


“짧게 설명하기엔 워낙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비밀로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네, 걱정하지 마세요.”


무슨 오해를 한 건지는 몰라도,

그녀는 우연히 큰 비밀을 알게 된 것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따로 설명을 해줘야 하나 고민했으나,


‘뭐···상관 없겠지.’


현재 비고 지하에 있는 사람은 나와 일행들 그리고 남궁희 뿐,


이번 일에 직접 나서서 도움도 줬고, 무엇보다 그녀의 성정상 어디 가서 떠들고 다닐 것 같지도 않을 테니, 굳이 따로 사족을 붙여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태가 마무리되자,

제갈성문이 은근슬쩍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그렇게 말입니다.”


“창천검에 관한 일은 남궁소저가 잘 말해줄 테니 걱정하실 필요 없을 겁니다. 백설님도 지치신 것 같으니 저희는 이만 돌아가서 쉬도록 하시죠.”


“알겠습니다.”


골골거리고 있는 백설,

그녀는 위건(圍巾)처럼 꼬리로 내 목을 감싸고 있었다.


“오늘 일은 네 덕분에 잘 해결됐다.”


“산해진미···맛···각오하거라···”


“그래,”


누가 뭐라 해도 이번 일은 그녀의 활약이 컸다.


‘예의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고생한 백설을 위해서라도 남궁희에게 따로 음식에 신경 좀 써달라 부탁해야 할 것 같다.





*****





합비에서 조금 떨어진 이름 없는 야산,

한 흑의인이 그곳에서 번화한 합비의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소호(小湖), 계획은 어떻게 되고 있지?”


그의 물음에 소호라 불린 사내가 대꾸한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유한 자들도 잘 움직여 주고 있고요. 헌데 그놈들에게 아귀를 넘겨준 게 과연 옳은 판단일지···”


그의 걱정도 일리는 있었다. 수십 구에 달하는 아귀는 무림에서도 손꼽히는 정예 무력대와 맞먹는 수준의 전력이었으니까.


“각에서 결정한 일이니 우린 그저 따르면 그만이다. 그보다 남궁세가에 조각이 있는 건 확인했나?”


“처음에 정보를 들었을 땐 긴가민가 했는데, 아시다피시 윗선에선 남궁세가의 초대 가주인 남궁명을 칠흉적(七凶賊) 중 한 명이라 추측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점을 감안하면 나름 신빙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의심 가는 정황이 있기도 하고요.”


“그럼 되었다.”


소호의 보고에 사내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는 평범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딱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왼쪽 얼굴에 새겨진 선명한 화상자국이었다.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어 평범한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눈썰미가 좋은 무림인들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그의 흉터는 심각했다.


“일단 여기서 대기하며···”


그때 저 아래서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으에엥~!!”


“뭐지?”


“으음, 아이가 산에 올라왔다가 길을 잃은 것 같군요. 금방 조용히 시키겠습니다.”


소호가 검병에 손을 올리자 한숨을 내쉬며 만류했다.


“후우, 됐으니 물러서라.”


“예.”


수하들을 물리치고 땅을 박찼다.


화들짝 놀라는 아이,

무릎을 굽히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물었다.


“길을 잃은 것이냐?”


“흐···흐흑, 네에···”


“저 멀리 있는 마을 입구까지만 가면 그 뒤론 알아서 집을 찾아갈 수 있겠느냐?”


“네에···”


“그럼 되었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 하나를 주어 허공에 날렸다.


불이 붙으며 푸른 나비가 되어버린 나뭇잎,

신기하기 그지 없는 광경에 아이가 울음을 멈추고 눈을 빛낸다.


“우,우와!”


“이 녀석이 길을 안내해줄 테니 따라가면 된다. 그럼 조심히 가거라.”


“고···고맙습···”


후웅!!


아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법을 펼쳐 자리를 떴다.


몰래 지켜보니 어리둥절하던 아이가 나비를 따라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보내주셨군요.”


“그래, 불만인가?”


“대주님의 결정인데 설마 그러겠습니까. 근데···”


소호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등 뒤를 가리킨다.


그곳엔 무림인으로 보이는 남녀 여섯이 부상을 입은 채 포박되어 있었다.


“저것들도 풀어줍니까?”


“누구지?”


“남궁세가의 연회에 참석하러 온 중소문파 놈들인 것 같습니다. 산을 지나다 우연히 마주쳐서 일단 붙잡아 두었습니다만,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 하냐니, 당연한 걸 묻는군.”


섬뜩할 정도로 차가운 눈동자,

아까 전 아이를 도와주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전부 죽여라. 다른 이들의 이목을 사지 않게 사지를 토막쳐 뿌려놓거나 화골산으로 처리해.”


“알겠습니다.”


“으으읍!!!”


살처분을 지시하자 포박되어 있던 사내 중 하나가 당황하며 발버둥친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어째서 자신들은 살려주지 않느냐고 묻는 눈빛이군. 간단하다.”


사내 아니, 공리혁은 포박된 무인의 가슴에 손을 박아넣었다.


푸욱!


“끄으으으읍!!!!”


“너희 무림인이란 족속들은 살려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


빠드득!


맨손으로 사내의 심장을 뽑아낸 공리혁은 그것을 바닥에 내던지며 무심한 눈빛으로 말했다.


“정리해라.”


“아이고, 좀 곱게 죽여주시지···”


“시끄럽다.”


소호의 불평을 한 귀로 흘린 그는 조용히 합비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남궁세가를 바라봤다.


계획이 시작되기까지 남은 기간은 사흘,

위선자들이 피와 시체로 쌓아올린 아성(牙城)을 무너트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림괴사(武林怪史)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 +2 24.02.26 269 0 -
공지 연재 시간은 매일 12시 20분 입니다! 24.02.05 808 0 -
36 움직임 24.02.26 524 21 13쪽
35 깨달음 +2 24.02.25 570 26 12쪽
34 구룡산-만년금구(3) +1 24.02.24 586 27 13쪽
33 구룡산-만년금구(2) +1 24.02.23 644 30 12쪽
32 구룡산-만년금구(1) 24.02.22 677 22 12쪽
31 귀림-귀령문(3) +1 24.02.21 730 27 11쪽
30 귀림-귀령문(2) 24.02.20 769 25 14쪽
29 귀림-귀령문(1) +1 24.02.19 836 27 14쪽
28 한걸음 +1 24.02.18 963 27 12쪽
27 남궁혈사(5) +2 24.02.17 1,002 25 12쪽
26 남궁혈사(4) +2 24.02.16 1,006 26 15쪽
25 남궁혈사(3) 24.02.15 1,028 23 14쪽
24 남궁혈사(2) 24.02.14 1,006 22 14쪽
23 남궁혈사(1) 24.02.13 1,038 23 13쪽
22 화경의 고수 +1 24.02.12 1,090 26 15쪽
» 창천검(3) +1 24.02.11 1,085 26 16쪽
20 창천검(2) 24.02.10 1,104 26 14쪽
19 창천검(1) 24.02.09 1,115 24 13쪽
18 팔공산-갈저(2) 24.02.08 1,094 29 13쪽
17 팔공산-갈저(1) 24.02.07 1,188 24 15쪽
16 천중산-백설(3) 24.02.06 1,213 28 12쪽
15 천중산-백설(2) +1 24.02.05 1,242 29 15쪽
14 천중산-백설(1) +1 24.02.04 1,349 27 13쪽
13 회자정리(會者定離) +1 24.02.03 1,389 33 14쪽
12 순구의 진실 +1 24.02.02 1,365 34 12쪽
11 하남-이가장(4) +2 24.02.01 1,398 33 15쪽
10 하남-이가장(3) +2 24.01.31 1,391 32 14쪽
9 하남-이가장(2) +5 24.01.30 1,578 30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