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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괴사(武林怪史)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1.24 18:15
최근연재일 :
2024.02.26 12:2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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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11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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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6,954

작성
24.02.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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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하남-이가장(4)

DUMMY

혹시라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 이가장주는 이곳에 남기로 했다.


만약 소장주가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면 최악의 경우, 자식의 죽음을 두눈에 담아야 할 수도 있었으니까.


이가장 무인들의 안내를 받아 대별산으로 향하는 길.

서문여령이 침울한 표정으로 묻는다.


“정말로 소장주가 화전민들을 해친 걸까요?”


“확신할 순 없습니다.”


“만약 소장주가 화전민들을 학살한 거라면···”


“그땐 백도회가 나설 게다. 소장주는 공적(公敵)으로 지목되어 사형당할 테고, 이가장은 백도회에 제명당하겠지.”


냉정한 제갈성문의 답변에 서문여령이 깜짝 놀란다.


“소장주도 고의로 그런 게 아니잖아요. 전부 그 잔념귀란 것 때문에···”


“백도회에서 그걸 믿어줄 것 같으냐? 설령 믿어준다 해도 결국 일을 벌인 주체가 소장주라는 건 변하지 않아.”


“그런···”


큰 충격을 받은 듯한 서문여령의 모습에 작은 위로를 건넸다.


“아직 제대로 밝혀진 건 아니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리고 이건 제 생각이지만, 아마 화전민들을 해친 건 소장주가 아닐 겁니다.”


“저,정말요?!”


“예.”


물론 이것도 하나의 추측일 뿐이었다.


‘소장주가 펼친 검법은 사람이 아닌 괴이를 베기 위해 만들어진 것.’


이는 다르게 말하면 검에 서려 있는 잔념(殘念)이 사람보단 괴이를 죽이는 것에 더 집착한다는 뜻이다.


이가장에서 탈출할 때와 추격대를 뿌리칠 때, 부상자는 있어도 사망자가 없는 게 그 증거다.


‘부디 내 짐작이 맞기를···’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고 있는 아버지와 여동생이 더 이상 슬퍼할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땅을 박찼다.





대별산 초입 부근에 위치한 작은 화전촌,

이가장 무인들의 말대로 그곳은 이미 쑥대밭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으음,”


“세상에···”


눈 앞에 펼쳐진 참혹한 광경에 서문여령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린다.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머리만 남아있는 노인,

사지가 잘린 채 죽어 있는 사내,

그야말로 지옥도라 해도 이상하지 않은 광경이었다.


“끔찍하군.”


“어떻게 이런 짓을!”


그 현장이 어찌나 심했는지,

무림에 잔뼈가 굵은 남궁세가의 무인들마저 침음을 흘릴 정도였다.


“정말로 소장주가···”


서문여령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자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닙니다.”


“네?”


“이건 소장주께서 벌인 짓이 아닙니다.”


“그,그게 정말인가요?!”


“예, 시신에 남아있는 검흔과 이가장에서 본 검흔의 형태가 다릅니다.”


이가장에서 본 검흔은 힘이 과하게 실려 있으며 폭과 깊이가 넓은 것에 반해 시신에 남아있는 것은 정교하고 깔끔했다.


필히 사람을 많이 죽여본 검수의 솜씨다.


시신을 살피던 남궁희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이가장에서 본 것과는 차이가 있군요.”


화전민들을 해한 게 소장주가 아니라는 건 밝혀졌으나, 이렇게 되면 또다른 의문이 생긴다.


“그럼 이들은 대체 누가···”


시신 주변에 일렁이는 혼백들을 바라봤다.

서서히 형체를 잃어가는 와중에도 억울함과 원통함을 토로하고 있다.


‘죽은 혼백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건.’


그만큼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는 뜻이다.


짐작건대 아마 흉수들은 자신들을 본 목격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화전민들을 해친 게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저희 말고도 소장주님을 쫓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군요.”


“네? 그게 정말인가요?”


서문여령이 의구심을 표하던 그 순간,

산 깊숙한 곳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과 함께 미약한 혼백의 떨림이 느껴졌다.


“다행히 멀리 가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의아해하는 일행들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운이 느껴진 방향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화전민들을 해친 흉수들,

그놈들이 지금 소장주를 노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늦기 전에 서둘러야겠군.’


갑작스런 내 돌발행동에 남궁세가의 일원들이 불만을 토했으나, 얼마 안 가 산속에서 느껴지는 흉흉한 기세에 생각을 달리했다.


기감을 통해 저 멀리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눈치챈 것이다.


“···유대협의 말대로 소장주를 쫓는 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 것 같아요.”


한시가 급한 상황,


전력을 다해 산속을 질주한 결과,

우리는 피투성이가 된 한 사내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흑의인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소장주님!”


사내를 본 이가장의 무인들이 기겁하며 소리친다.


붉게 변한 백의(白衣)를 입고 있는 사내,

그가 바로 이가장의 소장주 이경이었다.


이화대주가 흑의인들을 향해 노호성을 터트렸다.


“이놈들!! 대체 누구길래 소장주님을 습격하는 것이냐?!”


그의 서슬 퍼런 기세에도 흑의인들은 주눅 들긴커녕 오히려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는데,


“쯧, 이가장과 남궁세가인가? 귀찮게 됐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후퇴를···”


수하의 제의에 대장으로 보이는 흑의인이 고개를 내저었다.


“이제 와서 꼬리를 말고 도망칠 순 없지.”


복면으로 가려진 그의 두 눈에 짙은 살기가 서렸다.


“···소장주와 함께 놈들도 모두 처리한다.”


“충!”


사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쇄도해오는 흑의인들,

예고 없는 공격에도 남궁세가와 이가장의 무인들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스릉-


“저 간악한 흉수들을 처리하고 소장주님을 모셔와라!”


이화대주의 외침에 이가장의 무인들은 기세등등하게 흑의인들과 맞섰다.


현재 이곳에 모인 이들은 모두 이가장에서도 손에 꼽히는 정예, 거기에 남궁세가까지 함께 있으니 정체 모를 흉수쯤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들의 착각이었다.





흑의인들은 이가장과 남궁세가의 무인들을 상대로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카드득!


팽팽한 구도,

서로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있던 그때,

선두에 있던 무인들이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커헉!”


이화대주는 단칼에 수하들을 베어넘긴 중년인을 보곤 두 눈을 부릅떴다.


그의 검에 서려 있는 불그스름한 기운,

자신이 아는 한 저런 요사스러운 검기를 다루는 곳은 딱 하나 밖에 없다.


“천혈기!? 이놈들···혈검가(血劍家)의 주구들이었구나!”


구양세가(歐陽世家),

흔히 혈검가라고 불리는 그곳은 사도에서도 손뽑히는 명문 무가였다.


구양세가의 가주 구양수는 현 남궁세가주와 정사를 양분하는 호적수라 불리며 사파제일검이란 호칭을 지니고 있는 걸물이었다.


그리고 중년인의 검에 서려 있는 저 붉은 검기는 바로 천혈기(千血氣), 천일간의 폐관을 통해 그릇을 완성해야만 다룰 수 있는 기운으로 구양세가의 상징과도 같았다.


“흐흐, 천혈기를 알아볼 줄이야. 제법 눈썰미가 좋구나.”


“호남의 악적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려 이곳까지 온 것이냐?!”


“수작같은 것은 없다. 그저 주제도 모르는 얼간이들이 과분한 물건을 손에 쥐려는 걸 막으려는 것뿐이지.”


“···순구를 노리고 온 것이로군.”


“네놈들 같은 샌님들에겐 아까운 물건 아닌가?”


순구를 구하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정보가 새어나갔던 모양이다.


‘좋지 않다.’


놈들이 이렇게 정체를 밝혔다는 건 어떻게든 자신들을 살인멸구하고 순구를 손에 넣겠다는 뜻이다.


다른 때였다면 상관없었겠지만, 구양세가의 무인들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눈앞에 있는 저 중년인이 문제였다.


‘최소 장로급 인사.’


구양세가의 장로들은 모두 무림에서 알아주는 고수들,

지금 이 자리에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실력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남궁세가에서 온 창일검조차 저자보단 한 수 아래일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를 변고를 대비해 산 아래에 무인들을 남겨놓았으니, 곧 본가에 소식을 보낼 터.’


장주님을 비롯한 본가의 무인들이 도착할 때까지 놈들의 발을 묶어놓는다면 승산은 있다.


그렇게 그가 속으로 전의를 다지고 있는 사이,

구양세가의 장로 구양중이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혈검대는 이가장과 남궁세가의 잡것들을 상대하고 혈랑대는 포위를 유지한 채 저 미치광이를 처리해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목격자들을 모두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순구를 탈취하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구양중은 전력을 나눠 순구부터 손에 넣으라 지시했다.


그런데,


“끄악!!”


소장주의 숨통을 끊기 위해 보낸 무인들이 돌연 비명을 내질렀다.


“무슨 일이냐!”


“자,장로님, 그것이···”


수하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구양중은 믿기 힘든 광경을 목도했다.


“!!!!!!!!”


팔다리가 잘린 채 쓰러져 있는 혈랑대의 무인들,

그 중심에는 이제 겨우 약관이나 지났을 법한 한 청년이 서있었다.





*****





화전민들을 살해하고 소장주를 포위하고 있던 이들의 정체가 구양세가의 무인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바로 비통함이었다.


‘···무림의 일에 엮여 죄 없는 이들이 목숨을 잃었구나.’


무림인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모두 각자의 은원과 신념에 따라 결정한 것일 테니까.


허나,

무림과 아무 상관없는 화전민들은 아니었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하루 일하고 하루 먹기 바쁜 이들이다.

그들에겐 대의니, 신념이니 하는 것보다 쌀알 한 줌이 더 중요했다.


‘헌데, 어째서···’


미약한 분노와 희생된 이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주변을 둘러봤다.


소장주를 포위하고 있던 구양세가의 무인들,

모두 팔 다리가 하나씩 잘린 채 신음을 토하고 있었다.


내가 저들을 죽이지 않고 불구로 만든 건 딱히 동정심 때문이 아니다.


제대로 된 죄값을 치르도록 이가장과 남궁세가에게 처분을 맡기려는 것이었다.


냉랭한 눈빛으로 무력화된 흑의인들을 일별하곤 피투성이가 된 채 숨을 헐떡이고 있던 소장주에게 다가갔다.


‘무림인에겐 무림인의 역할이 있다면,’


괴이에게 고통받는 사람을 구하고 악행을 일삼는 괴이를 참(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


잔념귀를 때어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물건을 파괴하거나 잔념을 없애버리면 그만이다.


보통의 경우 전자를 더 선호하지만,

나는 후자가 더 편했다.


혼란스러운 틈을 타 서둘러 잔념귀를 처리하려던 그 순간,


챙!!


“어딜 가느냐?!”


이화대주를 비웃었던 중년인이 살벌한 검격을 펼치며 내 앞을 막아섰다.


“···토끼 새끼들 사이에 들개 한 마리가 끼어 있었군.”


그의 검에 붉은 검기가 서린다.

아까 전 이화대주가 말한 천혈기였다.


“그 나이에 네놈 정도의 실력을 가진 놈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거늘,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남에게 묻기 전에 자신부터 밝히는 것이 예의 아닌가?”


“큭! 어린놈이 혓바닥이 매끈하구나. 나는 귀곤수라(鬼惃修羅) 구양중이라고 한다.”


누군지는 몰라도 이름 앞에 당당히 별호를 붙이는 걸 보면, 스스로의 무명(武名)에 자신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

앞서 본 흑의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살업,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저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실력 역시 만만치 않아 앞선 놈들처럼 적당히 제압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아무 말없이 기세를 끌어올리자 그가 실소를 흘리며 묻는다.


“아직 네놈의 이름을 듣지 못한 것 같다만,”


“···유성운. 굳이 기억할 필요는 없다.”


스승님께선 늘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망자가 생전의 기억을 간직해봤자 좋을 것 없을 테니,”


“흐흐, 건방진 애송이가 죽이겠단 말을 참으로 고상하게도 하는구나.”


짧은 담소를 끝으로 구양중과 격돌했다.


구양중은 일전에 마주쳤던 여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고수였다.


‘여율이 술법을 사용했던 걸 감안해도 그보다 최소 한 수 아니 두 수는 위다.’


당장 동행한 무인들 중에서도 적수가 없을 정도,

그나마 남궁희라면 그와 겨룰 순 있겠지만 그마저도 백합은 넘기지 못할 것이다.


캉!


구양중이 검면을 이용해 비절을 받아낸다.


부드럽게 흘리기보단 힘으로 튕겨내는 느낌,

그의 검은 유(柔)보단 패(覇)에 더 중점을 두고 있었다.


수십 합을 나누며 얼추 파악을 끝마친 건지,

그가 서서히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건방진 애송아. 아까 전 기세는 어디 갔느냐?!”


쉴 새 없이 날아드는 검격,

금방이라도 내 목이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으나.


이십 합, 삼십 한, 오십 합이 넘어갔음에도 형세는 여전했다.


좀처럼 승기가 넘어오지 않자 위화감을 느낀 구양중이 나를 향해 노호성을 터트린다.


“이런 질긴 놈을 보았나!!”


지금 그의 두 눈에 비춰지는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아마 ‘분명 밀어붙이고 있는 건 난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의 낯빛이 변했다.


“네,네놈···설마?”


“이제 깨달았나.”


놈은 그제야 합을 나눌수록 내 움직임이 가벼워지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평범한 이들은 보지 못하나 나는 볼 수 있는 것들,

그 중에는 무인들의 검법도 포함되어 있었다.


고로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녀석의 검법을 눈에 익히며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하자,

그의 대처가 달라졌다.


스으으-


실처럼 엮인 붉은 검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검기를 보다 얇고 짙게 만들어내는 기예,

초절정 고수들만 가능하다는 검사(劍絲)였다.


‘빠르게 승부를 결착 지을 생각인가?’


불리해지기 전에 승부를 보는 것이 그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였을 테니 현명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 죽어라!”


몸을 양단할 것 같은 패도적인 기세와 함께 머리 위로 붉은 초승달 같은 검격이 떨어진다.


“혈련참단(血蓮斬斷).”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의 절기를 눈앞에 두고도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힘으로 맞받아치는 건 어렵다. 그렇다면···’


무게중심을 낮추고 전신의 힘을 집중했다.


찰나의 순간 그의 검과 격돌한 비절(悲切),

검으로 비단을 들어올리는 듯한 섬세한 움직임으로 아슬아슬하게 검격을 흘려냈다.


“무,무슨···혈쳔참단은 본가의 진신절기, 남궁가의 장로들도 받아내지 못한 검초다! 헌데 어찌 너같은 핏덩이가!!”


“할 말은 그게 전부인가?”


“뭐,뭐라?”


그럼 이제 내 차례다.

그가 나름의 한수를 보여줬으니 나도 이에 호응해주기로 했다.


‘예전이었다면 내공과 육신이 따라주지 못해 실패했겠지만,’


녹촉 덕분에 육체가 강인해지고 내공이 늘어난 지금은 가능할 것이다.


속으로 계산을 마치고 놈을 향해 과감하게 돌진했다.


단숨에 거리를 좁히자,

어느새 정신을 차린 구양중이 힘을 실어 강맹한 일격을 내리친다.


접근하지 못하게 거리를 벌리려는 것이다.


‘어림없다.’


허초를 이용해 놈을 검을 쳐낸 뒤 코앞까지 당도했다.


이대로 적을 허점을 노려 베어내는 것이 양천검 유수(流水), 나는 오늘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갈 생각이었다.


양천검(陽天劍)

낙화유수(落花流水)


떨어지는 꽃이 강물에 흘러가는 것처럼 잔잔하면서도 예리한 검기가 구양중의 몸을 붉게 물들인다.


“컥!”


한번, 두번, 세번.

비절은 마치 노련한 화공의 붓처럼 놈을 유린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 도합 다섯 개의 선이 놈의 몸에 새겨졌고 그림을 그리던 붓이 멈췄을 땐,


놈은 혈인(血人)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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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창천검(2) 24.02.10 1,104 26 14쪽
19 창천검(1) 24.02.09 1,115 24 13쪽
18 팔공산-갈저(2) 24.02.08 1,094 29 13쪽
17 팔공산-갈저(1) 24.02.07 1,188 24 15쪽
16 천중산-백설(3) 24.02.06 1,213 28 12쪽
15 천중산-백설(2) +1 24.02.05 1,242 29 15쪽
14 천중산-백설(1) +1 24.02.04 1,349 27 13쪽
13 회자정리(會者定離) +1 24.02.03 1,390 33 14쪽
12 순구의 진실 +1 24.02.02 1,365 34 12쪽
» 하남-이가장(4) +2 24.02.01 1,399 33 15쪽
10 하남-이가장(3) +2 24.01.31 1,391 32 14쪽
9 하남-이가장(2) +5 24.01.30 1,578 3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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