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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줘제발좀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아빠는 천재 커브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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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誠衍)
작품등록일 :
2024.08.05 21:51
최근연재일 :
2024.09.06 16:5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9,356
추천수 :
892
글자수 :
164,780

작성
24.09.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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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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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1쪽

제 아냅니다(3)

DUMMY

30. 제 아냅니다 (3)




야구에서 팀 승률이 6할을 넘어가면 우승권 팀이 된다.

그리고 그 말을 다르게 하면, 우승권 팀도 10판 중 4판은 진다는 뜻이다.


― 6번 타자 변치섭의 쓰리런! 1회부터 아슬아슬하던 드래곤즈 선발 박재우가 결국 2회에 무너집니다.


└ 깡새우 ㅅㅂ

└ 새우 개막 때는 주사위 6 잘 띄우지 않았음? 이번 시즌 왜 이럼;;

└ ㅅㅂ 새우련이 3선발인 게 말이 안 된다 ㅋㅋ

└ 불펜보다 선발이 문젠 듯?

└ 천지성 안 샀으면 이번 시즌 ㄹㅇ ㅈ망이었겠는데?

└ 천지성? 천즈셩 말하는 거?

└ ㅋㅋ 드래곤즈 애들이 그렇게 부르더라 ㅋㅋㅋ


선발 투수 박재우가 3.1이닝 5실점, 또 주사위 1을 띄웠다.

원래 주사위 1 or 6이지만, 개막전부터 두 경기 연속 주사위 1이 뜨는 시즌이 없었던 박재우.

박재우의 부진은 드래곤즈 팬들에게 아쉬움과 우려를 남겼다.


― 육주성이 치고! 투수 이치호가 폴짝 뜁니다! 육주성의 타구는―! 우측 담장을 때립니다! 3루 주자는 홈, 2루 주자도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옵니다. 3, 4회 무실점으로 잘 버텨 주던 이치호가 결국 5회에 점수를 주고 맙니다!

― 6회, 투수 하태보가 올라와 2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내려갑니다!

― 6회 만루의 위기를 맞은 서울 드래곤즈. 투수는 김희성. 3―1에서 김희성의 다섯 번째 공! 밀어내기 볼넷! 이렇게 또 한 점을 벌어가는 창원 데빌즈!

― 드디어 8회 종료! 드래곤즈 투수 구성태가 올라와 2이닝 동안 2실점을 남깁니다!


선발 투수가 남긴 이닝까지 처리해야 했던 추격조는 매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추격하기 힘든 만큼 벌렸다.


투수 코치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언제부턴가 바람막이 안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계셨는데, 투수조가 부진할 때면 항상 하시는 버릇 같은 행동이었다.

그래서인지 항상 안주머니에 손을 넣으실 때면, 저 안에 사직서가 들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도 해 봤다.


타격은 극과 극이었다.

1번부터 5번까지의 타선은, 오늘 2번 차시완이 조금 부진한 걸 빼면 오늘도 공격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6번부터 9번까지는 합계 1안타 1사사구만을 기록하며, 데빌즈 투수진의 오아시스 역할을 했다.


결국 그렇게 선발이 무너지고 추격조가 점수를 동결시키지 못한 드래곤즈는.


― 높게 뜬 타구―! 이경민이 친 타구를― 투수 김희건이 잡아 냅니다! 최종 스코어는 9 대 4! 이렇게 경기 종료! 창원 데빌즈가 잠실에서 1승을 챙기며 스윕패는 모면합니다!

└ 승리의 드래곤 윤재성 왜 안 나옴? 4전 4승 윤재성만 나오면 다 이기는데?

└ 지고 있는데 어떻게 나와요 ㅋㅋ

└ 윤재성 유니폼 재입고 언제 되는지 아시는 분? ㅋㅋ

└ 윤재성이고 잣이고 추격조는 ㄹㅇ 힘도 못 씀

└ 화요일이랑 수요일 선발 고창수 신지엽··· 져따!

└ ㅇㅇ 믿을맨은 장범준 윤재성밖에 없음 ㅋㅋ 둘은 이길 때 써야지

└ 이길 때 내보내는 것도 한계 있지 ㅋㅋ 체력 관리해 줘야 하니까

└ 불펜 던지는 거 보니까 재성이 보고 싶네 ㄹㅇ


데빌즈에 9 대 4로 지고 말았다.


“패배는 너희의 야구 인생에 몇 번이나 있을 일이다. 패배를 인정하되 1보만 전진해라.”


감독님은 패배를 통해 나아지는 것이 있다면 된 거라고 말하고 싶은 듯했다.

라커룸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드래곤즈의 경기력은 누가 봐도 나아지고 있었고, 어쨌든 2승 1패 위닝 시리즈였으니까.

우리는 4승 4패, 5위로 내려앉았다.


집에 왔을 때, 새벽이는 살짝 토라져 있었다.

빵빵하게 볼을 불리고 등을 돌린 채로, 현관 앞에 앉아 있었다.


“새벽아 아빠 왔어.”

“···”

“아빠 왔다니까?”

“흥.”

“여보, 새벽이 왜 저래?”

“당신이 안 나와서 밉대.”

“뭐?”

“아빤 나 잘 때만 나와. 그래서 미오.”


내가 등판했던 1, 2차전에, 새벽이는 오매불망 내 등판을 기다렸지만, 결국 잠에 못 이겨 못 봤다고 한다.

오늘은 안 잘 거라고 아침부터 눈에 불을 켜더니, 이번엔 내가 안 나온 거다.


나는 그마저도 사랑스러운 새벽이의 볼에 뽀뽀를 했다.


“화 풀어요 공주님.”

“시러―”

“대신 내일 공주님 유치원 끝나면 아빠가 하루 종일 놀아 줄게요.”

“딘따―?”


눈동자에 별이 보인다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걸까?

반짝이는 눈에 별들이 초롱초롱 빛났다.


* * *


[윤재성 커브 모음]


1. 기본이 짱이다. 기본 커브.

― (윤재성이 커브로 삼진 잡는 영상)

└ 이게 ㄹㅇ 국밥임 ㅋㅋ

└ 메이저리그 시청하는 사람 피셜. 미국에도 저런 각으로 커브 던지는 투수 없음 ㅇㅇ

└ 요즘은 야구팬도 피셜 내네 ㄷㄷ;;


2. 느림의 미학, 슬로 커브.

― (윤재성이 슬로 커브로 삼진 잡는 영상)

└ ㅓㅜㅑ;;

└ 국밥과 같이 먹는 깍두기 느낌

└ ㅈㄴ 시원하게 떨어지긴 한다 ㅋㅋ

└ 커브 다음에 슬로 커브는 못 참치.


3. ㅋ 스위퍼? ㄴㄴ 슬러브.

― (윤재성이 슬러브로 삼진 잡는 영상)

└ 각 봐라;;

└ 각재성 ㄷㄷ

└ ㅋㅋㅋㅋㅋㅋㅋㅋ 각재성 ㅅㅂ

└ ㅋㅋㅋㅋㅋㅋ

└ 포수 없으면 윤재성 글러브로 다시 돌아올 것 같네


4. 윤재성의 신무기. 파워 커브!

― (윤재성이 파워 커브로 삼진 잡는 영상)

└ 각재성 커브 갓 봐라;;

└ 커브 압축기에 넣어서 존나 예리하게 압축시켜 놓은 것 같네 ㅋㅋ

└ ㅅㅂ 저런 게 144km가 찍히면 어캐 침 ㅋㅋ

└ 마지막 한치승한테 던진 커브 복판이었는데··· 한치승이 못한 듯?


“세희야.”


K 대학에 있는 만남의 광장.

박세희가 입을 벌린 채, 휴대폰 화면에 몰두하고 있었다.


“···”

“야! 박세희!”

“예? 예. 예! 아 씨, 박다희, 이수연. 놀랐잖아.”

“뭘 보길래 우리가 몇 번씩이나 불러도 몰라?”


박세희는 대답 대신 친구들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윤재성의 커브 모음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야구? 세희 너 야구 별로라며.”

“맞아. 남자친구 때문에 억지로 따라간다고 했잖아.”

“아― 몇 번 따라가니까 재미있더라고. 그리고 이거 봐봐. 존나 멋있지? 키도 크고 몸도 좋고, 공도 졸라 잘 던져. 이 정도면 얼굴도 괜찮고. 하아― 야구 선수는 돈도 많이 벌 거 아니야. 얘들아 재성 씨한테 인사해라. 미래 박세희 남편 되실 분이시다.”

“불여시 같은 년. 또 야구가 아니라 야구 선수 때문이었네.”

“후후후!”

“세희 너 지금 남자친구랑 며칠 안 됐잖아. 남친이 들으면 섭섭하겠다.”

“그 얼굴에? 내가 만나 주는 것도 감지덕지해야지.”


세희의 친구들은 ‘너도 돈 보고 만나잖아’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게 그녀의 발작 버튼임을 잘 알기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근데, 세희 니 말대로 그렇게 잘난 사람이면 여자친구 있지 않을까?”

“다희야. 투수 있다고 홈런 못 때려? 나 박세희야.”


박세희가 꽃받침을 하며 눈을 연신 깜박거리자, 친구들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으휴, 존나 재수 없어.”

“내 말이.”

“그러고 보니까 나는 왜 찾았어?”


세희의 말에, 이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손뼉을 치는 친구들.


“아 맞다. 의준 선배가 너 찾아서 데려오라더라. 하아―! 세희 얘는 프린터 기기를 직접 만들어서 뽑아오나, 그러시던데.”

“찍히기 싫으면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해라, 세희야.”

“으아― 하기 싫다, 하기 싫어― 학생회가 이렇게 힘든 일인지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

“파이팅해라. 우린 수업 있어서. 나중에 보자.”

“그래.”


자리에서 몇 번이나 몸을 비틀던 세희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리는 게 느껴졌다.

시선을 따라가자 같은 과 선배 장원영이 저 멀리 음료를 가지고 앉는 것이 보였다.


세희에게 분명 개강 총회에 오지 못한다고 했던 장원영.

하지만 오늘 예상 참가 리스트에, 장원영의 이름이 체크돼 있었다.


“언니, 안녕하세요.”

“아― 세희 씨, 안녕하세요.”

“오늘 개강 총회 오신다면서요?”

“예. 남편이 애 봐주기로 했어요.”

“언니 남편분은 월요일에 회사 안 가세요? 아, 회사를, 안 다니시는 건가? 아 죄송해요.”

“예? 아, 월요일이 남편 쉬는 날이어서요.”

“아―”


세희는 원영의 대답은 관심이 없다는 듯, 원영의 허름한 가방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근데 언니 가방은 좀 바꾸셔야겠다. 이거 남자친구가 사 준 건데, L사에서 나온 가방이거든요. 이번에 나온 신상인데, 아 이건 많이 비싼 거고 행사 많이 하더라고요.”

“···”


원영은 세희가 자신에게 왜 이렇게까지 실례를 하는지 몰랐지만, 저런 부류의 인간을 상대하면 일만 커지고 머리만 아플 뿐이라는 것만은 잘 알고 있었다.


“저는 개강 총회 준비해야 해서 이만. 나중에 봐요 언니.”

“그래요.”


자기 할 말을 끝낸 세희가 어깨를 으쓱이며 떠났다.

원영은 그런 세희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 * *


마침 오늘은 새벽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오전 수업만 하는 날이었다.

재성은 원영과 한 약속대로 정류장에서 새벽이를 기다렸다.

새벽이를 태운 유치원 버스가 도착하기 10분 전.

무리를 지은 아줌마들이 재성을 힐끔힐끔 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혹시, 새벽이 아버님 되세요?”

“윤재성 선수 맞죠?”

“예, 맞습니다.”


재성은 아줌마들의 관심이 썩 반갑지는 않았다.

새벽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도 이런 경험이 몇 번 있었고, 그럴 때마다 아줌마들은 재성에게 이런저런 난감한 질문을 해 왔기 때문이다.


“어머, 운동선수라 그런지 몸 좋으시다.”

“나이가 어떻게 돼요? 원영 씨랑 동갑?”

“한 살 어립니다.”

“와! 스물여덟? 재성 씨, 나는 몇 살로 보여요?”


오늘은 다르지 않을까 했지만, 여전했다.

재성은 아줌마들의 무례한 질문과 시선에, 대충 대답만 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노란 유치원 버스가 정류장으로 다가왔고, 창문으로 재성을 발견한 새벽이가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서자마자, 버스에서 가장 먼저 내리는 새벽이.

그런 새벽이를 보좌하듯, 우수수 따라 내리던 사내아이들이 재성을 보자마자 먼 곳을 바라봤다.


“아빠 션수―!”


새벽이가 환하게 웃으며, 우다다다 재성에게 달려들었다.

무릎에 볼을 비벼대는 새벽이를 번쩍 들어 안는 재성.


“공주님, 아빠랑 오늘 뭐 하고 놀까?”

“공주님이 하고 시픈 거 다 해주 꼬야?”

“들어 보고.”

“음··· 햄버거도 먹고 싶고, 아 햄버고는 엄마한텐 말하면 앙대. 그리고 또. 음···”


검지로 볼을 푹 찌른 채로 행복한 고민을 하는 새벽이.

그런 새벽을 보는 재성의 입가에는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음···! 또··· 음··· 투수 놀이?”

“투수 놀이면 돼?”

“응―! 히히, 간디러.”


고민한 끝에 나온 세상 귀여운 답에, 재성은 뽀뽀 세례를 아낌없이 퍼부었다.


“배고프지? 햄버거부터 먹을까?”

“조아! 햄버거―! 햄버고!”


그렇게 유명한 햄버거 가게가 있는 곳으로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문득 재성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새벽아. 우리 투수 놀이 야구장에서 할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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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청백전(1) +1 24.08.15 1,692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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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시작(2) +1 24.08.11 2,003 32 10쪽
7 시작(1) +3 24.08.10 2,122 33 12쪽
6 커브의 피가 흐른다 +3 24.08.09 2,259 33 13쪽
5 커브의 스승(2) +4 24.08.08 2,358 39 16쪽
4 커브의 스승(1) +3 24.08.07 2,387 43 16쪽
3 투수 한번 해 볼래?(2) +5 24.08.06 2,526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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