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살려줘제발좀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아빠는 천재 커브볼러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성연(誠衍)
작품등록일 :
2024.08.05 21:51
최근연재일 :
2024.09.06 16:5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9,345
추천수 :
892
글자수 :
164,780

작성
24.08.08 08:00
조회
2,357
추천
39
글자
16쪽

커브의 스승(2)

DUMMY

5. 커브의 스승(2)




“스트라이잌― 배터 아웃!”


허탈하다 못해 해탈한 표정의 김영태.

김영태가 삼진을 당한 순간부터 라이온즈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라이온즈 벤치는 대기 타석에 있던 강석형을 벤치로 불러들였고.

타석으로 향하던 한동태와 김영태의 이야기가 길어졌다.


“왓 더 커브?”

“각 미쳤는데요 형님.”

“아하하. 커브가 또라이급이네.”


여기에 칭찬 일색인 동료들과, 벤치에서 엄지를 든 이진호 코치까지.


먹힌다.

내 피칭이 먹히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짜릿한 전율이 발목을 타고 올랐고, 나는 그 짜릿함을 애써 눌렀다.


그래.

좋아하는 건 이 경기를 완벽하게 끝내고 해도 늦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타석으로 들어오는 한동태에게 집중했다.


우타석에 선 한동태는 누구보다 진지한 눈매로 장비를 정비했고.

나도 한때는 타자였다고 지금 한동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나올지가 그려졌다.


3위냐 4위냐.

오늘은 라이온즈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

야수라고 방심하다 김영태가 죽었고, 여기서 한동태 자신마저 죽어버리면 라이온즈의 3위 도전은 단 1코인밖에 남지 않는다.


여기에, 진지한 눈매로 장비를 정비하는 건 ‘내가 해야 한다’고 마음먹은 타자들의 특징 중 하나.

전문 투수들을 상대로 4안타 3타점의 활약을 한 한동태가 마음까지 먹었다?


자신까지 있을 한동태가 나를 상대로 성급할 리 없다.

정보도 적은 투수에게 쉽게 배트를 내지 않으리라.


“스트라잇― 크―!”


그렇게 생각한 나는 142km/h 빠른 볼을 가볍게 던져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고, 내 생각대로 한동태는 차분한 눈으로 공을 지켜봤다.


스트라이크 콜이 들리자마자 뒤돌아선 한동태가 고개를 끄덕이는 게 보였다.


칠 만하다는 거겠지.


내 생각이 맞다면 투 스트라이크까지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같은 빠른 볼을 쓰는 것보단 리스크가 적은 공.

그리고 위닝샷 커브에 힘을 실어 줄 공.

빠른 볼과 커브의 중간 구속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사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지금 쓰고 싶진 않았다.

커브 같은 재능보다는 노력으로 만들었던 구종이라 그런지, 불펜에서 던졌을 때 세월에 녹슨 게 보였거든.


하지만 변화구는 변화구라고.

포심과 조금은 다를 궤적, 다른 스피드···


잠깐만.

굳이 슬라이더를 던질 필요가 있나?


‘커브. 승부할 거야.’


한동태라면 커브를 고맙다고 지켜볼 거다.

가장 경계해야 할 커브의 각과 타이밍을 타석에서 잴 수 있는 기회니까.

그렇게 나는 커브를 던졌다.


강렬한 낙폭을 보이며 존을 훑는 커브.

한동태는 달려오는 커브가 미트에 꽂힐 때까지, 노골적으로 공만 노려봤다.


“스트라이이잌― 투!”


투낫씽.

여유 카운트는 3.


역시 타자나 투수나, 야구는 야구인 건가.

상대의 기분과 상황을 읽고 공략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유리해져 있다.


하지만 한동태는 투 낫씽 카운트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타석에서 벗어나 풀스윙을 두 차례 했다.

그 모습이 ‘승부는 지금부터’ 라고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원하는 카운트, 원하는 상황을 잘 만들었다.

2구 커브를 선택한 내 생각은 이랬다.

내 커브 재능이라면, 커브의 속도와 낙차까지 조절할 수 있진 않을까?

지금 던진 117km/h 커브를 중간값으로 잡고, 여기서 커브의 속도를 줄이는 대신 각을 더 크게 줄 수 있다면, 한동태가 낚이지 않을까?

우리가 아는 슬로 커브 말이다.


이론은 빠삭하다.

일반적인 커브보다 어깨 힘을 줄이는 대신 악력으로 긁는 느낌을 최대한으로 살린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나는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나와 즐겁게 야구 놀이를 하던 새벽이를 떠올렸다.


생각만 해도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새벽아, 아빠 던진다.”


나는 커브의 재능을 알려 준 딸 새벽이의 힘을 받으며, 내 느낌대로 커브를 쥐고 던졌다.


쐐액―!


아까보다 선명하게 느껴지는 실밥과 함께 손에서 떠나는 커브.


2구에 던진 커브보다 높게, 더 천천히 포물선을 그렸다.

타자의 눈높이에서 시작해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공.

2구 커브를 본 한동태가 손댈 수밖에 없는 궤적으로 날아들었다.


멈칫멈칫, 주춤주춤.

연속 동작인 스윙을 구분 동작으로 소화하는 한동태.

그런 배팅은 이도 저도 아닌 우스운 스윙을 만들었다.


커브는 한동태의 스윙 궤적 한참 밑을 유유히 지나.


터억.

89km/h 커브가 되어 포수 미트에 꽂혔다.


* * *


라이브로 중계 중인 대구 라이온즈와 서울 드래곤즈의 경기는.


―···

―···


방송 사고가 의심될 정도로 오디오와 채팅창이 고요했다.


곧, 빈 오디오를 ‘스트라이이잌― 아웃!’ 콜과 ‘와아아아―!’ 관중들의 함성이 메꿨고, 함성에 정신을 차린 중계진이 소리쳤다.


―삼진! 삼진입니다! 투수 윤재성의 두 번째 삼진! 폭포수 같은 89km/h 커브로 한동태마저 돌려세웁니다!

―와하, 슬로 커븐가요? 윤재성 선수, 이 기세면 정말 세이브 하겠는데요?


그 모습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서울 드래곤즈의 단장 박동근.


―내년에는 투수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박동근은 윤재성이 한 말을 떠올랐고, 파일철을 들고 서 있던 비서에게 물었다.


“윤재성이 투수라··· 시윤 씨가 보기엔 어때요?”


박동근은 흐릿하게 웃으며 자신의 비서에게 물었다.


“야구는 잘 모르지만, 공이 저렇게 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꼭 마술을 보는 것 같아요.”


비서의 대답에, 박동근이 소파 손잡이 위에 얹은 손가락을 까닥였다.


“음··· 천재 타자 윤재성의 투수 전향이라. 시윤 씨. 어디서 소리 안 들려요?”

“예? 저는 TV 소리밖에 안 들리는데요.”

“정말 안 들려? 유니폼 팔리는 소리 말이야.”


일은 잘하지만 유도리는 없는 비서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박동근은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윤 씨 농담이야 농담.”

“아, 예.”


따분한 단장실과 달리 TV 속에서는, 대구 라이온즈 벤치가 소란스러운 게 보였다.


―라이온즈가 결단을 내리네요. 강석형 대신 홍상훈을 대타자로 기용합니다. 과연 윤재성은 슈퍼 조커 홍상훈을 잡고 세이브를 할 수 있을지!


결국, 투수로 등판한 야수 윤재성이 라이온즈 최고의 대타까지 끌어낸 것.

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윤재성 스스로 증명한 셈이었다.


박 단장은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한 1년만 시켜 봐?”


* * *


9회 말 투 아웃.


―라이온즈의 선수 교체가 있겠습니다. 강석형 선수가 빠지고 홍상훈 선수가 들어옵니다.


라이온즈는 오늘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강석형 대신 백업 포수 홍상훈을 대타로 꺼냈다.

우투우타 홍상훈은 블로킹, 도루 저지, 수비 센스는 최악의 평가를 받지만, 공격력은 라이온즈에서도 곽수범 다음으로 잘 친다고 평가받는 포수였다.

하지만 라이온즈에는 그 곽수범이 지명 타자로 버티고 있고 다른 포지션 역시 수비가 불안해, 이번 시즌도 라이온즈의 슈퍼 조커로 쓰이고 있었다.


윤재성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좌타석에 선 홍상훈이 이번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가 되리라는 걸.


대기 타석에서 마지막 스윙을 한 홍상훈이 타석으로 향했고, 벤치로 들어가던 한동태가 말했다.


“조심해라 상훈아. 타석에서 보면 커브 각이 말도 안 되게 미쳤다.”


최근 대타 10타석에서 5안타(1홈런), 2개의 볼넷을 얻었던 홍상훈.

홍상훈 본인이 ‘타격이란 행위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인터뷰 했을 정도로 타격에는 자신이 있었다.


대기 타석에서 본 윤재성의 커브는, 한동태의 말처럼 각이 좋아 보였지만.


“커브가 커브지 뭐.”

“야 그런 수준이··· 아니다. 파이팅.”

“그래 나만 믿어.”


현대 야구에서 커브는 강점보다 약점이 많은 공이 아니던가.

그 예로, 보통 타자가 투수의 구종을 판단하는 지점이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1/3지점 남았을 땐데.

커브는 던지는 순간부터 투수의 손 위로 공이 솟는 탓에, 타자가 시작부터 커브임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느린 속도까지 가지고 있으니, 타자가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이 대폭 늘어나는 엄청난 약점을 가진 구종이었다.


타자가 의식하고 있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고, 노리고 있다면 배팅볼이 되는 공, 커브.

게다가 커브는 홍상훈의 어퍼스윙 궤적과 찰떡궁합이니.


‘커브면 때린다.’


홍상훈은 투수들이 초구로도 커브를 많이 쓴다는 걸 각인하며 초구를 기다렸고, 사인 교환을 끝낸 윤재성도 공을 뽑았다.

야수인데도 투수 못지않은 안정된 자세로 투수 동작을 이어 가는 윤재성.


홍상훈은 윤재성이 뽑은 손에 집중했고.

공은 수면 위로 튀어 오른 날치처럼, 손 위로 뛰어올랐다.


예상 범위에 있던 커브.

숨길 수 없는 미소.


홍상훈은 커브 볼을 상대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집중하며 방망이를 돌렸다.


‘지금.’


홍상훈이 맞았다고 확신하는 순간.


“어?”


히팅 포인트 앞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커브.


“스트라이잌―!”


공은 방망이 밑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상훈아 너마저···”

“지겠는데?”

“안 돼.”


믿었던 홍상훈마저 커브에 헛스윙하자 머리를 감싸 쥐는 라이온즈 팬들과,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는 드래곤즈 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제서야 홍상훈은 조금 전 한동태가 했던 조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커브의 강점이라고 하면 떨어지는 각.

각이 거의 없는 패스트볼은 일직선으로 날아오기 때문에, 히팅 포인트 앞에서나 뒤에서나 좋은 타구를 때릴 수 있지만.

떨어지는 커브는 계속해서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한 포인트의 맞는 ‘점’만이 존재한다.

커브는 그 포인트를 제대로 때리지 않으면 좋은 타구를 생성하기 어려운 구종.

그러니까 낙차가 클수록 좋은 커브일 확률이 높은데.

윤재성의 커브는 낙차만 큰 게 아니라, 완만하게 날아오다 히팅 포인트 앞에서 훅하고 떨어져 버렸다.


척하면 척.

홍상훈은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게, 한두 번 봐서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이 1합으로 느꼈다.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9회 투 아웃.

홍상훈이 무너지면 라이온즈는 4위가 확정된다.


‘이 정도? 아니, 조금 더 낮게 잡아야 하나?’


타석에서 벗어난 홍상훈은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커브를 상상하며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타석에 섰다.


좋은 배터리는 커브를 2구 연속으로 사용하지 않지만, 한동태 타석 때 속도를 줄인 슬로 커브를 던졌던 걸 생각하면 2구에 커브에 나오는 것도 방심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런 홍상훈의 의심은 2구에 실현됐다.

윤재성이 놓자마자 또다시 손등 위로 솟는 공.


홍상훈은 이미지 트레이닝했던 대로 떨어지는 각에 맞춰 방망이를 돌렸다.


탓!


“파울! 파울!”


방망이는 공을 스치며 홈플레이트 뒤로 바운드됐다.


눈높이에서 발목까지 떨어지는 괴랄한 커브 2개와.

전광판 카운트란에 켜진 노란불 2개.


순식간에 몰려버린 카운트에, 당황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침착하자 상훈아.”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오싹한 기분을 덮은 홍상훈은 생각했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카운트로 커브를 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연속으로 던지기 힘든 커브를 3연속으로 던지기는 더 힘들 거고. 아마 커브를 던진다면 빠른 볼로 커브의 위력을 극대화한 다음 다시 커브를 던질 거야.’


그렇게 홍상훈은 노림수를 패스트볼로 급선회했다.


그렇게 3구가 시작됐는데.


“미친.”


공이 또다시 손등 위로 솟는 게 아닌가.

빠른 볼을 기다리던 홍상훈의 몸은, 이미 힘이 바짝 들어가 있었고.


‘무조건 유인구야.’


투 낫씽에서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커브는 살면서 본 적이 없었다.


홍상훈은 절대로 카운트가 되지 않을 거라며 혹시나 방망이가 나올까, 이미 힘이 들어간 몸에 더 힘을 줘 움직이지 않게 고정했다.


절대로 카운트가 되지 않으리라.

절대로.


바깥쪽 존을 서서히 좁혀 오던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애매하게 훑으며 떨어졌다.


뻑.


···

미트에 공이 들어오는 동시에 구심이 블루투스 이어폰에 손을 가져다 댔고, 온 신경을 귀에 집중했다.


곧.


“스트라이잌― 아웃!”


공이 히팅 포인트를 지날 때 움찔, 몸이 들썩였던 홍상훈.

지금 그의 표정은 단언컨대, 현 시각 지구에서 가장 놀란 사람의 얼굴이었다.


주먹을 불끈 쥔 주심이, 이내 마지막 콜을 내린다.


“게임 셋!”


와아아아―!

대구 라이온즈를 4위로 떨어트린 멋진 삼진.

7위 드래곤즈 팬들은 가을 야구에 진출한 것처럼 기뻐했다.


“커브만으로 3구 승부라고?”


홍상훈은 그렇게 멍한 눈으로 마운드를 바라봤다.


“나이스 볼 윤재성!”

“세이브 축하한다.”

“커브, 진짜 미쳤는데?”


홍상훈은 그제서야, 동료들에게 둘러쌓인 그가 누구인지를 기억해 냈다.


용, 재성신, 크랙좌, 8툴 플레이어, 야구의 신 등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렸던.

대한민국 최초 타격 8관왕에 성공한 남자.


“윤재성! 윤재성!”


야구 천재 윤재성을 말이다.


* * *


잠실 야구장, 선수 인터뷰실.

끼익― 인터뷰실의 문이 열린 순간부터 어색한 공기가 밀려들었다.

문틈으로 고개만 빼꼼 내민 주인공은, 라이온즈의 정규 시즌 3위를 좌절시킨 마무리 윤재성이었다.

타격 8관왕의 전용실이었던 이 공간에 5년 만에 들어오게 된 윤재성.

감회가 새로웠다.


“쓰읍.”


윤재성은 큰 숨을 쉬며 자신이 풍긴 어색한 공기를 삼켰다.

그리고는 뚜벅뚜벅 걸어 인터뷰 상석에 앉았다.


타격 8관왕 윤재성의 깜짝 마무리.

기자들에게 윤재성은, 그 이름 석 자로도 맛있는 기삿거리였는데.

그가 투수로 세이브를, 더해 라이온즈의 3위 꿈을 저지시켰으니, 기자들에겐 최고의 만찬이었다.


어쨌든, 한 능글맞은 기자의 질문으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세 타자 연속 3구 삼진. 라이온즈를 4위로 떨어트린 남자 윤재성. 하하 그러니까, 데뷔 첫 세이브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기자이기 이전에 윤재성의 팬이라서 잘 아는데요. 타자 윤재성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빠른 볼로만 몸을 푼다, 라고 알고 있거든요. 혹시 요즘 커브도 던지시나요? 140km대의 빠른 볼도 놀라웠지만, 와― 그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는 정말 소름이 끼쳤거든요.”

“하하, 기자님이 알고 계시는 게 맞습니다. 마지막 훈련으로 포심 스무 개를 꼭 던지죠. 커브 같은 경우는 이틀 전에 우연히 던지게 됐는데. 하하, 이게 제 손에 잘 맞더라고요.”


“와―”

“하하 재능은 재능이야.”

“야구 재능 인정.”


이틀 전에 우연히 커브를 던졌다는 윤재성에게 감탄하는 기자들.

그만큼 오늘 윤재성의 커브는 굉장했고, 미쳐 있었다.


“와, 이틀 전에 던진 커브가 이 정도다? 그렇게 말하시니까 던지게 된 계기가 더 궁금해지는데요. 커브는 독학인가요? 아님 배운 거? 혹시 커브를 알려준 스승님이 호우, 이진호 코치님?”


기자의 질문에 윤재성은 커브를 던졌던 날을 떠올렸다.

평소처럼 피칭으로 몸을 풀던 윤재성.

마지막 공을 변화구로 던져 보자던 후배 포수.


그때 멋지게 커브를 표적지에 꽂던 딸 새벽이가 떠올랐고, 새벽이가 던지던 폼을 상상하며 던졌던 게 시작이었다.


새벽이를 떠올린 윤재성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제 커브의 스승님은 윤재성 주니어, 제 딸입니다.”


웅성웅성.

인터뷰실은 전후 관계를 모르는 기자들의 웅성거림으로 소란스러워졌다.


그런 기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윤재성.

그는 두 손으로 작은 하트를 만들며 이렇게 말했다.


“새벽아 아빠가 많이 사랑해.”


* * *


[천재는 천재? 야수 윤재성, 투수로 나와 라이온즈의 3위 꿈 저지]

[오늘의 포토포토) 윤재성 딸 바보 인증. 딸에게 보내는 하트.]

[[속보] 서울 드래곤즈 윤재성 투수 전향 선언!]

[아무리 딸 바보라지만··· 윤재성 ‘커브의 스승은 4살 된 딸.’]

[전설 최대원. ‘윤재성의 커브, 나보다 좋다.’]

[반짝 빛났던 타자 윤재성. 투수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작가의말

오탈자 설정 오류 댓글 환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g2******..
    작성일
    24.08.09 08:09
    No. 1

    잘보고갑니다 작가님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as*****
    작성일
    24.08.10 08:28
    No. 2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24.08.20 21:47
    No. 3

    9회 투아웃. 대타나오는 긴장된 상황에서 광고를 틀어요?
    광고 최소 15초x4.1분이고. 아니 한편 15초만 광고한다 쳐도.
    이미 타자는 타석에 들어서서 초구 맞이하는 상황인데요?
    프로야구 원년부터 봤지만 대타나오는데 광고트는 경우는 한번도 못봤습니다. 그럴 시간도 부족하거니와
    타자 소개하고, 긴장감 끌어올릴 상황에서 광고라니?
    구원투수는 연습구 던질 시간이 필요하기에 그 시간 동안 광고 틀지만... 아무리 방송국이 돈에 환장했어도 이렇게 광고틀 수가 없습니다.방송국에 불지릅니다.
    전세계 최초, 야구 중계 역사상 최초의 대타 등장에 광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러얄젤리
    작성일
    24.09.03 23:57
    No. 4

    재밌어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리 아빠는 천재 커브볼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4.09.08 113 0 -
공지 연재 주기 주6일, 시간은 미정입니다. 24.08.31 370 0 -
30 제 아냅니다(3) +3 24.09.06 567 28 11쪽
29 제 아냅니다(2) +4 24.09.05 785 26 11쪽
28 제 아냅니다(1) +1 24.09.03 866 29 13쪽
27 야구 도사(2) +3 24.09.02 928 27 12쪽
26 야구 도사(1) +1 24.09.01 1,010 32 13쪽
25 니 같으면 팔겠나? +1 24.08.30 1,098 25 13쪽
24 재성아. 다시 와야겠다 +1 24.08.29 1,151 27 15쪽
23 기러기 아빠(4) +5 24.08.28 1,139 30 15쪽
22 기러기 아빠(3) +3 24.08.27 1,216 24 14쪽
21 기러기 아빠(2) +1 24.08.26 1,296 23 13쪽
20 기러기 아빠(1) +1 24.08.25 1,429 29 12쪽
19 윤재성식 슬라이더(4) +3 24.08.23 1,463 28 12쪽
18 윤재성식 슬라이더(3) +2 24.08.22 1,471 23 11쪽
17 윤재성식 슬라이더(2) +3 24.08.21 1,546 26 13쪽
16 윤재성식 슬라이더(1) +8 24.08.20 1,642 24 11쪽
15 제2의 윤재성(2) +2 24.08.19 1,574 27 12쪽
14 제2의 윤재성(1) +3 24.08.18 1,681 27 12쪽
13 청백전(2) 24.08.16 1,663 25 12쪽
12 청백전(1) +1 24.08.15 1,692 25 12쪽
11 스프링 캠프(3) +2 24.08.14 1,807 26 12쪽
10 스프링 캠프(2) +1 24.08.13 1,910 30 11쪽
9 스프링 캠프(1) +2 24.08.12 1,978 29 12쪽
8 시작(2) +1 24.08.11 2,003 32 10쪽
7 시작(1) +3 24.08.10 2,122 33 12쪽
6 커브의 피가 흐른다 +3 24.08.09 2,259 33 13쪽
» 커브의 스승(2) +4 24.08.08 2,358 39 16쪽
4 커브의 스승(1) +3 24.08.07 2,387 43 16쪽
3 투수 한번 해 볼래?(2) +5 24.08.06 2,525 4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