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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쟁투 님의 서재입니다.

데페라도 탈출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와캬퍄
작품등록일 :
2022.10.17 11:51
최근연재일 :
2023.0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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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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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3화

DUMMY

이씨 영감은 칠판에 세 장의 사진을 붙였다.

그것은 오달소가 보여줬던 괴물들의 모습과 똑같았다.


“영감님, 저 괴물들은 혹시?”

“그래, 맞다. 데페라도에서 나타나는 괴물들이다. 사람들은 몹이라 부르지.”

“저놈들이 살인마인가요?”

“아니다. 몹은 그러니까 사람이 아니야.”

“예?”

“살인마는 생존자와 같은 참가자지만 몹은 데페라도의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하면 돼.”


데페라도 탈출기의 생존자와 살인마는 참가자다.

그들은 제임스의 선택을 받아 역할을 부여받고 게임에 참가한다.

그러나 몹은 다르다.

그들은 그저 데페라도 내의 생존자를 죽이기 위해 돌아다니는 생명체였다.


“이놈들은 게임의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하나씩 추가된다. 네가 다시 데페라도로 가게 되면 새로운 놈이 생기겠지.”

“그렇군요.”

“다음은 살인마다.”


이씨 영감은 새로 다섯 장의 사진을 붙였다.

그들은 몹과 비교했을 때 전혀 밀리지 않는 외형을 지니고 있었다.


“생존자와 달리 살인마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이 다섯 놈을 만나게 될 거야.”

“왜요?”

“생존자는 죽거나 포기하지만 살인마는 그럴 일이 없기 때문이지.”


튜토리얼에서도 겪었지만 생존자는 살인마를 공격할 수단이 딱히 없다.

이 게임에서 생존자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살인마 처치가 아니라 생존과 데페라도 탈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살인마는 바뀌지 않는다.


“살인마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찾아보면 모르는 것도 아니야.”

“역시 영감님입니다. 어떻게 그런 것을 다 아세요?”

“내가 대단한 게 아니라 제임스가 살인마를 정하는 기준이 있기 때문이야.”

“그게 뭔데요?”

“살인마는 진짜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있는 놈들이야.”


생존자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는 사람.

살인마는 살인죄를 저질러 감옥에 있는 사람.

이것이 제임스가 생존자와 살인마를 정하는 기준이다.


“대충 살인마의 얼굴만 기억해 둬. 네가 놈들과 마주칠 일은 없을 테니까.”

“어떻게 안 만납니까? 절 죽이려고 찾아다닐 텐데.”

“그러니까 탐색 루트를 잘 짜야지. 내가 몸으로 겪고 생존자들로부터 들어 완성한 최종 공략집을 네게 주마.”

“영감님······.”


이씨 영감은 이강재에게 어떤 길로 움직이면 살인마와 몸을 덜 만날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데페라도에서 시작하는 지점은 지역마다 몇 개가 고정되어 있었고 살인마들은 각자의 영역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씨 영감은 데페라도 탈출기 영상을 보여주며 말했다.


“네가 최상의 수는 여기 이 박쥐 날개를 단 계집이 지배하는 곳이다. 최악은 하반신에 말의 다리를 달고 있는 이놈이고.”

“어째서요?”

“박쥐 계집은 잘 돌아다니지 않아. 그저 한자리에 머물면서 유혹한 몹을 움직이지. 때문에 피하기는 제일 쉬워.”

“그럼 하반신이 말인 놈은요?”

“그놈은 살인에 미친놈이다. 눈에 보이는 자를 끝까지 쫓아가 죽이지. 나 또한 한 번 만났다 죽을 뻔했어.”


이씨 영감은 칠판에 대충 데페라도의 지도를 그렸다.

이강재는 튜토리얼에서 봤던 지도와 똑같은 그림에 감탄했다.

칠판에 그려진 그림 위에 몇 개의 선이 그어졌다.


“이렇게만 가면 돼. 그럼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어.”

“이대로만 가면 약도 구할 수 있을까요?”

“이 루트에는 병원도 포함되어 있으니 걱정 말거라. 운 좋으면 바로 찾을 수 있어.”

“영감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정보를 주시다니.”

“고마우면 데페라도에서 찾은 물건들은 날 통해서 거래해.”

“물론이죠.”

“그리고 이건 생존자 중 한 사람이 운영하는 너튜브 채널이다. 좋은 정보가 많으니 가기 전까지 봐라.”


너튜브 채널 캘리 데이.

영상에는 데페라도에서 나오는 괴물과 물건, 지리 등 엄청난 정보를 담고 있었다.

이강재는 신기해하는 한편 댓글을 읽어봤다.


-이 누님 과몰입 지리네.

-데페라도가 이런 곳이군요. 촬영 힘내세요.

-데페라도 탈출기는 CG가 진짜 실감 나는 듯.


모든 댓글이 이런 내용이다.

사람들은 데페라도 탈출기가 실제가 아닌 드라마나 영화로 알고 있다.

하긴.

누구라도 저 끔찍한 괴물들을 보면 진짜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이강재는 영상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영감님 이제 전 어떡하죠?”

“걱정 마라. 분명 넌 살아남을 수 있을 거다.”

“아무튼 정보 감사합니다. 나중에 살아 돌아오면 다시 올게요.”

“그래. 조심하고. 영상으로 공부도 많이 하고 가.”

“예.”


이강재는 만물 전당포를 떠났다.

그리고 다시 안양으로 돌아갔다.

이미 날이 저물어 이강재는 근처 모텔 방을 잡았다.

그는 침대에 누워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했다.


“에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돈은 가지고 있어서 뭐 하냐. 데페라도에 가기 전에 미소에게 다 주고 가자.”


이씨 영감에게 금화를 팔아 큰돈을 벌었다.

이 정도라면 한동안 보육원장의 병원비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데페라도에 가게 되면 얼마나 있을지 살아서 돌아올 수는 있을지 모르는데 이 돈이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그는 신미소의 계좌로 대부분의 돈을 송금한 뒤 눈을 감았다.


***


여러 일들로 피곤에 찌들었던 이강재는 오랜만에 푹 잤다.

휴대폰을 켜 보니 신미소가 보낸 문자와 통화기록이 폭탄처럼 쌓여 있었다.

내용은 하나같이 이런 큰돈을 어떻게 구했냐는 것이었다.

이강재는 그것들을 대충 읽고 휴대폰을 껐다.

돈의 출처에 대해 말할 수도 없고 괜히 걱정만 할 뿐이다.

그는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티비를 켰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데페라도 탈출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요즘 정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죠. 데페라도 탈출기의 출연자 캘리님을 모셨습니다.


패널들의 환호성과 함께 한 여자가 나타났다.

그녀는 너튜브에 데페라도 탈출기 영상을 올리고 있던 사람이었다.


“뭐야? 티비에도 나오는 사람이었어?”


여자는 마치 연예인처럼 능숙하게 말했다.

진행자가 데페라도에 대해 물어보면 그녀는 몸짓을 하며 설명했다.

방송의 패널들은 연기력이 대단하다며 재밌어했지만 이강재는 웃을 수 없었다.

저 여자가 하고 있는 말이 진짜 데페라도에서 겪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같은 생존자에게 쫓기던 얘기, 덫에 걸려 다리가 부러진 얘기를 실감 나게 했다.

특히 덫과 관련된 얘기가 나왔을 땐 이강재도 몸을 떨었다.

그렇게 방송이 진행되고 있을 때 갑자기 캘리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안색이 굳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데페라도로 떠나야 해서요.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예? 켈리님?

-죄송합니다.


캘리가 황급히 떠나고 진행자는 상황을 수습했다.

이강재는 그녀가 나가자마자 휴대폰을 켰다.


[공지]

데페라도 탈출기의 네 번째 시즌이 곧 시작합니다. 참가자들은 준비해 주십시오.

카운트다운: 3:00······


휴대폰 화면에 뜬 창에 적힌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제 삼분 후면 데페라도에 들어가게 되는 모양이었다.

이강재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으나 마음을 진정시키며 이씨 영감이 알려준 루트를 상기했다.

곧 화면에 적힌 시간이 모두 흐르고.

휴대폰에서 강렬한 빛이 나오며 이강재를 삼켰다.


***


무거운 공기, 악취.

부서진 건물의 잔해와 절망적인 분위기는 이곳이 데페라도임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강재는 우선 주변을 살펴봤다.


“우선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해야 해. 제발 좋은 곳이어라.”


데페라도는 동서남북, 화산의 다섯 개의 지역과 수많은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씨 영감은 각 구역의 특징을 설명하며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알려 줬다.

이강재는 주변을 살피며 걷다 영화관 간판을 보고 미소 지었다.


“됐어. 1티어다.”


이곳은 이씨 영감이 말한 최고 루트의 시작 지점과 똑같이 생겼다.

좋은 아이템을 구할 수 있고 몹이 잘 돌아다니지 않는 곳.

이강재가 있는 곳은 데페라도의 수많은 시작 지점 중 1티어에 해당되는 곳이었다.

이 지역의 살인마는 박쥐 날개가 달린 여자로 이씨 영감이 말했던 최상의 결과였다.


“영감님이 제일 먼저 해야 한다고 했던 게 뭐였더라?”


이강재는 가만히 앉아서 기억을 떠올렸다.

이씨 영감이 말하길 데페라도에 들어오면 제일 처음 해야 할 일은 지도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지도를 찾아야만 지도창이 활성화되고 길을 찾을 수 있다.


“여긴 서쪽 지역의 주택가 구역 같은데. 일단 문방구를 찾아야겠어.”


처음 데페라도에 도착하면 찾아야 할 물건들이 몇 있다.

지도와 식량, 시계 등.

특히 시계는 알람 기능으로 몹을 유인할 수도 있어 유용했다.

이강재는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문방구를 찾았다.


“대충 여기 어디쯤에 있을 텐데?”


주택가가 넓어서 그런지 꽤 걸었음에도 문방구가 보이지 않았다.

이가재는 우선 아무 집에 들어가 물건을 찾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참았다.

다른 곳에서도 지도를 구할 수는 있겠지만 확실하진 않다.

오직 문방구만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지도가 있는 곳이다.

이강재는 혹시나 다른 생존자들이 먼저 지도를 가져갈까 봐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때 멀리서 우렁찬 포효 소리가 들렸다.


“크르릉. 쿠뤄러러!”

“이, 이 소리는 뭐지?”


듣기만 해도 절로 몸이 떨리는 소리.

이 포효는 이씨 영감이 알려준 몹의 정보와는 다른 소리였다.

아마 저놈이 이번 시즌에 새롭게 추가된 괴물일 것이다.

이강재는 조금씩 따끔거리는 느낌이 커지자 걸음을 빨리했다.


“아무래도 놈이 이곳으로 오는 모양인데. 서둘러야겠어. 지도를 찾아야지 뭘 해보지.”


이씨 영감이 알려준 루트는 지도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빠르게 지도만 찾고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이강재의 걸음이 빨라졌다.


***


이강재는 문방구의 문을 열었다.

주변 건물이 모두 무너져 내렸음에도 홀로 멀쩡히 남아있는 그곳은 자물쇠가 잠겨져 있었으나 이강재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가 땅에 떨어진 철사를 주워 대충 구멍을 쑤시니 문이 열렸다.

흩날리는 먼지에 이강재는 손으로 입을 막고 안을 둘러봤다.


“여기에 쓸 만한 물건이 뭐가 있으려나?”


문방구 안은 평범했다.

필기도구와 노트 등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문방구와 같았다.

이강재는 쓸데없는 것들을 죄다 밖으로 내던지며 지도를 찾았다.


“지도야 어디 있니?”


이강재는 문방구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지도를 찾는데 열중했다.

그러던 중 망원경과 시계를 찾아냈으나 망가져 못쓰는 물건이었다.

이강재는 아쉬워하며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놈이 오기 전에 빨리 찾아야 하는데. 혹시나 영감님이 말했던 루트에 다른 사람들이 오면 어쩌지?”


데페라도 탈출기는 살인마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적이다.

이씨 영감이 말하길 이곳은 배신이 판을 치는 곳이니 누구도 믿지 말라고 했다.

또한 다른 생존자들은 아이템을 노리는 경쟁자이기도 하니 그들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문방구 안을 뒤진 이강재는 그럼에도 지도가 나오지 않자 다른 곳을 찾았다.

그리고.


“찾았다.”


문방구의 뒤편 창고.

그곳의 벽에 지도가 걸려 있었다.

이강재는 빠르게 달려가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 순간.

한 여자의 목소리와 함께 그의 뒤통수로 무언가 날아왔다.


“안 돼. 내 지도!”

“뭐? 크아악!”


돌을 던진 듯 딱딱한 무언가가 뒤통수를 강하게 쳤다.

이강재는 머리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지도에 대한 집착으로 버텼다.

이것이 어떻게 찾은 것인데.

그는 빼앗기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손을 뻗었다.

이강재의 손이 지도에 닿고.

희미한 빛과 함께 벽에 걸린 지도가 사라지고 창에 지도 항목이 생겼다.


“돼, 됐다. 지도를 얻었어.”

“아저씨, 뭐야? 초반에 지도를 얻는 방법은 나만 아는 정보인데 어떻게 알았어?”

“예? 누구신데······.”


이강재는 지도를 빼앗겼다며 투덜거리는 여자의 얼굴을 보곤 깜짝 놀랐다.

그녀는 바로 너튜브에 데페라도 영상을 올리고 있는 캘리였다.

캘리는 매서운 눈초리로 이강재를 노려봤다.

이강재는 그녀의 표독스러운 눈빛에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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