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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쟁투 님의 서재입니다.

데페라도 탈출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와캬퍄
작품등록일 :
2022.10.17 11:51
최근연재일 :
2023.0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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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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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7,030

작성
22.10.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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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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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2화

DUMMY

어느덧 날이 저물기 시작할 무렵.

창밖의 하늘은 노을로 붉게 물들었다.

이씨 영감은 창문을 활짝 열며 중얼거렸다.


“하여간 네가 오면 담배 냄새가 진동한다니까.”


가볍게 환기를 시킨 이씨 영감은 차를 내왔다.

그는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래서 아까 한 말은 무슨 뜻이냐?”

“말 그대로에요. 이 땅을 벗어나게 여권 세 개만 만들어 주세요.”

“허허, 왜? 우리나라 교도소 밥이 맞지 않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차피 천직이 도둑놈인 인생. 해외로 나가도 도둑질로 먹고 살 것은 뻔한 것이고. 왜 굳이 다른 나라 콩밥을 먹으려는 건데?”

“그게 다 사정이 있습니다.”


이강재는 이씨 영감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았다.

물론 데페라도에 대한 얘기는 말하지 않았다.

말해 봐야 믿지도 않을 것이고 여권 대신 정신병원을 소개해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강재의 말을 듣던 이씨 영감의 표정이 굳었다.


“이런. 하필이면 오씨 삼형제에게 걸리다니.”

“영감님도 달중이 형제에 대해 아십니까?”

“당연히 알지. 세 놈 다 범죄자인데.”


이씨 영감의 말로는 첫째 오달대가 방화 및 살인으로 복역 중이고 막내 오달소는 유명 조직의 대장이라고 한다.

그들 세 형제 중에서 그나마 둘째 오달중이 제일 평범한 놈이었다.


“쯧쯧. 확실히 달소에게 찍힌 이상 이 나라에서 살 수는 없겠군.”

“달소가 그렇게 무서운 놈입니까?”

“너 구성회 알지?”

“알죠. 우리나라 제일의 조폭들 아닙니까?”


구성회는 수많은 조직들을 제패한 한국 제일의 기업형 폭력조직이다.

그들은 마약, 인신매매, 장기매매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놈들이다.

이강재처럼 뒷세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누구나 아는 이름으로 뒷배가 대단하다고 알고 있다.

소문으로는 구성회가 같은 이름의 구성그룹의 후원을 받고 컸다는 말도 있었다.


“근데 구성회가 달소와는 무슨 상관이에요?”

“달소가 구성회 오성 대장이야.”

“예엑?”


구성회의 서열은 구성 회장부터 일성 말단 조직원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중 오달소는 오성으로 구성회 직계는 아니지만 제법 규모가 있는 조직의 대장이었다.

그는 구성회 대신 앞장서 궂은일을 처리해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설마 달소가 그 정도 일 줄이야.”

“걔가 나이는 어려도 무서운 놈이야. 위에 있는 놈 몇 명 제끼더니 오성이 됐다니까.”

“미치겠네.”

“그뿐만이 아니야. 놈의 큰형 달대는 칠성 간부다.”


이강재는 이씨 영감의 말에 머금고 있던 찻물을 뱉었다.

오성 대장도 놀라운데 칠성 간부라니.

칠성은 구성회장의 측근들로 이루어진 놈들로 하나같이 무시무시하다고 한다.

이강재는 떨리는 동공으로 이씨 영감을 재촉했다.


“이럴 때가 아니잖아요. 어서 여권 주세요.”

“야,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이 시간에 여권을 구해줘?”

“다 압니다. 영감님 부업이 밀입국이잖아요.”


눈앞에서 헤실헤실 웃고 있는 이 대머리 노인은 사실 엄청난 사람이다.

통칭 범죄계 대부라 불리는 이씨 영감은 장물아비뿐만 아니라 신분 위조, 밀입국 등 여러 일을 하고 있었다.


“빨리 동생들과 도망쳐야 한 만들어 주세요.”

“네 어머니는 어쩌고? 병원에 있다며?”

“제 뒷조사까지 하십니까?”

“네가 감방 가기 전에 내게 잘 돌봐 달라고 부탁했잖아. 그래서 알고 있는 거지.”

“참, 그랬죠. 어머니는 괜찮습니다. 나중에 몰래 들어와서 병원비만 내면 돼요.”


그와 동생들이 떠나면 오달소 패거리가 보육원장을 노릴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보육원장이 입원해 있는 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 구성 병원.

정치인이나 유명 기업 회장님들도 찾는 병원답게 보안 수준은 최상이었다.

제아무리 오달소가 구성회 오성 대장이라 해도 구성 병원에 들어와 난리를 피우진 못할 것이다.

이강재는 대기업과 큰 병원을 믿었다.


“병원비 같은 문제는 부탁 좀 드릴게요.”

“허, 아주 늙은이를 부려먹으려고 하네. 알았어. 해 줄게.”

“감사합니다.”


이씨 영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이강재는 몸을 돌렸다.

그러자 이씨 영감이 그를 붙잡았다.


“에헤이, 이대로 가면 어쩌자고?

“예?”

“아무리 우리가 친한 사이라 해도 계산은 확실히 해야지.”

“그게 무슨······.”

“일을 하려면 착수금이 있어야지.”


빤히 바라보며 손을 내민 이씨 영감.

이강재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그는 사정 조로 말했다.


“영감님도 아시잖아요. 3년 동안 갇혀 있던 제가 돈이 어디 있어요?”

“알지. 그래도 아는 사이일수록 계산은 철저히 하랬다고 꽁으로 해줄 수야 있나?”

“에이, 왜 그러세요? 저 이강재에요. 어디든 떠나서 자리 잡으면 금방 돈 만들 수 있어요.”

“아는데 그래도 절차와 관행이라는 것이 있잖아. 야박하게 굴지 않을 테니 뭐라도 줘봐.”


한 사람의 사정을 봐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진다.

이씨 영감은 이강재의 사정에도 대가 없는 노동은 없다며 꿈쩍하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이강재는 주머니를 뒤졌다.

서울에서 훔친 지갑이라도 주려는 것이다.

그런데 지갑을 어디에 두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주머니를 모두 뒤집어 찾아보는데 안주머니에서 금화 여섯 개가 나왔다.


“이건? 아, 그때 찾은 금화구나.”


안주머니에서 나온 금화는 데페라도에서 찾은 것이 분명했다.

튜토리얼에서 봤던 규칙 중 찾은 물건은 귀속된다는 조항이 있었는데 그래서 주머니에 있는 모양이었다.

이강재는 이거라면 이씨 영감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아 그에게 건넸다.


“영감님, 받으세요. 이거면 괜찮죠?”

“······.”

“영감님?”

“너 데페라도에 갔다 온 거냐?”

“여, 영감님이 그것을 어떻게?”


놀랍게도 이씨 영감은 데페라도에 대해 아는 듯해 보였다.

이씨 영감은 무언가 심각하게 고민하더니 그에게 말했다.


“따라와. 할 말이 있다.”

“예? 예.”


무거운 분위기에 이강재는 잔뜩 쫄아 이씨 영감의 뒤를 따랐다.

이씨 영감이 데려간 곳은 만물 전당포의 지하창고였다.


***


오랫동안 관리를 하지 않은 듯 지하 창고는 먼지가 가득했다.

이강재는 기침을 하며 문을 열고 불을 켰다.

환한 불빛이 들어오며 창고 내부가 드러났다.


“우와, 영감님 이게 다 뭐예요?”


이강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랜 도둑 생활로 기른 안목으로 봤을 때 창고 안의 물건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았다.

그곳의 물건들은 묘한 분위기를 뿜었다.


“온갖 조각상에 보석까지. 예술가 집이라도 털셨어요?”

“그거 다 데페라도에서 가져온 물건이다.”

“예?”


뜬금없이 나온 데페라도란 말에 이강재의 눈이 커졌다.

이씨 영감이 어떻게 데페라도를 알고 있는 것일까?

다행히도 이씨 영감은 그의 의문을 풀어주었다.


“나도 한때는 데페라도 참가자였다. 물론 한두 번 하고 때려치웠지.”

“언제요?”

“너 감방 가고 몇 달 뒤.”


이씨 영감은 이강재가 감옥에 들어가 있을 때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부인과 사별했고 그의 장물을 노린 놈들이 딸을 납치해 협박도 했다고 한다.


“참 제정신이 아닌 날들이었지. 그때 제임스가 날 찾아왔어.”


이씨 영감을 찾아온 제임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딸을 납치해간 놈들을 찾아낼 수 있는 물건이 있다.

대신 데페라도 탈출기에 참가해 직접 찾아라.

제임스의 초능력을 본 이씨 영감은 단번에 승낙했고 튜토리얼을 거쳐 본게임에 참가했다.


“살인마는 쫓아오지 생존자들은 서로의 것을 노리고 싸우지. 참 지옥이었어.”

“어떻게 빠져나오셨어요?”

“탈출방법을 찾아 나왔지. 너도 알잖아.”


이씨 영감은 과거에 젖어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그는 살인마를 피해 도망치다 한 시계를 발견했고 그것을 가지고 탈출했다고 한다.


“그 시계가 바로 내가 찾던 물건이었어. 별로 대단한 물건은 아니라 금방 찾았지. 덕분에 딸을 납치한 놈들을 찾아 처리했어.”

“다행입니다.”

“이후 난 원하는 것을 이뤘으니 계속할 이유가 없어 데페라도 탈출기 참가를 포기했다.”

“이것들은 어떻게 모으신 거에요?”

“다른 참가자들에게 샀지. 데페라도의 물건은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데페라도에서 가져온 물건들 중에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들이 있다.

사람을 치료하는 것도 있고 남몰래 죽일 수 있는 것도 있다.

데페라도 물건들은 일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는데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에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한다.


“너 그러지 말고 데페라도 탈출기에 계속 참가하는 것은 어떠냐?”

“미쳤어요? 영감님도 해 보셨다면서요. 거길 어떻게 다시 가요?”


데페라도는 정말 끔찍한 곳이다.

괴물이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공기마저도 썩은 내가 진동했다.

이강재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는 데페라도에 가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가 그곳에 다시 갈 생각이 있었다면 오달소를 피해 해외로 갈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달소 놈도 데페라도에 안 가면 동생들을 팔아버린다고 협박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까는 달소에게 빌린 돈 때문이라며?”

“그게 그거예요.”

“잘 됐네. 네가 데페라도 탈출기에만 참가하면 모든 걱정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싫다니까요. 저 죽고 싶지 않아요.”

“쯧쯧. 왜 이렇게 생각이 짧아. 네 어머니 생각은 안 하냐?”

“예?”

“데페라도에는 모든 것을 치료하는 약이 있다. 네 어머니가 걸린 폐암도 치료할 수 있어.”


나지막한 이씨 영감의 말에 이강재는 머리를 둔기로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데페라도에 그런 약이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먹여주고 키워준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그깟 위험쯤 감수할 수 있었다.


“그게 사실입니까?”

“그럼. 너 현재 그룹 정 회장 알지?”

“예. 큰 병 걸려서 오늘내일했는데 싹 다 나았다면서요?”

“그거 데페라도에서 구한 약 먹고 나은 거다.”

“정말요?”


이강재는 깜짝 놀랐다.

현재 그룹 정 회장의 병에 대한 것은 하도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바람에 감옥에 있던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정 회장은 큰 병에 걸렸는데 노환이라 치료약도 없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완전히 회복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공식 석상에 나타난 정 회장은 마치 젊었을 때로 돌아간 듯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게 데페라도의 약 때문이라고요?”

“내가 직접 정 회장에게 약을 팔았다.”

“그럼 정말 어머니도 나을 수 있는 거네요.”


이강재의 몸이 떨렸다.

이 떨림은 공포에 의한 것이 아닌 희망 때문이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에 마음 바뀌면 전화하라고 하셨죠?”

-예. 혹시 마음이 바뀌셨습니까?”

“예. 데페라도 탈출기에 참가하겠습니다.”

-결정 감사드립니다. 그럼 게임이 시작되기 전 안내드리겠습니다.


통화가 끊기고 한동안 이강재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물론 괴물에게 쫓기는 것은 두려웠지만 상관없다.

그 하나만 데페라도에 가면 동생들은 오달소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고 보육원장의 병 또한 나을 수 있다.

이강재는 스스로 데페라도라는 지옥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오달소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게임에 참가하겠다고 하니 오달소에게서 동생들을 건들지 않겠다는 확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영감님, 이제 이러면 된 거겠죠?”

“잘 했다. 생각해 보면 데페라도 탈출기의 참가는 그리 나쁜 것이 아니야.”

“죽을 수도 있는데요?”

“대신 특별한 능력을 가진 물건과 부를 얻을 수 있지.”

“돈이야 저도 벌 수 있어요.”

“그깟 도둑질에 비할 수 있나. 너 네가 가진 금화가 얼마인지 아냐?”

“얼마인데요?”

“하나당 천.”

“예? 그럼 제가 가진 금화가 여섯 개니까 유, 육천만 원?”


이 조그만 금화의 가치가 천만 원이라니.

이강재는 너무 놀라 까무러칠 뻔했다.

이씨 영감은 데페라도의 물건이 수집하기 좋아하는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 중이라고 했다.


“네 생각보다 많은 재벌들이 데페라도에 대해 알고 있다. 그들은 데페라도의 물건을 갖고 싶어 하지.”

“그럼 직접 참가해서 찾으면 되잖아요.”

“게임에 참가하려면 제임스의 선택을 받아야 해.”

“전 어쩌다 선택받았을까요?”

“그거야 모르지. 그보다 올라와라.”

“왜요?”

“게임에 참가했던 선배로서 네게 데페라도 탈출기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마.”


이씨 영감은 칠십이 넘는 나이로 데페라도에서 살아남은 사람.

데페라도에서 괴물에게 쫓겨본 이강재는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았다.

그는 생존법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이씨 영감의 말에 홀린 듯이 전당포로 올라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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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8 칼리온
    작성일
    22.10.24 15:25
    No. 1

    별 이유없이 도와주는 이씨 영감.. 뭔가 있다면 흥미롭겠지만 없다면 너무 작위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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