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체리립밤 님의 서재입니다.

어덜트 베니씽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659
추천수 :
41
글자수 :
256,851

작성
21.09.23 20:00
조회
30
추천
1
글자
11쪽

과민반응

.




DUMMY

쾅- 쾅- 쨍그랑—


식료품을 차에 싣고 윗층으로 올라왔다. 전기가 끊긴 탓에 의류점의 창을 깨도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아까처럼 2명끼리 모여 2조는 여름에 입을 얇은 옷을 챙겼고 3조는 두꺼운 옷들을 챙겼다. 희서는 우리가 챙기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앞으로 커갈 하울이가 입을 옷과 기저귀를 챙기도록 했다.


나와 언니는 겨울옷을 챙기는 조였는데 25명이 입을 옷들을 사이즈 별로 다 챙기니 카트가 금방 가득찼다.


수아 : “카트 다 찬 사람 없어?”


희서 : “저희 기저귀 때문에 카트가 벌써 다 찼어요.”


수아 : “차에 한 번 갔다오자.”


서희언니, 희서, 준혁이와 함께 아랫층의 주차장으로 향했다.



서희 언니는 준혁이가 카트 한개의 거리로 가까이 서는 것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같은 쉘터의 사람이란 것을 인지하면 괜찮은 건가?


층을 내려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멈춘 에스칼레이터는 카트의 바퀴를 단단히 잡아 함부로 움직일 수 없게 했다. 카트의 앞에서 카트를 잡아 당겨 힘들게 에스컬레이터를 빠져 나오고 뒤따라 내려오는 언니를 도우려 언니의 옆에 섰다.

카트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몸을 뒤로 뺐다.


“누나!!!”


“언니!!!”


위에서 카트를 끌던 애들이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거지?


바닥을 보던 고개를 들어 그들을 봤다.


스슥- 길게 뻗힌 언니의 손에는 칼을 잡혀 있었다. 언니의 스윙이 내게로 향했다.


언니가 나를 배신했다.


죽는다.





푸슉—



얼굴에 뜨거운 무언가가 튀겼다.


“으아아아—!!”


질끈 감은 눈을 떴다. 언니가 무언가를 향해 고함을 지르며 달려 나갔다.


뒤를 돌자 야구배트를 들고 있는 남자가 바닥에 눕혀져 있었고 서희 언니는 그 위에 올라타있었다. 설마 나를 해치려던 놈으로부터 나를 지킨 건가?


“언니! 뒤에 다른 사람, 다른 놈 하나 더 있어요!!”


희서가 소리쳤다. 희서 언니는 이미 우리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고개를 돌리자 저 놈과 한패로 보이는 놈과 눈이 마주쳤다. 희서와 준혁이는 카트에 가로막혀 바로 뛰어나올 수 없었다.


놈이 뒤로 돌아 주차장으로 달렸다.


희서 언니가 잡은 놈의 손에 쥐여 있던 야구배트를 주워 들고 그를 쫓았다. 둘을 제외한 나머지 놈들도 있는 것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칼을 쓸 수 없었다. 달리는 속력을 높여 그놈의 머리를 쳤다.


“윽-“


놈이 휘청거리다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의 등에 올라타 몸을 압박하고 목에 칼을 갖다댔다.


“다른 놈들은 어디있어.”


“히, 히익-“


“어디있냐고!”


“어, 없어, 없어요..! 저희 둘 밖에 없어요!!!”


“백화점에 딸랑 둘만 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믿어 주세요. 지금 있는 무리에서 도망치려고 몰래 나온 거에요. 제발 믿어주세요!!”


“그럼 왜 우리를 공격했지?”


“저 놈이 독단으로, 독단으로 했어요. 여자 셋이라면 남자 둘이서 해치울 수 있다고..!”


“근데 도망갔어?”


“저는 처음부터 반대했어요!! 제발,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제발···!”


자신의 동료가 당하는 걸 보자마자 도망칠 인간이었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마당에 다른 애들은 없다며 감싸줄 위인은 되지 못할 테니 이곳에 둘만 있다는 놈의 말은 믿기로 했다.


카트 사이를 빠져 나온 준혁이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누나! 저 누나 좀 말려봐요! 미쳤어, 미쳤다고요!!!”


서희 언니를 봤다.

서희 언니는 이미 죽은 남자의 시체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앉아 계속해서 칼집을 내고 있었다. 희서가 그녀를 말려봤지만 영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이새끼 줄로 묶고 무기 다 뺏어 놔.”


다시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의 배는 수없이 찔리고 베여 안의 내장이 흘러 나와 바닥을 장식하고 있었다. 얼굴은 이미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찢어져 있었고 눈알 한개가 빠져나와 바닥에 구르고 있었다. 벗겨진 얼굴 피부 안으로 하얀 이가 보였다.


희서는 이미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쳐 다른 애들이 있는 위로 올라갔다.


“그만해!”


역시 아무 반응이 없다.


“그만 하라고!!”


그녀가 높게 치켜세운 팔을 붙잡고 뺨을 때렸다. 언니의 움직임이 멈췄다.



‘히죽’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누나, 이새끼 어떻···헉-“


아뿔사. 놈을 묶은 준혁이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반쯤 미친 상태인 언니와 남자인 준혁이가 마주치면 안된다.


“언니 안ㄷ—“


급하게 언니를 저지하려 다시 그녀를 향했지만 언니는 움직이지 않았다. 준혁이를 공격하지 않은 것이다.


뭐지? 직접적인 공격이 있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자기와 같은 무리는 공격하지 않는 건가?


“우웁-“


준혁이가 헛구역질을 했다.

타다닥- 급하게 뛰어오는 애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 새끼 화장실에 가둬둬.”


준혁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타고온 차를 열어 언니를 가두고 차를 잠궜다.

걸레짝보다 못한 상태가 된 시신을 겨드랑이에 팔을 걸어 바로 옆 비상계단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 정도로 끔찍하게 죽은 시체는 애들에게 너무 큰 충격을 줄 것이다.


시신을 숨기고 바닥에 널부러진 내장들을 발로 밀어 박스에 테이프를 부치는 커다란 쇠 탁자 아래로 숨겼다.


“수아야!!”


민영이가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후레쉬를 비췄다. 다량의 피를 보자 민영이가 기겁하며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왔다.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였다.


성찬 : “이 피 뭐야?”


태형 : “야 정희서! 왜 그러고 있어!”


수아 : “습격 당했어. 좀 놀란 거야.”


성찬 : “습격? 안 다쳤어?”


수아 : “어 괜찮아. 이거 내 피 아니야. 하나는 묶어서 화장실에 가뒀고 하나는 죽였어.”


민영 : “서희 언니는?”


수아 : “··· 차 안에. 이거 언니가 한거야. 난 치우기만 했고.”


민영 : “치워? 왜?”


수아 : “그··· 약간 난도질을 당해서 보기가 좀···”


일행이 조용해졌다.


수아 : “일단,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잡은 놈 이야기로는 다른 놈들이 있는 거 같진 않으니까 마저 털기나 하자. 언니 이야기는 그 후에 하고.”


서희 언니와의 동행에 대해 재평가하는 이야기가 나올까봐 빠르게 이야기의 주제를 바꿨다.


민영 : “옷 챙기는 것도 거의 끝났어. 옮기기만 하면 돼.”


수아 : “그래? 그럼 5명은 여기 남아서 저놈이 탈출 안 하나 감시하면서 짐 먼저 옮기고 있어줘. 4명은 마지막으로 생필품 챙겨오자.”


애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포함한 네명은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휴지나 생리대를 집중적으로 챙겼고 남은 애들은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2시간 쯤 지나 우리는 차 2대를 꽉꽉 채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우리는 아린이가 적어준 몇가지 것들을 제외하고 남은 기본적인 것들은 닥치는대로 쓸어담아 금방 떠날 수 있었다.


성찬 : “저 누나 우리랑 같이 다녀도 되는 거 맞아? 누가 옆에서 계속 감시하고 있어야 하잖아.”


수아 : “일단 우리는 일력이 딸리니까··· 한 번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버리는 건 우리 손해야. 집에 돌아가서 내가 이야기 해 볼게. 그때까지만 좀..”


성찬 : “하···”


깊은 한숨이었다.


성찬 : “..이 주변에 대형 서점 없어?”


희서 : “서울에 비하면 작겠지만 마을에서 제일 큰 서점은 별로 안 멀게 있어요. 15분? 정도 걸리겠네요.”


성찬 : “마을에서 제일 큰 거면 우리가 필요한 정보도 찾을 수 있겠지~ 가자. 안내해 줘.”


성찬이가 주제를 빠르게 바꾸고 우리의 작전을 진행했다.


애들이 각자의 차에 탑승했고 나와 민영이도 우리가 타고온 차에 탔다. 언니는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아 : “준혁이는 공격 안 하셨네요.”


서희 : “······”


수아 : “기준이 뭐에요 대체? 직접적인 공격? 접촉? 아니면 관계성?”


서희 : “···모르겠어.”


수아 : “···하-“


서희 : “근데··· 지금 기분은 좋아.”


수아, 민영 : “······”


수아 : “진짜 어지간히 미쳤네요 당신.”


서희 : “······”


수아 : “언니가 발작하게 되는 ‘기준선’ 좀 알아봐요. 이따 1호에서 얘기 해요.”


서희 : “응.”






수아 : “우리한테 필요한 책 챙기는 건 당연하고, 책은 그냥 쓸만해 보이거나 제목이 마음에 들면 다 챙겨. 완결난 만화책도 괜찮아.”


승연 : “괜히 무겁지 않을까요?”


수아 : ”세상이 아무리 거지같아져도 최소의 소양은 필요하잖아~ 쉘터 아이들도 글 읽는 재미 정도는 느낄 수 있게 해 줘야지.”


민영 : “응, 좋은 생각이야. 애들한테 뭘 가르쳐주고 싶어도 책이 없으니까 불편하더라.”


수아 : “크큭- 하긴. 교과서 없이 수업은 어렵지. 너는 애들이 읽을만한 책 골라. 나는 아린이가 쓸만한 책 좀 찾아보게.”


서점은 정말로 꽤 큰 규모를 자랑해싸. 요리책이나 만화책, 여행책, 교과서, 문제집, 소설에 시집, 의학 관련 책 등. 심지어 경기도의 외곽쪽에 위치한 곳이라 그런지 농사, 농업에 관한 책이 많이 있었다.








오후 12시 반. 아무도 다치지 않고 쉘터로 무사 복귀했다. 더운 날씨 때문에 온 집의 창문을 열어놔서 그런지 애들이 차의 엔진소리를 듣고 모두 내려왔다. 1호에 있어야할 애들도 근처에서 놀고 있었는지 7명의 아이 모두도 있었다.


민영 : “야 너 피!”


수아 : “헉, 맞다. 언니 빨리 이거로 갈아입어요!”


난도질 하느라 온 몸에 피가 튀긴 언니와 시체를 옮기느라 앞부분이 피로 물든 나. 민영이는 피를 한가득 묻은 우리를 애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했다. 나는 차에 구비해 둔 옷을 꺼내 언니에게 나눠주고 차 안에서 옷을 빠르게 갈아입고 물티슈를 꺼내 얼굴을 닦았다.


수아 : “아직 안 지워진 피 있어?”


민영 : “아니아니. 넌 없어.”


조수석에 탄 민영이가 뒤로 돌아 언니의 얼굴을 살폈다.


민영 : “언니! 턱에 아직 피 묻어있어요! 그리고 머리는 완전히 피에 떡졌잖아요··· 야 너 머리끈 있어?”


수아 : “어어, 있어. 여기.”


확실히, 언니의 머리는 아까 씻지 못한 피가 응고되어 지저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숏컷으로 머리를 짧게 잘라 고무줄이 없던 민영이는 내게 머리끈을 넘겨 받아 언니에게 주며 머리를 묶으라 했다. 언니와 나의 행색이 깔끔해지고 나서야 우리는 차에서 내려 애들의 마중을 받을 수 있었다.


“잘 있었어 우리 이쁜이들~?”


우리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쉘터의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덜트 베니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정리 21.11.11 22 0 19쪽
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20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46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8 0 11쪽
45 비상 21.11.04 27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4 1 12쪽
43 혈연 (2) 21.10.31 26 1 11쪽
42 혈연 21.10.30 30 1 10쪽
41 협상 21.10.26 28 1 10쪽
40 어선 21.10.23 27 1 10쪽
39 백 월 21.10.22 27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7 1 14쪽
36 감각 21.10.17 40 1 16쪽
35 일상 21.10.16 34 1 14쪽
34 관계 21.10.15 33 1 12쪽
33 스파크 21.10.14 30 1 11쪽
32 신뢰 21.10.13 29 1 10쪽
31 25+14+2 21.10.12 32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2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2 1 11쪽
28 제안 21.10.07 34 1 11쪽
27 거절 21.10.05 35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30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4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8 1 11쪽
23 고민 21.10.02 33 1 11쪽
22 화재발견 21.10.02 30 1 12쪽
21 해충 21.10.01 27 1 11쪽
20 체제 21.09.28 35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