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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님의 서재입니다.

어덜트 베니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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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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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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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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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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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정리

.




DUMMY

49화. 정리


“··· 형?”


“윤후야! 어디 아픈데 없어? 괜찮은 거야?”


“응··· 형이 왜 여기있어?”


“윤후 데리러 왔어. 쉘터로 돌아갈 거야.”


“윤일이는..?”


“······.”


“혜인이 누나가, 갑자기 윤일이를, 윤일이 목을 졸랐어. 누나가 윤일이를 어디로 데려갔는데.. 어떤 형이 내 목을 졸라서, 그래서..”


울음 때문에 윤후의 말 끝이 흐려졌다.


“괜찮아, 이제 괜찮아. 그 사람들 다신 안 보게 해 줄게. 이제 다 괜찮을 거야.”


“형, 윤일이 어디있어?”


“....”


“왜..왜애.. 윤일이 어딨어 형? 어디 있는데!!”


“미안해, 미안해 윤후야.”








고성 쉘터 놈들이 사람과 싸운 적이 없는 건 사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껏 사람을 마주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원래 학생의 수가 적은 곳이라 다수의 사람을 만난 건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총 13명의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근데 그걸 식용으로 썼다는 게 문제지.”


“······.”


“목적은 단순히 단백질 보충. 그냥 허기를 못 이긴거겠지만.”


“드럼통은.. 왜?”


“남은 시체는 고기잡이 통발에 미끼로 넣어서 사용했고.. 그래도 남은 것들을 다 태웠대.”


“··· 왜 윤일이래?”


“식량난이 너무 오래 지속 되니까 먹을게 필요하긴 했는데.. 윤일이랑 윤후 말고 나머지 애들은 1년 넘게 본 애들이라 죽이기 뭐 했나봐. 그러니 그냥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둘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던 거지.”


“이혜인은 뭘 했대? 왜 가만히 있던 건데?”


“자기도 살고 싶었대. 윤일이랑 윤후를 제외하면 외부인에 가장 가까운 건 자기라 애들이 자길 죽이려 할게 뻔했다는 거지.”



환멸이 난다. 어떻게 같은 인간끼리 저리도 식인을 당연시 할 수 있는 건가.


살을 도려내고 불에 지져 위에 쑤셔 넣는 행위. 사람을 평범히 배를 채우는 고깃덩이로 생각하고 대하는 것. 윤후와 윤일이는 딱 비축분 식량 정도였던 거다.



철커덩-.


수아가 집으로 들어왔다.



약 5시간 전, 윤일이를 안고 졸도한 수아는 1시간 만에 깨서 자신에게 상처를 남기는 등 여러 자해 행위를 했다. 그걸 막자 수아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며 날뛰기 시작했고, 1시간 쯤 지난 후에는 갑자기 멀쩡해져 건물로 향했다.


뭘 어떻게 해야할 지 제대로 알 수 없게 됐다.


수아가 진정 될 때까지 집에 가둘 수도 없었고,

수아에게 윤일이를 안겨줄 수도 없었고,

살육의 밭으로 들어가는 수아를 막을 수도 없었다.


존재의 무능력함이 나를 땅으로 박아넣는 기분이었다.



“··· 윤후는?”


“쓰러져 자고 있어.”


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형 : “어떻게 하기로 했어?”


수아 : “임시 사육.. 정도.”


성찬 : “어린 애들은?”


수아 : “..연장료.”


성찬 : “아까부터 뭐래는 거야. 너 제대로 정신 차린게 맞긴 해?”


수아 : “······.”


제형 : “우리 애들은?”


수아 : “길들이기.. 중.”


수아가 윤후가 누워있는 방으로 들어가 윤후의 옆에 나란히 누웠다. 가늘게 눈을 뜨고 안쓰러울 정도로 부어버린 윤후의 눈길을 쓸곤 깊은 잠에 빠졌다. 그게 다였다.





쾅쾅쾅-


안쪽에서 잠긴 폐건물의 문을 두드리자 박우진이 문을 열었다.


“.. 왜?”


“사육이 뭐야.”


박우진은 대답을 하는 대신 몸을 조금 비틀어 내게 들어오라는 몸짓을 취했다.


애들은 드럼통 4개에 불을 피우고 건물 안을 밝히고 있었다.


강지섭과 이혜인, 이 두 놈은 목에 쇠사슬이 몇 번이나 감긴 상태로 건물의 쇠 파이프에 묶여 있었고 어린 애들은 이불 몇 개와 2층에 감금되어 있었다.


제형 : “애들은 왜 여기에 가뒀어?”


세아 : “언니가 말 안 해줬어?”


제형 : “들어오자마자 자러 들어가서 제대로 묻지를 못했어.”


세아 : “.. 저 애들은 한 3주 정도 저기에 갇혀있을거야. 한 명만 남을 때까지.”


제형 : “쟤네끼리 죽이게 하겠다고?”


세아 : “그렇지. 근데 1주일이 넘도록 서로 해치지 않으면 쟤네에 대한 형벌은 끝나.”


제형 : “.. 확인하려는 거야?”


세아 : “그치. 쟤들이 이런 관습을 그대로 받아들인 거면 우리가 죽인 놈들이랑 다를게 없으니까 살려둘 필요는 없잖아.”


제형 : “··· 만약에, 만약에 서로를 죽이면 어쩌려고?”


세아 : “몰라. 언니가 말을 안 해줬어.”


제형 : “그럼 저 둘은?”


세아 : “그것도 잘 몰라. 근데 일단 살려는 두라네.”


우진 : “난 마음에 안 들어.”


세아 : “기다려봐. 언니가 기깔나게 죽일 방법을 생각해 올 거야.”


우진 : “어떻게 확신해?”


세아 : “원래 망상가니까 그 정도 생각은 쉽겠지.”


우진 : “시발.. 내가 왜 저새끼들을 눈 앞에 두고 살려놔야 하는 건데..”


세아 : “혹시라도 우리 눈 피해서 죽이지 마. 죽이지만 않으면 나머지 것들은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우진 : “넌 네 언니 개냐?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 착하게 듣고만 있게?”


박우진이 퀭한 눈을 부라리며 권세아를 봤다. 평소 같다면 하지 않았을 말과 행동이다.


세아 : “하.. 언니 스트레스 나한테 발산하지 말지?”


제형 : “됐어. 나머지는 내일 물으면 돼. 너희는 이만 가서 쉬어, 둘 다 예민 해졌어.”



쾅-.


박우진이 건물 문을 세게 차며 자신의 짜증을 표출했다. 세아는 욕지거리를 몇 번 해대다 건물을 나갔다.


“너는 안 쉬어? 여기 있게?”


“네.. 뭐.”


모닥불 옆에 이불을 깔고 앉아 있는 승연이의 근처로 가 엉덩이를 붙였다. 승연이는 놈들을 눈 앞에 두고서도 세아와 우진이가 싸울 때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무기력할 뿐이었다.


“······.”


“죽는 거 되게.. 당연하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응.”


“근데, 19개월 동안 잘 살아 남았으니까.. 살아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없다는게 안 믿겨, 맨날 같은 집에서 살던 애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져요..”


“······.”


웬종일 멍한 표정을 짓던 승연이가 울음을 보였다. 고개를 숙이고 목구멍 안으로 불규칙하게 흘러나오는 숨을 삼켰다.








11월 9일.


한 아이가 죽었다.


우진 : “결국 이 애새끼들도 똑같아. 어쩔거야?”


수아 : “··· 저것 좀 끌어줄래? 애들한테 안 보이는 곳이면 돼.”


승연이가 아이들이 모여있는 방으로 들어가 갈기갈기 찢어진 배를 내놓고 있는 어린 여자 아이의 시체를 끌어왔다. 방 안에 모여있는 애들의 입 주변은 한 명도 빠짐없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쾅.


수아가 장작을 가르는 도끼로 사체의 목을 떨궜다. 아이의 목은 건물의 복도를 데굴데굴 구르다 벽에 머리를 쳐박았다. 아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수아가 직접 아이의 목을 치는 건 흔치 않을 일이었다.


수아가 목 없는 시체와 이제는 주인이 없는 이불 하나를 드럼통 안으로 쑤셔 넣었다.


탕- 탕- 탕-.


무거운 드럼통이 건물의 계단과 세게 부딪히며 큰소음을 만들었다. 수아는 1층에 묶여있는 둘의 사이로 그 드럼통을 밀어넣었다.


혜인 : “물.. 물 좀 줘···”


지섭 : “내가 잘못했어. 제발 그만해, 제발..”


수아 : “양이 얼마 남지 않았어. 먼저 먹는 사람이 살아남을 거야.”


혜인 : “물.. 물!!”


수아의 말이 끝나자 이혜인과 강지섭은 드럼통을 넘어뜨려 안에 든 것을 확인했다.


혜인 : “꺄아악!!!”


지섭 : “누굴··· 누굴 죽인거야!!!”


혜인 : “이걸 어떻게 먹어!!! 물을 달란 말이야!!”


수아 : “목이 잘렸는데 이게 너희 앤 줄 어떻게 알지?”


혜인 : “이 주변에 사람이-.”


수아 : “너흰 그냥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먹고, 살아남으면 돼. 지금껏 해오던 거잖아.”


혜인 : “그건 외지인이었다고!”


수아 : “윤일이는 네 가족이었지.”


지섭 : “이건 아니야, 제발 다른 걸 줘.. 이건 먹을 수 없다고..!!”


수아 : “그래?”


수아는 주머니에서 술이 든 병을 꺼냈는데, 며칠 전 마을을 뒤지다 발견한 ‘바카디 151’이었다. 수아는 병을 따고 드럼통 내부에 양주를 골고루 뿌리고 불 붙인 성냥을 떨어뜨렸다.






제형 : “너 설마 저 어린애들이 다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수아 : “다는 아니야.. 한 명은 남잖아.”


제형 : “저 둘은 저 시체가 누군지 뻔히 알 텐데 먹겠어?”


수아 : “먹을 거야. 살려면 뭘 못하겠어.”


우진 : “애들은 아직 9명이나 남았어. 다 죽으려면 한참 걸릴게 뻔한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우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수아 : “한 번 배고픔을 채우면 다시 굶긴 어려울거야.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곧 끝나.”


우진 : “..쯧.”


승연 : “저 둘이 안 먹고 죽겠다고 하면 어떡해요?”


수아 : “그럴 것 같진 않지만.. 그렇게 나오면 앞당겨 죽여야지.”


세아 : “어떻게 죽일건데?”


수아 : “기다려봐.. 재료 찾고 있으니까.”


세아 : “혹시 몰라 얘기 하는 건데. 나는 쟤네 쉽게 죽이진 않아. 괜찮은 방법 생각해 와.”


수아 : “알아.”


성찬 : “우리가 챙겨온 식량도 다 떨어졌어. 남양에 갔다와야 해.”


수아 : “응. 윤후 좀 같이 데려다 줘. 여기 있는 것보단 쉘터가 나을거야.”


성찬 : “그래 그럼.”


이야기가 끝나고 애들은 각각 흩어졌다. 수아는 바닷가로 가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피가 묻은 옷을 갈아입었다. 수아는 어린 애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 꼭 이렇게 아무런 일도 없었단 듯이 단장을 한다.





“싫어! 나도 여기 남을래!”


“남양 쉘터가 훨씬 따듯하고 안전해. 2주 후면 우리 다 돌아갈 거야.”


“그래도 싫어. 나만 가는 건 싫어. 또 나만 가는 건 싫다고..”


“우리 쉘터 애들은 널 해치지 않아. 우리는 절대 그런일 안해.”


“그래도 싫어.. 싫다고.. 나만 보내지 마..”


“··· 알겠어. 내가 미안해, 누나랑 있자.”


“······.”


“울지마 윤후야~ 응? 누나가 미안해.”


“··· 응.”


일이 있고 윤후는 수아에게 집착을 보였다.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달라붙는 건 아니었지만 수아와 생활하는 공간 자체가 다른거나 오랫동안 떨어져 있는 것을 싫어했다. 윤일이가 있어도 쉘터 내의 특정 인물한테 집착을 보인적은 없었는데 말이다.


결국 윤후는 고성에 남았고 성찬이는 혼자 남양에 다녀오게 됐다.





11월 11일.


이번에는 두 아이가 동시에 죽었다. 남매로 보이던 애들이었다.


수아는 똑같은 작업을 했고 이번에도 두 놈 사이에 드럼통을 옮겼다.


“씨발.. 진짜 미친놈들..”


백우와 우진이, 승연이가 건물을 박차고 나갔다.


강지섭은 드럼통을 넘어뜨리고 그 안의 내용물을 섭취하기 시작했다. 피를 모아 마시고 먹지 못하는 내장은 뜯어내어 옆으로 치워버렸다. 그리곤 탐욕스럽게 자신의 양분을 탐했다. 그 모습을 본 이혜인은 잠시 고민하는 듯 했지만 결국 같은 일을 벌였다.


어느새 폐건물에서는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이 건물에 처음 들어온 순간부터 느꼈지만 지금처럼 역할 수가 없었다.


수아는 놈들이 시체를 먹는걸 확인하자 아이들이 갇힌 방에 보초를 세웠다. 보초의 일은 아이들이 배를 채울 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신을 빼내는 것이었다. 목적은 굶주림을 달래지 못한 애들을 이용해 빠르게 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이 미친 생각이 평범하게 사람 머리에서 나온다는게 믿기지 않을 뿐이다.




백우 : “사람을 죽이는 거랑 고문은 다른 차원이에요!!”


수아 : “이게 왜 고문이야? 나는 걔네를 가둔 것 밖에 없는데.”


백우 : “무슨 말도 안되는-.”


수아 : “백우야. 우린 그 어린애들한테 뭘 시킨적이 없어. 그냥 방 안에 같이 넣어놨을 뿐이야. 근데 자발적으로 서로를 죽인 건 걔네야. 그게 걔들의 생존 방법인 거야.”


백우 : “누나 좀-“


수아 : “넌 저게 우리랑 같은 인간으로 보여?”


백우 : “······.”


수아 : “난 그렇게 안보여. 그래서 잔인해 질 수 있는거야.”


백우 : “미쳤어요.”


수아 : “···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나는 쟤네가 짐승 정도로 밖에 안보이거든.”


백우 : “나는 인정 못해요.. 이건 아니라고요.”


수아 : “윤일이가 네 누나였어도 인정 못했을까? 죽은게 다른 애들이 아닌 네 누나였어도, 넌 얘네를 우리랑 같은 사람으로 생각했을까?”


백우 : “······.”


수아 : “이거라도 안하면 난 정말 미쳐버릴 것 같거든 백우야. 나도 내가 살려고 이럴 수 밖에 없는거야.”


수아는 백우의 말에 대답하며 끝없이 눈물을 흘렸다. 백우는 수아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고, 수아와 그 뒤로 붙어있는 윤후를 번갈아 보다 집을 나갔다.


제형 : “··· 울지마.”


수아 : “백우 좀 달래줘. 내가 너무 세게 말했어.”


제형 : “똑똑한 애니까 네 말 잘 알아들을 거야. 너 밥 먹는 것까지만 보고 상태 보러 갈게.”


수아 : “윤일이 보고 싶어..”


제형 : “..나도.”


앙상해진 수아의 뺨 위로 흐르는 눈문을 닦았다. 일이 있고 난 뒤 수아는 밥을 제대로 먹지도, 잠을 제대로 자지도 않아 부쩍 살이 많이 빠졌다. 홀쭉하게 들어간 배를 만질 때면 전과 같은 튼튼함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제형 : “다크서클 심해. 잠 좀 자.”


수아 : “응.”


제형 : “밥도 잘 좀 먹어.. 이러다 월이도 못 들겠어.”


수아 : “응.”


제형 : “걱정 되게 만들지 좀 마.. 너 이러다 어떻게 될 것 같아..”


수아 : “좀 지나면 괜찮아 질거야. 너무 걱정 하지 마~.”







11월 22일.


한 명의 아이가 남았다.


수아는 마지막 만찬을 즐긴 놈들의 끝을 준비했다. 두 놈의 손을 묶어 건물의 천장에 매달고 두 발목은 쇠사슬로 묶어 움직일 수 없게 했다.


찍찍-


철창에 갇힌 쥐들이 시끄럽게 울었다. 쥐는 다섯 면이 막힌 철창에 들어가 있었는데 뚫린 천장으로 무거운 판떼기가 올려져 있어 나올 수가 없었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은 참 다양한데.. 막상 하려니까 생각이 잘 안 나더라고.”


수아는 쥐가 든 철창을 들어 이헤인의 배로 뚫린 철창을 막고 벨트로 고정해 철창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혜인은 쥐와 닿지 않으려 몸서리를 쳤다. 그걸 본 세아가 강지섭에게 똑같이 행동했다.


수아 : “너네 마을 더럽더라, 밤마다 쥐가 찍찍거리는게 아주 거슬렸어. 그것 때문에 몇 번이나 쥐를 잡았는데도 소리가 줄질 않아.”


혜인 : “이거 풀어!! 풀라고!!”


수아 : “나는 잔인한 걸 좋아해서 고대 고문법까지 알아둔게 많은데, 솔직히 무슨 방법을 쓸까 고민이었거든? 근데 쥐를 보니까 마음이 서더라. 어떻게 너희를 죽일지에 대해.”


혜인 : “풀어!!”


지섭 : “그만해!! 이제 그만 좀 하라고!!”


수아 : “쥐는 잡식성이야. 그리고 얘네는 내가 이틀 전에 잡은 쥐고.”


수아가 시체가 타고 있는 드럼통에 장작을 쑤셔 불을 붙이곤 놈들의 배 앞으로 들이밀었다. 쥐가 뜨거운 열기에 미친듯이 울어댔다.


혜인 : “아악!! 더러워, 더럽다고!! 빨리 치워!!!”


수아 : “옛날 사람들은 이런걸 어떻게 생각했는지 몰라?”


지섭 : “으아아악!!!!”


강지섭의 배와 붙은 철창 안에서 이리저리 불을 피해 도망가던 쥐가 강지섭의 뱃가죽을 물었다. 철창의 쇠와는 다르게 부드럽게 씹히는 곳을 발견한 쥐가 그곳을 공략하기로 한 건지, 한 마리를 시작으로 안에 있는 쥐 4마리가 모두 강지겁의 배를 물어뜯었다.


“아아악!!”


수아가 불을 가까이 들이대자 이혜인의 배와 맞닿아 있던 쥐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얼마 안가 이혜인의 배에 모여들었다.


수아 : “더럽다. 쥐는 병균이 참 많은 동물인데, 그치?”


혜인 : “아아악!!!”


수아 : “산채로 살이 뜯기는 건 어때? 많이 아파?”


혜인 : “죽여버릴 거야 너.. 죽여버릴 거야!!”


수아 : “별로 안 아프구나 아직. 입에 쥐라도 넣어줄까?”


이건 그런 고문이었다.


불을 피하려는 쥐를 이용해 사람의 가죽을 뚫고 몸 안에 구멍을 만드는 그런 고문이다.


옛날에 할복이 유행했던 이유는 사람이 쉽게 죽지 않아서다. 자신이 가른 뱃가죽 사이로 자신의 내장이 흘러내리는 것을 멀쩡히 살아서 눈에 담고 고통을 받으며 오랜시간이 지나야만 죽는 형벌이었기 때문이다. 이 고문의 핵심과 비슷한 내용이다.


쥐가 점점 둘의 몸 안 깊숙히 들어가고 있다.


백우의 말처럼 살인과 고문은 엄연히 다른 차원이다. 저들을 인간이라 생각하지 않는 애들도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고문하는 저 남매는 고문이라는 것에 별 거리낌을 못 느끼는 것 같다.


아니, 기분이 좋나?


둘은 어쩐지 신나 보였다. 사람이 고통 받으며 죽어가는 걸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귀신이 인간의 탈을 덮어쓴 듯한 기분이다. 소름이 끼친다.


“끼아아아악!!!!”


“아아악!!!”


둘의 비명소리가 심장에 무겁게 내려앉는다.






오후 8시.


약 3주 만에 남양 쉘터로 돌아왔다. 애들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줬고 다친 이들도 많이 회복되어 우리를 반길 수 있었다.


놈들의 최후를 들은 누군가는 통쾌해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냐며 미친 사람 보듯 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고통스럽게 죽었다는 결과에 만족했다.


우리는 놈들의 시체를 바다에 유기하고 마지막 하나 남은 아이는 그대로 건물에 방치했다. 다른 9명의 아이들을 죽이고 먹인 것에 대한 벌로 말이다. 이제는 우리가 줬던 물조차 마시지 못할 거니 3일이면 죽을게 뻔했다.



수아에게 오랜만에 안긴 월이는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 모두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민영 : “왜 그러지? 월이 잘 안우는데..”


수아 : “··· 피 비린내가 나나?”


민영 : “별 냄새 안나는데..?”


수아 : “아기들은 예민하니까.. 나 좀 씻고 올게.”


수아는 이 추운 날에 개울에 들어가 2번이나 몸을 씻었고, 그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뜨겁게 물을 끓여 입욕제를 2개나 넣고 목욕을 했다. 수아는 1시간이 넘도록 집착적으로 몸을 씻었다.


“감기 얼마 전에 나았는데 또 감기 걸리겠어.”


“피 냄새가 베이는 것보다는 낫잖아.”


“그런 냄새 안나. 좋은 냄새밖에 안 나는데 뭘. 월이도 엄마가 오랜만이라 기뻐서 운 걸꺼야.”


“하하, 그럼 다행이네.”


“집에 오니까 좋다.”


“저 방 다시 치워야겠네. 커서 윤후랑 월이는 방 같이 써야 하려나?”


“그것도 나쁘지 않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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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20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46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6 0 11쪽
45 비상 21.11.04 27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4 1 12쪽
43 혈연 (2) 21.10.31 25 1 11쪽
42 혈연 21.10.30 30 1 10쪽
41 협상 21.10.26 27 1 10쪽
40 어선 21.10.23 27 1 10쪽
39 백 월 21.10.22 27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6 1 14쪽
36 감각 21.10.17 40 1 16쪽
35 일상 21.10.16 34 1 14쪽
34 관계 21.10.15 33 1 12쪽
33 스파크 21.10.14 30 1 11쪽
32 신뢰 21.10.13 29 1 10쪽
31 25+14+2 21.10.12 32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1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1 1 11쪽
28 제안 21.10.07 34 1 11쪽
27 거절 21.10.05 34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30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3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8 1 11쪽
23 고민 21.10.02 33 1 11쪽
22 화재발견 21.10.02 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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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체제 21.09.28 3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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