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체리립밤 님의 서재입니다.

어덜트 베니씽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648
추천수 :
41
글자수 :
256,851

작성
21.11.05 12:26
조회
26
추천
0
글자
11쪽

남양 쉘터 침입

.




DUMMY

푸스슥, 슥, 바스락 바스락.


낙엽과 풀이 밟히고 스치는 소리, 그리고 우리 숨소리가 귀를 때렸다.


“시발, 시발.. 이게 무슨 일이냐고..!”


“······.”


“그거 그렇게 둬도 되는거야?”


“이정도로는 안 죽어. 다행히 움직이기도 하고.”


“미안하다.”


“뭐래는거야- 이게 왜 너가 사과할 일이래? 안 죽었음 됐어 빨리 뛰어.”


적의 수도, 무기도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둘이 힘을 합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는 산을 통해 박도진이 머무는 집쪽으로 향했다.


성찬이는 아까부터 구멍 뚫린 내 왼쪽 손에서 시선을 못 떼고 있다. 칼에 찔려본 건 처음이지만, 진짜 한 번 제대로 찔리면 죽겠다. 지금은 아프다고 찡찡거릴 때가 아니기에 그냥 참고 견디는 건데 왼쪽손으로 싸우는 건 힘들어 보인다.


“더 빨리 뛰어. 애들 집에 불 들어오고 있잖아!!”


“씨발, 1호는 무사한 거 맞아?!”


“걔네가 거길 못 찾을 거라고 믿을 수 밖에 없어! 그리고 애들 밖에 없는 집에 굳이 가진 않겠지! 차라리 갈 거라면..”


“식량 창고.”


“그래 씨발!! 근데 왜 보초를 서는 애들까지 연락이 안 되는거야 왜!!”


비상을 알리는 연락을 취하고 각 집의 생존을 확인했을 때, 딱 보초 애들만 연락이 안됐다. 저들은 저수지 근처까지 조용히 걸어와 보초를 처리하고 이곳에 온 걸 거다.


정말 식량 창고를 털러 왔던 걸까? 정말 식량 창고 하나를 털려고 이렇게 극단적이었을까?


박도진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냥 조용히, 아무도 없는 것처럼 있었으면 됐을 텐데. 보초를 처리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걸어 이동했으면 아무도 모르고 끝났을 텐데.


왜 굳이 어려운 방법을 선택 하면서까지-



“죽어—!!!”


김진호의 목소리다.


“으아아!!”


“죽으라고!!”


“아악-!!”


“살려줘, 살려줘!!!”


우리가 향한 곳은 주택 3채가 모여있고 유일하게 집 안에 불이 켜진 집이었다. 그곳에선 약 6명의 목소리, 우리 쉘터 사람은 세네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와 성찬이는 애들이 대치 중일 집으로 나누어 뛰어 들어 갔다.


내가 들어간 집은 김진호가 고성 쉘터 놈 하나를 잡은 상태로 문인수가 놈의 배를 찌르고 있었다. 놈은 세명이나 있는 집에 혼자서 들어온 거다.


“이제 죽었어, 그만해!”


놈을 생각없이 찌르고 있는 문인수의 손을 잡아 내리자 김진호가 놈의 겨드랑이 사이에서 팔을 뺏다.


잔호 : “씨발.. 씨발..!!”


수아 : “저새끼 혼자 들어온거야?”


진호 : “우리가 자고 있는데 들어왔어, 이 새끼들 뭐냐고!!”


수아 : “생각할 시간 없어, 빨리 나가. 빨리 가서 다른 애들부터 도와!”


인호 : “사, 사람을··· 으윽, 뭐ㅡ 뭐야.. 내가.. 히익-.”


수아 : “이 미친새끼가!! 정신 차리라고!! 똑바로 정신줄 안 붙잡아!?”


바닥에 주저 앉은 문인수의 멱살을 끌었다. 문인수는 완전 넋이 나간 사람 마냥 정신을 못 차렸다.


“냅둬, 저새끼 싸우긴 글렀어. 빨리 나가기나 하자고!”


“이 병신 같은 새끼! 넌 집에서 꼼짝 말고 있어. 나와도 우린 너 지켜줄 틈 없으니까!”


김진호와 집을 나와 성찬이가 들어간 집으로 들어갔다.



“임성찬!!”


“허억- 허억-.”


성찬이는 아까보다 더 진한 핏자국으로 물들어있었다. 박도진의 유일한 가족, 박우진은 놈의 칼을 피하다 찔린 건지 허벅지에 칼이 수직으로 꽂혀있었다.


수아 : “지혈할 거 가져와, 빨리!!”


우진 : “우으.. 으.. 이거 어떡해.. 아파, 우윽.”


진호 : “여, 여기.”


수아 : “박우진. 이 꽉 물어.”


우진 : “후으, 후우- 후, 으···으으응!!!”


수아 : “좀만 더, 조금만 더 참아.”


우진 : “으으읍..!!”


수아 : “너흰 뭘 보고 있어! 빨랑 나가서 애들 도우라고!!!”


진호 : “알겠어. 가, 가!”


수아 : “야 임성찬! 쟤랑 붙어다녀! 그리고 가는 길에 식량 창고 무사한지 확인해봐, 만약에 외부차량 있으면 타이어 다 뚫고 강지섭이랑 강인범, 이혜인 이 세 명은 생포해.”


성찬 : “생포 하라고?”


수아 : “어디 몇 군데 잘려도 좋아. 숨만 붙어있게 해.”


성찬 : “.. 알겠어.”


수아 : “야 조현지이인!! 이쪽으로 당장 넘어와아!!!”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 중 가장 큰 목소리로 옆집에서 문인수와 함께 찌그러져 있을 조현진을 불렀다. 다행히 조현진은 내 부름에 바로 이곳으로 넘어왔다.


“얘랑 문인수랑 여기 숨어있어. 숨소리도 내지말고 우리가 부를 때까지 잘 숨어. 알겠어?!”


“으, 응. 알겠어.”


싸우지 못하는 애들이 모인 집 문을 잠그며 머리를 굴렸다. 내가 있는 곳은 저수지에서 가장 가까운 주택가로 메인 주택가의 오른쪽에, 전력이 되는 남자 둘이 향한 식량창고는 메인 주택의 왼쪽에 있는 주택가와 가깝다.


남은 건-


“백제형..”









(제형 시점)


무전이 울리고 월이를 맡기러 1호로 가는 길에 나와 같은 곳으로 뛰어가는 이민영을 마주쳐 월이를 안기고 2호에 있는 애들과 합류했다. 3호 애들도 이쪽으로 와 있었다.


“쉬잇- 쉿.”


적이 어디에 있는 건지, 적이 몇 몇인지, 무얼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없는 우리는 아무 계획 없이 이곳을 나갈 수 없어 소란스러운 사이, 승연이가 대화를 저지했다. 동시에 우리는 모두 몸을 낮추고 무기를 집어 들었다.


에어캡이 붙은 창문 밖으로 사람의 그림자가 일렁였다. 발걸음을 조심히, 몸을 낮추고 걷는 걸 보아 침입자임에 틀림없었다.


덜컥- 끼리리릭.


놈이 2호의 문을 따기 시작했다. 민재가 아파트 문을 따던 것과 비슷했다.


현관문에 가까이 선 세아와 승연이가 눈빛과 손짓 몇 번 교환하더니 문 옆으로 나란히 서고 소방관에서 쓰는 커다란 도끼를 집어 들었다.



딸가닥.. 끼이익.


문이 열리고 놈의 얼굴이 보였다. 고성 쉘터의 아이였는데 15살, 16살 정도였던 애다.


“흐읍-!”


“..!!”


놈이 집안을 확인하려 몸을 낮춘 상태로 목을 길게 빼자 일제히 둘의 도끼가 떨어졌다.



콰직.



놈으로부터 순간적으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쿵-. 구루루..



둔탁한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져 데굴데굴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려 현관을 바라봤다.


“으윽..!”


눈을 감지도 못하고 떨어져 버린 놈의 머리와, 놈의 눈과 눈이 맞았다. 구역질이 올라온다.



세아가 옆에 있던 쓰레기 봉지를 집어 놈의 머리를 주워 담고 묵직해진 봉지를 계단 아래로 던졌다. 김승연은 옆에서 피를 뿜어내는 시체의 목에 봉지를 두르고 페이프로 감고 있었다.


둘은 눈쌀을 찌푸릴 뿐, 나처럼 사람의 절단된 시신에 커다란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익숙해져야 한다.


살육의 현장에 익숙해져여야만 한다.



나는 시신을 옮기려는 승연이를 도와 시신의 다리를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아직 뜨겁고, 나와 승연이보다 한참이나 작은 몸이었다.



풀석-.


주택 마당의 입구 앞에 시신을 던졌다. 피묻은 손으로 주먹을 세게 쥐어 떨림을 억제했다.


후레쉬를 키고 나온 세아와 현성이 사방팔방을 빛으로 헤집었다.


“야이 개새끼야!! 어딜 쳐 기어들어가!!”


6호의 문 앞에 웬 여자애 하나가 기웃거리고 있었다. 하울이가 있는 집이다. 1호로 향하는 길에서 하울이는 보지 못했다. 아직 집 안에 애들과 숨어있는 거다. 세아는 일부로 시선을 끌기 위해 이런 짓을 한 거다.


세아가 후레쉬로 여자를 비추고 소리를 지르자 주변에서 침입자 3명이 주변 주택의 마당에서 나와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세아와 김승연은 6호 뛰어갔고 나와 현성이는 우리를 중심으로 모인 세 명과 대치하게 됐다.


“악!”


4호에 있던 현수가 적이 등을 보이자 문을 열고 놈을 몸으로 들이받아 놈이 깔린 상태로 계단에서 떨어졌다. 현수는 그대로 놈의 등을 수차례 찔러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자신의 동료가 죽는 모습에 시선이 흔들린 놈들을 놓치지 않고 정현성이 칼을 휘둘렀다. 내 앞의 놈과 나는 거의 동시에 달려들었다.


피하고 휘두르기가 반복됐다.


“윽.”


“죽어 이 새끼야!!”


놈이 내게 정통으로 달려들었다. 나를 찌르려 길게 뻗은 오른팔을 잡고 관절의 반대 방향으로 꺾었다.


우드드득.


“아아악!!”


오른손에 들린 칼로 놈의 안면을 뚫으려 했지만, 놈이 남은 왼손으로 칼을 쥐여잡았다.


“왜 여길 온거야 왜!!!”


“죽어!!”


놈이 힘으로 나를 밀어붙이고 다리 관절을 세게 차 내 자세를 무너뜨렸다. 등이 딱딱한 시멘트 바닥과 맞닿았다. 놈이 떨어뜨린 자신의 칼을 주으려 한다.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마당 가장자리에 있는 돌로 놈의 머리를 가격했다. 놈이 비틀거리며 한 쪽 무릎을 꿇자 놈의 등을 걷어 차 놈을 바닥에 쓰러뜨렸다.


“······.”


“커헉, 컥.”


놈이 자신의 목을 죄이는 내 손을 박박 긁어댔다. 놈의 다리는 나를 떨어뜨리려 바쁘게 움직였지만 마당의 흙이 파일 뿐, 나는 조금 들썩이기만 했다.


“꺼..헉. 끅, 으..”


놈이 빠르게 바닥을 더듬어 자신의 칼을 찾았다. 내가 저걸 피하려 이 손을 놓으면 놈은 죽지 않는다.


푸욱-


팔뚝에 놈의 칼이 꽂혔다. 복부를 제외한 부분이라면 칼에 찔린다고 무조건 죽지는 않는다. 이정도 상처로 적을 죽일 수 있다면 마다 하지 않을 부상이다.


“끄..윽···”


놈의 움직임이 멈췄다. 내가 손에 힘을 푼 건 놈의 움직임이 끝나고도 몇 초가 지나서였다.


“형!”


“··· 애들은?”


“다들 무사해요!”


“다행이네..”


“이거 뽑을게요, 아파요.”


“어?.. 아아악!!”


현수는 내가 마음의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칼을 뽑았다. 내 팔을 세게 눌러 지혈을 하고 커다란 천을 이용해 팔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묶었다.


세아 : “이 새끼들 다 고성 애들이잖아!”


승연 : “이쪽만 벌써 4명이나 있었어. 다른 집은 괜찮은거 맞아?”


세아 : “현진 언니랑 연락이 됐어. 자기 포함 3명은 집 안에, 성찬, 진호, 수아는 다시 밖으로 나갔대.”


제형 : “어디로?”


세아 : “남자 둘은 식량 창고 있는 쪽으로 갔나봐. 언니는 몰라.”


제형 : “설마 혼자 있는 거야?”


세아 : “모른다니까!”


현성 : “이럴 시간 없어, 여긴 정리 됐으니까 우린 빨리 수아랑 합류하자. 주변 어딘가에 있겠지.”


현수 : “차는?”


현성 : “챙기자. 부상자는 차로 옮겨야 할지 모르니까.”


제형 : “아냐. 둘 정도는 1호로 가서 애들 지켜. 나랑 세아, 현성이가 나가볼 테니까.”


현수 : “알겠어요. 이 키 받아요.”


우리는 두 조로 나눠져 이동했다. 나는 애들과 차를 타고 주택가를 내려가 식량창고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왜 수아만 혼자 있는거야, 왜.


수아는 남자라고 쫄아서 안 덤빌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신경을 건들여 자신을 먼저 공격하도록 하지.


수아가 침입자들과 마주치기 전에 빨리 찾아야 한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덜트 베니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정리 21.11.11 22 0 19쪽
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20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7 0 11쪽
45 비상 21.11.04 27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4 1 12쪽
43 혈연 (2) 21.10.31 25 1 11쪽
42 혈연 21.10.30 30 1 10쪽
41 협상 21.10.26 27 1 10쪽
40 어선 21.10.23 27 1 10쪽
39 백 월 21.10.22 27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7 1 14쪽
36 감각 21.10.17 40 1 16쪽
35 일상 21.10.16 34 1 14쪽
34 관계 21.10.15 33 1 12쪽
33 스파크 21.10.14 30 1 11쪽
32 신뢰 21.10.13 29 1 10쪽
31 25+14+2 21.10.12 32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1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1 1 11쪽
28 제안 21.10.07 34 1 11쪽
27 거절 21.10.05 34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30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4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8 1 11쪽
23 고민 21.10.02 33 1 11쪽
22 화재발견 21.10.02 30 1 12쪽
21 해충 21.10.01 27 1 11쪽
20 체제 21.09.28 34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