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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님의 서재입니다.

어덜트 베니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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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619
추천수 :
41
글자수 :
256,851

작성
21.10.26 12:20
조회
26
추천
1
글자
10쪽

협상

.




DUMMY

41화.


“보여?”


“하.. 집 안에 있는 건 잘 안보이고 밖에 있는건.. 7명 정도.”


“7명보다는 훨씬 많을 거야. 집 안에 있는 사람 수를 확인해야 해.”


“오, 완전 무리. 딴 걸 생각해내 봐.”


세아가 망원경을 내리고 해맑은 얼굴로 내 말을 무시했다.


“쯧-. 보초는?”


“으음.. 없는 것 같네. 일단 높아보이는 건물도 없고.”


우리가 들어온 도로의 반대편으로 이어진 도로로 나가게 되면 바로 주택가가 나왔기에 우리 자매는 그 사이의 작은 산에 올라 상황을 살폈다. 마을이라 하기도 뭐한 정말 작은 곳이었는데 오래된 주택이 20채도 없었다.


“근데 나이대가 너무 다양해. 전체적으로 나보다 어리거나 비슷하고, 언니 나이대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


“아직도 조건을 모르나?”


“모르지. 일단 내려가자.”






제형 : “모르는 걸 수도 있겠네. 밖에 어린 애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걸로 봐선 다른 사람이랑 안 마주친지 한참 된 것 같네.”


성찬 : “그럼 우릴 엄청 경계할 텐데.”


수아 : “공격적이진 않을 수 있지.”


제형 : “바로 들어가게?”


수아 : “응. 근데 13명 정도만 앞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뒤로 돌아가서 숨어있게 할거야. 걔네가 협상할 생각이 없으면 위험해질 지도 모르니까.”


성찬 : “뒤를 노렸다는 걸 알면 신뢰를 쌓기 어렵지 않겠어?”


수아 : “들키지 말아야지.”


제형 : “트렁크에 있는 놈은 우리 수가 맞지 않는걸 바로 알거야.”


수아 : “··· 그럼.. 잠깐 기절 좀 시켜두자.”


성찬 : ”좀 거친데.. 방법이 그것 밖에 없긴 하네.”


트렁크를 열자 테이프 때문에 제대로 소리도 못 지르고 발악하는 놈의 모습이 보였다. 놈의 멱살을 세게 쥐어 잡고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놈의 상체 위로 올라앉아 입을 막고 있는 테이프를 뗐다.


“나보다 어려보이는데, 몇 살?”


“그게 왜 궁금한데! 이거나 빨리 풀어!!”


“흠, 긴장 좀 풀어주려 한 건데 마다하면 어쩔 수 없지.”


“뭐래는 거야, 빨리 풀어!!!”


“우린 나중에 다시 보자.”


놈의 결박된 팔을 명치에 올렸다. 그리고 내 체중을 실어 그 팔을 내려 세게 압박하자 놈의 저항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예전에 배운 사람을 기절시키는 기술인데, 어렸을 때 세아를 기절시키고 엄마한테 호되게 혼난 이후론 처음 하는 거였다.


“······.”


놈의 눈이 스르륵 감기는 동시에 모든 저항이 끝났다. 나도 힘을 풀고 놈의 코 아래에 손가락을 댔다. 놈의 호흡이 일정하게 반복됐다.


제형 : “..원래 이런 방법이 흔해?”


성찬 : “아니? 기절 시킨건 오늘이 처음이야.”


제형 : “그럼 저런건 어디서 배운거야?”


성찬 : “아~ 쟤 어머니 미국 여군이었어.”


제형 : “아버지가 외국인이야?”


수아 : “두분 다 한국계 미국인. 아빠는 미국 변호사였는데 엄마랑 미국에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나 낳은 거지.”


제형 : “그럼 보통 미국에서 살지 않아?”


수아 : “원래 그러려고 했는데 내가 어렸을 때 한동안 인종차별이 너무 심해서 동양인이 살기 좀 위험했대. 엄마아빠는 한국으로 돌아올까 고민했는데 어차피 내 양가 친척들이 다 한국에 있어서 한국으로 돌아가자 결정이 난 거고.”


제형 : “아.”


수아 : “하여간, 이제 슬슬 출발하자. 모두 무기 하나씩은 안 보이게 더 챙겨.”


성찬이가 바닥에 쓰러진 놈을 들춰업고 뒷좌석에 태웠다. 이제부터 만날 새로운 무리의 사람들을 위해 놈의 발과 팔을 묶은 테이프는 떼고 손목을 감은 로프만 남겼다. 이쪽 지리를 그나마 아는 성찬이가 뒤를 노리기로 했다.





부르릉—


우리가 주택가에 들어서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애들이 어린애들을 집으로 숨기고 우리의 앞을 막아섰다. 우리는 차를 멈추고 양 손을 들어올린 채로 차에서 내려 그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신들 뭐야. 여긴 왜 왔어.”


세아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남자애가 자신의 무리 앞에 서 우리에게 물었다.


“여기 지도하는 사람은 어딨어?”


“누구냐고 물었어.”


“경기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여긴 왜 왔어?”


“풀떼기만 먹고 살 순 없어서?”


상황과는 맞지 않아보이는 대답에 남자애가 얼굴을 찡그렸다.


“.. 항구를 지나 온거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에 내 친구가 있었어. 걔는 어쩐거야?”


“아무런 탈 없이 잘 있어.”


고개를 돌려 백제형에게 신호를 주자 백제형이 뒷좌석에 쓰러져 있는 놈을 들춰업었다. 그 모습을 본 남자애가 우리에게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왔다. 저렇게 의심없이 들어오면 안 될 텐데 말이다.


“김한서!! 너 당장 떨어져!!”


이번엔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남자애가 뒤의 주택가에서 급하게 뛰어나와 남자애의 앞을 막아섰다. 그 뒤로는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애들이 따라 오고 있었다. 얘는 먼 곳에서 쉬지도 않고 달려왔는지 오른쪽에 들린 몽둥이가 거칠게 내몰아 쉬는 박자에 맞춰 위아래로 왕복 운동을 했다.


백제형이 두 무리의 경계선에 놈을 천천히 눕히고 돌아오자 ‘김한서’라고 불리는 남자애가 놈을 끌었다.


“단순 기절이야. 다른 해는 안 끼쳤어.”


“여긴 무슨 일이지?”


“너가 여기 지도자야? 아님 최연장자?”


“여기 온 이유가 뭐냐고 묻잖아.”


“식량 거래를 하고 싶어.”


“그래서 이 시골깡촌까지 내려왔다고? 우리가 어떻게 믿지? 우리 물건을 강탈 하러 온 놈들이 아니란 증거가 없잖아.”


“그랬으면 벌써 쑥대밭으로 만들었겠지. 이렇게 여유를 주는 강탈자 새끼들이 어딨겠어?”


“······.”


“이야기를 하자. 난 너희들이랑 거래를 하고 싶거든.”


“······.”


앞에 선 남자는 우릴 의심스럽게 노려봤지만,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는 것 같은 모습을 보니 이 상황을 아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정적이 좀 흘렀다 싶을 때 쯤에 놈이 입을 열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이야기 하는 건 너만. 다른 사람은 안돼.”


“······.”


“이야기가 마무리 될 때까지 가만히 있는다면 너희 쪽 애들한테 피해는 끼치지 않아. 단순히 차 안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돼.”


놈들은 분명히 나를 포박할 텐데, 손을 쓰지 못하면 다른 사람 없이 옷 안으로 숨긴 칼을 빼내는 건 힘들어 질게 뻔했다. 그럼 위험한 상황이 와도 대처하기 힘들거고.. 리스크가 큰 제안이다.


“그럼 나도 데려가. 어차피 포박할 테니까 사람 하나 는다고 해도 별 상관 없잖아?”


백제형이 나섰다. 남자는 굳이 따라오려는 백제형을 못마땅 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 좋아.”









“식량 거래를 하자는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야. 너희가 어업이 전문인 것처럼 우린 농사가 전문이야. 너희가 주기적으로 해산물을 넘기면 우리도 그에 맞게 농작물을 넘기지.”


“너희가 제대로 터를 잡고 농사를 짓고 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게?”


“사태가 일어나고 15개월 동안 살아있는 걸로 모자라 체중이 빠져 보이지 않으면 이미 말 다한거 아닌가?”


나와 백제형은 팔이 뒤로 결박된 채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온 곳은 회관 같은 곳이었는데 고등학생부터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애들 4명이 우리를 추가로 둘러싸고 있었다. 차에 남은 애들은 손발이 자유로웠지만 차를 지키는 놈들이 키를 가져가 운전도,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너희는 평균나이가 높아보이는데, 우리가 거래를 성립한다 해도 오래 못갈거야. 그런데도 왜 거랠해?”


“··· 푸흡-.”


“..웃어?”


“너희 그렇게 가다간 다 죽을 걸?”


남자가 눈쌀을 찌푸렸다. 이 쉘터는 도태되고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나이가 차기를 기다리며 죽음을 예지 하고만 있는 놈들이 동물과 다를게 뭔가.


“믿든지 말든지는 네 알바지만, 내 무리의 반은 이미 자기 생일을 넘겼어. 19살인데 말이지.”


“그걸 어떻게 믿어.”


“그러니까 믿든지 말든지는 네 알아서 하라고.”


“······.”


“지금까지 자살 안하고 악착같이 살았으니까 너희도 죽기는 싫을거 아냐. 너희가 살 방법을 알려줄게. 그럼 너희는 우리한테 다른 정보를 알려줘.”


“무슨 정보?”


“바다에서 식량을 구하는 법. 낚시나 어선을 다루는거 말이야.”


남자가 고민에 빠졌다. 옆에 있는 애들도 내 말에 조금은 흔들린 건지 서로 눈치를 보며 숙덕였다. 언짢은 표정으로 나를 보는 남자가 애들과 상의해 볼 생각인지 회관을 나갔다.


“쟤들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일까?”


“모르지. 내 옷 좀 잡아 당겨봐.”


“어?”


“빨리.”


백제형이 내가 입은 상의의 끝자락을 살짝 잡고 잡아당겼다.


“속옷까지 잡아당겨.”


“어..?”


“빨리. 안에 칼 숨겨놨어. 쟤네가 무슨 답을 내놓을지 모르니까 우리도 최소한의 준비는 해야할 거 아냐.”


“아아, 응.”


이번엔 백제형이 스포츠 브라의 밑과 옷을 겹쳐 잡고 세게 잡아당겼다. 옷과 살 사이에 틈이 생기자 칼집이 끼워진 작은 칼이 펼친 손 위로 딱 맞게 떨어졌다. 나와 백제형의 손을 결박하는 줄을 잘라낸 후 발목과 양말 사이에 칼을 숨겼다.


“줄 안 풀린척 해. 꽉 쥐어잡아라?”


“치밀하네.”


“그럼~ 이렇게 안하면 금방 죽는다고? 발소리 들린다. 빨리 줄 잡아.”



철컥- 끼이익-


놈들이 우리의 앞에 섰다.


“너희 제안을 받아들일게. 대신 조건이 있어.”


“뭔데?”


“너희 쉘터에 우리를 데려가. 차에 탄 애들 중 반은 여기에 남기고.”


“인질로 쓰시겠다?”


“증인으로 쓰겠다는거야. 처음 본 너희 말을 믿는 것보단 우리가 눈으로 보는게 빠를테니.”


“······.”


“우리 애들도 갈 거니까 쌍방 인질 조건이야. 어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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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정리 21.11.11 21 0 19쪽
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19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46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6 0 11쪽
45 비상 21.11.04 26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3 1 12쪽
43 혈연 (2) 21.10.31 24 1 11쪽
42 혈연 21.10.30 28 1 10쪽
» 협상 21.10.26 27 1 10쪽
40 어선 21.10.23 26 1 10쪽
39 백 월 21.10.22 26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6 1 14쪽
36 감각 21.10.17 39 1 16쪽
35 일상 21.10.16 33 1 14쪽
34 관계 21.10.15 32 1 12쪽
33 스파크 21.10.14 29 1 11쪽
32 신뢰 21.10.13 28 1 10쪽
31 25+14+2 21.10.12 31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0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0 1 11쪽
28 제안 21.10.07 33 1 11쪽
27 거절 21.10.05 33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29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3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7 1 11쪽
23 고민 21.10.02 32 1 11쪽
22 화재발견 21.10.02 28 1 12쪽
21 해충 21.10.01 27 1 11쪽
20 체제 21.09.28 3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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