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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님의 서재입니다.

어덜트 베니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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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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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
추천수 :
41
글자수 :
25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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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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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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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6쪽

감각

.




DUMMY

현성 : “으갹!!!”


성찬 : “야 고우주! 그거 제대로 당겨!!”


우주 : “아아 안돼요! 끌려 가잖아요!!”


진호 : “떨어져!”


음.. 뭐 보다시피 개고생 중이다.


멧돼지는 남자 7명이 달려들어도 생각보다 그리 쉽게 잡혀주지 않았다. 우리 애들도 처음 겪는 난관이라 멧돼지의 고개가 자신에게 꺾이기만 해도 뒷걸음질 쳐서 제대로 그물을 잡을 수가 없었다.


제형 : “하나 둘 셋하면 그물로 포박해. 전현성이랑 문인수가 철갈퀴로 목을 공격하면 내가 눈을 찌를게.”


성찬 : “미친, 칼 우리한테 맞추지 마라?!”


제형 : “준비 해, 하나 둘..셋!”


인수 : “으아-!!!”


멧돼지의 목에 철갈퀴 2개가 깊게 박혔다. 남자 둘이 목을, 넷이 몸을 누르고 있는 터라 멧돼지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백제형은 그 틈을 노려 멧돼지의 시력을 빼앗았다. 잔인한 장면이었다.


수아 : “불쌍하네..”


아린 : “으음.. 그러게.”


수아 : “미안해졌어 멧돼지한테..”


아린 : “머리는 어디다 잘 묻어줘야겠다.”


수아 : “응. 그래야겠다.”


멧돼지의 검은 털이 새빨간 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보고 나와 아린이의 태도가 숙연해졌다.


성찬 : “으아!!”


현성 : “와악!!”


밖의 남자애들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쇠붙이를 이용한 몇 번의 추가적인 공격으로 멧돼지가 전혀 움직이지 않게 됐다. 아무래도 죽은 것 같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멧돼지의 몸통에도 칼집이 많이 생기지 않았다.







(제형 시점)


12월 20일.


5대의 차량과 15명으로 이뤄진 탐색반을 짜 주차장에 집합했다. 오늘 우리의 일은 ‘필요한 것을 챙겨오는 것’ 그게 다였다. 아마 이번 탐색이 겨울이 끝나기 전 마지막 탐색일 거다.


아린 : “이건 리스트야. 각 조당 하나씩 준비 했으니까 보이면 잘 챙겨.”


성찬 : “이것들 챙길거면 병원을 한 번 들리는게 좋지 않겠어?”


아린 : “으음.. 뭐 그렇긴 하지.”


제형 : “병원 근처에 가구점이 있어. 두 팀으로 나눠서 들어가자.”


진호 : “석유난로에 쓸 등유도 필요해. 몇 명은 주유소에 들리는 걸로 해.”


고개를 끄덕였다.


수아 : “너희 필요한 것만 챙겨와야 해. 술이나 담배 같은거 가져오지 마라?”


성찬 : “예~ 예~”


수아 : “아 그리고 나가는 길에 서점 좀 들려줘. 소설이나 만화책 중심으로 우리가 읽을 만한 거.”


제형 : “응. 알겠어.”


수아 : “다들 조심히 다녀와.”


수아가 말을 마치자 애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보냈다. 탐색반 애들이 차에 탔다.







“여기서부터 나뉘자. 아린이 중심으로 4명은 병원, 3명은 진호 중심으로 주유소에서 등유 채울 수 있는지 보고 나머지는 가구 챙기는 걸로.”


병원 앞에 자를 주차하고 애들과 팀을 나눴다. 나와 함께 가구점으로 갈 애들은 트럭 2개와 9인승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새로 정해진 조와 근처의 가구점으로 향했다.


“야 백제형, 저기 좀 봐.”


조주석에 앉은 인수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속력을 늦추고 인수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곳을 봤다. 유리창으로 된 빈 가게 안에 사람 두명이 몸을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차를 멈추고 애들 몇 명과 가게쪽으로 향했다. 반응은 없었다.


제형 : “..죽었어.”


세아 : “이미 며칠 지난 것 같네. 저거 봐. 모닥불 피웠던데에 먼지가 쌓였잖아.”


승연 : “식량도 없네. 얼어죽기 전에 이미 굶어 죽은 걸지도.”


세아 : “흐음. 그냥 아파트에 들어가 있지 왜 이런 얄팍한 유리 뒤에 숨었데?”


승연 : “먹을 거라도 찾으러 왔었겠지. 아파트나 여기나 먹을게 없으면 어처피 죽었을 텐데.”


적응을 잘했다고 해야할지, 냉정하다 해야할지.


나보다 두살이나 어린 중학생들은 죽은 사람을 보고 조금이라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빠르게 주변을 살피고 이들이 죽은 이유부터 분석하고 있었다.


시체를 보면 막연하게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건들기도 싫고 쳐다보는 것도 싫다. 하지만 쉘터의 원정멤버들은 이런 생각따위 하지도 않는 것 같다. 이게 내 동료와 수아의 동료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승연이가 가게의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검은 천을 끌어 시신을 덮었다. 최소한의 예의로 보였다.


우리는 다시 차에 탑승해 창고형 가구점으로 향했다.




인수 : “생각보다 가구 종류가 많네.”


세아 : “아, 옷서랍이다. 저거 좀 챙기자. 노인 둘만 살던 집에 사람이 모이니까 서랍장이 너무 부족해.”


승연 : “저건 그냥 들고 옮겨야겠네. 너가 저쪽 들어.”


둘은 자기들이 필요한 것을 찾고 빠르게 움직였다. 두명이 양쪽으로 마주보고 서 호흡을 맞춰 서랍장을 옮기기 시작했다.


우진 : “애기 침대는 없어. 백화점이나 아울렛을 가는게 낫겠어.”


도진 : “그건 이따 다른 사람들이랑 한 번 모이고 가. 멀잖아.”


박우진 박도진. 이름에서 느껴지듯, 둘은 쉘터에서 유일한 쌍둥이였다. 박우진이 몇 분 먼저 태어나 누나라고 주장하는 걸로 매일같이 싸우는 남매였다.


인수 : “이층 침대 가져가면 안돼나? 바닥에서 자는 건 영 허리 아프고.”


제형 : “그건 다음에. 어차피 몇 달 후면 다들 한 집에 한 가구 씩 살게 될 텐데.”


우진 : “이따 아울렛가면 라텍스 챙기자. 그거면 진공 포장 되있을 거라서 부피도 얼마 안되고 이불처럼 접을 수도 있으니까.”


제형 : “좋네. 일단 필요한 가구부터 옮기기 시작하자.”


세아 : “아악! 더럽게 무겁네 진짜!”


승연 : “크큭, 화 좀 줄여.”


김승연은 세아와 오래된 친구라고 알고있다. 그때문인지 세아가 발광을 할 때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수아의 동생, 그러니까 권세아는 언제나 리액션이 큰 편이었다. 재밌는 일이 있으면 크게 웃고 기분이 나쁘면 대놓고 티냈다. 아까처럼 시체를 봐도 동요하지 않고 꽤 잘 싸우는 걸로 평판이난 세아는 그동안 수아한테 가려져 있어 별로 티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수아와는 다른 스타일로 기가 셌다.


부피가 큰 가구를 옮기는데 힘이 모자라 보이는 둘에게 붙어 가구를 옮겼다.


제형 : “너는 입이 꽤 험하네.”


세아 : “뭐야? 시비야 아님 궁금증이야.”


제형 : “후자야.”


세아 : “언니 닮아서 그래.”


제형 : “권수아?”


세아 : “언니 나보다 욕 많이해. 우리 쉘터 누구랑 싸워도 욕으로 지지는 않을껄?”


승연 : “음 뭐. 인정해.”


제형 : “별로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세아 : “그건 어린 애들 때문에 그래. 애들 없고 친구랑 있을 때는 많이 쓰는데 요즘은 윤후랑 윤일이가 붙어 있으니까.”


승연 : “어 누나 그러더라. 난 처음에 적응 안됨.”


아이를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자기 습관까지 바꿨다라.. 이 둘과 하는 이야기도 꽤 재밌는거 같다.


세아 : “김승연, 민영이 언니가 책상 몇개 챙기랬지?”


승연 : “3개. 가능하면 4개.”


승연이가 의자 두개를 팔에 끼고 트럭으로 옮기면서 세아의 질문에 답했다. 세아는 적당한 책상을 고르고 옮길 준비를 했다.


제형 : “이쪽은 내가 들게.”


세아 : “하나, 둘.. 셋!”


발을 맞춰 이동했다. 꽤 무거운 책상이었다.


세아 : “오빠는 키가 몇이지?”


제형 : “마지막으로 잰 건 182cm.”


세아 : “어쩐지~.”


제형 : “뭐가?”


세아 : “우리 아빠랑 키가 같아. 나랑 언니한테 제일 익숙한 고개 꺾임이라고 해야 하나?”


제형 : “어머닌?”


세아 : “우리 엄마는 키가 작았어. 158 정도.”


제형 : “흐음.”


세아 : “이제 올린다. 하나 둘!”


세아의 신호에 맞춰 책상을 올렸다. 트럭의 짐칸에서 짐을 받던 인수와 우주가 책상을 이어 받았다.


세아 : “근데 언니랑은 뭐야? 러브러브한 거 없었잖아.”


제형 : “네 언니랑 똑같은 소리하네.”


같은 피를 나눈 사이라지만 너무 똑같은 반응에 웃음이 났다.


세아 : “실수가 섞여 있었나? 아님 그냥 유흥에서 시작했어?”


제형 : “아니. 실수는 좀 있었지만.”


세아 : “무슨 실수?”


제형 : “순서가 이상하잖아. 마음의 준비도 안된 상태로 애까지 가졌고.”


세아 : “그치. 생각해 보니까 오빠 완전 양아치구만?”


제형 : “그건 아니야..”


세아 : “하여간 계속 말해봐. 언니 좋아?”


제형 : “응.”


세아 : “어후, 커플이란. 언제부터?”


제형 :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흔치 않잖아.”


세아 : “언니 성깔은 분명히 흔치 않지.”


세아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세아 : “기 쎈 사람을 좋아하는 타입인가? 붙잡혀 사는걸 좋아하는 타입?”


제형 : “생각해본 적 없어서 모르겠어.”


세아 : “으으- 언니 좋아하는 거면 맞을 거야. 거 참 특이한 취향이란 말이야.”









오전 9시 30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서 다른 애들과 합류했다. 생각보다 차에 빈 공간이 많이 남았다. 라텍스를 넣고도 공간이 남을 것 같다.


아린 : “서점 가면 되나 이제?”


도진 : “갔다가 아울렛도 가려고. 라텍스랑 애기 침대 챙겨서 가게. 근데 그쪽 애들은 상태가 왜그래?”


아린 : “수술 도중에 의사들이 사태가 일어난 건지 어린애 배가 열린 상태로 완전 썩은 상태였어.”


세아 : “어으.. 상상만 해도 별론데.”


성찬 : “전현성도 마땅한 병을 못 찾았어. 좀 멀어도 아울렛은 가야겠네.”


아린 : “일단 서점부터 가자. 이 인원수면 금방 채우겠다.”


우리는 서점에 들려 소설책들과 시리즈 만화책들을 책수레에 쌓아 차로 옮겼다. 이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아울렛에 도착했다.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릴 뿐이었다.



식료품점은 창문까지 완전히 산산조각 나있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1층의 명품관 몇 군데도 창이 깨져 물건들이 사라져있었다. 그렇게 멍청해 보일 수 없었다.


2층은 평범한 의류점밖에 없었지만, 3층부터는 주방용품을 파는 상점이나 어린이 옷을 파는 상점이 줄을 섰다. 애들이 상점에서 적당한 상자를 집어 필요한 것들을 냅다 던졌다.


우주와 민재는 애기 침대를 발견하고 상점의 창고로 들어가 조립되기 전의 상태로 포장 된 것을 찾았다. 5명은 그대로 3층에 남았고 나머지는 5층으로 올라가 침대를 취급하는 가게를 찾았다. 아울렛이 너무 넒은 탓에 찾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도진 : “진공 포장이 되있는 건 거의 없어. 여긴 이게 끝이야.”


우진 : “4개? 너무 부족한데.”


제형 : “저기 전시 된거로 가져가자. 로프 가져온 사람 있어?”


승연 : “저요!”


제형 : “그걸로 돌돌 말아서 묶으면 될거야.”


승연이는 가방을 거꾸로 뒤집어 로프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예 로프만 챙겨온 거였다. 포장이 되있는 라텍스들을 먼저 차에 싣고 돌아와 침대에 깔린 라텍스를 말았다. 승연이와 세아는 다른 애들이 말아둔 라텍스를 묶고 남은 로프줄을 끊었다.


성찬 : “아, 한 번 내려갔다 왔는데 힘들어 죽을 것 같아.”


진호 : “이거 우리 보고 옮기라는데.”


성찬 : “..나 방금 갔다 왔는데..?”


진호 : “나도 너랑 같이 갔다왔어 방금..”


세아 : “오빠들 부탁해. 이거 아까 들어봤는데 나 혼자선 영 무리야.”


성찬 : “······.”


세아 : “아잉~”


성찬 : “아아 알겠어! 그거 하지마.”


세아 : “왜, 나 귀엽잖아.”


성찬 : “너 그런면에선 권수아랑 똑같더라..?”


제형 : “권수아가 애교를 부려?”


성찬 : “걔 존나 부려. 나랑 전현성 셋이서 놀 때 진짜 존나 부려.”


이건 또 예상치 못한 건데. 솔직히 권수아의 외모와 행동을 보면서 애교가 많을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성찬 : “근데 걔는 내 반응 보고 싶어서 하는거라.. 으으-.”


이런 이야길 들을 때마다 이들이 정말 친한 친구라는 걸 실감한다.


대충 줄로 묶은 라텍스와 주방용품들을 챙겨온 애들이 차에 물건을 모두 실었다. 오전 11시 27분. 집을 나온 지 4시간 채 되지 않았다.


우리는 잠깐의 여유를 가지고 몇 명씩 무리를 이뤄 아울렛을 둘러보기로 했다. 아직 물건이 들어갈 자리가 남았기 때문이다.


권세아는 무리의 선두로 아울렛을 둘러봤는데, 잡다한 것들을 파는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세아 : “아트박스다. 여기 들어가 보자.”


이미 들어가고 있었다.


이곳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여긴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물건들이 많았기에 굳이 들어와본 적은 없었다. 중앙은 생각하던데로 화려한 것들 천지였지만 가장자리에는 평범한 물건들도 많았다.


승연 : “아! 이거 하고 싶었던 게임인데.”


아린 : “헐! 이거 귀엽다. 완전 핑크핑크해.”


세아 : “여기 있는 우산들 좀 챙겨가자. 이쁘고 크네.”


모두의 쇼핑시간이 됐다. 애들은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물건을 찾아 바구니에 넣기 시작했다. 당연히 챙기는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입체퍼즐 몇 개와 큐브를 챙기고 가게 안을 돌아다녔다.


제형 : “폴로로이드 사진기도 있네.”


세아 : “오, 그거 언니거랑 똑같은 거네.”


제형 : “이거?”


세아 : “응. 작년에 친구가 생일선물로 줬어. 언니 사진 찍는 거 좋아해서.”


제형 : “······.”


세아 : “그거 챙겨. 이제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메라는 그런 폴로로이드 밖에 없으니까.”


권세아는 내가 손에 든 사진기를 보자마자 진열대에 올라와 있는 사진기를 쓸어담기 시작했다. 옆 진열대에 있는 필름을 담고 카운터로 달려가 카드 단말기 옆에 전시된 필름을 모두 챙겼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아직도 쇼핑에 몰두한 애들에게 화장실을 갔다오겠다 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물 안 나오지 여기는.”


그사이 쉘터의 생활에 익숙해졌다. 솔직히 쉘터의 주변은 물천지라 수도관이 고장나 물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옆에서 떠오면 그만이었다. 게다가 그 물은 우리가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 했으니 약간의 불편함만 더해질 뿐이지 우리 생명엔 지장 없었다.


바스락-


쓰레기통에 끼워진 비닐에 옷이 스쳐 작은 소리를 냈다. 화장실을 나와 애들이 모여있는 쪽으로 향했다. 이곳은 너무 커서 화장실도 멀었다.


화장실을 나오니 복도를 걷는 진호가 보였다. 가볍게 놀래켜 볼까하는 마음에 발소리를 죽이고 뒤를 쫓았다. 진호와 2미터 채 남지 않았다.


“지···”


“으아아!!!”


“..허억.”


진호의 어깨에 손을 뻗는 순간, 진호가 칼을 뽑아들어 내게 칼을 휘둘렀다. 햇빛에 반짝이는 칼날을 보자 내 몸이 빠르게 움츠러들었다.


진호의 칼이 내 팔을 크게 찢어놓았다.


나보다 몇 센티 큰 김진호가 칼을 세게 잡고 휘두르자 내 패딩이 찢어지며 안쪽 살까지 파고들었다. 진심으로 죽이려 했고, 나는 정말 죽을 뻔했다.


“..아악!!”


“시.. 시발.. 괘, 괜찮아?”


“으윽-.. 아아, 윽.”


“미안해,미안. 넌 줄 몰랐어..!”


“후- 괜찮아.. 류아린한테 가자..”


“미안, 미안해. 내가 정신이..!”


“괜찮으니까 가자고.”


내가 멍청했다. 이 시기에 가볍게 칠 장난이 아니었다. 이곳의 모든 애들은 자신의 모든 감각을 발달시켜 자신의 생명을 지켜나가고 있는 애들이었다. 내가 나온 화장실은 애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고, 자신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면 당연히 긴장하게 될 터였다.


진호는 자신의 감각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진호에게 잘못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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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정리 21.11.11 21 0 19쪽
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20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46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6 0 11쪽
45 비상 21.11.04 26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4 1 12쪽
43 혈연 (2) 21.10.31 25 1 11쪽
42 혈연 21.10.30 30 1 10쪽
41 협상 21.10.26 27 1 10쪽
40 어선 21.10.23 26 1 10쪽
39 백 월 21.10.22 26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6 1 14쪽
» 감각 21.10.17 40 1 16쪽
35 일상 21.10.16 33 1 14쪽
34 관계 21.10.15 32 1 12쪽
33 스파크 21.10.14 30 1 11쪽
32 신뢰 21.10.13 28 1 10쪽
31 25+14+2 21.10.12 31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1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0 1 11쪽
28 제안 21.10.07 33 1 11쪽
27 거절 21.10.05 34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29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3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7 1 11쪽
23 고민 21.10.02 32 1 11쪽
22 화재발견 21.10.02 29 1 12쪽
21 해충 21.10.01 27 1 11쪽
20 체제 21.09.28 3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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