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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님의 서재입니다.

어덜트 베니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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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641
추천수 :
41
글자수 :
256,851

작성
21.10.07 10:58
조회
33
추천
1
글자
11쪽

제안

.




DUMMY

29화. 제안


놈이 내 어깨를 잡아 끌었다. 협상을 거절했다면 남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이 놈이 나를 죽일 거라는 확신이 서자 반사적으로 눈이 세게 감겼다.






“우리를 너희 쉘터로 받아줘.”



번쩍- 눈이 크게 떠졌다.


제형 : “인질은 넘길께. 대신 너희 쉘터에서 우리가 살 수 있게 해줘.”


수아 : “악!”


아린 : “수아야!!”


놈이 내 등을 아린이를 향해 밀었다. 대체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쨍그랑-


놈이 칼을 버렸다. 그것도 우리 앞으로 던져서 자신이 다시 잡을 수 없도록 했다.


몸치 : “야! 너 뭐하는 거야!!”


“미쳤어!?”


놈의 뒤로 선 애들이 당황했다.


제형 : “너희도 무기 버려.”


몸치 : “야이 또라이 새끼야!!!”


제형 : “그냥 좀 하라고!!!”


놈이 큰소리를 치자 놈들이 놀랬는지 대꾸 하지 않았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쨍그랑—


하나둘씩 자기가 쥔 무기를 버렸다. 놈이 양 손을 올렸다.


수아 : “··· 묶어.”


성찬 : ”야! 저새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줄 알고!”


수아 : “괜찮아. 나 믿고 일단 묶어줘.”


성찬 : “하 씨.. 뭐해! 다들 묶어!”


못마땅한 눈치였지만 애들은 놈들의 몸을 포박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세아 : “언니!”


아린 : “야 너 괜찮아!?”


수아 : “어어, 괜찮아. 몇 대 맞은 정도야.”


세아 : “뭘 웃고 지랄이야..! 뒤진 줄 알고 놀랬잖아..!!”


수아 : “겨우 살아남은 사람한테 지랄이라니··· 너무 하다 너.”


아린 : “어디 부러지진 않았어? 코는 괜찮아?”


수아 : “응. 아마 부러지진 않았어.”


아린 : “입 벌려봐.”


수아 : “아-“


아린 : “다 헐었잖아!! 너 뺨도 심하게 부었다고!!”


수아 : “아아, 그건 저새끼한테 맞아서 그래. 딱히 흔들리는 이도 없으니까 괜찮아. 근데 온몸이 너무 아파.. 집에 가고 싶어.”


세아 : “빨리 끝내고 집으로 가자. 벌써 4시야.”



민영 : “어린 애들도 묶어?”


수아 : “아니, 걔네는 그냥 감시만 해둬. 묶을 필요까진 없어.”


성찬 : “야 다 묶었어. 테라스로 밀어 넣어둔다?”


수아 : “응. 애들은 잠깐 화장실에 두자. 후레쉬 하나 쥐여줘.”



결박을 끝내고 놈들을 테라스로 밀어 창을 닫았다. 잠시 우리 쉘터 애들끼리 저놈들의 처리에 대해 논해야 했다.


현성 : “이제 어쩔거야? 무슨 생각인지 말 좀 해봐.”


수아 : “이건 그냥 내 감인데, 쟤네가 나쁜 놈들은 아닌 것 같아.”


윤아 : “뭐!? 이렇게 맞았는데 무슨 소리야!”


수아 : “어··· 이건 내가 시간 벌겠다고 좀 깝죽거리느라··· 맞을만 했어. 나 같았으면 칼로 몇 번 괴롭혔을 텐데 딱히 그런 것도 없었고. 아무리 우리라고 해도 인질한테 친절하게 구는 건 못하니까.”


현수 : “나쁜 놈들이 아닌 것 같다는 건 뭐에요?”


수아 : “몰라. 진짜 감이야.”


현성 : “하.. 그럼 네 감 말고. 뭐 이상한 거라던지 특이한 거라던지 없어?”


수아 : “있어. 저 덩치 보이지? 너희가 딱 들어왔을 때 나 잡고 있던 놈. 저 자식이 나 시체 유기할 때 뒤에서 공격 했거든? 근데 그걸 못 성공 시켰어.”


성찬 : “뒤에서 공격 했는데 그걸 못 했다고? 불이 안 켜져 있었어?”


수아 : “아니, 내가 들고 있는 후레쉬 있었어. 그리고 놈들은 처음부터 칼도 안 꺼냈어. 저 야구배트나 힘만 썼어. 날 협박할거면 칼로 한 번에 끝낼 수 있었는데 말이야.”


성찬 : “칼을 아예 안쓰는 건··· 좀 이상한데. 아까 묶을 때 보니까 바지 주머니에 하나씩은 있었는데.”


아린 : “또 뭐 이상한 거 없어?”


수아 : “내가 약탈자 새끼라고 말하니까 ‘살인마 보다는 낫지.’라고 했어.”


윤아 : “‘낫다’라는 표현.. 잘 안쓰지 않나? 사람을 한 번도 안 죽인 게 아니라면.”


아린 : “지금까지 어디 있었대?”


수아 : “몰라. 물어봐야지. 근데 며칠 전 화재가 났던 건물이 걔네 쉘터였던 것 같아. 그래서 저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는 거고.”


아린 : “··· 그래도 불안해. 쉘터에 넣어달라는 부탁을 한다해도 너를 너무 쉽게 넘겨줬어. 이러면 윤아가 인질로 잡혔을 때랑 다르지 않잖아.”


수아 : “아니지. 그때 그여자는 혼자 살겠다고 자기 팀을 찔러 죽였어. 쟤네는 저 하얀 놈이 뭘 하는지 이해는 못해도 따르는 눈치였고.. 신뢰관계는 꽤 두터운 것 같아. 딱히 여자를 노리개로 쓰려는 발언도 일체 안 했고 진심으로 나를 죽이려 하지도 않았어.”


아린 : “잠깐, 쟤네가 사람을 단 한 번도 죽이지 않았다고 하자. 근데 그게 뭐? 결국에는 이 시대에 맞지 않는 무쓸모 쓰레기잖아. 우리가 데려온다 해도 별 도움 안 될거야.”


성찬 : “농사 일꾼 정도로는 쓰일 수 있겠지.”


수아 : “응. 그래서 그래. 지금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찾는 건 불가능 해. 지금은 ‘최악의 인간만 피하자’면 돼.”


성찬 : “괜찮은게 아니라 최악만 아니면 받으려고?”


수아 : “뭐··· 시도해볼 가치는 있지.”


아린 : “야!! 최악만 피하자니, 우리 목숨 가지고 도박 하는 거잖아!? 그러다 우리 쉘터에 불지르고 도망치거나 우릴 죽이겠다고 난동 피우면 어떡해!”


수아 : “그러니까 이야기 좀 해보자고~ 너무 화내지마. 별로 다 싶으면 바로 죽일게. 응?”


민영 : “···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정도면 해보자. 어차피 다 묶여있어서 저항하지도 못하잖아.”


현성 : “그럼 대강 정해졌지? 난 저 창문 열어주러 간다?”




현성이가 창을 열고 놈들을 안으로 들여 바닥에 앉혔다. 백설이는 나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수아 : “왜 나를 이렇게 쉽게 돌려 보냈지? 우리가 너희를 받아들인다는 확신도 없었으면서.”


제형 : “3일 동안 이 주변은 샅샅이 뒤졌는데 먹을 걸 발견하지 못했어. 너희한테서 도망친다고 해도 살아남지 못해.”


수아 : “내가 바로 죽일 수도 있었잖아?”


제형 : “며칠 앞 당겨질 뿐이야.”


수아 : “흐음-.”


제형 : “······.”


수아 : “사람은 몇 명 죽였지?”


제형 : “직접적으로 죽인 적은 한 번도 없어.”


수아 : “믿기 힘든 말이네.”


제형 : “··· 이 무리는 나랑 형이 구성한 무리야. 사태가 터진 새벽에, 우리는 인원을 모으고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외곽 모텔에 숨었어. 이 동네에 사람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기다릴 심보였지. 근데 3일 전에 너가 묻고 있던 남자의 무리가 우리 쉘터에 쳐들어 왔어. 그래서 불을 내고 도망친 거야.”


수아 : “왜 안 싸웠지?”


제형 : “싸워보려 했는데, 우리가 압도적으로 경험이 부족했어. 이쪽 애들이 한 명이라도 죽는 것보다는 도망치는게 나았어.”


수아 : “네가 여기 우두머리로 보이는데, 형은 뭐하고 있는거야?”


제형 : “···사라졌어.”


수아 : “야반도주라도 했어?”


제형 : “너···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수아 : “그게 무슨 말이야. 사라진다가 이거 말고 또 뭐가 있어.”


제형 : “무리에 19살이 아무도 없어?”


수아 : “..2명 있어.”


제형 : “19살 생일이 지나면, 당사자는 사라져.”



꿈틀-


눈썹이 흔들렸다. 어제 낮에 본 놈의 말, ‘한 달 뒤면 사라진다’라는 말이 머리를 스쳤다.


민영 : “서희 언니는 2주 전에 생일이었어. 거짓말이야!”


민영이가 강하게 반박했다. 그래, 분명히 언니의 생일이었다. 하지만 언니는 지금도 살아있단 말이다.


제형 : “그 사람 임신했지?”


수아 : “······.”


제형 : “아이를 임신하면 사라지지 않아. 아이의 엄마도, 아빠도.”


수아 : “그걸 어떻게 믿지?”


제형 : “우리 무리에 있는 저 누나도 임신했어. 아이의 아빠인 형은 생일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어.”


놈은 뚜렷하게 말했다. 말에는 당당함이 묻어있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놈의 말을 믿어야 하나?


생일이 지났다는 말만 들은 놈이 언니의 임신 사실을 바로 꽤뚫었다. 이게 거짓일 수 있을까?



제형 : “우리를 너희 쉘터에 넣어줘.”


수아 : “······.”


제형 : “나는 우리 무리 사람이 아무도 죽지 않길 원해. 너희 쉘터에 들어가면 너희 쉘터의 말에 순응할게.”


자기 무리를 꽤나 사랑하는 눈치다. 이 점은 마음에 쏙 든다.


수아 : “네 친구들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제형 : “아무일 일어나지 않도록 할거야.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날 죽여.”


수아 : “그건 너무 당연한 일이고. 네 목숨이 우리한테 무슨 가치가 있겠어. 안 그래?”


제형 : “······.”


수아 : “우리가 너희를 받는다고 치자. 숨어만 살던 놈들이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될 것 같아?”


제형 : “··· 우리의 쓸모를 증명하라는 거지?”


수아 : “말이 통하네.”


제형 : “어떻게 증명 하기 원해.”


수아 : “돼지 5마리.”


민영이와 며칠 전 이야기 했던 거다. 우리가 키우는 가축의 수를 늘리는 계획.


그 중 돼지는 한번에 낳는 새끼 수도 많아 번식력이 빨랐고 잡식성이라 우리가 키우기 편리한 가축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살아남아 있을 돼지는 아마 농장을 탈출했을 테니 우리가 금방 찾아낼 수 없었다.


우리도 성공하기 어려워 보이는 미션이었지만, 이것을 성공시키면 이들의 가치는 어느 정도 증명된다.



제형 : “···일주일만 줘.”


계약 성립.


수아 : “오케이~. 기간은 오늘 점심부터 시작할 거야. 하지만 너희가 도망칠 지도 모르잖아?”


제형 : “그럴 일은 없어.”


수아 : “알겠어, 알겠어~ 그냥 작은 보험이야. 저기 화장실에 들어간 너희 어린 애들은 우리가 맡아둘게. 설마 자기 유일한 가족들을 버리고 가지는 않겠지~.”


제형 : “···우리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 해코지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수아 : “약속하지.”


제형 : “······.”


수아 : “아무런 준비 없이 보내지는 않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는 마.”


놈들이 실패하면 아이들을 되찾으러 온 이놈들을 산에 묻고 우리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숨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놈들이 성공했을 때는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선물이 들어올게 확실했다.


협상이 끝났다.



우리는 쉘터에서 차를 가져와 놈들을 태우고 쉘터로 돌아갔다. 놈들은 철문이 있는 주차장 3곳에 나누어 가뒀다.


본진의 마당 계단을 올라 현관문이 열리자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아린 : “야!! 정신 차려!!”


수아 : “소리 지르지마···. 피곤해서 자는 것 뿐이야···. 아침에 깨우지마··· 9시에 깨워줘···.”


나는 반 기절 상태로 수면에 들어가면서 하루를 끝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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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정리 21.11.11 21 0 19쪽
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20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46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6 0 11쪽
45 비상 21.11.04 27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4 1 12쪽
43 혈연 (2) 21.10.31 25 1 11쪽
42 혈연 21.10.30 30 1 10쪽
41 협상 21.10.26 27 1 10쪽
40 어선 21.10.23 27 1 10쪽
39 백 월 21.10.22 26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6 1 14쪽
36 감각 21.10.17 40 1 16쪽
35 일상 21.10.16 34 1 14쪽
34 관계 21.10.15 33 1 12쪽
33 스파크 21.10.14 30 1 11쪽
32 신뢰 21.10.13 29 1 10쪽
31 25+14+2 21.10.12 31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1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1 1 11쪽
» 제안 21.10.07 34 1 11쪽
27 거절 21.10.05 34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30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3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7 1 11쪽
23 고민 21.10.02 33 1 11쪽
22 화재발견 21.10.02 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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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체제 21.09.28 3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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