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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님의 서재입니다.

어덜트 베니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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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643
추천수 :
41
글자수 :
256,851

작성
21.10.12 11:20
조회
31
추천
1
글자
10쪽

25+14+2

.




DUMMY

성찬 : “11시 36분이야.”


수아 : “······..”


아린 : “난 들어가 잘래. 기다린다고 안 올거야.”


“으윽···흑.. 언니..”


“혀엉, 언제 와. 끅, 흐응.”


정해진 기한이 끝나기 24분 전, 별이 반짝이는 시간. 우리는 주차장으로 나와 그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들의 어린 동료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애타게 찾았다.


아린이가 뒤를 돌아 본진으로 향했다.


”들어가자.”


민영이가 아이들을 이끌었다.


“아직 시간이 끝나지 않았잖아요. 기다리게 해 줘요!”


그 중 한 아이가 자리를 지켰다. 민영이가 걸음을 멈췄다. ‘이백우’ 백제형 무리에 있던 여자의 14살 짜리 남동생이다. 그들이 없는 동안 남은 두 아이들을 보살핀 애다.


“그냥 둬. 들어갈 애들은 들어가도 돼.”


나와있는 15명 중 6명은 자신이 머무는 집으로 향했다. 나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들이 들어올 도로를 응시했다.


11시 47분. 몇몇 애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10분정도 흘렀다. 애들이 지루한 하품 소리를 냈다. 밭일을 끝내고 11시면 칼같이 자던 습관을 깨니 당연한 것이었다.


“먼저 들어 갈게요. 내일 봐요 다들.”


우주가 벌개진 눈으로 우리에게 짧은 인사를 했다. 떠나는 우주에게 애들이 인사를 보냈다. 아이들은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울었다.


우우웅.


벌레 우는 소리 사이로 희미한 엔진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올리고 쉘터 입구 너머를 응시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빛이 보였다.


“왔다.”


입꼬리가 볼을 가로질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웃음이 났다. 그들이 돌아왔다.


“누나!!!”


“언니!!”


“오빠!!”


아이들이 그들의 차가 꺽어 들어올 교차로로 뛰어 내려갔다. 곧이어 내가 서있는 곳에서도 그들의 차가 보였다. 일반차 3대와 커다란 트럭 하나.


“백우야!!”


아이들이 애타게 부르던 그들의 남매들이 차에서 내려 그들을 힘차게 안았다. 영화관이었다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장면이었다. 그들이 차를 세우고 모두 한 곳에 모여 서로의 몸을 확인하고 온기를 나눴다. 나갈 때와 같은 인원수였다.


백설이가 틈새로 빠져나와 우리에게 다가왔다.


수아 : “용캐 살아돌아왔네. 미션은 성공했어?”


제형 : “돼지 다섯마리는 무리였어. 아무리 찾아도 4마리밖에 없었어. 대신 다른걸 가져왔어. 그걸로 협상해줘. 부탁할게.”


수아 : “다른거?”


제형 : “소 두마리. 암수 한 쌍이야.”


이 주변에 있을 양돈장의 돼지들은 밖에 있는 놈들에게 예전에 잡아 먹혔을 상황에서 5마리를 가져오는 미션. 2마리만 찾아도 쉘터로 받을 생각으로 제안한 것이었는데, 무려 4마리나 찾아왔다. 게다가 조건 불충족을 만회할 암수의 소 한쌍.


믿기 어려운 실적에 가까운 것이었다.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결과였다.


또 한 번 웃음이 났다. 이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하하하, 좋아. 그까짓거 당연하게 받아줄 수 있어!”


“······.”


“마지막으로 언제 배를 채웠어?”


“3일 전.”


“니네 애들 무기만 걷어서 이 안에 둬. 우리 애들한테는 너희 배를 채울 준비를 해 달라 하지.”


“우릴 정식으로 받아주는 거야?”


“응. 이제 한 쉘터야.”


백설이, 아니 백제형이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머뭇거리는 표정을 보였다.


수아 : “그 표정은 무슨 의미야? 할 말이라도 있어?”


제형 : “··· 며칠 전에 아이 두명을 찾았어. 10살짜리랑 7살짜리.”


저정도로 어린 아이들이 살아남기에는 힘든 세상이었다.


수아 : “해서?”


제형 : “··· 애들만 버리고 올 수가 없었어. 지금은 저 차에 있어.”


백제형이 하얀 차를 가르켰다. 후레쉬 빛으로는 멀리 있는 차 안까지 볼 수 없었다. 나는 가방을 백제형에게 건네고 차로 향했다. 심하게 야윈 어린이 2명이 있었다.


“··· 나랑 들어가자. 손 잡아줄래?”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급하게 음식을 먹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무기를 모두 우리에게 넘기고 본진에 들어오자 빠르게 음식을 준비한 현성이와 민영이가 그들의 배를 채웠다. 그들은 음식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모든걸 빠르게 배로 집어넣었다.


백제형이 데려온 아이 2명은 식사에 끼지 않고 구석에서 음식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나는 현성이에게 따로 부탁해 그들이 먹을 저녁을 따로 준비해 가벽의 문을 닫고 거실로 나왔다.


아이들은 그제야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나는 수아야. 18살. 아가들은 이름이 뭐야?”


“··· 나는 백윤후, 내 동생은 백윤일..”


“어디서 지냈어?”


“처음 2달은 누나가 음식을 가져왔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사라져서..”


“누나?”


“응, 사촌누나.”


“몇 살인데?”


“19살..? 18살 일지도 몰라.”


“혹시 눈 앞에서 사라졌어?”


“아니.. 자고 일어나니까 없었어.”


19살에 갑자기 사라졌다라면 생각나는 경우는 하나밖에 없었다.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고 아이들이 자는 사이 존재가 사라진 것.


“··· 나머지 한 달은 뭘 먹고 지냈어? 물도 없었을 텐데.”


“··· 비가 자주와서.. 그걸 담아 먹었어.”


“밥은?”


“사료.”


“..사료? 개가 먹는거..?”


윤후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이 아팠다.


사촌누나가 사라지고 이들은 떠돌개 개마냥 빗물을 먹고 사람이 먹지 않는 것을 먹어온 거다. 머릿속에 떠오른 그들의 한 달간의 생활이 가슴을 메여왔다.


“사람들을 마주치진 않았어?”


“몇 번 마주쳤는데 우리를 봐도 그냥 갔어.”


“맞은 적은 없는거지?”


“응.”


“··· 누나가 잠깐 몸 좀 봐도 돼?”


윤후가 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애들을 일으키고 상의를 말아올려 둘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윤후와 윤일이는 어린이들의 배답지 않게 살이 쭉 빠져 갈비뼈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외상은 없었다.


“어디 아픈데는 없어?”


“응.”


“윤일이는?”


“······.”


윤일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안 아프대.”


“아, 응.”


“윤일이는 말 못해. 그래서 내가 대신 해줘야 해.”


“어··· 원래 못했어?”


“으응. 그건 아니야. 얼마 전부터 말을 안하기 시작했어.”


“아아.. 그래?”


무언가 충격적인 것을 본 것 아닐까. 아이가 말을 잃을 만큼 충격적이었을 무언가를 말이다.


뭘 봤는지 알고 싶었지만 아이들의 좋지 않은 기억을 건드릴 것 같아 묻지 않았다.


“음.. 윤후랑 윤일이 여기서 형 누나들이랑 같이 살래? 우리랑 있으면 안 굶어도 되고 같은 나이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 절대 해코지 하지는 않을 거야.”


“왜 같이 살아줘?”


“우린 아직 여유가 되니까.”


“여유는 언제나 있는 거야?”


‘여유가 없으면 우리를 버릴 거야?’라고 묻는 것 같다. 자신이 지킬 어린 동생이 있어서 그런 건지 윤후는 내게 꽤 중요한 질문을 했다.


“···여유는 어떻게든 만들어 낼 거야. 그러니까 여유가 없을 일은 없어.”


“······.”


“같이 살까?”


“응.”








어제 새벽에 돌아온 그들은 배를 채우고 금방 잠에 들었다. 일단은 본진 마루에 이불을 깔고 재웠기에 보초 2명을 추가해 밤새 그들이 딴짓을 하지 않는지 감시했다. 우리들의 기상 시간이 되자 그들을 깨우고 아침을 함께한 후 앞으로에 대해 얘기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통해 몸치는 김진호, 화장실남의 문인수라는 걸 알았다. 나와 똑같이 18살이다.


수아 : “너희는 찢어져서 우리랑 섞여 살거야. 무기 소지는 분쟁이 일어날 때 제외하고 가질 수 없어. 너희들끼리만 다니는 것도 안돼. 무조건 우리 애들이랑 섞여서 다닐거야.”


진호 : “같은 쉘터는 무슨··· 완전 대놓고 감시네.”


수아 : “동료로서 신뢰가 생기기 전까진 어쩔 수 없잖아?”


제형 : “그리고?”


수아 : “딱히 없는데? 굳이 있다고 하면 고등학생 미만의 애들은 아침 먹고 1호에서 공부를 해야해. 5시간 밖에 안되지만.”


제형 : “공부? 애들은 공부만 하면 돼?”


수아 : “오후부터는 우리가 일하는 거 돌아다니면서 배워. 적극적으로 일을 시키진 않으니까 걱정마. 견학 정도일 뿐이니까.”


제형 : “애들이 몇명이나 되길래?”


민영 : “11살은 한 명, 10살은 6명, 태어난지 9개월 된 애기 한 명. 너희 애들 3명에 새로 데려온 애 2명 하면 13명이네.”


제형 : “··· 주의해야 할 점은 없어?”


수아 : “언니 2명. 둘 다 임신 상태고 남자랑 몸이 닿는 걸 싫어해. 키가 큰 언니는 아예 건들이지도 마. 1미터는 떨어져 있어.”


백제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41명으로 인원이 불어나면서 새롭게 인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본진 : 수아, 아린, 성찬 + 제형, 진호, 윤후, 윤일

1호 : 민영, 현성, 윤아, 현수, 현주(+친구 6명) + 남매 1쌍

2호 : 우주, 민재, 성진 + 여자1, 남매 1쌍

3호 : 희서, 준혁, 태형, 하울 + 부부 1쌍, 인수

4호 : 세아, 승연, 승준 + 쌍둥이

5호 : 서희, 민지 + 자매 1쌍


수아 : “일은 아린이가 배분해 줄거야. 아마 대부분 밭일 일텐데 요리를 잘하거나 기술을 배운 애는 따로 말해줘. 오늘부터 바로 일 할거야. 친목은 일하면서 다져.”


현수 : “누나 가축 우리 만들어야 해서 오늘은 사람 몇 명만 빼 갈게요.”


수아 : “알겠어. 필요한 만큼 빼고 아린이한테 말만 해줘.”


현수 : “네.”


수아 : “그럼 이제 다들 해산해. 지금부터 일하러 가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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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덜트 베니씽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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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정리 21.11.11 21 0 19쪽
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20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46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6 0 11쪽
45 비상 21.11.04 27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4 1 12쪽
43 혈연 (2) 21.10.31 25 1 11쪽
42 혈연 21.10.30 30 1 10쪽
41 협상 21.10.26 27 1 10쪽
40 어선 21.10.23 27 1 10쪽
39 백 월 21.10.22 26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6 1 14쪽
36 감각 21.10.17 40 1 16쪽
35 일상 21.10.16 34 1 14쪽
34 관계 21.10.15 33 1 12쪽
33 스파크 21.10.14 30 1 11쪽
32 신뢰 21.10.13 29 1 10쪽
» 25+14+2 21.10.12 32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1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1 1 11쪽
28 제안 21.10.07 34 1 11쪽
27 거절 21.10.05 34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30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3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8 1 11쪽
23 고민 21.10.02 33 1 11쪽
22 화재발견 21.10.02 30 1 12쪽
21 해충 21.10.01 27 1 11쪽
20 체제 21.09.28 3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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