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젤라또
35.
이헌이 자신을 부르는 여인들을 돌아보자, 그곳에는 싱글생글 웃고 있는 여인들이 자리해 있었다.
이제 슬슬 쌀쌀해지는 시기였다. 그런데도 그녀들은 가슴골과 배꼽이 보이는 크롭 탑은 물론,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미니스커트까지 입고 있었다.
더 웃긴 것은 그런 복장들을 이 세 명의 여인들이 마치 세트처럼 맞춰 입었다는 점이다.
이게 그 여자애들 특유의 감수성인 것일까. 옷도 세트로 맞춰 입고, 화장도 비슷하게 하는 그런 거?
천하의 이헌이라도 이런 애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하도 주입식 교육으로 세뇌를 당했더니, 말 한 번 잘못 걸었다가 덤터기를 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조이에게 일종의 이른바 ‘요즘 여자애 특강’을 받은 뒤로는 더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볼일 있어?”
“이번에 우리 파티를 하거든. 와줄래?”
“파티? 무슨 파티지? 혹시 연미복 같은 거 입어야 하나?”
“뭐? 아하하하하! 너 정말 재밌다 얘!”
이헌은 재미없는 농담을 했는데, 주변에선 재밌다고 난리다. 심지어 그렇게 웃으면서도 은근슬쩍 가슴골을 보여주는 것이, 대놓고 이헌을 유혹하고 있었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심지어 반응까지 같았다.
그렇다면 과연 여기서 이헌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이렇게까지 자신을 좋아해 주는데, 눈 한 번 감고 파티에 가야 하나?
혹시 파티 갔다가 누가 몰래 탄 약에 취해 모르는 여자한테 먹히면 어떻게 하지?
어쩌면 조이의 말처럼 구멍 뚫린 콘돔에 속아, 하루아침에 인생을 저당 잡힐 수도 있으리라.
그렇게 이헌은 머릿속으로 빠르게 시나리오를 돌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거절할 만한 핑계 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
“기다렸지 이헌.”
그런데 그런 이헌을 구해주는 구세주가 있었다.
조이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조이는 조금 더 파릇파릇했지, 이런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헌이 알기로 이런 목소리를 가진 여인은 이신에서 단 한 명밖에 없었다.
“클로디아.”
“안녕.”
과연 목소리의 주인은 클로디아였다.
언제봐도 기품이 넘치고 아름다웠으며, 그 목소리만큼이나 왠지 모를 압박감이 풍겨나왔다. 그녀의 등장 한 번에 기세가 등등하던 여자애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쪼그라든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잔잔하지만 폭풍같이 등장한 클로디아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이헌의 맞은편 앉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양팔을 테이블 위에 올리며 은근슬쩍 몸과 얼굴을 가까이했다.
하지만 이런 노골적인 도발에도 여자애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구경만 할 뿐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천적을 만난 초식동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혹시 아직 볼일이 남았니?”
“......얘들아. 가자.”
결국 여인들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어지간하면 그녀들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상대가 너무 나빴던 탓이다.
그렇게 클로디아는 말 몇 마디로 주변을 싹 정리해버렸다. 그런 그녀의 경이로운 활약에, 이헌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마워 클로디아. 위험할 뻔했거든.”
“항상 지켜주던 기사님은 어디 가고?”
“기사? 누구?”
“누구긴 누구야 그 괴물 꼬맹이지.”
“괴물 꼬맹이? 혹시 조이를 말하는 거야?”
“그래. 항상 걔가 지켜주던데.”
혹시 여자들 눈에는 그렇게 보였던 것일까. 어쩌면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적어도 조이랑 친구가 되면서 여자 문제로 골치 아파진 적은 없었으니까.
“고마운 녀석이지. 덕분에 학교생활도 즐거워졌고.”
“그 앙큼한 꼬맹이가 남자 하나는 잘 골랐어.”
“나와 조이는 사귀는 게 아니야.”
“그건 알아. 누가 봐도 사귀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니까.”
클로디아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이헌의 제로 코크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그가 쓰던 빨대 그대로 콜라를 천천히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이헌은 침을 꼴딱 삼킬 수밖에 없었다.
뭐지? 대놓고 유혹하는 건가?
이헌이 물끄러미 바라봐도 클로디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한참을 마신 후에야, 빨대를 입술에서 떼어냈다.
“제로 코크네.”
“어.”
“그래도 디저트는 제대로 당분을 먹어야지.”
“음료수가 너무 단 건 취향이 아니라서.”
“그래? 그럼 혹시 아이스크림 좋아해?”
“아이스크림?”
이신에 오기 전에는 아이스크림 하면 젤라또부터 떠올렸던 이헌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여자가 아이스크림이라는 단어를 꺼내면, 자기도 모르게 피부색을 보게 됐다. 그때의 충격이 PTSD로 남은 것이다.
절대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이헌에게 음란마귀가 씌인 것뿐이었다.
그 음란마귀가 이번엔 클로디아의 매끈한 피부를 바라보게 했다.
괜히 기분 탓이었을까. 그녀의 옅은 커피우유색 피부가 더욱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이헌은 특별히 도를 닦거나 스스로 금욕을 행하는 부류는 아니었다.
적극적이지 않았을 뿐이지, 마음에 드는 여인이 있으면 쟁취했고,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인 역시 막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 이 세계에 온 뒤로는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다. 평범하게 살아가자고 마음을 먹어놓고선, 정작 다른 분야에선 예전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 이헌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입술에 남아 있는 아스파탐을 혀로 닦으며 말했다.
“가자.”
“그래.”
이헌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다행인지 불행인지 클로디아가 말한 아이스크림은 진짜 아이스크림이었다.
괜히 혼자 기대했다가 괜히 혼자 실망한 이헌이었지만, 이내 그 실망은 기대로 바뀌었다.
클로디아가 데려간 곳이 다름 아닌 정통 이탈리안식 젤라또 가게였기 때문이다.
“본 죠르노 클로디아.”
“본 죠르노.”
이탈리아 출신 주인이 클로디아를 반갑게 맞이했다. 보아하니 클로디아 역시 젤라또를 좋아하는 듯, 가게 주인과 안면이 있는 듯했다.
이헌은 자신과 같은 취향을 가진 것이 반가워서 그런지 오랜만에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젤라또 좋아해?”
“그 특유의 식감을 좋아해.”
맞는 말이다. 젤라또 특유의 식감은 부드럽기만 한 평범한 아이스크림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의외의 동지를 만난 이헌은 그녀의 추천을 받아 정평이 난 메뉴를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과연 정통 이탈리안 젤라또는 그 풍미부터가 달랐다. 오랜만에 먹는 젤라또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진짜 이탈리아 출신이 만든 수제여서 그런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식감부터 맛까지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다.
그런 훌륭한 젤라또 앞에서 이헌은 약간의 깨달음까지 얻을 수 있었다. 그녀의 말처럼 후식은 적절한 당분이 있어야 했지, 제로 콜라 같은 걸로 대충 때우려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할까.”
“응?”
“이곳에 자주 오려면 돈이 필요할 것 같거든.”
“아르바이트? 네가? 어째서?”
“돈이 없으니까.”
“내 말은, 왜 네가 돈 걱정을 해야만 하는지 이해가 안 가거든.”
이헌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하니 이신에 자신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 리 없을 텐데,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 신세를 모르는 사람도 있었나?”
하지만 클로디아는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이헌에게 물었다.
“지금이라도 프로 데뷔를 해. 너라면 백만 달러 대전료까지 3년, 천만 달러 대전료까지 5년. 1억 달러 대전료까지 7년이면 될 테니까.”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과 함께 이헌의 정곡을 찔렀다.
클로디아가 말하는 대전료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헌이 모를 리가 없었다. 이미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복싱을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복싱? 미식축구가 아니라?”
“어느 세월에? 미식축구는 고등학교 과정은 물론, 대학교 과정까지 끝내야 겨우 프로에 드래프트 되잖아?”
클로디아의 말대로였다. 다른 종목들과는 달리 미식축구는 고등학교 – 대학교 –프로의 세계가 완벽하게 묶여 있었다. 그래서 드래프트의 권리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대학교를 거쳐야만 했다.
이는 대학 풋볼을 지켜내기 위한 룰로, 대학교에 가지 않아도 2년에서 3년은 지나야 NFL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복싱은 달랐다. 실력만 된다면 지금도 프로의 무대로 갈 수 있는 종목이었으니까.
“너는 미식축구에는 관심이 없나 보네.”
“그래 관심 없어. 너처럼.”
“그런데 내가 프로 데뷔해서 잘 할 거란 보장도 없잖아? 당장 복싱 전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헌은 말했다. 도대체 뭘 보고 그렇게 확신하냐고.
이에 클로디아는 한 치의 의심도 없는 단호한 눈빛으로, 이헌에게 확답을 했다.
“내 눈을 믿어.”
“정말? 그게 전부야?”
“내가 말 안 했던가? 우리 아버지가 챔프였다는 거?”
“어... 그건 처음 듣는데.”
클로디아의 어머니가 멕시코와 미국을 주름잡았던 히스패닉계 라틴 가수였다는 사실은 익히 들은 적이 있었다. 그녀의 잘난 외모가 어머니의 유전자라면서 미셸이 무척이나 부러워했었지.
“아버지를 포함해 수많은 파이터들을 봐왔어. 하지만 장담컨대 너 같은 선수는 본 적이 없었어. 심지어 아버지조차도.”
“너무 과한 칭찬인데.”
“네 말대로 미래는 알 수 없는 거겠지. 그래서 이번 이벤트 전은 더더욱 기대하고 있어.”
“샘하고의 경기?”
“5일 후. 기대하고 있을게.”
짧은 인사와 함께 클로디아는 가게를 밖을 나섰다.
결국 그녀의 목적은 하나였다. 이헌과 샘의 복싱 경기. 그 경기를 위해 그녀는 샘과 이헌 모두에게 덫을 놓았던 것이다.
클로디아 같은 여인에게 기대를 받는 상황이다. 샘은 물론이고 이헌 역시 이번 대전을 대충 넘길 순 없으리라.
그것은 남성의 DNA에 분자 단위로 박혀 있는, 일종의 본능과도 같았으니까.
그리고 클로디아는 그러한 남성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여인이었다. 자신으로 인해 약간이라도 더 신경이 쓰인다면, 그것만으로 그녀는 만족이었다.
그녀는 입에 묻어있던 젤라또를 핥으며 작게 혼잣말을 했다.
“생각보다 괜찮네. 젤라또.”
* * *
“정말 일주일로 괜찮은 거냐.”
“그렇게 걱정되시는 분이 그렇게 일을 크게 벌리신 겁니까.”
“아니 그냥 화딱지가 나서.”
그의 다급한 목소리만큼, 크리스찬 부장의 얼굴은 상당히 난처해 보였다.
크리스 감독의 월권행위가 마음에 안 들어 자기도 모르게 최후통첩을 지르고 말았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는 그의 실책이었다.
먼저 크리스찬은 이헌의 상태를 체크하지 않았다.
이헌이 이신에 입학한 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동안 이헌의 육체가 엄청나게 진화한 것은 사실이었다. 좋은 환경과 영양까지 더해지니, 그 동안 봉인되었던 육체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헌이 복싱을 하는 모습은 이신에 있는 어느 누구도 보지 못했던다. 그것은 크리스찬 부장은 물론, 크리스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사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크리스찬은 복싱에 대한 관심을 끈 상태였으니까.
오히려 그의 입장에선, 이헌이 미식축구에 더 집중해줬으면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이 이 지경이 되자 그 모든 것들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그에 비해 샘은 어떠한가. 이신이 복싱부에서 깽판을 친 이후부터 지금까지, 절치부심하며 자신의 주먹을 갈고 닦았다.
그것은 녀석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당장 사람 한 명은 잡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니까.
“어떠냐. 지금이라도 스파링 상대를 구해줄까?”
“많이 급하셨군요. 다른 것도 아니고 스파링이라니......”
이헌의 말대로였다. 스파링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긴 좋았지만, 부상의 위험 때문에 시합을 앞두고서는 거의 하지 않았다.
지금은 드릴 파트너를 구해서 기술을 연마하고, 나노미터 분석으로 상대의 습관을 공략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하지만 이헌은 굳이 그런 것도 필요 없다고 하는 중이었다.
“자신 있니.”
“자신 없으면? 시합 취소하시게요?”
“그럴 순 없지. 그럴 순 없어.”
“그럼 뭘 그렇게 물으세요. 그냥 이 순간을 즐기세요.”
“즐기라고?”
“원래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시합보다는 시합 전이 더 설레는 법이죠.”
“넌 정말 강심장이구나. 차라리 자고 일어나서 결과를 보는 게 낫지.”
“하하하. 스포츠를 즐길 줄 모르시네.”
천하의 크리스찬 부장과 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아마 프린시펄 팍을 제외하면, 임직원 중에서도 이렇게 편하게 대하는 사람은 없을 터였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이는 크리스찬 부장이 이헌을 단순한 학생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과연 눈썰미가 좋다고 하더니, 사람 보는 눈은 확실했던 것이다.
“제 스승님께선 복싱을 좋아하셨습니다.”
“종합격투기를 배웠다고 하지 않았나?”
“뭐 이것 저것 많이 배웠죠. 어쨌든 그분은 모든 걸 할 수 있으셨으니까요.”
크리스찬은 이헌의 스승이 썩 대단한 선수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헌의 재능이라면, 중국 무술을 가르쳤어도 엄청난 선수가 됐을 테니까.
특히 두루두루 할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특출난 점이 없다는 뜻과도 무방했다.
이헌처럼 진정한 천재가 아니라면 말이다.
“복싱 중에서도 스승님은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을 좋아하셨습니다. 어찌나 좋아하셨는지 그 둘을 동시에 흉내 내며 복싱을 구사할 수 있었죠.”
“오, 대단하셨구나.”
“맞습니다.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스승님을 따라 할 순 없었죠. 아무렴 190cm도 되지 않는 제가, 그들을 흉내 내봤자 얼마나 비슷하겠습니까.”
“이헌아. 너에겐 더 이상 피지컬 같은 건 의미가 없는 것 같은데.”
“뭐 그래도 기분이라도 내고 싶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렇지.”
“그래서 저는 다른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혹시 뭐 대단한 복서라고 발견한 것이냐?”
“스승님이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을 흉내 낸다면, 저도 비슷한 수준으로 고르면 되죠.”
“오! 조 프레이저냐? 조 프레이저라면 네 체격에 딱 어울리는구나.”
조 프레이저.
무하마드와 조지 포먼 시대와 함께 복싱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전설적인 인파이터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 같이 복서와 복싱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었지만, 그는 참 기구한 파이터였다.
헤비급과는 어울리지 않는 182cm라는 작은 키와, 소아마비로 인한 신체 불균형, 거기에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핸디캡까지.
그는 프로 운동선수는커녕, 그야말로 일반인의 삶도 쉽지 않은 악조건의 장애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른 사람도 아닌 천하의 무하마드 알리를 쓰러뜨린 불굴의 사나이였다.
비록 신체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해 끝내 포먼과 알리의 리벤지 매치에선 이길 수 없었지만, 적어도 한쪽 눈이라도 정상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전설의 복서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헌과 조 프레이저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작은 체격으로 당대의 헤비급 선수들(미식축구, 복싱)을 상대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헌의 입에서 나온 선수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적어도 알리와 조지 포먼을 이기려면 슈거 레이 로빈슨 정도는 데리고 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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