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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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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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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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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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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모두를 위한 선택.(완결)

DUMMY

“거짓말하지 마! 나는 나다! 아담이 아니라고!”


내 영혼이 아담이라고 해서 내가 아담인 것은 아니다. 나는 이현이다.


- 맞네. 우리는 우리일 뿐이지. 아담이 아니라네. 분명히 우리는 그 아득한 전생들과 분화된 차원의 그들과는 다른 존재지. 내가 자네가 아니듯이. 그러나 모두가 하나였던 원시 차원에서의 우리는 아담이 맞지 않나? 그건 부정할 수가 없지.


같은 영혼이라고 하더라도, 살아온 세월과 기억이 다르다.


내가 나로서 쌓아온 세월과 기억은 내가 나라는 너무나 명확한 증거다.


그러나 아담의 영혼이 아니라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가 없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맞는 것 같다.


“나 말고 다른 영혼들 중에서 가능성 있는 영혼들은 뭘 하고 있는 건데?”


-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겠지. 그저 우리가 운이 없었을 뿐이라네.


그놈의 운.


각성도 더럽게 시작해서 죄책감으로 살아왔다.


각성한 스킬도 반쪽짜리라서 온갖 부상들을 달고 살았다.


그러함에도 포기하지 않고, 죽을 힘을 다했다.


이제야 사람답게 살려고 했더니, 운이 없어서 나를 희생해야만 한다고 한다.


“얼마나 남은 거지?”


- 첫 번째 사도가 나오고 99일. 9일에 한 번씩 새로운 사도들이 생겨나고, 모든 사도들이 생겨 난지 45일 뒤에 허무가 강림한다네.


“하아.. 80여일 남은 거네.”


일회성 던전을 만들기 위해 의식을 집중했을 때, 총 세 마리의 사도를 보았다.


첫 번째 사도인 나태의 소를 빼면 두 마리.


9일에 하나씩이니, 최소한 18일은 지난 것이다.


남은 시간이라고는 고작해야 80여 일.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 그러나 사도가 태어났다면, 인류의 종말이나 마찬가지이네. 그들은 인류를 타락시키고, 타락한 인류는 너무나 손쉽게 죽고, 죽인다네. 이미 종말의 시계는 흘러가기 시작한 것이지. 우리 세계의 인류의 99퍼센트는 사도들이 깨어난 이후에 사망했다네.


멸망의 초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가야할 시간이다.


“고맙다. 그리고 가끔씩 들릴게. 외로워 보이네.”


의지를 가득 담아, 나에게 말을 했다.


- 하하하하! 그래 준다면 나야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네. 다음에 올 때는 게임 좀 가져다주게나. 내가 직접 만들어서 하니까 재미가 없네.


불투명한 내 약속을 또 다른 약속으로 응원해 주는 나다.


“그래. 다음에 올게.”


- 꼭 그러길 바라네. 행운을 빌겠네.


평생 없던 행운이 말 한마디에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지만, 전직 신의 말이니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네가 웬일이냐? 엄청나게 바쁘신 북한의 령도자께서 이런 누추한 곳까지 들르다니,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되지도 않는 농담을 하시는 아버지를 향해서 가져온 선물을 손에 쥐어드렸다.


“언제 적 개그에요? 그거 백두산에서 캐온 산삼입니다. 드시면 백 살까지는 거뜬하실 거예요.”


“나는 백 살 넘게 살 건데? 몸도 로봇으로 갈아 끼우거나, 의식을 데이터 세상으로 업로드 할 거다.”


도대체 그 동안에 무슨 일이 있으셨기에 이런 말을 하시는지 너무나 황당해서 뭐라고 대꾸도 못하고 있었다.


“너네 아빠가 새로운 게임에 빠져서 그래. 그런데 무슨 일이니? 많이 바쁘지 않아?”


엄마가 접시를 내려놓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접시에 놓인 사과를 포크로 찍어 나에게 내미시는 엄마에게서 포크를 건네받고, 웃으며 말을 했다.


“얼굴 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얼굴 보러 왔죠.”


“야. 너 오면 주변 교통 통제되고, 경호원들도 쫙 깔려서 불편해. 아주 동네 민폐다. 적당히 하고 일하러 가.”


툴툴 거리시면서 말씀하시지만, 바쁜 아들 시간 잡아먹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 때문에 하시는 말씀이신지 잘 알고 있다.


“주변 동네분들 한테는 선물 돌렸어요. 아버지 이름으로 돌렸으니까, 어깨에 힘 좀 주시고 돌아다니셔도 되요.”


“크흠. 그래? 거 좋은 거 했냐? 남은 거 있으면 몇 개 두고 가. 친구들한테도 돌리게.”


“아버지 친구분들 드릴 건 따로 챙겼으니까 걱정 마시고요.”


“그래? 아들내미 덕을 이제야 보네.”


“잘 키웠죠?”


엄마가 웃으시면서 사과를 찍은 포크를 아버지에게 건네시면서 말씀을 하신다.


“커험. 나를 닮아서 그렇지 뭐.”


건네받은 사과는 내려놓고, 내가 드린 산삼 상자부터 까보는 아버지가 너스레를 떠신다.


“언제는 수민이가 당신 닮았다고 하시고서는.”


“거. 둘 다 닮았지! 수민이는 내 얼굴을! 현이는 거 뭐냐. 음.. 그래! 몸매! 몸매를 닮았어!”


튀어나온 배를 힘주어 집어넣으시는 아버지의 양심이 잠깐 가출했나보다.


“수민이는 언제 온데요?”


“경제인 포럼? 그거 들렸다고 온다고 했어. 그래도 현이 너 왔으니까. 빨리 오겠지.”


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귀한 산삼을 씹어 드시고 계시는 아버지를 바라봤다.


그러시면서 은근히 엄마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표정을 보니, 조만간에 늦둥이 동생이 생길 것 같기도 하다.


[띵동.]


“누구지?”


“아. 아마 우리 직원일 거예요.”


[덜컥.]


마나를 움직여 현관문을 열어주니, 샛별씨가 조금은 긴장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지사님. 주변 거주자분들에게 선물 전부 돌렸습니다.”


고생했으니까 그만 쉬라고 하려는 순간, 엄마가 먼저 말을 걸셨다.


“어서 들어와요. 이쪽으로 와서 사과 좀 먹어요.”


“아. 네. 안녕하세요. 김샛별이라고 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는 샛별씨의 황금빛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이냐?”


뜬금없는 아버지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농담을 하시는 겁니까? 샛별씨한테 실례에요.”


“실례는 무슨! 딱 봐도 너한테 관심이 있구만. 그리고 너도 저 처자한테 관심 있잖아. 내가 학창시절부터 연애 도사라고 불렸어! 내가 딱 찍으면 다 넘어왔지.”


열변을 토하시는 아버지 옆에서 엄마가 조용히 말을 하셨다.


“그러셨어요?”


“고럼! 내가 손가락이 열 개라서 다 꼽지는 못하지만, 사귀었던...”


“그러셨구나.”


그제야 정신을 차리신 아버지가 황급히 수습을 하려고 노력하신다.


“어? 아냐. 아냐! 자기가 첫 사랑이지! 다른 여자들은 사랑하지 않았어!”


“그러면 사랑도 없이 육체적인 교류만 하신 거네요?”


“어? 아니 그게..”


당황한 아버지와 웃고 있지만 분노로 가득 찬 표정의 엄마, 그 모습을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샛별씨까지.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행복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밝게 빛나는 샛별씨를 보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식으로 고백도 못한 내 부족한 용기가 지금처럼 고마운 적이 별로 없었다.


정말 다행이다.


샛별씨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샛별씨가 나를 돌아보며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아마도 내 마음이 읽히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8서클이 된 내 경지는 샛별씨의 스킬마저도 막아낼 수가 있다.


인간이 오를 수 있는 한계인 8서클.


그리고 인간을 벗어나는 반신의 경지인 9서클을 앞 둔 나는,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잘 먹었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그래요. 입맛에 맞았는지 모르겠네요.”


“거. 그냥 시켜먹자니까. 자기 음식솜씨는 외모에 미치지 못해.”


두툼한 뱃살을 엄마의 손에 잡힌 아버지가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댔다.


“간이 적당해서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배워가고 싶을 정도에요.”


“시간 날 때 찾아와요. 가르쳐 줄게요.”


“네. 어머님.”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온화한 표정의 엄마가 웃으면서 우리를 배웅해준다.


“형. 결혼은 가을쯤에 하면 안 될까? 여름까지는 내가 바쁜데.”


“너도 헛소리 그만하고 제수씨 될 사람이나 얼른 만들어.”


나보다도 더 바쁜 수민이가 걱정이다. 연애나 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형. 기사 안 봤어? 나 공개 연애중인데?”


“뭐? 누구랑!”


“지은이랑.”


“지은이? 설마 임지은? 아인유? 그 가수?”


“어. 오늘은 콘서트 중이라서 못 왔고, 다음번에 식사라도 같이 해.”


“말도 안 돼... 아인유는 영원히 우리들의 우상으로 남아야 하는데.. 너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8서클 마법사의 저주를 받아라!”


내 저주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수민이에게 계속해서 진지하게 저주를 퍼부어주었다.


‘고자가 되라.. 고자가 되라...’


“북한에 그 괴현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어? 아프리카랑 노르웨이에서도 이상 현상이 발견되어서 그러는데, 해결책이 없을까?”


허무의 사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수민이에게 저주를 멈추고 말을 해주었다.


“금방 해결될 거야. 걱정 마.”


“그래? 그러면 그쪽에 땅 좀 사놔야겠다. 우리 마법 스토어도 아프리카랑 북유럽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땅값 쌀 때 사놔야지.”


“그래. 많이 사놔.”


형이 다 해결해 줄게.





집을 나온 나는 아사달로 바로 되돌아가지는 않았다.


8서클이 되면서 9서클의 폴리모프 마법의 다운 그레이드 버전의 마법을 만들었다. 그렇게 기자들의 눈을 피해 지인들을 만나러 다녔다.


유승 조장 형님과 태준이 형님, 해인이와 같이 술 한잔 하면서 옛날 일을 이야기했다. 부끄러운 과거였지만, 그들과의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다.


내가 저지른 온갖 실수들을 이야기할 때마다, 한 살씩 어려지던 나는 결국에 20대의 이현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찌질하고 실수투성이의 20대의 이현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강철 형님이 그렇게 원하던 9등급 던전을 같이 돌아드렸다. 잔챙이 몬스터들은 강철 형님 혼자서 거의 다 잡았지만, 보스는 내가 잡아주었다.


말 그대로 [잡아]주었다.


이제는 청룡과 흑룡 두 마리를 거느리는 강철 형님은 진정한 흑염룡이 되려면 화룡만 잡으면 된다고, 화룡이 나오는 또 다른 9등급 던전을 같이 가자고 졸라댔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 가자고 약속하고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꼭 같이 가고 싶어졌다.


동창회도 가고 싶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까봐서 차마 동창회까지는 가지를 못했다. 그래도 그동안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고마움의 마음들을 전달해 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들이었다.


“잘 다녀오셨어요?”


지원누님이 내가 건네준 선물을 받아들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네. 잘 다녀왔습니다.”


정말 잘 다녀왔다.


“역시 집이 최고죠?”


우리 부모님 집을 이야기 하신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다르게 들린다.


“네. 그러네요. 집이 최고네요.”


여기 아사달이 이제는 나에게 집이다. 아사달로 되돌아오니, 모든 것이 좋았다.


나를 보며 반겨주는 시민들이 좋았다.


온갖 종족들의 아이들이 어울려서 놀고 있는 광장도 좋았다.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주는 아이 농장 출신의 공무원들의 인사도 정겨웠다.


모든 것이 진실로 좋았다.


“조동명 소장님과 우주가 개발 중인 장치는 괜찮은가요?”


“네. 테스트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에요. 그런데, 정말 가동하실 생각이신가요? 그러시면 이현씨는..”


“어차피 그게 실패하면 뭐. 그냥 원래 계획대로 되는 거니까. 상관없어요.”


“하아.. 뭐. 어쩔 수 없죠.”


내 모든 사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지원누님이다.


던전이 왜 생겨난 건지, 허무의 종속과 사도가 무엇인지, 허무의 정체와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내가 나서야 하는지까지.


“가동은 내일 하겠습니다.”


“네. 꼭 성공할 수 있게 준비할게요.”


“부탁드립니다.”


마지막 도박을 해보고 싶어졌다.


도박에 성공을 한다면 좋겠지만, 실패해도 원래 하려던 대로 새로운 시스템이 되면 된다.


어쨌든 인류는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나도 구원을 받고 싶어서 마지막 도박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도 너무나 살고 싶은 인류 중에 하나니까.





[몬스터학의 최고 권위자, 최지원 아사달 국립 몬스터 연구소 연구원장. “필드의 종족들은 몬스터와 전혀 다른 존재. 차별대신 지원이 필요.]


[던전 속의 몬스터와 필드의 이종족의 차이점에 대한 심층 분석.]


[아사달 북동쪽 방면, 이 종족 연합에 할애. 김샛별 국방부 장관. “이종족 연합은 아사달의 영원한 동맹.”]


[삼년 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현. 아사달 관련자인 모씨의 증언. “이미 사망한지 오래.”]


[이현 사망설 유포한 너튜버 무더기 구속.]


[뇌제로 불리던 김하성 의원. 대통령 출마 선언. 아사달과의 통일을 추진할 것이라 공약. 부인 박미나 승천 회장. 회장직 사임 후, 내조에 전념할 것이라 전해.]


[승천 그룹 내정 신임 회장, 전임 회장은 회사 자금과 조직을 사적으로 유용하여 대주주에게 쫓겨난 것. 자신은 다를 것이라 선언.]





잔잔한 물결에 부딪쳐 산란되는 빛이 너무나 아름답다.


저녁나절의 풍경은 매일 보는데도, 그 맛이 다르다.


노을의 색감이 다르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들의 모양이 다르다.


흘러가는 바람의 온도가 다르고, 코에 흘러드는 냄새들이 다르다.


딱 하나 같은 점이 있다면, 이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내 마음뿐.


“형님. 또 한 마리도 못 잡으셨어요? 아니. 물고기를 몇 트럭 사다가 채워 넣어도 못 잡으시면, 그냥 포기 하시는 게...”


“경백아. 내일 활어차 몇 대 더 불러서 가득 채워놔. 고사성어에 그 뭐냐. 물 반, 고기 반? 그거 해놔. 물고기 숫자가 너무 적은가 보다.”


“저 내일은 새벽부터 출근해야 해서 힘듭니다.”


아사달의 최고 실권자가 너무 바쁘게 산다. 이제는 조금 쉬엄쉬엄해도 될 텐데, 정말 열심히도 산다.


“뭔 일인데?”


“일본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이 발발하면, 유사시에 참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자꾸만 외교사절을 보내네요.”


우리 덕수이씨의 선조님께서 명나라 담종인의 금토패문에 대한 답문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왜인은 권모술수와 거짓에 능하여, 예로부터 신용을 지키는 의로움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 이순신]


선조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그냥 일본 자위대 주둔지에 태풍 몇 개 보내줄까?”


“기후 조절 시스템이 아직 안정이 안 되어서, 잘못하면 폭주한다고 안하셨나요? 저번에 적도에서 함박눈 내린 거 형님이시죠?”


“어? 아직은 불안하기는 한데, 일본이잖아. 폭주해봤자, 일본인데 뭘.”


“하아.. 이런 사람이 인류의 수호자라니..”


“뭐라고?”


“아닙니다. 기후 조절 다음은 천체 운행 시스템이라면서요? 가능 하시겠어요?”


“나도 모르겠다. 안 되면 세계 멸망이지 뭐.”


“형님!”


“걱정 마. 시스템을 토트하고도 연결하는 작업이 성공했어. 내 시스템을 통해서 토트가 관여하면, 금방 괜찮아질 거야.”


“네. 그나저나, 아직도 마법은 사용이 불가능하세요?”


“어. 온 세상을 내 마나로 덧 씌웠는데, 마법에 쓸 마나가 남기는 하겠냐?”


연금 마법사인 우주가 전생에서 개발한 마나 파장 조절 장치를 개선해서, 내 마나와 연결했다.


내가 시스템의 새로운 주체가 되기 전에 마지막 도박으로 시도해 본 방법이다.


결과는 기적같은 성공. 또 다른 차원의 내가 빌어준 행운이 도움이 되었나보다.


던전에서 풀려나 필드를 배회하던 몬스터들이 내 종속으로 변화되었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새로운 이종족들이 탄생했다.


이미 강림한 허무의 사도들의 영향력이 내 마나 때문에 중화가 되었고, 참살대의 수없이 많은 도전 끝에 모든 사도들을 잡아냈다.


허무의 시련이 끝이 난 것이 아니기에, 던전은 그대로였다. 그러나 오히려 더욱 더 좋은 결과다.


모든 사회의 기반 시설이 마석을 기반으로 돌아가는데, 던전이 사라져버렸다면 몬스터 대신에 기아와 에너지 고갈로 전 인류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을 것이다.


그러면 몬스터에게 세계 종말을 당하거나, 굻어죽는 거나 마찬가지의 결과가 펼쳐졌을 것이다.


결국, 시스템이 나에게 제시한 방법도 완벽한 방법은 아니었던 것이다.


시스템은 인류의 존속만이 중요했지, 몇이나 살아남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영혼의 순환만 이루어진다면 세계는 존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인류들이 소중하다.


그렇게 나의 도박은 성공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세상을 제어하던 시스템이 각성자 시스템으로 변화되면서, 서서히 제어 시스템의 부재에 따른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미 각성자 시스템으로 변경되어 버린 기존 시스템의 세상에 대한 제어는 점점 무너져 가고 있었고, 새로운 시스템이 될 나는 인간으로 남아버렸다.


온갖 기상이변과 수시로 변하는 중력.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마법으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다. 나에게 연결되어 있는 각성자 시스템을 수정하여, 세상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그러나 내 초인적인 두뇌로도 그건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기상 조절 시스템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벅찼다.


그러다, 우리의 천재 연구원인 조동명 연구소장님이 제안한 방법인, 인공지능 토트를 내 시스템에 연결하는 것에 얼마 전에 성공했다.


그렇게 나에게 연결된 토트는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며, 기존 시스템의 기능들을 하나씩 복구중이다.


지금은 너무나 불안정 하지만, 그래도 이게 최선이다.


인류를 구원하는 것에 못지않게 내 삶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류를 위해서 삼년이라는 시간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힘들어했으면, 할 만큼 한 건 아닐까?


이제는 조금 쉬엄쉬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마법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을 한 것이다. 온 세상이 내 마나로 뒤덮이자, 신이 이러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이적들이 손쉽게 가능했다. 거기에 시스템을 이용한 세상 법칙에 간섭까지.


살아있는 신이 바로 나다.


그런데, 그 사실을 들킨다면 간악한 경백이가 나를 가만두지 않고, 온갖 일들을 시킬 것이기에 철저하게 숨기는 중이다.


“그나저나 블린이는 또 어디 간 겁니까?”


“용 잡으러 간다고 하던데? 용만 잡으면 전 종족 통합 챔피언 어쩌고 하면서 갔으니까, 잡으면 오겠지 뭐.”


“우리 중에서는 제일 재미있게 사네요. 저도 형님처럼 은퇴해서 결혼도 하고 살고 싶네요.”


“하지마.”


“네?”


“흐지므라고..”


“무슨.”


“그냥 하지 말라면 하지 말라고! 너 형 말 들어서 손해 본적 있냐? 하지 마!”


“아.. 네.”





낚시터에 홀로 남아 시간을 보내는 이 생활이 너무나 즐겁다.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행복.


꿈만 같다.


[띠리리..]


“어? 샛별씨. 빨래 다 해놨는데? 어? 색깔있는 거랑 섞였어? 미안. 어? 아니야! 어제 게임 안했어! 진짜라고!”


그 순간 내 낚시대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핸드폰을 두 손으로 잡고 열심히 변명을 하고 있는 나에게 남은 손은 더 이상 없다.


[투둑.. 툭.. 확!]


대신에 세상에 가득 차있는 내 손들을 움직여, 낚시대를 채어 올렸다.


이번에도 빈 낚시대만이 나를 희롱한다.


‘아우! 그냥 마나로 모조리 잡아버려?’


그러나 이내 그 마음을 접었다.


그렇게 하면, 새롭게 얻은 취미 하나를 날려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어려워야 재미있는 법이다.


“어? 아냐. 듣고 있었어. 진짜야!”


그래서 결혼생활도 재미있다.





- 종(終)


작가의말

짧은 글이 끝이났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을 쓰고는 있지만, 초보 작가로서 많은 점이 부족하네요.


조금 더 고민하면서 노력하겠습니다.


달아주신 댓글들은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글로 꼭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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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개풍군(2) +6 23.02.16 1,809 43 17쪽
77 개풍군(1) +5 23.02.15 1,817 45 15쪽
76 돈줄 +5 23.02.14 1,975 4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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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아이 농장(1) +4 23.02.10 2,205 50 19쪽
72 내 꿈은 거상. +3 23.02.09 2,287 59 16쪽
71 종속 +5 23.02.08 2,362 63 15쪽
70 6서클 +4 23.02.07 2,452 6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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