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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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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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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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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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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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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새로운 종족

DUMMY

“마창 기사단 전원 복귀 완료했습니다. 아울러 지시하신 리단결 서기관의 가족을 전원 구출 완료했다는 보고를 드립니다. 충성!”


실제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분상으로는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은 샛별씨의 목소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치거나 한 사람들은 없겠죠?”


“전원 큰 부상 없이 임무를 완료했습니다.”


담담하게 말을 하는 샛별씨에게 상급자로서의 인자한 미소와 함께 따뜻한 말을 건넸다.


“다행이네요. 샛별 부장님도 괜찮으시죠?”


“어? 네. 혹시 어디 다쳤어야 했나요?”


뭔가 불안한 듯한 표정의 샛별씨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하고, 다시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다행이네요. 다치시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아.. 그것이..”


“안 다치셨으니까 바로 훈련 시작하세요. 오늘 흘린 땀 한 방울이 내일 흘리게 될 피 한 방울을 아끼게 되는 법입니다!”


내 투철한 훈련관에 샛별씨가 굉장히 감동한 표정이다.


나도 아직까지 체력 훈련과 창 훈련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그런 노력들 덕분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샛별씨. 저만 믿고 따라 오십쇼! 제가 고 등급 헌터로 가는 문을 활짝 열어드리겠습니다!’


내 뜨거운 눈빛을 마주 보던 샛별씨의 고운 입술이 드디어 열리고, 나를 향한 존경의 대사가 흘러나왔다.


“근로계약서에 특수 임무 뒤에는 부서장의 판단에 따라 유급 휴일을 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일주일 유!급! 휴일을 신청합니다! 충성!”


내가 가장 싫어하는 제도인 유급 휴가가 샛별씨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내 피 같은 돈이 유급 휴가라는 악랄한 제도에 희생되는 순간이다. 어쨌든지 간에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니, 나도 준수를 해야 해서 승인을 해드렸다.


“어.. 승인 드립니다. 저기..”


“뭐죠?”


“별건 아니고요. 저거 가져가시라고요.”


책상위에 올려놓은 작은 상자를 가리켰다.


“저게..”


“새로 만든 마법 반지입니다. 물질과 비 물질 사이의 재질이라서 전투에 방해가 되지 않을 겁니다. SP를 엄청나게 소모한 재질이라 굉장히 비싼 겁니다. 주 기능은 아공간 마법이고, 부가적으로 샛별 부장님의 몸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저에게 신호가 오게 만드는 마법이 걸려 있으니까 착용하세요.”


주는 사람 부끄럽게 바로 상자에서 반지를 꺼내는 샛별씨다.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전투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장신구를 착용하지 못하는 샛별씨를 위해서, 특별히 물질 생성 스킬로 만들어낸 재질이다.


물론 그냥 장식용이 아니라, 작전의 편의성을 위해서 만든 마법 무구다.


무력을 담당할 새로운 부서를 창설하고, 마창 기사단은 특수 작전 위주로 임무를 변경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아직은 어린나이인 마창 기사단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사람들을 구출하는 임무 위주로 편성하려고 한다.


그래야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할 것이고, 그러면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특수 작전 위주로 진행될 마창 기사단의 임무 특성 상, 보급이나 각종 물품들의 소지가 중요해져서 만든 기능들이다.


‘어차피 샛별씨가 벌어다준 SP니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샛별씨가 벌어다준 SP의 양을 계산해서 물질 생성 스킬을 사용했다.


한참을 반지에 홀린 듯이 바라보던 샛별씨가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고서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너무 예뻐요. 신비롭고..”


샛별씨의 새하얀 손가락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반지다.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져 있는 반투명한 반지는 샛별씨의 왼손 약지에 딱 맞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왼손 약지면 커플링이나 결혼반지 끼우는 손가락 아냐? 저거 한 번 끼우면 빼내기 힘든데. 락 해제하고 다시 대상 각인 마법이랑 이것저것 처리할 게 많아. 그냥 말하지 말자. 북한에서는 다른 의미인가보지 뭐.’


한 번 착용되어 사용자가 지정되면 특별한 방법으로 해제를 해야 손가락에서 빼낼 수가 있다. 그런데 이미 착용을 해버린 샛별씨에게 그 사실을 말할 수가 없어서 조용히 있기로 결정했다.


내가 만든 반지를 홀린듯이 보고 있는 샛별씨를 보니, 기분이 좋다. 역시 선물은 받는 사람이 기분 좋아해야 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샛별씨 몸이 조금 아픈가? 심장이 뭐 이리 빨리 뛰는 거야? 역시 휴가를 신청한 이유가 있었구만! 의리의 샛별씨가 내 피 같은 돈을 빨아먹기 위해서 악랄하게 유급휴가를 신청한 건 아닐 거야. 그럼!’


역시나 의리의 샛별씨가 그럴 리가 없다.





“보고 할 게 있다고 하셔서 왔는데, 뭔가요? 누님.”


사실 다른 사람들은 아사달이 지하 10층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아사달의 가장 심층부인 지하 10층 행정구역의 밑에 하나의 층이 더 있다.


지원 누님의 요청에 몰래 만들어둔 공간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와 지원누님, 블린이, 샛별씨 뿐이다.


공간의 크기만 따진다면, 10층보다도 훨씬 더 넓다. 그 넓은 공간은 다양한 자연 환경들로 꾸며져 있다. 밀림, 늪지, 산, 강가, 조그마한 바다까지.


그리고 그곳을 지나다니는 것들은 살아있는 몬스터들이다.


“오셨어요? 특이하다면 특이하고, 중요하다면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어요.”


지원누님은 내가 만든 우주복을 닮은 안전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누님. 아무리 그 안전복을 뚫을 공격력을 가진 몬스터가 없다지만, 혹시 모르는 법입니다. 위험하니까 웬만하면 들어가지 마시라니까요. 그냥 로봇이 보내오는 자료들만 확인하시면 안 될까요? 누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저는 하성 형님의 번개에 맞아죽어요.”


“호호호. 무슨 그런 말을. 하성씨 번개도 이제는 이현씨 한테는 안 될 것 같던데.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사실은 이 안전복도 이제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입고 있는 것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을 뿐이에요.”


내 진심어린 말에도 농담으로 받아들이시는 누님에게 다시 말을 하려는데, 안전복이 필요 없다는 누님의 말에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무슨...”


“몬스터들의 공격성이 없어졌어요. 자세히 말씀드리면 이현씨의 마나에 친근함을 느끼고 있어요. 이제는 안전복 대신에 이현씨의 마나를 품은 장비 하나만 들고 있어도 괜찮아요.”


“네?”


무슨 말인지 들었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제가 이 보호복을 입고 들어가면 열심히 공격을 해댔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공격을 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하고요. 신기해서 오래 지켜본 저에 대한 공격성이 없어졌나하고 맨몸으로 들어가 봤었는데, 그건 아니었어요.”


말을 하시면서 왼손을 들어서 보여주셨는데, 손목 부근의 피부를 기점으로 손 쪽의 피부가 유독 하얗게 보였다.


“혹시 재생되신 겁니까?”


“네. 보호구 없이 손을 내밀었는데, 잘렸어요. 이현씨의 셀프 힐 팔찌 성능이 정말 좋더군요. 아무튼 그때 알게 되었죠. 제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에 반응을 하는 거라고.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현씨의 마나를 품은 물건들에 반응을 했어요.”


몬스터에만 미친 건줄 알았는데, 그냥 미치신 건 아닌지 걱정 되었다. 아무리 실험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각성자도 아닌 일반인이 맨몸으로 몬스터한테 접근해서 손을 잘리는 게 정상은 아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위험한 실험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건 아사달의 지배자로서의 정당한 권고입니다.”


내 말에 열심히 설명을 하던 지원 누님이 옅은 미소를 보여주셨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그런데 제가 이 실험장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나세요?”


내 초인적인 기억력은 그날의 대화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열심히 일했으니까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


“그거 뒤에요.”


“몬스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다?”


“그거 앞에요.”


“몬스터가 뭘 먹고 사는지 궁금하다?”


“네. 바로 그거에요.”


몬스터들이 뭘 먹고 사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물론 대부분은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몬스터도 생물인데, 에너지원이 있어야겠죠. 그런데 그 누구도 몬스터가 어떤 에너지로 움직이는지 모르고 있어요. 다만, 가장 그럴듯한 가설은 마나였죠.”


가장 유력한 가설이 마나 흡수론이었다.


자연계에 있는 마나를 호흡을 통해 흡수하고, 몸속의 마석을 이용해 마나를 자신들이 사용하는 에너지로 가공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모든 몬스터가 마석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이 이론이 정설로 자리잡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모든 몬스터가 마석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당연한 내 의문에 지워 누님은 이어서 말을 해주셨다.


“몬스터의 혈액에서 마석과 동일한 성분의 세포들이 발견되었다고 새로운 논문이 나왔어요. 마나라는 것을 검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새로운 장비가 개발되고 나서야 발견된 거죠. 그 논문에 따르면 오히려 마석이 없는 것이 정상이고, 마석은 그 세포들이 한 곳에 뭉쳐서 결정화된 이상 현상인 거죠. 즉, 결석 같은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지금까지 몬스터들의 결석으로 문명을 발전시키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물론 진짜 결석은 아니니까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마시고요. 대부분 마석이 있는 개체가 더 강한 것을 보면, 아마도 진화의 결과가 마석으로 보여요. 실제로 던전 웨이브로 발생한 몬스터의 대부분은 마석을 품고 있고요.”


“그렇군요.”


그런데 몬스터가 마나를 먹고 산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사항인건가?


“중요하죠.”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아냈는지 너무 신기했다.


알고 보면 누님도 샛별씨 같은 각성스킬이 있는 각성자가 아닐까 의심해봤다.


“얼굴에 다 티 나니까 이상한 생각 말고, 집중 좀 하세요. 던전이 생긴 초창기에는 던전 웨이브가 일어나도 몇 달 지나면 몬스터들의 대부분이 자연 사멸했다는 것은 알고 있으셨나요?”


“그랬나요?”


“네. 그런데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던전에서 빠져나오고서도 죽지 않게 되었어요. 그게 우리 인류가 마석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이후로 보여요.”


“그러면 대기 중에 있는 마나들이 전부 사라지면, 몬스터들을 전멸 시킬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마석을 사용하지 않고 대기 중의 마나들을 전부 수거할 수만 있다면, 던전에서 빠져나와 살고 있는 모든 몬스터들을 처리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론상은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죠. 이미 주요 에너지원으로 마석이 자리 잡았는데, 이제는 안 쓸 수도 없어요.”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주요 에너지원인 화석 연료였다.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가장 쉬운 방법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이제부터 화석연료를 쓰지 맙시다.’라고 해서 바로 안 쓸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모든 산업들의 기반시설들이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데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 새로운 에너지원인 마석이 발견되었고, 그 마석에 맞추어 모든 시설들이 바뀌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거친 이후에야 화석 연료의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마석이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러면 뭐 중요한 내용도 아니네요.”


“아니오.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에요. 처음에 이 실험장을 만들 때, 제가 이 공간 전체를 완전히 외부와 격리하고, 이현씨의 마나로 채워 줄 수 있냐고 했었죠?”


“네.”


어차피 넘쳐나는 마나라서 이 공간에 내 마나를 가득 채워 놓았다.


외부와도 완전히 단절시켜 놓아서, 외부마나와의 교류도 없다. 이 공간 자체적으로 공기도 순환하고 있었고, 아예 외부와는 다른 세계라고 봐도 좋을 공간이다.


그런데 마나의 농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사라졌다.


부족해진 마나를 다시 채워 넣으면서 완전한 단절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몬스터들이 내 마나를 에너지원으로 소모하고 있었다.’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몬스터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이 마나라고 가정을 했었는데, 그게 맞았어요. 그렇다면 몬스터들은 왜 사람들을 향해 폭력성을 드러내는지 가설을 세워봤죠.”


신기하게 몬스터들은 몬스터들끼리는 폭력성을 드러내지 않는다.


간혹 오우거 같이 전투에 미친 몬스터들의 경우에는 재미로 다른 몬스터들을 괴롭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서로 본체만체한다.


심지어는 강력한 개체가 약한 다수의 개체들을 통제하기도 한다.


“저는 그 이유를 던전의 마나라고 봤어요. 같은 마나를 품고 있는 대상은 공격의 대상이 아니고, 몸에 품고 있는 양에 따라서는 복종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요. 그리고 제 가설이 맞았음을 이곳에서 증명해낸 거죠. 저기 있는 몬스터들은 이현씨의 종속들이 된 겁니다.”


지원누님의 말이 끝이 나자, 내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다수의 종족을 종속으로 만들었습니다.]


[직업 관리자가 생성됩니다.]


[종속이 된 몬스터들이 관리자의 특성을 이어받아, 새로운 종족으로 분화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관리자? 갑자기 이게 뭐지? 상태창.’


================

이름 : 이현

직업 : 전설의 마도사, 관리자

서클 : 6서클

SP : 3,762,235


스킬 : 천재 마법사의 신체(32레벨), 하이 마나 하트 연공법(41레벨), 루팅(21레벨), 고블린 소환(61레벨), 마창 기사(28레벨), 아수라 백작(3레벨)


특수 스킬 : 경험의 전이, 물질 생성, 원혼의 주머니, 종속 편입


칭호 : 솔로잉 마법사, 정의의 마법사, 불굴의 마법사, 조선의 창수, 진정한 마법사, 경이로운 마법사, 빛과 어둠의 마법사, 호가호위 마법사, 전술가, 세계의 수호자, 마족 처단자, 음속의 마법사, 아수라 백작, 허무의 종속 판별가


가호 : 요정의 가호, 고블린 주술사의 가호, 연쇄 폭발마

================


엄청나게 빼곡한 내 상태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워낙에 복잡해서 요즘에는 아주 가끔씩만 띄워본다.


그런 내 상태창의 직업란에 전설의 마도사와 관리자가 나란히 적혀있는 것이 보였다.


‘직업만 생성되면 뭐해? 스킬은?’


사실 각성자의 직업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스킬석을 사용할 때, 대체적으로 직업에 어울리는 카테고리 안에서 스킬이 생성될 확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


6서클로 각성할 때 영혼들과 시스템의 연결, SP와의 관계들에 대해서 알고 나서부터는 스킬석을 마창 기사단에게 사용하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스킬석은 본인이 소유한 SP의 양에 맞는 스킬만 개화를 시켜주는 역할이다.


아무리 등급이 높은 스킬석을 사용해도 그 자신이 획득해 놓은 SP의 양이 적으면, 쓸모없는 스킬만 나오는 것이다.


스킬 습득을 할 때, 가장 좋은 것은 계속해서 노력하다가 자연스럽게 기존 스킬에서 분화되거나, 시스템에서 개화시켜 주는 스킬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쨌든 각성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스킬이다.


직업만 [전장의 지배자] 어쩌고 하면서 휘황찬란하고, 정작 스킬은 [죽은 척하기] 같은 이상한 것이 나온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시스템에서 종속이 된 몬스터들이 새로운 종족으로 분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으니까, 뭔가 있기는 할 것 같다.


어쨌든 이런 사실을 지원누님은 알아야할 것 같아서 설명을 드리려고 마음먹었다.


“제가 관리자라는..”


“저 각성했어요!”


입을 여는 순간, 지원누님이 나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열었다.


“직업은 [생명의 관찰자]이고, 스킬은 [유전자 확인]이 나왔어요! 스킬 설명은 ‘생물의 유전 정보를 확인하여 발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형질의 실제 모델을 확인 가능하다.’라고 하네요.”


중간에 내가 스킬 설명은 비밀로 하라고 말을 했지만, 지원누님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스킬 설명까지 모두 다 말을 해버렸다.


어차피 내가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다닐 건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 비밀로 하라고 한 번 더 당부를 했다.


“당장 써봐야겠어요! 유전자 확인.”


말리기도 전에 유리 창문 앞을 지나가던 [황무지 토인]을 향해 스킬을 시전해보는 지원누님이다.


황무지 토인은 자체적인 능력은 떨어지지만, 굉장히 까다로운 몬스터다. 손재주가 뛰어나고, 그 손재주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각종 부비트랩들을 만들어 놓는 놈들이다.


놈들이 서식하는 던전인 줄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물론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던전들이 등록되어 있고, 던전이 등록되어 있다는 것은 그 던전의 정보가 밝혀져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사전에 던전의 정보를 모르고 들어가는 던전이라고는 일회성 던전이나 새롭게 생성되는 던전 밖에 없다.


“손재주 특화, 두뇌 향상, 기술 습득 보너스. 생긴 건 한 달 뒤는 별 다른 차이가 없고, 더 뒤로.. 오케이 세달 뒤부터 바뀌기 시작하네요. 키는 짤막해지고 체형은 통통, 수염도 풍성하고요.”


외형에 대한 묘사를 듣다보니, 판타지 소설속의 한 종족이 생각나고 있었다.


“드워프?”


“아! 그러고 보니까 진짜 드워프 같네요. 다른 아이들도 확인해 봐야겠어요!”


내 만류에도 소용없이, 황급히 보호복을 다시 갖춰 입고 실험장 안으로 들어가 버린 지원누님을 놔두고, 지하 세계를 벗어났다.


저렇게 연구모드로 들어간 지원누님은 주변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연구만 한다.


‘아무래도 내 특성을 이어받는다는 말에는 종족에 대한 내 무의식이나 관념에도 영향을 받나보네. 손재주가 좋으면 드워프. 날렵하면 엘프. 뭐 이런건가? 그나저나, 진짜 드워프면 아이템도 만들 수 있으려나?’


메이드인 유럽연합을 능가하는 메이드인 아사달이 전 세계 헌터 용품 시장을 장악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행정청에 들어섰다.


행정청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은 온통 돈을 사용하겠다는 전자결제 문서들뿐이다.


‘에효.. 돈 나올 구석은 아직 부족하고, 돈만 물 쓰듯이 쓰고 있구나.’


리단결씨를 부장으로 하는 방판부서의 발촉을 서둘러야겠다.


내 책상위에 올려있는 인사기록 카드에는 리단결씨의 사진과 방문판매 전문부서 [보부상]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있었다.


작가의말

역시나 재미있는 글을 쓰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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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전투 +2 23.03.02 865 26 15쪽
92 아사달의 발전과 전투 준비 +2 23.03.02 920 26 20쪽
91 소우주 +4 23.03.02 947 26 18쪽
90 연금술사 +3 23.03.02 924 24 15쪽
89 위기 +4 23.03.01 1,165 28 16쪽
88 환영 행사 +4 23.02.28 1,266 32 18쪽
» 새로운 종족 +4 23.02.27 1,335 34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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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오크 대 고블린(1) +4 23.02.23 1,379 34 15쪽
83 사람 +4 23.02.22 1,407 33 14쪽
82 머슴(2) +4 23.02.21 1,432 35 15쪽
81 머슴(1) +8 23.02.20 1,575 36 17쪽
80 알현(2) +4 23.02.18 1,735 37 18쪽
79 알현(1) +4 23.02.17 1,739 40 16쪽
78 개풍군(2) +6 23.02.16 1,809 43 17쪽
77 개풍군(1) +5 23.02.15 1,817 45 15쪽
76 돈줄 +5 23.02.14 1,975 45 20쪽
75 진짜 마법사 +1 23.02.13 2,002 5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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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아이 농장(1) +4 23.02.10 2,205 5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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