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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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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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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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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전투의 끝.

DUMMY

[마창 기사단에 새로운 스킬 방어 오라가 생성됩니다.]


‘응? 스킬?’


스킬 설명을 읽기도 전에 방어 오라라는 스킬의 실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우웅!!]


마창 기사단의 우측에서부터 시작된 기운은 순식간에 마창 기사단 전원에게 퍼져나가, 이내 거대한 성벽을 만들어내었다.


무언가 달라진 것 같은 모습에 잠시 몬스터들이 주춤했지만, 강한 의지를 가진 몬스터들은 뚝심있게 하던 일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공격을 한다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콰앙!]

“키익!”


[콰아앙!!]

“꾸에엑!!”


자신들의 손에 들린 무기들이 성벽에 부딪치는 순간, 발생한 기이한 반탄력에 의해 자신의 몸에 상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처는 힘이 강한 몬스터일수록 더 크게 생겨났다.


‘이거 데미지 반사구나!’


대박 스킬이다.


굳건하게 인간 방패 역할만 하던 마창 기사단이 가시달린 방패로 업그레이드가 되어버렸다.


몬스터와 인간의 싸움은 인간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갈 것이라는 선언과도 같은 사건이었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어느새 또 다시 다가오는 망자의 군대를 바라봤다. 이제는 저 망자들에게도 영원한 안식을 선사해야 할 시간이다.


“노바.”


[우웅우웅!!]


손안에 둥근 구슬이 생겨나 힘을 응축하기 시작했다.


6서클 마법 노바.


게임에서는 나를 중심으로 엄청난 번개줄기들이 휘몰아쳐,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전기속성 광역기였다.


그런데, 실제로 시전해본 노바 마법은 게임에서의 마법과 모든 것이 달랐다.


노바(Nova).


신성(新星)을 뜻하는 이 단어는 갑자기 환하게 밝아지는 별을 뜻한다.


갑작스럽게 밝아지기 때문에 옛 사람들에게 새로운 별의 탄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지만, 사실은 별이 폭발하여 그 마지막 빛을 환하게 빛내는 별의 마지막 순간을 의미한다.


그와 비슷하게 내 노바 마법의 처음은 엄청난 에너지의 응축부터 시작한다. 마치 별이 폭발하기 직전의 불안정한 상태와 같이, 엄청나게 많은 마나들이 불안정하게 응축되기 시작했다.


[우웅...]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마나를 우겨넣듯이 응축한 손안의 구슬에 텔레포트 수식을 조심스럽게 새겨 넣었다.


이게 지금 폭발하면, 여기에 있는 모두가 전멸이다.


‘수식 부여 완료. 가라.’


[슈욱...]


순식간에 내 손안에서 사라져버린 에너지 구슬은 1만에 달하는 망자들의 한 가운데에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딱! 딱! 딱!]


산자를 향한 무한한 증오를 보이며 맹목적으로 달려들던 한 망자는 갑작스럽게 눈앞에 생겨난 빛나는 구슬을 보면서, 별 생각 없이 깨물어버렸다.


구슬에 산자의 채취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번쩍!]


밝은 대낮이었지만, 모두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이 전장을 가득 채웠다.


너무나 밝은 빛은 밝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후우우웅!]


너무나 뜨거운 열기에 공기 분자가 증발되어 버렸고, 그 공백은 주변의 새로운 공기 분자들이 채워가느라 전장에 돌풍이 몰아쳤다.


[꿀렁.. 치이이이익...]


그리고 바닥에는 붉은 용암 개울이 흐르다, 불어온 바람에 조금씩 식어가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더 이상 한 마리의 망자도 남아있지 않았다.


완전한 승기가 우리에게 넘어왔다.


그렇게 승리까지 단 한 발자국만을 앞둔 우리에게, 긴급한 보고 하나가 그 발을 내딛지 못하게 만들었다.


- 북동쪽. 망자 군단 발견. 개체 수 확인불가. 10만 이상 추정.


북동쪽에서 보고가 들려왔다.





“그어어어...”


지독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전장에 가득한 피 냄새와 몬스터들의 노린내는 어느새 적응이 되었는지,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이 지독한 악취는 평생을 맡아도 적응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 지독했다.


산자에 대한 무한한 증오. 바로 그 증오의 냄새다.


평야지대의 끝자락에 위치한 커다란 산이 시커먼 것들로 뒤덮였다. 그 시커먼 것은 마치 흘러내리는 액체처럼 산에서부터 흘러내려, 기어이 평야지대의 끝자락을 적셔오기 시작했다.


점점 번져오는 검은 물결은 이미 가득 내려왔지만, 거대한 산은 아직까지도 시커멓다.


망자 군단 본대의 참전이다.


“덜그럭.. 달칵.. 딱! 딱! 딱!”


성대가 없어서인지 괴성 같은 커다란 소음은 없었다. 다만, 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와 위아래의 치아가 서로 맞닿는 소리뿐이다.


이빨을 딱딱 거리는 소리가 너무나 거슬린다.


산자에 대한 증오가 얼마나 지독한지, 아직은 먼 거리임이 분명한데도 망자들은 썩어버린 입부터 들이밀며 미친 듯이 입을 벌렸다가 다물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 함경도와 양강도 일대의 주민들로 보입니다. 우리 공작령..의 주민들입니다.


귓가에 샛별씨의 온갖 감정이 뒤섞인 음성이 들려왔다.


이미 썩어버린 몸에 걸쳐져있는 복장들은 북한 주민들이 흔하게 입고 있는 옷들과 조금은 달라보였다. 그보다 조금 더 질이 좋아 보이는 재질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헤져있었다.


그것을 알아본 샛별씨는 자연스럽게 저 망자들의 정체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들이 지켜주었어야 했던 사람들이 죽은 상태에서도 그 죄를 묻기 위해서 달려오는 듯하게 느껴질 것이다.


견고해 보이던 마창 기사단의 성벽에 흔들림이 느껴진다.


그러나 내 3서클 마법인 영안에는 다르게 보인다.


섞어버린 몸뚱이를 움직이는 것은 생전의 주민들의 영혼이 아니라, 온갖 몬스터 악귀들이었다.


내장을 줄줄 흘리는 고블린, 머리의 반이 사라져있는 오크, 심장이 있어야 할 위치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오우거, 몸이 반쯤 녹아 흘러내리는 철갑 원숭이 등등.


인간에 대한 무한한 증오의 원천은 인간에게 사냥당한 몬스터들의 원혼들이었다.


‘몬스터들은 죽으면 저장된 초기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되어있는데, 몬스터 영혼이 리셋되지 않게 강제로 붙들어놓았구나. 분명히 그 허무의 종속의 능력일 것이다.’


자신들의 진정한 원수가 누군지도 모르고 생전의 마지막 기억만을 간직한 악귀들은, 자신의 영혼이 붙들고 있는 시체 더미를 열심히 움직여 달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마창 기사단의 눈에는 분명히 자신들이 지켜주었어야 했던 주민들로 보일 것이다.


‘이대로라면 위험하다.’


그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너희들이 지켜야 할 존재들은 저기 썩어버린 망자들이 아니다. 저것들은 몬스터의 원혼들이 움직이는 인형에 불과하다!”


말을 하며, 영안 마법진을 마창 기사단의 눈에 새겨주었다.


“보아라! 저것이 진실이다!”


내가 보고 있던 광경을 모두가 보게 되었다.


마창 기사단의 조장들은 안도감을, 조원들은 혐오감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냈다.


“너희들의 고향이며, 지켜야 할 곳은 아사달이다. 과거에 붙들려 미래를 잃지 마라. 후회는 한 번이면 충분하지 않나!”


내 말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3조원들이 호응하기 시작했다.


“아사달을 위하여!”


그리고 그 외침은 이내 모든 마창 기사단에게 전달되었다.


““아사달을 위하여!!””


그리고 그들의 성벽은 이전보다도 훨씬 더 견고해졌다.





썩어버린 관절들인데도 최선을 다해서 달려들고 있다.


너무나 다급한 마음에 균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지면 동료들의 발에 밟혀 어디 한 군대가 조각난다. 그렇게 조각난 몸이지만, 조금이라도 산자를 향해 다가서기 위한 그 집착은 바닥을 기게 만들었다.


악의로 가득 찬 지독한 악취를 앞세우며, 그것들은 점점 더 가깝게 다가오고 있었다.


‘찰나속의 억겁.’


내 코를 파고들던 악취가 냄새분자가 되어, 멈춰 섰다.


손을 휘저어 냄새분자들을 걷어내고, 맑은 공기를 폐 속 가득 채워 넣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세상을 직시하였다.


‘128,721마리.’


썩어버린 몸뚱이를 이끌며, 산자를 향해 달려드는 망자들의 숫자다.


모든 것이 마나를 통해, 너무나 명료하게 내 뇌리에 박혀든다.


‘지휘 개체는 383마리.’


아직까지 바닥을 구르며 블린이와 사투를 벌이는 지휘개체와 비슷한 힘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지휘개체가 383마리다.


한 나라를 멸망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전력이었다.


그것들을 바라보며, 의지를 바로 세웠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세상에서 내 부름에 호응하는 것들이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128,638개의 그림자에서 칠흑 같은 손아귀가 내 의지에 반응해 불쑥 솟아났다. 그 손아귀는 그 자신들의 주인을 감싸 안았고,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그 자신의 주인과 함께.


그곳이 어디인지는 나도 정확하게는 모른다. 그저 모든 그림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것만을 알뿐이다.


그림자 세상.


세상의 이면에 존재하며, 지상에 생겨난 모든 것들의 그림자가 모여드는 곳이다. 새로운 무언가가 태어난다면, 그곳에도 그것의 그림자가 생겨난다.


망자들을 움직이는 원혼들의 그림자들 또한 그곳에 존재한다.


그곳에서 그림자들은 자신의 본체를 향한 끝없는 탐욕으로, 존재의 본질을 차지하기 위한 욕망에 몸부림을 친다.


영원히 본체가 될 수 없지만, 본체를 향한 그 지독한 열망은 산자에 대한 망자의 그것을 아득히 넘어선다. 그곳에서는 망자의 군대를 움직이던 원혼들도 공포로 물들어갈 것임을 확신한다.


‘모여라.’


내 의지에 마나들이 움직여 주변에 퍼져있는 빛의 입자들을 하나씩 모아왔다. 그렇게 모여 완성된 것은 383개의 빛나는 광수(光手).


빛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손들이 383개의 지휘 개체를 감싸 쥐었다.


[뿌드드득..]


소리의 파동이 공기 분자들을 타고 퍼져나가려고 하는 것이, 주변을 장악한 내 마나에 생생하게 느껴진다.


‘정화 술식.’


신비로운 문자들로 만들어진 사슬들이 꽉 쥐고 있는 빛의 손아귀를 감아간다. 선배님의 마법 중에 하나인 정화 술식으로 만들어진 사슬이다.


‘찰나속의 억겁 해제.’


[치이이익!]

“크아아아!!”


망자로 가득하던 평원에 남은 것이라고는, 애처롭게 질러대는 383개의 비명뿐이었다.


그리고 그 비명도 아주 잠시만 허락되었을 뿐이다.


[치이이이이.. 털썩..]


순식간에 재가 되어 흘러내린 놈들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몸에서 새어나온 검은 연기들뿐이었다.


그러나 그 검은 연기들 또한 신비로운 문자들로 이루어진 사슬이 빛을 발하자, 괴로움에 일그러진 얼굴 형상으로 변해 소리 없는 괴성을 지르다 사슬에 감겨 사라졌다.


“저.. 저게 뭐야?”


김은택 조장의 의문에 찬 목소리에, 마창 기사단 전원의 의문이 더해졌다. 목숨을 걸고 아사달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던 그들의 다짐이, 순간적으로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의 광경이었다.


몬스터들의 진형을 완전히 관통한 참살대가 진형을 재정비를 끝마쳤다. 그리고 우측에서 몰려들던 망자의 군단을 향한 무모한 돌진을 하려던 자세 그대로 멈춰 섰다.


온몸에 생기는 상처에도 성벽을 향한 공격을 절대 멈추지 않았던 몬스터들의 공격이 한순간에 그쳤다.


산과 평야를 새카맣게 뒤덮었던 망자의 파도가 마치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그 비정상적인 현상에 모두가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벌였던 치열했던 전투가 어린애 장난으로 느껴졌다.


저런 이적을 발휘하는 존재 앞에서 자신들은 얼마나 하찮고 의미 없는 몸부림을 하고 있었는지, 자괴감이 들었다.


전장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여든다.


전형적인 마법사 복장인 로브와 고깔모자.


누가 본다면 되도 않는 코스프레를 한다고 비웃을 만한 복장이었지만, 전장의 누구도 비웃을 수가 없었다.


그가 눈앞에서 보여준 이적과 그에게서 피어나는 거대한 존재감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존재감을 가진 인물이 전장의 한복판에 서 있다.


같은 편에게는 무한한 신뢰와 존경심을, 적에게는 보는 것만으로도 죽어버릴 것 같은 공포감이 전해지고 있었다.


“투항하라.”


전투가 끝이 났다.





통역 마법을 통해 그들의 언어로 번역된 내 음성이 마나에 실려, 전장에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리 크지 않은 음성이었지만,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터턱.. 땡그랑..]


시작은 눈치 빠른 고블린들부터였다.


손에 들고 있던 쇠붙이들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바닥에 엎드려 벌벌 떨었다.


그리고 놀들이 가지고 있던 몽둥이와 활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개처럼 엎드려 ‘끼잉.. 끼잉..’하는 소리를 내었다.


거대한 몸체로 연신 방패를 들이박던 암석 코뿔소도 그 짧은 꼬리를 다리 사이로 완전히 밀어 넣고, 바닥에 바짝 엎드린다.


“크아아아!!”


눈치 없는 오우거들이 괴성을 지르며 반항을 해보지만, 어느 사이에 자신들의 그림자에 먹혀 사라져버렸다.


전장에 기이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정리 하도록.”


내 한마디에 시간이 멈춘 것만 같던 전장에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1만 망자를 지휘하던 군단장의 머리를 손에 들고 온 블린이가 참살대를 향해 웃으며 걸어간다. 참살대는 대검을 치켜들고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거대한 기운으로 얽혀있던 단단한 성벽이 드디어 해체되었다. 미친듯이 달려들던 몬스터들이 자신들이 그렇게 원하던 모습을 보고서도, 조용히 엎드려만 있다.


그들은 포로가 되어 아사달의 가장 깊은 심층부로 끌려갈 것이고, 그곳에서 내 마나를 받아들여 새로운 종족으로 거듭날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사달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어느새 다가온 샛별씨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평양은요?”


“빼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접수 완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씨 일가도 전원 생포했다고..”


말을 하다말고 감정이 북받쳐 올랐는지, 말끝을 흘리는 샛별씨다.


“김씨 일가는 실종으로 처리될 것이고, 정식 재판은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창 기사단과 샛별 부장님은 전장이 수습 되는대로 휴가를 가십시오. 평양에서 조금 쉬다오면 좋을 것 같네요.”


“아.. 감사합니다.”


온갖 감정이 섞여있는 그녀의 얼굴은 기묘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네? 아.. 네. 굉장히 기쁠 것 같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현실감이 전혀 들지 않아서요.”


나는 가만히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마창 기사단의 조장들이 전황 보고를 위해 다가오다가 우리의 대화를 듣고서는, 조용히 샛별씨의 뒤로 도열했다.


“그냥 큰 숙제 하나를 끝내러 가는 것 같습니다.”


나는 샛별씨와 마창 기사단의 조장들의 얼굴을 하나씩 힘주어 바라보았다.


“그래요. 잘 하고 돌아오세요.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네. 저희 집은 아사달이니, 당연히 돌아와야죠.”


그녀의 말에 마창 기사단 조장들 전원의 얼굴에 동의의 끄덕임이 퍼져갔다.


오늘 북한은 통일되었다.





“크흐흐흐..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구나. 마법사야. 그러나 이미 목표는 달성되었다. 이제는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떠난 평원에 한 존재만이 남아, 조용히 웃고 있었다.


피에 물들어 붉어진 대지는 그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기운에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수만의 발바닥들이 수없이 밟아대었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잡초들이 검은 기운에는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시들어갔다.


땅속에 숨어있던 벌레 한 마리가 기어 나오다 검은 기운에 감싸여 힘없이 죽어버린다. 그러다 죽어버린 몸이 어느 사이에 조금씩 꿈틀거렸고, 이내 부자연스러운 몸동작으로 땅을 파고 들기 시작한다. 땅속에서 느껴지는 살아있는 동족에 대한 증오심 때문이다.


붉어진 석양의 끝에 걸려있는 태양은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쓰며, 세상에 그의 존재감을 계속해서 뿌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러나 이내 그 힘을 잃고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태양이 사라지면 어둠이 내려앉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 자연의 섭리에 따라 온 세상에 어둠이 찾아왔다.


그리고 북한의 북서쪽에 거대한 소가 태어났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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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전투 +2 23.03.02 865 2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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