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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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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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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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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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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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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소우주

DUMMY

“으음.. 여긴..”


오랫동안 메말라있던 입에서는 조금은 갈라진 목소리가 슬며시 흘러나왔다.


“정신이 좀 드니?”


“여긴.. 병원인가요?”


그래도 정신은 온전한지 자신이 누워있는 장소를 얼추 비슷하게 유추한다.


“비슷한 곳.”


“제가 살았군요. 그냥 죽게 놔두지 그러셨어요.. 어차피 살아나도 또 그 애들이 죽을 만큼 괴롭힐 건데요. 차라리 꿈이나 꾸게 그대로 두시지.. 정말.. 길고 재미있는 꿈이었는데.. 마지막은 조금 이상했지만..”


정신이 온전한지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자신의 시간을 너무나 과거로 되돌려 인식하고 있다. 아마도 자신과 내 존재를 인식해서 알을 한다기 보다는, 아직도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서 무의식중에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거 꿈 아니다.”


“네?”


명확하게 현실을 재 인식시켜주는 내 말에 아이의 눈에 초점이 되돌아온다.


“네 몸을 잘 봐. 골렘이잖아.”


내 말에 힘겹게 고개를 들어올려, 자신의 몸을 바라봤다.


하반신은 사라진 상태로 각종 기계 장치들이 부착되어 있는 모습은 언 듯 보면 그로테스크해보이기도 하다.


“아.. 그러면 그게 전부 현실이었다는... 소피아!”


“깜짝이야. 뭐. 소피아는 저수지를 지키며 잘 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 말고. 우선은 네 이야기 좀 해봐라.”


소피아의 이름을 부르며 각종 기계장치들이 연결된 몸을 일으켜 세우려던 아이를 마나로 내리눌렀다. 잘못하면 연결된 장치들이 끊어지게 되고, 그러면 몸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워하는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안심이 될 수 있게 온화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어쩌다가 머리 빼고는 전부 골렘으로 바꾼 거니? 무슨 사연인지 말 좀 해줄 수 있겠니?”


내 인자한 미소에 역시나 아이는 입을 열었다.


“그런 얼굴로 협박해도 안 무서우니까 그만 하세요. 그냥.. 왕따가 자살하려다가 실패하고, 전생이 떠오른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에요.”


어디 부분이 평범한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덤덤하게 말을 하는 아이 덕분에 나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시대가 아무리 많이 변했다지만, 여전히 학교생활은 사춘기 아이들이 견디기에는 너무나 답답했고, 그 답답함을 푸는 방식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 중에서 권력자 또는 부자 아빠를 둔 아이들은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풀고는 한다.


여전히 법은 있는 자들을 위한 것이니까.


법은 없는 자들이 있는 자들에게 사적인 복수를 하지 못하도록 공권력을 동원해 막아서는 장치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실행중이다.


“.... 연금 마법을 익히게 되었고 하반신 마비를 해결했지만, 골렘의 출력을 다른 부위가 감당하지 못해서 자꾸만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어졌어요. 결국 고통을 참지 못하고 머리를 뺀 모든 부위를 골렘으로 바꾼거죠.”


잠시 딴 생각을 하면서 듣느라, 꽤 많은 부분을 건너뛰고 들었다. 그러나 지금부터 듣더라도 이해하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대충 들은 부분은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 이야기들이었으니까, 별로 중요한 내용도 아니다.


대신에 다른 부분이 내 관심을 잡아끌었다.


“연금술이 아니라, 연금 마법?”


“다른 꼰대 마법사들처럼 굴지 마세요. 연금술도 엄연한 마법의 한 종파입니다.”


“그렇구나. 미안.”


살짝 발끈하기는 했지만, 내 사과에 바로 찌푸린 인상을 풀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지금껏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자신의 입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묘한 후련함이 느껴지는 말투다.


“어쨌든 전생의 저는 연금 마법을 무시하는 마법사들의 행태에 참지 못하고, 전 대륙의 마나의 파장을 꼬아버리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그 덕분에 마법사들의 마법은 제대로 시전이 되지 않았고, 저에게 라이센스를 발급을 받아야만 마법을 제대로 시전 할 수 있게 되었죠.”


“흔한 빌런으로 잘 성장했구나.”


내 칭찬에 살짝 볼이 붉어진 아이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다 기존의 세상을 유지하던 시스템에 의해서 추방된 거죠. 그리고 환생. 이게 제가 겪은 일들입니다.”


소설 한편이 뚝딱 만들어지는 과정을 열심히 듣고 있다가, 문득 궁금했던 것들이 생각나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그 산에서는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냐?”


“원래 제 세상으로 되돌아가려고요.”


“네 세상?”


“네. 그곳에서 저는 50대였고, 여기에서 저는 이제 15살입니다. 그러면 저는 누구일까요? 50대의 연금 마법사 알랭일까요? 아니면 15살의 왕따 소우주일까요?”


충분히 그렇게 할 만 한 동기도, 실력도 우주에게는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얼마나 기발하고 대단한 방법일지 너무나 궁금해서 참지않고, 바로 물어보았다.


“그래서 차원을 넘겠다고? 그게 가능한지는 둘째 치더라도, 넘고 나면? 그쪽 차원의 시스템이 너를 추방했다고 하지 않았냐? 그런데 두 번이라고 못할까? 대비책은?”


내 말에 멍하니 눈만 껌뻑이다가, 되는대로 말을 내 뱉었다.


“어.. 그냥 갔다가 튕겨 나오면, 다시 도전하면 되죠.”


“전생의 기억은 뇌가 반쯤 박살나면서 기억났다고 하지 않았나?”


“네.”


이렇게까지 말을 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 우주의 모습에 한 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병원에 소송을 걸어야겠다. 이거 뇌가 다 나은 게 아니네. 이거 차고 있어라.”


내 아공간에서 꺼낸 것은 셀프 힐 마법이 새겨진 팔찌였다.


“이거 저도 있어요. 잘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덕분에 부러진 뼈들하고 근육들도 재생했었죠. 출력이 낮아서 제가 약간 손을 보기는 했지만요. 마법진은 제 주 전공은 아니지만, 저는 천재라서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아무리 봐도 50대의 아저씨의 사고방식과 말투는 아니다. 자신은 부정하지만, 내 생각에는 15살의 소우주가 본체가 맞는 것 같다.


“이건 그거하고 차원이 다른 거야. 착용하고 뇌 좀 정상으로 되돌려라.”


내가 내민 팔찌를 향해 팔을 움직이려다가 팔에 연결된 전선이 팽팽하게 당겨져, 더 이상 팔을 앞으로 내밀수가 없었다.


“내가 채워줄게.”


얌전히 나에게 팔을 내밀고 있는 우주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했다.


“하아.. 사실은 많이 혼란스러워요. 저는 분명히 연금 마법사 알랭인데, 이제 15년밖에 살지 않은 소우주가 진짜 저 같아서요.”


“부모님은?”


“아.. 잘 살고 계시는지 한 번씩 멀찍이서 확인만 하고 있어요. 저는 죽은 것으로 되어 있거든요.”


전생의 부모님인지, 현생의 부모님인지 말하지 않아도 부모님이라는 말에 현생의 부모님에 대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자식을 먼저 보내고 잘 살고 계시겠냐?”


내 말에 심란한 표정으로 변한 우주다. 그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을 했다.


“너에게 제안을 하마.”


“네?”


“나랑 계약하자. 우리 아사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제가요?”


“그래. 솔직히 너의 그 연금 마법이 탐나네.”


“뭐.. 저야 나쁠 것 없기는 하죠.”


별다른 고민 없이 대답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어보였다. 그저 견디기 힘든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전생의 세계로 도망치려다 실패한 15살의 소년일 뿐이다.


여느 사춘기의 청소년들과 마찬가지의 방황이지만, 우주에게는 다른 아이들에게는 없는 힘이 있었기에 더 심한 방황을 하는 중이다.


“계약금 대신에 몇 가지 일을 해주마.”


“어떤..”


“첫 번째. 너를 괴롭혔던 놈들 명단 제출해. 모조리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주마. 원하면 팔 다리 하나씩도 잘라주고.”


“그놈들 아버지들이 국회의원에, 검사에, 승천 그룹 전무인데요? 이 힘을 가지고도 포기한 이유가 다 있는 법입니다. 국회의원과 검사, 부자가 힘을 합치면 대한민국에서 못할 일이 없어요.”


그건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원래 권력이란 더 큰 권력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내 뒷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내 동생은 대한민국 흑막이야.”


“네?”


“아무튼 걱정 말고 적어 줘. 그리고 두 번째는 너에게 스승이 될 사람을 소개시켜주마.”


첫 번째 제안에는 의문을 표했지만, 이번 제안에는 코웃음을 칠뿐이다.


“에이. 저보다 더 뛰어난 실력자가 어디 있다고요. 골렘 제작 실력도, 신소재 개발 분야도 제가 최고입니다.”


“있어. 진짜 천재가.”


“네이.. 네.”


내 확신에 찬 말에도 우주는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하며, 이상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러나 확신한다.


진짜 천재를 만나보지 못한 영재는 자신이 천재인 줄 알기 마련이다. 진정한 천재를 만나, 자신의 수준을 인정하고 더욱 더 노력한다면 진짜 천재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 말에는 방금 전의 그 싸가지 없는 어투로 대답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너를 골렘이 아니라, 원래의 인간으로 되돌려 주마. 뭐. 네가 골렘인 상태가 좋다면, 어쩔 수 없고.”


“네.. 네? 그게 무슨..”


“여기 아사달에는 몬스터학, 생물학, 병리학, 기타 등등. 생명에 관련한 최고의 권위자와 인류 최고의 마법사가 있다. 너의 머리를 배양액에 넣고, 내 셀프 힐 마법으로 재생하면 어떻게 될 것 같냐?”


“아...”


“부모님 만나러 가야지.”


그 말에 우주의 얼굴은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눈물이 차오르는 그 모습은 전생의 50대의 연금 마법사가 아니라, 분명히 15살의 소우주다.


‘말투나 단어들만 봐도 15살짜리가 맞는데, 뭔 50대의 알랭 머시기라고..’


누구나 삶은 힘든 법이다.


남의 암보다 자신의 감기가 더 힘든 것처럼, 세상의 모든 불행들보다 자신들의 사소한 불행들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러나 저 어린 소우주라는 아이가 겪은 불행은 평균적인 불행을 훨씬 넘어서는 불행들이다. 이제는 그 불행을 모두 털어내고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싶다.


이 아사달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오시자마자 바로 일부터 드리게 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내 사과에 눈 밑의 다크서클이 이제는 자신의 오리지널 피부가 되어버린 조동명 연구소장님이 손사래를 치며 말을 하셨다.


“아닙니다. 저도 새로운 방식의 골렘을 보게 되어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구동 방식은 별다를 게 없기는 하던데, 그 재질만큼은 특이하더군요.”


역시나 잠시 지켜본 것만으로 우주의 몸에 대해서 전부 파악하신 것 같다.


“몸이 회복되면 연구소에 취직시킬 테니까 잘 지도 부탁드립니다. 아마도 신소재 개발 쪽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면 골렘들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겁니다. 아! 혹시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신다면, 그 아이와 함께 업그레이드를 해서 드리면 안되겠습니까? 안 그래도 구동부 쪽을 조금 더 손보면 성능이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는데, 잘 되었네요!”


말을 하다가 잘 되었다는 표정으로 납기를 늘려달라는 소장님을 보면서 속으로 욕을 한바가지 해대었다.


처음 약속했던 시간이 다가올 때, 조동명 연구소장이 간곡한 표정으로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6등급 헌터들에 육박하는 성능의 골렘을 만들어내었지만, 자신의 자식들과도 같은 골렘들을 부족한 상태로 내 보낸다면 큰 죄를 짓는 것 같다는 말에 허락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첫 번째 납기 연장.


“마나 쌍 소멸 발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걸 소형화해서 골렘에 장착한다면, 영구적인 기관으로서 작동이 가능하게 됩니다. 저에게는 아주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할 뿐입니다.”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와 납기 재연장.


“초 진동을 견딜 수 있는 탄소 동소체 결합 방식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걸로 블레이드를 만든다면, 자연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분자 구조를 분해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납기 연장.


“피부 바로 밑의 상피 조직의 세포들에 이현님의 배리어 마법진을 그려내는 DNA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인공 근육의 효율을..”


“신경을 전달하는...”


“시 신경의...”


그렇게 몇 번을 겪고 나니, 확실히 알게 되었다.


저 인간은 공산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예술작품을 만드는 중이라고.


영원히 저 재설계와 업그레이드는 끝이 안 날거라고.


전면적인 성능 테스트 결과를 받아보고, 업그레이드를 금지시키고서야 완제품이 생산되었다.


그리고 이제야 그 완성품들이 아사달로 배달되었는데, 또 무슨 업그레이드란 말인가?


“무슨 예술 하십니까? 그만 하세요.”


“아... 네..”


급 시무룩해진 조동명 연구소장님을 보고 있으니, 마음 한쪽 구석에서 동정심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조동명 연구소장님의 가장 큰 재능은 저 천재적인 머리가 아니라, 동정심을 일으키는 불쌍한 외모일 것이다.


‘그래. 나도 항상 연구비가 없어서 고생하는데.. 내가 저 마음을 잘 알지.’


이 마음 때문에 이전의 납기 연장들도 전부 받아주었었다. 그러다 너무 과해서 단호하게 거절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런데 막상 앞에서 그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너무나 짠해져온다.


“그러지 마시고. 새로운 업그레이드 기체를 제작하는 건 어떠십니까? 어차피 인공지능이야 옮기면 되는 거잖습니까.”


“아.. 그렇기는 한데.. 이수민 이사님에게 경고를 받아서..”


“수민이가요? 그러면 뭐..”


“하아..”


“아참! 저희 아사달에 손재주가 아주 좋은 인종들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그들하고 헌터 용품들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떠세요? 개발되어서 괜찮은 제품들이 생산되면, 판매액의 10%를 드리겠습니다.”


“인종이 새로 생겨나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연구비를 벌 수 있는 기회라는 겁니다.”


“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한 번 만나보죠.”


의아한 표정이었던 연구소장님의 얼굴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진한 다크서클 위의 눈빛이 살짝 빛나고 있었다.


희소식에 기분이 다시 좋아진 조동명 연구소장님은 나에게 인사도 없이 바로 그 인종들을 만나겠다고 달려 나갔다.


“너무 강한 것은 금지입니다! 핵폭탄도 금지구요!”


달려 나가시는 조동명 연구소장님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연구에 빠져든 조동명 연구소장님을 말릴 수 있는 것은 경백이와 수민이 뿐이다.


내 왼쪽에 서서 호위를 하고 있던 샛별씨에게 조용히 지시를 내렸다.


“샛별 부장님이 가셔서 지하 실험장으로 모셔다 드리세요. 길도 모르시는 분이 어떻게 하려고 그냥 나가신 건지..”


“네. 알겠습니다.”


샛별씨가 걸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나도 할 일이 생각나서 길을 나섰다.





“부서의 정식 설립을 승인 드립니다. 이제부터 참살이 부장님이라고 불러드려야겠군요.”


블린이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참살이씨를 연무장으로 불러내서, 부서의 정식 설립을 승인해주었다. 원래는 과장으로 임명하려고 했었지만, 부장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


블린이를 따라다니면서 고 등급 던전 몇 개를 돌고 오시더니, 어느새 실력이 엄청나게 성장했다.


“아.. 네. 그런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가진 실력과 반비례하는 참살이 부장님의 자존감이 오늘도 열일중이다. 축 처진 어깨와 자신 없는 말투로 걱정의 말을 흘려냈다.


“당연히 처음에는 힘들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하지요. 그러나 주어지는 임무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참살이 부장님이 맡게 될 부서의 임무는 마창 기사단의 정찰 결과를 바탕으로, 무력이 필요한 곳으로 가서 정리하는 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냥 모조리 쓸어버리는 것이다.


훈련을 통해서 많이 강해진 마창 기사단이었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들의 전투력은 4등급 헌터들의 수준 정도이다.


단시간 내에 이 정도로 성장한 것은 대단한 것이지만, 압도적인 무력을 바탕으로 하는 섬멸 작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각종 마법 장비들을 활용한 정찰과 요인 구출, 호위 업무에 특화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집단전투에서는 튼튼한 방어구와 방패를 활용한 모루의 역할을 연습중이다.


“그러면 저 혼자 가서 사냥을 하면 되는 건가요?”


들튼 목소리로 말을 하는 참살이 부장의 속마음은 ‘차라리 혼자라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면 새로운 부서를 창설한 이유가 없다.


“설마요. 당연히 부하 직원들이 있죠. 아. 마침 저기 오고 있네요.”


좋은 타이밍에 연무장의 입구를 향해 들어오는 99명의 인영들이 보였다.


나는 그들의 가장 앞에서 힘차게 걸어오는 모델이라고 해도 좋을 외모의 남성에게 손을 들고 소리쳤다.


“김일호씨! 여기입니다!”


내 환영의 인사에 농축된 살기가 발산되었고, 그 살기에 반응하는 참살이 부장님의 대검을 마나로 내리눌러 주었다.


“나는 일호씨가 아니라, 1호라고 했다! 마법사 놈아!”


레인보우 리자드였던 마법사의 호위부대가 늘씬한 모델들.. 아니. 골렘 부대로 재탄생했다.


연무장에 들어온 골렘 부대들은 나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보이고서는 이내, 자신들의 부서장이 될 인간의 앞으로 줄을 맞추어 도열했다.


1호라고 주장하는 일호씨가 그들을 대표하여 절도 있게 외쳤다.


“전군. 부서장을 향하여. 경례!”


[착!]


99명의 골렘들이 모두가 똑같은 동작으로 오른손 주먹을 왼쪽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충!”


아사달의 주력 무력 부대인 참살대(慘殺隊)다.


작가의말

이름대로 가는 거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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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개풍군(2) +6 23.02.16 1,810 43 17쪽
77 개풍군(1) +5 23.02.15 1,817 45 15쪽
76 돈줄 +5 23.02.14 1,975 4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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