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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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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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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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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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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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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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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6쪽

위기

DUMMY

- 교대.

- 접수.


성곽(城郭), 즉 외성(外城)의 위쪽에서 경계 병력이 교대하는 소리가 성곽의 밑에 몸을 숨긴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경계가 삼엄하네. 도대체 뭐하는 곳이기에 이 정도 병력으로 이 산에만 틀어박혀있는 거지?’


이 정도 병력이면 주변을 모조리 접수하고도 남을 정도의 병력인데도, 뭘 하고 있기에 이 산에서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성곽 규모도 어마어마하네.’


산 중턱을 따라, 성곽들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 성곽은 산 하나를 온전하게 감싸, 외부의 접근을 완전히 통제하는 경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덩그러니 성곽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성곽을 따라 경계를 서고 있는 병력들까지 한 가득이다.


‘이 성곽 재질하고 저것들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언 듯 보면 회색의 암석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생긴 재질을 어디선가 분명히 본적이 있었다. 그리고 경계를 서고 있는 병력들은 로봇을 닮은 리빙 아머나 골렘 같은 마법 생명체로 보였다.


생각이 날 듯 말 듯 한 내 뇌리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연금술사의 비밀 던전!’


예전에 용암에 빠져 죽을 뻔 하고, 거대한 바위에 깔려 죽을 뻔했던 그곳에서 보았던 마법 생명체들이었다.


‘그렇다면 내 마법이 거의 통하지 않을 것인데..’


내 방어 마법을 마치 없는 것처럼 통과하던 화살들과 내 홀드 마법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던 마법 생명체들이다.


그것들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들의 정체였다.


‘그때의 복수를 해주마!’


그때 받은 스킬인 경험의 전이 스킬을 잘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그 던전에서의 경험은 너무나 아찔했다.


그런데 그 던전과 관련되어 보이는 놈들이 발견되었으니, 어떻게 해서든지 간에 방해를 해주고 싶어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놈들이 여기에서 무엇을 하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것들만 있는 건 아닐 텐데..’


너무나 위험한 곳이다.


내 마법은 잘 통하지 않을 것이고, 기껏해야 28레벨의 마창 기사 스킬을 이용한 창술만이 놈들에게 통하는 무기다.


그리고 내 마창 기사 스킬은 반쪽짜리다.


온전한 마창 기사 스킬은 중갑술이 결합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중갑술은 연습한 적이 없다. 아무리 스킬이 보완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한 번도 연습해보지 않은 동작이 나올리는 없다.


‘여차하면 블린이를 소환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블린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구해낼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다.


‘은신과 동화 말고는 마법도 사용하지 말아야겠다.’


마법사를 싫어하는 연금술사의 특성 상, 분명히 마법에 대한 감지 또는 대응책들을 마련해 놓았을 것이다.


그것을 감안하고 움직여야 한다.





- 삐! 마나의 유동을 감지.


역시나 마나를 감지하는 기능이 달려있었다.


비록 빛을 굴절시켜 내 모습은 보이지 않겠지만, 당연히 무언가가 있으면 대기 중의 마나의 흐름이 달라진다. 그 마나의 흐름을 잡아낼 정도로 정교한 센서를 소유한 마법 생명체가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흐르고 있는 외부 마나를 흡수하고, 같은 파장의 마나를 흘려내면..’


나에게 부딪쳐 옆으로 흘러가려는 마나를 흡수하고, 그 흐름에 거스르지 않는 마나의 파장을 같은 속도로 흘려냈다.


- 정상 확인. 복귀.


다행이도 그런 내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마법 생명체가 다시 제자리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천재 마법사의 신체가 33레벨로 상승합니다.]

[하이 마나 하트 연공법이 42레벨로 상승합니다.]


‘좋았어!’


마법들과 다르게 스킬들의 레벨업은 정말 힘겹게 올라간다.


온갖 연구원들의 다양한 실험들과 헌터들의 경험들을 통해 확립된 스킬의 레벨업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바로 경험치 습득과 숙련도 상승 방식.


첫 번째는 몬스터들을 잡으면서 습득하는 경험치라고 표현되는 그 무언가를 얻는 방식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이 SP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스킬의 숙련도를 상승 시키는 방식이다. 스킬을 많이 쓰다보면, 그 스킬에 대한 숙련도가 상승한다.


물론 둘 중에 하나의 방식만으로도 레벨업은 가능하다.


몬스터를 잡으면서 스킬을 사용하면 당연히 스킬을 사용했으니 숙련도도 올라갈 것이고, 스킬을 계속 사용하면 관련된 경험치도 쌓일 것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식은 둘의 조화다.


‘이제 겨우 중견 헌터의 스킬 레벨 정도구나.’


전성기 헌터들의 주력 스킬 레벨을 40레벨 정도로 본다.


내 주력 스킬은 천재 마법사의 신체와 하이 마나 하트 연공법이다. 둘의 평균이 이제야 37 정도이니,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그래도 겨우 이정도 스킬 레벨로 대한민국 최강을 논하는 자리까지 올라온 것을 보면, 내 각성 능력이 뛰어나기는 하나보다.


- 삐! 마나의 유동 감지.


‘집중!’


잠시 헛생각을 했더니 마나의 제어에 살짝 실패했다. 그 잠깐의 실수를 감지해내는 놈의 성능이 상당히 뛰어나다.


- 정상 확인. 복귀.


다시 집중을 하며 놈을 속이고, 놈이 복귀하는 틈에 성곽을 넘어갔다.


‘비행으로 넘어갔으면 바로 들켰겠네.’


고전적인 방식의 침입을 선택한 내 탁월한 판단력에 찬사를 보내면서, 조심스럽게 내성(內城)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컥.]


‘지뢰! 아공간 입고!’


휴전선 인근 부대에서 근무했다.


일회성 던전을 감시하던 부대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역시나 군대는 값비싼 지뢰 탐지 로봇 대신에 값싼 인력으로 지뢰를 탐지하는 아주 효율적인 운용을 보여주었다. 그때 체험해봤던 지뢰를 밟았을 때의 느낌과 아주 흡사했기 때문에 알아챌 수 있었다.


황급히 지뢰를 아공간으로 입고시켜서 폭발은 되지 않았지만, 정말 식겁한 순간이었다.


‘역시 악랄한 놈답게 지뢰까지 설치해놓았구나!’


연금술사의 비밀 던전도 온갖 함정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짜증이 났었다. 그런데 역시나 이곳도 함정들이 즐비해 보이니, 최대한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





‘어휴.. 내가 무슨 인간 지뢰 탐지기냐? 밟는 곳마다 지뢰냐?’


군대에서 제거한 지뢰의 숫자를 몇 시간동안에 아득히 넘어섰다. 인간의 심리를 연구해서 설치를 해놨는지, 걷는 곳마다 지뢰였다.


‘아니면 모든 곳이 지뢰밭이거나. 그런데 이곳은 어떻게 지나가야 되나..’


내성까지는 무난하게 접근했지만, 내성을 넘어가기가 힘들어 보였다. 외성처럼 벽돌 형태였으면 잡고 기어오르면 되는데, 내성은 통짜 금속으로 되어 있어서 잡을 곳도 마땅치 않았다.


물론 마법을 사용하면 쉽지만, 현재는 마법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우선은 틈이 있나 돌아보자.’


내성벽을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어딘가에는 출입을 하는 문이 있을 테니, 그곳을 찾아볼 생각이다.


그렇게 한 참을 걷던 내 눈에, 드디어 출입문으로 보이는 곳이 보였다.


‘뭐냐? 완전 오타쿠 같잖아?’


평범한 성문과 다르게 이 성문의 좌우에는 커다란 석상 두 개가 서있었다. 그런데 그 석상이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왼쪽은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여자 캐릭터였다. 오른쪽 다리를 약간 뒤쪽으로 들어올리고, 왼쪽 손가락은 브이 형태로 만들어 왼쪽 눈가에 붙이고 있는 이상한 자세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건 마법봉이냐?’


거기에 복장은 드레스다.


‘저거 입고 싸우면 엄청 불편하겠네.’


그러나 왼쪽의 여자 캐릭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어우야.. 저거 균형이 앞으로 쏠려서 넘어질 것 같은데..’


오른쪽은 끈으로 만든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양손을 모으고 있었다. 양손이 모아지며 자연스럽게 그 사이에 있던 거대한 무언가도 같이 모여들게 되었고, 깊은 계곡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크기는 진짜 인간이라면 허리와 어깨의 통증을 달고 살아야 할 정도였다.


‘이건 도대체 뭐라고 판단해야 되는 거지?’


방금 전까지는 연금술사 또는 그와 관련된 누군가가 허무의 종속이 아닐까 의심을 했었다.


수상한 인물을 발견하면 허무의 종속 판별가 칭호의 힘으로 확인해보려고 했는데, 눈앞에 있는 두 개의 석상을 보고 나서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졌다.


‘강철 형님이 몰래 만들어놓은 곳인가?’


잠깐 의심이 들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지워냈다.


흑염룡 강철 길드장도 오타쿠이기는 하지만, 이것과는 전혀 다른 분야다.


‘그 형님은 중2병 말기 환자고, 이건 그냥 정신병자인가?’


아무튼 이 석상 덕분에 내성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빠르게 달리면 마나의 제어가 불안하니까. 적절한 속도가 중요하다.’


석상을 향해 뛰기 위해서 적절한 거리까지 물러섰다.


[딸깍!]


‘아공간 입고! 어휴.. 지뢰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했는데, 그냥 마음 편하게 죽어버려?’


지긋지긋한 지뢰 때문에 드는 쓸데없는 생각을 머리를 휘저어 사라지게 만들고, 주변 마나의 제어에 최대한 집중했다.


‘간다!’


[타타탓! 탓! 턱!]


오른쪽의 거대한 무언가를 가진 석상을 밟기에는 뭔가 꺼림칙했다. 그래서 왼쪽에 서있는 마법소녀를 향해 뛰어갔다.


적당한 높이에 들고 있는 오른쪽 다리를 밟고 뛰어올라, 오른손의 마법봉을 힘차게 박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석상의 머리를 밟고 내성을 넘어가려는 순간,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


- 침입자? 데헷!


[콰앙!!!]


녀..ㄴ 아니. 놈의 깜찍한 머리가 나를 강타했다.


“마법소녀가 마법대신에 박치기냐!”


순간적으로 펼쳐낸 내 매직 배리어와 쉴드가 제 역할을 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 침입자는 처단! 내 물리 마법을 받으세요!


[부우웅!]


오른손에 들린 앙증맞은 마법봉이 엄청난 파공음과 함께 나에게 날아왔다.


[쉬익! 파캉!!]


날아오는 마법봉을 사선으로 빗겨낸 내 쉴드 마법이 마법봉을 튕겨낸 충격으로 깨져나갔다.


‘엄청난 위력이다. 그러나 이제는 내 차례! 휘감는 물뱀!’


대기 중의 수분들이 몰려들어, 거대한 물뱀으로 변했다. 물뱀은 살아있는 것처럼 놈에게 살기를 피워내며 달려들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건조해진 공기를 폐 가득 들어 마시며,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 귀여운 뱀에게는 꿀밤!


[쿵! 후우웅!]


드레스 안쪽에 감춰져있던 오른발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땅을 강하게 내딛었다.


완벽한 진각(震脚)이다.


그 진각으로 발생된 에너지가 석상의 몸을 타고 올라, 최종적으로 놈의 왼손 주먹에서 발산되었다.


[후웅! 철퍽!]


놈의 완벽한 왼손 훅이 뱀의 오른쪽 머리를 날려버렸지만, 거대한 운동 에너지에 걸맞지 않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생긴 것만 뱀이고 실제는 물줄기인 휘감는 물뱀은 머리가 사라졌는데도, 기어이 마법소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엔트로피 감소!’


[쩌저적!]


휘감은 뱀이 순식간에 얼음으로 변하며, 놈의 온몸을 구속했다.


- 언니! 도와주세요!


마법 소녀의 외침에 불길한 예감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에이. 설마! 이대 일은 반칙이지!”


- 남자들이라면 내 가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지.


숙이고 있던 허리를 치켜세운 비키니녀가 나를 보면서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대한 가슴에서 수많은 구멍들이 생겨났다.


[쉬아악! 쉬악! 쉭! 쉬아악!]


그 구멍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조그마한 점들이 생겨났고, 그 점들은 순식간에 크기를 늘렸다.


‘마나를 통과하는 화살들이다!’


순식간에 내게 접근한 화살들은 쉴드 마법을 가볍게 통과했다. 그리고 그 뒤에 위치한 내 매직 배리어까지 파죽지세로 통과했다.


내 피부에 화살의 예기가 날카롭게 박혀 들어갈 때, 내 몸은 내 의지를 벗어나 순식간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탓! 탁! 휘릭! 파캉!]


엄청난 속도로 시전 되는 비행 마법의 마나 유동과 연체동물처럼 흐느적대는 내 몸놀림을 느꼈다.


급박한 순간이었지만,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내 몸은 나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안정감을 느끼게 되자,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빼곡하게 날아오는 화살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시차는 존재했다. 내 동체시력에 화살들 간의 미세한 차이가 인식되자, 비행 마법이 영점 몇 초 단위로 연이어 시전 되었다.


그리고 내 양손과 양발은 일견 현란해 보이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사실은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이었다. 화살과 화살 사이의 최단 거리로 향하는 내 양손과 양발은 마치 따로 움직이는 생명체들처럼 움직였지만, 결국 하나의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었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내 마나의 움직임과 몸놀림을 느껴보고 있었다.


얼마나 긴 시간인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의 시간동안 이 기묘한 현상을 느끼고 있으니, 무언가 감이 잡혀오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위기상황에서 아주 잠시만 느껴지던 현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석상에서 날아오는 수천, 수백발의 화살들이 끊임없이 날아들었고, 그 때문에 이 기묘한 현상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크윽.. 머리가.. 과부하인가?’


1초를 수백, 수천 번으로 쪼개서 인식하고 있는 내 뇌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격렬한 움직임에 몸에서도 김이 솟아오를 정도로 강한 열기가 느껴지고 있었지만, 몸은 견딜 만 했다. 스트렝스 마법으로 끊임없이 단련한 내 신체는 격렬한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충격을 거뜬하게 버텨낼 정도로 강인하다.


그리고 콤마 단위에서 시전 되는 마법을 시전하기 위한 극심한 마나의 유동 또한 아무런 문제없이 시전 되고 있다.


대기 중의 마나를 흡수해서 사용하거나, 혈관을 이용한 마나로드 방식이었다면 진즉에 몸의 혈관이 타버려서 폐인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온몸이 마나로드화가 되어버린 내 신체는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른 심장 박동만으로 모든 것을 손쉽게 해결해 버렸다.


‘내 두뇌가 문제구나.’


극심한 두통에 이 기묘한 현상이 끝나버릴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다.


아직까지도 빼곡하게 날아오고 있는 마나를 꿰뚫는 화살의 파도 앞에서 이 현상이 끝이 난다면, 틀림없이 고슴도치가 되어 죽어버릴 것이다.


‘크윽!’


이제는 잠깐씩 시야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푹!]


잠깐사이에 왼쪽 시야가 꺼져버렸다. 그 시간은 극히 짧은 찰나와도 같은 시간이었지만, 화살이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왼쪽 콩팥인가?’


수민이에게 주고 나서 새로 생겨난 신장이 다시 박살났음을 느꼈다.


시간이 느려진 만큼 화살이 파고들 때의 시간도 길어져 고통 또한 길게 느껴졌다. 고통은 이미 익숙해서 문제가 아니었지만, 몸에 박혀있는 화살이 내 근육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은 큰 문제다.


차라리 관통을 해버렸다면 내 셀프 힐 마법의 힘으로 금세 아물었을 것이다. 쓸데없이 튼튼한 내 블랙 와이번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로브의 등 쪽이, 내 몸을 관통해 통과하는 화살의 촉을 완벽하게 막아내었다.


‘밸런스가 무너진다.’


온몸의 근육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던 상황에서 왼쪽 복부를 관통해 매달려있는 화살은 굉장히 거추장스러웠다. 그런 만큼 완벽하리만치 움직이던 내 몸이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문제는 이제는 멍해져 가는 정신이다.


‘이대로 죽는 건가?’


내가 내 몸을 조종한다면 몇 대 맞으면서 블링크 마법을 시전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몸을 조종하는 본능은 블링크 마법이 시전 될 때의 그 조금의 틈도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그저 양손과 양발로만 묵묵히 화살의 파도를 막아내고 있었다.


[푹! 푸푹!]


그렇게 잠깐씩 깜빡이는 시야와 느껴지는 시간의 공백들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었고, 그럴 때마다 내 몸에는 화살들이 점점 더 늘어났다.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죽음을 앞둔 시점에 드는 생각은 아쉬움이었다.


내 모든 결정들에 대한 후회는 없다. 다만, 아쉬움은 진하게 들었다.


그렇게 아쉬움과 함께 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려는 순간, 익숙한 디자인의 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시스템 메시지?’


작가의말

호기심은 고양이도 죽인다죠?

이현은 고양이보다 귀엽지 않으니,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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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개풍군(2) +6 23.02.16 1,809 43 17쪽
77 개풍군(1) +5 23.02.15 1,817 45 15쪽
76 돈줄 +5 23.02.14 1,975 45 20쪽
75 진짜 마법사 +1 23.02.13 2,002 51 17쪽
74 아이 농장(2) +10 23.02.11 2,082 53 19쪽
73 아이 농장(1) +4 23.02.10 2,204 50 19쪽
72 내 꿈은 거상. +3 23.02.09 2,287 59 16쪽
71 종속 +5 23.02.08 2,361 6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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