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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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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546,580
추천수 :
10,125
글자수 :
721,874

작성
23.02.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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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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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
16쪽

알현(1)

DUMMY

“이사님! 정신 차리세요! 제발!! 야! 이현!”


처음은 목소리다.


너무나 간절한 목소리가 내가 나임을 자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 내 이름이 이현이지.’


[쫘악!]


뺨에 느껴지는 통증이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 시켜주었다.


‘맞아. 이게 통증이야.’


봄꽃의 냄새를 닮은 향긋한 땀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한다.


“일어나라고!”


이미 떠져있음을 깨달은 내 두 눈에 초점이 잡히고, 그녀의 얼굴이 내 시야를 장악했다.


“예쁘네.”


다시 태어난 세상에서 처음 본 것이 이렇게도 예쁜 얼굴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그러니까. 저 놈이 본체라는 말이네요?”


“네. 맞아요.”


“어떻게 그 사실을...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세상에 당연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샛별씨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질 뻔 했습니다.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었으니, 샛별씨는 제 두 번째 어머니입니다. 절 받으십시오. 새어머니.”


[퍼억!]


바닥에 넙죽 엎드려 큰절을 올리는 내 머리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이고! 새어머니! 어찌 아들을 발로 차시는 겁니까!”


“꺼져! 저리 꺼지라고!”


“새어머니라고 하니까 나이들어 보이셔서 그러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새엄마? 새엄마!”


기겁을 하며 도망치는 샛별씨의 뒤로, 가슴에 구멍이 뚫린 채로 죽어있는 놈의 모습이 보였다.





리길성.


처음부터 모든 것이 놈의 계략이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솟아 올랐지만, 이미 죽어버린 놈이라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분노일 뿐이다.


놈의 구멍이 난 가슴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우리와 같은 붉은 색이었지만, 죽어버린 놈의 피부는 뱀의 것과 같은 비늘이 빼곡하게 돋아나, 우리와는 전혀 다른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공간 입고. 지원누님에게 부검을 부탁 드려야지.’


적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면 그만큼 더 유리하기 때문에, 혹시 하는 마음으로 시체를 챙겨 넣은 것이다.


그리고 이 험한 북한까지 와서 자원봉사 비슷한 일들을 해주시는 것에 대한 감사의 선물이기도 하다.


자고로 선물이란 이렇게 예상치 못한 것을 드렸을 때,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길성이 허무의 종속인지는 꿈에도 몰랐네.’


탐색 마법을 맹신한 결과가 크나큰 위기로 되돌아왔다.


내 탐색 마법이라면 어떤 존재라도 내 눈에서 벗어날 수 없고, 내 마법 실력이라면 어떤 존재와의 전투도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감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스며든 자만심이라는 독인 것을 모르고 있었다.


모든 것이 강한 힘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강한 상대를 쓰러트리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었고, 그것은 여러 역사적인 사건들에서 이미 증명하고 있다.


방심.


리길성이 수작을 부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나의 방심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탐색 마법은 놈의 진정한 정체를 알아채지 못했고, 내 마법들은 놈의 능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내가 실수한다면 나 뿐 만이 아니라, 모두가 위험해져.’


만약 여기서 내가 죽고 리길성의 인형이 되어버렸다면, 저기 있는 마창 기사단들과 아사달의 모든 사람들이 위험할 뻔 했다.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해져 왔다.


샛별씨가 아니었다면, 분명히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리길성이 본체라는 것을 아셨을까? 몸에 돋아난 비늘도 죽고 나서 생겼다고 했는데, 내 탐색마법으로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감추었는데, 도대체 무슨 스킬을 가진 거지?’


상대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스킬이 아닌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스킬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


샛별씨에 대한 호기심은 잠시 미뤄두고, 시스템에서 보내온 메시지들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허무의 종속을 제거하는데 협조 하였습니다.]


[1,000,000 SP를 습득합니다.]


[아수라 백작을 습득합니다.]


[아수라 백작 : 일정 반경에 사용자의 기운을 퍼트린다. 사용자에게 우호적인 인물들의 트라우마를 완화시켜주고, 온화한 기운을 느끼게 만든다. 사용자에게 적대적인 인물들의 트라우마를 강화시켜주고, 위압감을 느끼게 만든다.]


[허무의 종속을 다수 제거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칭호 허무의 종속 판별가를 습득합니다.]


[허무의 종속 판별가 : 원하는 대상이 허무의 종속인지 판별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명을 대상으로 무료 판별이 가능하다. 초과하는 인원은 100SP를 소모하여 판별이 가능하다.]


‘요즘 너무 퍼주더라니. 안 쓸 수도 없고.. 하아.. 가난은 나와 떨어질 수 없는 소울 메이트인 건가?’


허무의 종속에게 호되게 당하게 만들고 저런 DLC를 추가해주면, 과금하지 않고서는 배겨나지 못한다.


게임에서야 죽으면 다시 키우면 된다지만, 이건 현실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무조건 써야만 하는 기능이다.


‘잘 먹고 잘 살사세요!! 더러운 시스템님아!!’


입 밖으로 내 뱉으면 천벌 받을까봐,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러댔다.


더 비참한 건 속으로 지르는 외침마저도, 시스템에게 [님]을 붙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누구보다 소심하니까.





“이사님. 아사달을 기준으로 서쪽 방면을 탐색한 결과입니다. 본사에서 보내온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마창 기사단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샛별씨가 공유해준 전술 지도에 다양한 표시들이 빛나고 있었다.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는 1등급 던전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2등급과 3등급 추정 던전은 각각 주황색과 노랑색으로 표시해두었습니다. 4등급 이상의 등급으로 추정되는 던전들은 접근을 금지하여, 대략적인 위치만 표시해 두었습니다.”


지도상에 다양한 색상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1등급 몬스터들의 분포도는 따로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예상대로 1등급 몬스터들이 분포된 외곽 지역을 따라 대부분의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쪽을 보시면.”


“던전이 마을 안쪽에 있군요. 아니. 애초에 마을을 만들 때, 던전을 포함해서 만들어낸 거겠네요.”


아주 큰 마을은 아니지만, 다른 마을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커 보이는 마을이 샛별씨의 손짓에 크게 확대되었다.


“던전을 주기적으로 청소한다는 것은 그만한 힘이 이 마을에 있다는 말이겠군요. 그것이 집단의 힘이거나, 혹은 소수의 강자이거나...”


전술 지도를 바라보는 내 마음에 호기심이 슬쩍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네. 마창 기사단의 지침 상, 근접확인은 불가해서 대략적인 정보들만 수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 던전의 등급과 마을의 구성원들에 대한 확인은 불가능했습니다. 원하시면 마을에 침투시켜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침투 훈련도 받지 않은 마창 기사단이 몰래 들어갔다가 들키면 더 큰일입니다. 나중에 제가 방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군소리 없이 내 지시에 바로 대답을 하는 샛별씨에게 내 마음속의 한 켠에 무언가가 쌓여가고 있다.


신뢰.


실체가 없는 무형의 무언가 이지만, 그 어떤 유형의 것들보다 강한 힘을 발휘한다.


북한에서 가장 잘한 일은 아마도 샛별씨와의 만남과 고용 계약이 아닐까 싶다.


“시기는 장풍군에서 온다는 사신과의 이야기가 끝나면, 바로 가는 것으로 하죠.”


“알겠습니다. 충성!”


“충성 그거 하지 말라니까요? 새엄마.”


“네! 충성!”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듯이, 끝까지 각을 잡고 경례를 올리는 샛별씨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샛별씨도 정상은 아냐.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나 빼고는 하나같이 다 이상하단 말이지.’





처음부터 오기 싫었다.


아니. 싫은 것이 아니라, 두려웠다.


도시를 공격하던 자신들을 오히려 엄청난 화력으로 박살내던 현장에 자신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이곳을 점령하기 위한 병력들의 지휘관으로 방문했다면, 이제는 임시로 주어진 외무성의 서기관이라는 직책으로 방문을 하게 되었다.


패전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협박 같은 지시와 함께, 반 강제로 받게 된 외무성 서기관이라는 직책을 집어던질 수만 있다면, 백번이라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정지. 소속과 이름을 밝히십시오.”


악마라고만 생각했던 그들이었지만, 말투는 생각과 너무나 달랐다.


정제된 단어만을 사용했지만, 그 어투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고등 교육을 받은 인재라는 것이다.


한낮 경비업무를 보는 인원까지도 이런 엘리트라니, 자신의 도시와의 격차가 벌써부터 느껴지는 것 같아 긴장감이 엄습해왔다.


“장풍군 자작령 소속. 외무성 서기관 리단결입니다.”


“이 스티커를 몸에 부착하시기 바랍니다. 위치 추적과 도청이 되고 있음을 미리 고지 드립니다. 아울러 유사시에는 폭발도 가능한 물건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들이 건넨 스티커라는 물건을 몸에 붙이려다, 이어지는 설명에 흠칫 하고 멈춰 섰다.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니, 어깨에 걸쳐 놓았던 무기에 슬그머니 손을 올리는 것이 보여, 황급히 스티커를 몸에 부착했다.


개풍군에 속아 병력을 파견했다가, 그 많은 병력으로도 결국에는 넘어설 수 없었던 철옹성 같던 초소를 무기 하나 들지 않고서 넘게 되다니,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들의 지시에 따라 타고 온 차에서 내려, 꼼꼼하게 수색을 받고나서야 통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안내를 따라 악마의 초소를 지나쳐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다 멈춰선 곳은,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 한 가운데다.


그곳에는 표지판 같은 구조물 하나만이 덩그러니 서 있다.


도대체 여기에 뭐가 있다고 멈춰 섰나 싶어 의아했지만, 그들에게 질문을 하기에는 그들이 너무 무섭다.


‘혹시! 나를 여기에서 죽이려고?’


순간적으로 든 생각에 자신의 앞과 뒤, 옆에 서 있는 그들을 조심히 바라봤다.


다행히 그들은 별다른 생각이 없는지,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악마 같은 놈들.’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조심히 적셔보지만, 이미 입안의 수분 또한 모두 말라 버린 지 오래다.


자신들의 병력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을 동안, 단 한명의 희생자도 내지 않은 그들이다.


떨리는 눈으로 그들의 어깨에 걸쳐져 있는 악마의 무기를 지켜보며, 죽을 각오를 다졌다.


괴물 같은 그들과 대화를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저 악마의 무기를 얻어 갈 수 있고, 저 무기를 가지고 가야만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살 수 있다.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있을 때였다.


- 신원 확인 중입니다.


길쭉한 기둥 위쪽에서 푸른색의 빛줄기가 뿜어져 나와 모두의 몸을 훑어갔다.


“이게..”


“스캔 중이니, 되도록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네.”


유창한 문화어를 사용해서 대화에 막힘이 없었지만, 스캔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다만, 움직이지 말라는 지시에 떨리는 마음을 혼신의 힘을 다해 진정시키는 것만이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 신원 확인 되었습니다. 주 통로를 개방합니다.


[기이잉... 덜컹!]


땅이 열리며, 거대한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통로의 좌우로 빛나는 광원들이 차례대로 빛을 뿜어내기 시작하자, 드러난 통로의 모습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압도적인 장면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원래라면 승객용 통로가 개방되는데, 특별히 배천군에서 서기관님이 방문하셔서 주 통로가 개방되었습니다.”


그의 말은 귀에 들려왔지만, 머리에 남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엄청난 광경에 압도되어, 쓰러지지 않고 두 다리로 버티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너무나 칭찬하고 싶어지는 심정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악마 같은 자들과 같이 하늘을 나는 차량을 타고 지하 도시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곳은 아사달의 1층입니다. 원래라면 이 1층만 통행이 허가되지만, 서기관님은 특별히 가장 심층부인 10층 자치령 행정부 건물까지 통행이 허가 되었습니다.”


옆에서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주고 있었지만, 자신의 두 눈은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느라 그 설명에 대꾸조차도 못하고 있었다.


지하 도시의 엄청난 규모와 꿈속 같은 풍경에 자꾸만 멍해져오는 정신을 겨우 붙드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분명히 남조선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건 인간이 해낼 수 있는 업적이 아니다.


“처음 오셨다면 당연히 정신이 없으신 게 정상이십니다. 지하 같지 않으시죠?”


하늘에는 분명히 방금 전 바깥에서 보았던 구름들과 태양이 그 자리에 그대로 떠 있었다.


자신의 몸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청량함은 자신의 영혼을 씻어주는 천상의 바람 같기만 하다.


여긴 과연 지하가 맞는 걸까?


아니면 자신이 간악한 남조선 사람들에게 속고 있는 것일까?


“여.. 여기가 정말 지하가 맞습니까?”


멍한 정신에 무의식적으로 질문이 튀어나오고 나서야 그 사실을 자각하고, 후회했다.


“네. 맞습니다. 아사달의 지배자이신 이현 이사님... 아. 이현 백작님께서 직접 만드셨습니다. 이곳뿐만이 아니라, 이 도시의 모든 곳을요.”


그러나 이 무시무시한 남조선 사람은 자신의 혼잣말 같던 질문에도 친절하게 대답을 해준다.


그런데, 이 사람의 설명이 진실이라면.


이 환상 같은 곳을 이현 백작이 진짜 만들었다면.


‘이현 백작은 인간이 아닐 것이다.’


차에서 내려 거대한 건물의 입구로 들어섰다.


“저희는 이곳까지만 안내가 가능합니다. 이쪽 회랑을 지나가시면 바로 알현실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그럼 이만.”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무시무시하던 남조선인들과 헤어지게 되어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지만, 이제는 저들보다 더 무서운 이현 백작을 직접 만나야만 한다.


건물의 안쪽은 길고 긴 회랑이었다.


회랑의 좌우에는 마치 살아있는 듯 한 생생한 모습들의 몬스터 박제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자신을 향해 달려들 것만 같은 모습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이걸 직접 잡아서 박제를 시킨걸까? 이 무시무시한 놈들을 직접?’


그 무시무시한 곳을 떨리는 두 다리로, 겨우 걸어가 드디어 끝에 도착했다.


중간에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싶었지만, 몬스터들이 노려보고 있는 곳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쉬지 않고 걷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빨리 알현실의 앞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일찍 도착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도착한 알현실의 거대한 문의 좌우에는 거대한 오우거 두 마리가 떨리는 걸음으로 비틀대며 걸어오는 자신을 향해, 살기 띈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분명히 죽은 사체로 만든 박제가 분명할 텐데도, 그 넘치는 살기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렇게 있는 용기, 없는 용기들을 모조리 사용하고서도 모자라,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어서야 그를 배알할 수 있었다.


“아사달의 지배자이신 이현 백작님께 인사 올립니다.”


거대한 공간에 빛나는 무구들을 걸친 인물들이 늘어서 있고, 높은 단상위에 놓인 커다란 왕좌에 그가 앉아있었다.


단지 앉아만 있는데도, 그의 살기에 오금이 저려 와서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에게 엎드려 인사를 드린 것은 사신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예의이기도 했지만, 힘이 풀린 다리로는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고개를 바닥에 쳐 박고 있어도 그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거대한 짐승이 날카로운 송곳니를 뽐내며, 살기 어린 숨결을 뱉어내고 있다.


분명히 자신의 목덜미에는 저 괴물이 뿜어내는 숨결이 스쳐가고 있었다.


[꿀꺽.]


이미 말라버린 침샘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저 무시무시한 거인이 자신을 향해 말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메로나 사왔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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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연금술사 +3 23.03.02 925 2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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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환영 행사 +4 23.02.28 1,267 3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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