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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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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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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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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
글자수 :
357,029

작성
19.10.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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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붉은 바오샨 3

DUMMY

「연합사령관님. 외교정보사령관입니다.」


연락장교가 사망했는지 몇 시간동안 전투보고를 받지 못한 유정무 일행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거나 테이블에 엎어져 잠들어 있었다.

매가 부르는 소리에 차례대로 일어나 공통적으로 한숨을 쉬며 시계를 봤다. 5시 48분.


「연합사령관님. 들리십니까? 외교정보사령관입니다.」


“들린다. 임무는 완수했나?”


「우리 측 첩자는 발각되어 사망했습니다.

적이 입수한 정보는 두 갈래였습니다.

공수작전 한군데, 그리고 상륙작전 한군데.

이게 첩자가 알고 있는 전부였습니다.」


“첩자가 누군지, 그들에게 어떤 작전을 들었는지 상세히는 모른다는 거군.”


「아쉽게도 상하이 반란세력은 나름대로 보안에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첩자는 상부의 정보를 모두 획득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겠죠.」


“양자교신기의 채널을 모두 개방하게.”


유정무가 상황실에 있는 통신병에게 명령한다.

통신병이 양자교신기의 채널 스위치를 모두 ON에 위치시켰다.


“챔핀코 연합 사령관이다. 현 시간부로 모든 부대의 신속한 철수를 명령한다.

15분 내 공군의 지원 폭격이 있을 예정이니 시간을 맞춰서 결행하라!”


유정무 사령관의 교신이 부대의 모든 지휘관에게 전달된다.


교신을 들은 공군 0사단장 백지섭은 파일럿에게 무전으로 출격명령을 내린다.

서해의 비밀기지에서 C-22(Crow스텔스 전투기의 22번째 모델) 3대의 니트로 연료가 파란 불꽃을 내뿜었다.

연료를 재충전한 헬기형 수송기의 프로펠러도 다시 돌아간다.

바오샨의 수평선에 걸쳐있던 수송선이 뱃머리를 돌려 해안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해안가 전투는 아비규환의 장이었다.

더는 물러설 곳 없는 해병대는 방어할만한 지형지물도 없이 돌격하다가 소총에 맞아 죽었다.

그렇게 사망한 해병대의 시체를 방패삼아 진영을 구축했다.

기계화보병이 탑승한 MFR은 탄이 동나버려 팔로 싸우고 있었다.

공수부대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뻘을 기어다니다가 기어이 적진의 한가운데에 침투해 반란군을 교란시키고 있었다.


뻘과 모래가 피로 물들었다. 챔핀코 정규군은 짐작했다.

이 붉은 바오샨에서 그들이 가져갈 승리는 없다는 걸.

반란군의 전력과 전략을 우습게 본 정규군의 참패였다.


「쿠구구구궁!」


수송선에 탑재된 자주포가 전투선을 조금 넘어선 곳에 무차별 사격을 개시한다.

포격의 위치상 당연히 반란군이 큰 피해를 보겠지만 폭발반경 내에 있던 아군도 사망자가 속출했다.

그래도 반란군이 전선을 뒤로 물리는 정규군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만약 그들이 배수진을 친 상륙부대를 마음껏 쫓아왔다면 정규군은 전멸이었다.


「쉬이이이이익. 콰쾅! 콰콰쾅!」


자주포와는 규모가 다른 거대한 폭발이 반란군 전선의 후방에서 들린다.

전투기가 폭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후퇴준비사격이었다.

이 사격은 점차 정규군이 위치한 곳으로 밀려올 것이다.

후퇴하는 아군을 계속해서 공격할 경우 두 진영 모두 전멸시키겠다는 경고였다.


“쫓지 말고 물러서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빅 브라더가 공작대원들을 후퇴시키기 시작했다.

임병찬 군단장도 고집부릴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해병대와 공수부대가 상륙작전용 보트와 수륙양용전차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수송기도 현장에 도착했다.

생존자는 열에 둘, 셋밖에 없었으니 자리가 부족할 일은 없었다.


모든 인원들이 탑승하고 생존한 MFR파일럿들이 전차의 지붕에 올라탔다.

보트와 전차가 수송선을 향해 출발한다.


반란군은 무방비 상태의 보트를 쫓지 못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다.

전투기는 붉은 바오샨에 무자비한 폭격을 멈추지 않았으니까.


「모든 병력 철수 완료. 잔여 병력은 점검 후 보고드리겠습니다.」


상황실에 있던 인원들이 잠에서 깼을 때와 다른 의미의 한숨을 쉬었다.


전멸은 면했다.


유정무와 낙화유수, 그리고 노마는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절반은 성공한 작전이었다.


성유나는 덜컥 겁이 났다.

유정무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1000명에 달하는 병력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했다.

게다가 그것에 동조하여 협조한 정부 요원들.

유정무의 많은 의사결정과 그것을 실행하는 정부 내부의 시스템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작전 현장에서 그것을 체험해보니 깨달았다.

그것이 얼마나 비인간적이며 잔인한 것인지를.


독쓰루작전의 핵심은 상대 진영에 있는 우리의 첩자를 만나서 역 정보를 듣는 것.

적은 우리가 일부러 흘린 정보를 듣고 전시를 대비했을 것이고,

실제로 작전을 펼치지 않으면 첩자도 우리에게 정보를 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요?”


민자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유정무에게 말했다.

낙화유수가 벌떡 일어나 민자영에게 권총을 겨눴다.


“너는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


유정무가 낙화유수에게 기다리라고 손짓했다.

유정무는 민자영을 흥미롭게 쳐다봤다.


“본색을 드러내는 건가? 끝까지 숨길 수도 있었을 텐데.”


“상륙작전은 저에게만 흘린 정보였을 테니까요.

바오샨에서 상륙한다는 작전을 적에게 흘렸다가는...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겠죠. 그런데 그렇게 됐네요.


상하이에는 군사전략도 모르는 바보들만 모여있는 줄 알았나요?

고작 나 하나 죽이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오샨에 묻은 거죠.

이런 게 챔핀코가 할 일들이란 겁니까?”


민자영은 유정무의 만행을 용서하지 못한다는 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치를 떨기 시작했다.

유정무가 자리에서 일어나 민자영의 뒤로 걸어갔다.


“궁금한 게 있는데.

젊은 나이에 치안청장의 자리에 올라 권력과 부 모두를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인생에서 뭐가 아쉬워 반란군에 협조한 거요?”


“치안청장이니까.”


“뭐라고?”


어이없는 대답을 들은 유정무가 잘 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민자영에게 되물었다.

민자영은 갑자기 폐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습다는 듯 꾹꾹 하고 웃기 시작했다.


“치안청이 하는 일은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법 질서를 유지하는 거니까.

NC시스템? 다 엿 먹으라고 해.

시민 헌장 따위 무시하고, 잘난 척 하며 사람 차별하는 너희들이 반역자야.”


(시민헌장 - 시민혁명 후 연합 정부를 구성할 당시 정부의 의무와 시민의 권리에 대해 명시한 선언문으로 훗날 챔핀코 시민연합 법률제정의 기초가 됐다)


누구도 민자영 청장의 말에 비웃거나 토를 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그래도 죽음이 목전에 다가오니 두렵긴 했는지 민자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잠깐만.”


민자영이 애원하자 유정무가 낙화유수에게 쏘지 말라고 고개를 저었다.

민자영은 숨을 크게 들이키고 눈을 찌르는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겼다.


“잠깐만 기다려줘. 마지막 말인데 멋없게 하면 너무 아쉽잖아.”


여유있게 웃는 척 허세를 부리지만 안면근육이 멋대로 경련을 일으켰다.

뻣뻣해진 고개를 억지로 비틀어 유정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 민자영이 온 몸에 가득 든 두려움을 떨치고 외쳤다.


“챔핀코 독립 만세.”


「탕!」


유정무는 이마에 난 구멍에서 피를 뿜는 민자영의 얼굴에 눈을 떼지 못했다.

민자영이 죽기 전 외쳤던 말이 마음에서 씻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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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붉은 바오샨 2 19.10.17 28 1 8쪽
68 붉은 바오샨 1 19.10.16 24 1 9쪽
67 블랙 프라이데이 4 (수정 - 19.10.16) 19.10.15 24 2 11쪽
66 블랙 프라이데이 3 19.10.14 25 2 6쪽
65 블랙 프라이데이 2 19.10.13 30 1 9쪽
64 블랙 프라이데이 1 19.10.12 27 2 8쪽
63 냉혈한 3 19.10.11 22 1 8쪽
62 냉혈한 2 19.10.11 28 1 9쪽
61 냉혈한 1 19.10.10 61 1 7쪽
60 독쓰루 작전 5 19.10.07 24 1 6쪽
59 독쓰루 작전 4 19.10.06 20 1 7쪽
58 독쓰루 작전 3 19.10.05 25 1 7쪽
57 독쓰루 작전 2 19.10.04 28 1 10쪽
56 독쓰루 작전 1 19.10.02 30 1 8쪽
55 2부 프롤로그 - 챔핀코의 맥박 19.10.01 31 1 7쪽
54 1부 에필로그 - 부활 19.09.30 36 1 8쪽
53 죄인의 세상 7 19.09.27 45 1 8쪽
52 죄인의 세상 6 19.09.24 57 1 6쪽
51 죄인의 세상 5 19.09.23 51 2 8쪽
50 죄인의 세상 4 19.09.21 123 3 8쪽
49 죄인의 세상 3 19.09.19 45 3 8쪽
48 죄인의 세상 2 19.09.18 47 2 9쪽
47 죄인의 세상 1 19.09.16 47 4 8쪽
46 결전의 날 6 19.09.15 51 3 11쪽
45 결전의 날 5 19.09.14 58 2 6쪽
44 결전의 날 4 19.09.13 65 3 8쪽
43 결전의 날 3 19.09.12 60 4 13쪽
42 결전의 날 2 19.09.11 60 5 10쪽
41 결전의 날 1 19.09.10 67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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