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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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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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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7,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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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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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쓰루 작전 4

DUMMY

상하이 반란군의 주둔지에는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정보가 두 개가 들어왔다.

공통적인 정보는 이번 주 금요일에 자신들의 본거지에 토벌군이 온다는 것.


다른 것은 작전이었다.

하나는 황하를 통해 해병대 사단이 상륙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수부대가 본거지로 잠입해 확보한 화력좌표로 폭격요청을 한다는 것이다.


백발의 나이 지긋한 네덜란드인이 지팡이를 짚고 절뚝이며,

각기 달리 들어온 정보에 대해 고민했다.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의 체격은 우람하다고 할 정도로 건장했고,

안경알이 박힌 깊은 눈은 활기로 가득했다.


임병찬과 빅 브라더를 부르기로 했다.

학자였던 자신보다 전투 현장을 지휘해본 경험이 있는 자들이,

정보작전에 대해서도 잘 알터였다.


먼저 온 것은 군단장 임병찬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프로페서 에르메스.”


지팡이를 짚은 백발은 과거 군부가 시민정부에 집권하는 것에 반대하다가,

죽은 것으로 알려진 에르메스였다.

에르메스가 인사를 받고 임병찬이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문이 다시 열렸다.


먼저 들어온 임병찬은 빅 브라더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전투에 대한 지휘권은 언제나 자신에게 있었는데,

나중에 이곳에 합류한 빅 브라더 때문에 병력이 양분된 것이다.

하지만 토요일에 토벌군이 온다는 정보는 보통 일이 아니었기에,

자존심 세우며 싸울 시간은 없었다.


“함정입니다.

연합사령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걸 눈치채고 그들의 정체를 밝히려는 겁니다.”


빅 브라더의 말에 임병찬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함정이 아니면 어떡하려고 그런 말을 함부로 합니까.

맞든 아니든 우선은 병력을 분할해서 공수부대와 해병대를 먼저 공격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 정보가 하나라도 참이라면 우리는 가만히 있다가,

포위당해 손도 못 쓰고 궤멸 될 테니까요.”


에르메스가 임병찬을 제지했다.


“전투에 대한 전략은 조금 후에 세워도 늦지 않으니 빅 브라더의 말을 들어보겠소.

왜 함정이라고 생각한 겁니까?”


임병찬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돌려버렸다. 빅 브라더는 표정변화 없이 말을 이었다.


“우선 적은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해병대가 창장(양쯔강)을 통해 상륙해 펑쎈에 집결한다는 작전.

그리고 공수부대를 장푸 구에 투하한다.

언뜻 보면 바다를 향해 상하이 외곽에서 압박해오는 작전 같지만,

우리의 본거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하지 않을 먼 거리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것도 자기네의 전력에 반해 턱없이 부족한 우리를 상대로 말이죠.

제가 연합사령관이라면 공수부대를 홍커우 구에,

해병대는 가오진 현에 상륙시켜 최대한 빨리 진입해 우리를 제압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확실히 제압하고 싶었다면 청도에 주둔하고 있는,

기계화보병사단을 동원해 포위망을 구축하고 섬멸작전을 펼쳤겠죠.

우리의 정확한 위치를 알았는데 무언가 망설이는 게 있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에르메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군. 그럼 저들이 이 정보를 우리에게 노출시켜서 얻을 것이 뭡니까?”


“두 군데에서 다른 정보가 동시에 들어왔다.

아마 그들은 현재 독쓰루 작전을 개시한 것 같습니다.”


“독쓰루 작전?”


“원반을 던지면 사냥개가 그것을 물어오는 훈련을 독쓰루라고 합니다.

최근 1년간 급격히 우리를 상대로 토벌작전이 증가했던 것은,

아마도 우리 내부에 첩자가 있다는 뜻일 겁니다.

그가 이번 작전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역으로 그들에게 알리겠죠.”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에르메스의 말에 임병찬이 기다렸다는 듯이 끼어들었다.


“그런 거라면 제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병력을 소산해서 토벌을 피한 뒤 안전하다고 판단 될 때 재집결시키는 겁니다.”


“그게 가장 최악의 전략입니다.”


「쾅!」


임병찬은 벌떡 일어나 자신의 의견을 반대한 사막의 매를 향해 테이블을 거세게 내리쳤다.


“당신은 도대체 왜 사사건건 내 의견에 반대하는 거야!”


“임병찬 군단장. 그만 하세요!”


에르메스가 소리를 지르자 임병찬은 분을 삭히며 자리에 앉았다.

빅 브라더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소산했다는걸 알게되는 순간,

상대는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둘 모두에 대한 의심을 확신으로 바꿀 겁니다.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작전이 우리에게 흘러들어갔다는 걸 알아챘다는 뜻이니까요.

그들은 분명 용의자를 한정해서 정보를 흘렸을 겁니다.

최악의 경우 우리는 두 명의 정보원 모두를 잃게 될 겁니다.

게다가 만에 하나 그들이 정말로 작전을 전개해,

소산한 세력을 추적하면 우리는 각개격파당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그들이 우리의 정보원들을 용의자로 압축해 작전을 전개한 순간,

적어도 하나의 목숨은 포기해야 합니다.

지금에 와서 그들은 감시망이 좁혀져 있어 도망칠 수도 없을 겁니다.”


“냉혈한 같은 놈인지 진즉 알아봤지.”


빅 브라더는 임병찬의 비아냥에 잠깐 고개를 돌렸지만 역시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에르메스의 판단에 지장을 줄 정도의 영향을 주는 인물이 아니었다.

육군 포병 여단장 시절 그를 따르던 끈끈한 의리의 부하들이 있기에,

부대지휘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 빼고 군인으로서도,

전략가로서도 우수한 능력이 하나도 없는 자였다.


대대적인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전선에서 커다란 패배를 안겨줄 수 있는 자였기에,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그게 아니니 외면했다.


“그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겠나?”


에르메스의 탄식에 빅 브라더도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을 지켰다.

딱 잘라 없다고 말한다면 에르메스의 상심이 더 커질테니,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걸어 우리를 도왔던 자들일세.

이토록 허무하게 죽어가는 것을 모른 척하면 앞으로 누가 상하이에 발을 디디겠나.”


“애초에 자신의 영달을 생각하는 자들은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NC시스템을 붕괴시켜 차별을 없애고,

이 땅의 블루와 옐로들을 해방 시키는 겁니다.

그것이 우리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입니다.”


“시간을 조금 줄 수 없겠습니까?”


에르메스의 말에 빅 브라더와 임병찬이 오랜만에 단합했다.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당장 대응을 해야 합니다.

병력을 소집하는 데만 3일, 기동에 하루, 작전을 계획하고 전선을 구축하는 데 하루가 걸립니다.”


에르메스가 더는 견디지 못하겠는지 이마를 두 손에 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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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블랙 프라이데이 3 19.10.14 25 2 6쪽
65 블랙 프라이데이 2 19.10.13 32 1 9쪽
64 블랙 프라이데이 1 19.10.12 29 2 8쪽
63 냉혈한 3 19.10.11 23 1 8쪽
62 냉혈한 2 19.10.11 28 1 9쪽
61 냉혈한 1 19.10.10 62 1 7쪽
60 독쓰루 작전 5 19.10.07 26 1 6쪽
» 독쓰루 작전 4 19.10.06 22 1 7쪽
58 독쓰루 작전 3 19.10.05 27 1 7쪽
57 독쓰루 작전 2 19.10.04 28 1 10쪽
56 독쓰루 작전 1 19.10.02 32 1 8쪽
55 2부 프롤로그 - 챔핀코의 맥박 19.10.01 31 1 7쪽
54 1부 에필로그 - 부활 19.09.30 38 1 8쪽
53 죄인의 세상 7 19.09.27 47 1 8쪽
52 죄인의 세상 6 19.09.24 58 1 6쪽
51 죄인의 세상 5 19.09.23 53 2 8쪽
50 죄인의 세상 4 19.09.21 124 3 8쪽
49 죄인의 세상 3 19.09.19 47 3 8쪽
48 죄인의 세상 2 19.09.18 48 2 9쪽
47 죄인의 세상 1 19.09.16 49 4 8쪽
46 결전의 날 6 19.09.15 51 3 11쪽
45 결전의 날 5 19.09.14 59 2 6쪽
44 결전의 날 4 19.09.13 67 3 8쪽
43 결전의 날 3 19.09.12 61 4 13쪽
42 결전의 날 2 19.09.11 62 5 10쪽
41 결전의 날 1 19.09.10 67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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