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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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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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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7,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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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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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독쓰루 작전 3

DUMMY

유정무 사령관이 파더에게 들었다는 예언의 아이.

파더는 특정한 인물에 대한 예언을 한번도 하지 않았지만 론리에 대해서는 예외였다.


태양과 달을 멈추는 힘을 가진 채 챔핀코를 온갖 욕망과 살육의 땅으로 만들고,

인간의 약속들을 파괴한다고 했다.


이 끔찍한 예언을 들었기에 유정무는 론리를 죽이려 했고,

감마는 론리를 호프리스로 만들려 했으며 낙화유수는 그를 가까이에 두고 통제하려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실패했다.

파더는 본인의 입으로 괴물의 탄생을 예고했으면서 그를 보호했다.

그렇게 론리는 직업탐색과정에서도, 12구역에서도 정부 요원을 공격하고 죽였지만 무사했다.

반역자 이카루스를 체포하는 과정을 방해하고 치안관들을 공격했지만 여전히 무사했다.


그 지긋지긋한, 이제는 오히려 그 이름으로부터 멀리 도망가고 싶은 인물.


“론리는 잘 지내고 있나?”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

잠깐 머리가 하얘진 상태에서 매에게 뭐라도 반응해야 하니,

사막의 매가 론리의 동창이라는 점을 생각해 안부를 물은 것 같다.


매를 비롯한 모든 정보요원과 장관급 관료가 황당하다는 듯이 낙화유수를 봤다.


“그러니까 내 말은 론리에 대한 포섭과 임무 성공에 대한 가능성이 어느 정도냔 말일세.”


“사실 포섭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졸업 이후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다가 론리는 정부를 싫어하니까요.

같은 맥락으로 저도 싫어하고요.

하지만 포섭만 할 수 있다면 일은 수월해질 겁니다.

정부를 싫어한다고 해도 이번 일을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을 거고요.”


몇 시간에 걸친 1차 정보기관 연례회의가 끝났다.

모두의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고 빨리 끝낸 편이다.


그런데 사실 작전은 지금부터였다.

낙화유수와 사막의 매, 그리고 노마는 가만히 있다가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때,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를 정리하고 나가는 이들을 따로따로 쫓아갔다.

그들이 각자의 집무실로 돌아가,

한 자리에서 얘기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이다.


“허 장관님.”


노마는 허인형을 불렀다.


“무슨 일이시죠?”


민자영 청장은 자신의 어깨를 건드려 뒤돌아보게 한 매에게 물었다.


“우리는 3일 이내에 상하이 반란군들을 토벌할 겁니다.”


낙화유수의 말에 성유나 비서실장은 눈이 커진 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 ※ ※


정보기관 연례회의 하루 전.


“허인형 장관과 민자영 청장이 스파이 일지도 모른다?”


유정무가 보고서를 덮고 앞에 선 낙화유수에게 물었다.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내부에 정보가 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하이 반란세력에 대한 작전이 1년 넘게 실패하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들의 계획을 안다는 듯이요.

공수작전도, 첩보작전도 모두 투입된 자들이 상대에게 발각되어 죽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허 장관과 민 청장인가?”


“우리 작전을 알고 있는 자들이 적에게 정보를 넘겼을 겁니다.”


“작전은 정보기관장 대부분이 알고 있잖나.”


“외람된 말씀이지만 각하. 사막의 매는 진정한 군인입니다.

쿠데타를 일으켰으면 일으켰지 반란세력에게 동조하지는 않을 겁니다.

노마는 스파이짓을 할만한 신념이나 배짱이 없거니와,

우리 편을 죽일 만큼 악랄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무근은...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실테니 생략하겠습니다.

이 외에 의심할만한 사람은 사령관님이나 저뿐입니다.”


“난 가끔 자네가 섬뜩해. 기계같아.”


“요즘 생산되는 디벨로이드는 사람보다 더 선량하고 감정적입니다.”


유정무는 농담 한마디를 되로 돌려주는 낙화유수를 보며 껄껄 웃었다.


“그건 넘어가세. 그래서 작전은?”


“반란세력의 본거지를 알아냈으며,

본격적인 토벌작전을 실행하겠다고 정보를 흘릴 겁니다.”


낙화유수의 보고에 유정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보를 다시 이무근의 첩보원이 물어다 우리에게 돌려주겠군.”


“네. 독쓰루(Dog Throw)작전입니다.”


“실장이 알아서 하겠지. 실행하게.”


유정무는 의자를 반대편으로 돌아 마치 침대인 것처럼 허리를 뒤로 제꼈다.


“작전이 뭔가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이라도 있으십니까?”


낙화유수의 질문에 유정무는 자신의 태도가,

작전에 대한 불만스러움을 내비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야. 작전은 훌륭해. 미안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어.”


“요즘 심기가 불편하신 것 같군요. 임기도 얼마 안 남으셨는데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임기 얼마 안 남은 노인네가 되니까 쓸데없는 생각이 더 많아.

자네는 그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 없나? 반란군들은 정말 잘못된 것인가.”


“그게 무슨...”


“반란군들의 대부분은 NC시스템에 반대하는 자들이지.

물론 나는 NC시스템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것이 완벽하다는 전제하에서 말일세.

그런데 나는 요즘 그런 의심이 들기 시작했어.

이 의심이 왜 이제야 들었는지 놀라울 정도의 당연한 의심이지.”


유정무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 낙화유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NC시스템의 핵심. 마인드 스캐너는 과연 정확한 것인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마인드 스캐너.

NC시스템이 생긴 이래 정부도 시민들도,

그것에 대한 신빙성이나 정확도를 검증하려고 시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초대 사령관 변기달은 NC시스템이 정착되었을 때 향상될 사회적 효율과,

마인드 스캐너를 시장에 풀었을 경우 파급되는 경제효과만을 기대하며,

그것을 승인하고 구축한 것이다.


“마인드 스캐너가 정확한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럼 자네에게 중요한 것은 뭔가?”


“반란군이 지속적으로 세력을 키우고 반란을 도모한다면,

필연적으로 희생자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NC시스템에 사령관님과 같은 의심을 품으면,

사회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지켜야만 합니다. 정부와 NC시스템을.”


낙화유수의 말에 사령관도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미 만들어놓은 물길을 바꿀수는 없겠지. 이만 가보게.

작전 최종실행일에 나도 동행한다.”


낙화유수는 경례하고 챔핀코 안보실로 향했다.

급하게 재촉한 걸음으로 도착한 안보실에는 사막의 매와 노마가 대기하고 있었다.


“내일부터 독쓰루 작전 개시한다.”


이미 대강의 작전을 알고 있던 매와 노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외교정보사령관이 치안청장을, 방위정보국장이 국방부장관을 맡아서 실행하도록.

나는 성유나 실장을 담당한다.”


낙화유수의 말에 매와 노마가 당황했다. 노마가 물었다.


“성유나 실장도 검증 대상입니까?”


“사령관님이 듣는 모든 정보를 들은 사람이다. 당연히 용의자다.”


유정무와 성유나의 관계를 아는 그들이었기에 분위기는 더욱 무거웠다.

이번엔 매가 물었다.


“유정무 사령관님께는 말씀드렸습니까?”


“만약 자기 몸에 난 종양을 제거할 환자가 있다면,

자네는 그 환자에게 도려내는 과정을 보여줄 건가?”


다시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이런 작전은 누가 실행하든 누가 스파이든,

달갑지 않았고 몇 번을 해도 적응되지 않았다.


“수술할 일이 없는 게 최고겠지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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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블랙 프라이데이 2 19.10.13 31 1 9쪽
64 블랙 프라이데이 1 19.10.12 28 2 8쪽
63 냉혈한 3 19.10.11 23 1 8쪽
62 냉혈한 2 19.10.11 28 1 9쪽
61 냉혈한 1 19.10.10 61 1 7쪽
60 독쓰루 작전 5 19.10.07 25 1 6쪽
59 독쓰루 작전 4 19.10.06 21 1 7쪽
» 독쓰루 작전 3 19.10.05 26 1 7쪽
57 독쓰루 작전 2 19.10.04 28 1 10쪽
56 독쓰루 작전 1 19.10.02 31 1 8쪽
55 2부 프롤로그 - 챔핀코의 맥박 19.10.01 31 1 7쪽
54 1부 에필로그 - 부활 19.09.30 37 1 8쪽
53 죄인의 세상 7 19.09.27 46 1 8쪽
52 죄인의 세상 6 19.09.24 57 1 6쪽
51 죄인의 세상 5 19.09.23 52 2 8쪽
50 죄인의 세상 4 19.09.21 123 3 8쪽
49 죄인의 세상 3 19.09.19 46 3 8쪽
48 죄인의 세상 2 19.09.18 48 2 9쪽
47 죄인의 세상 1 19.09.16 48 4 8쪽
46 결전의 날 6 19.09.15 51 3 11쪽
45 결전의 날 5 19.09.14 59 2 6쪽
44 결전의 날 4 19.09.13 65 3 8쪽
43 결전의 날 3 19.09.12 60 4 13쪽
42 결전의 날 2 19.09.11 61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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