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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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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27,179
추천수 :
901
글자수 :
357,029

작성
19.10.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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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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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블랙 프라이데이 4 (수정 - 19.10.16)

DUMMY

한참 교전중인 바오샨에서 조금 더 내륙으로 다가가면 반란군들이 주둔했던 홍커우가 나온다. 홍커우에서 조금만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푸동 신구가 나온다.


푸동 신구의 거리에 하가우(蝦餃)라고 적힌 조그마한 식당. 우리나라로 표현하자면 찐빵과 순대를 파는 분식점과도 같은 곳에 사막의 매와 이무근이 도착했다.


“문이 닫혀있잖아.”


이무근이 당황하자 사막의 매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내려진 셔터를 열었다. 유리로 된 미닫이문은 잠기지 않았다.


이무근은 변명하듯 사막의 매에게 말했다.


“평소에도 여기서 만났어요.”


...


“정말이야.”


...


“믿어주...”


“알겠습니다 단장.

평소에 여긴 문이 활짝 열려서 새우만두를 먹으며 만났겠죠.

당신의 첩자가 지금도 분명 여기 숨어있겠지만,

지금은 교전중이니 빠져나오기도 힘들었을 테고 자신의 안전에 더 큰 위협을 느끼고 있었겠죠.

그래서 문을 닫아놓았던 겁니다. 그러니까 그만 하세요.”


쏘아붙이는 사막의 매에게 이무근은 속 시원한 표정과 멋쩍은 표정을 동시에 지으며 대답했다.


“넵.”


그런데 이상했다. 네 테이블이 간신히 들어가는 이 좁은 홀 어디에도 마예선은 보이지 않았다.


“어딨니? 예쁜 예선아?”


쿠당탕!


이무근이 당황하며 주방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무언가에 거세게 부딪히며 뒤로 밀려 테이블에 넘어졌다.

그것은 마예선이었다. 그는 이무근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는데 워낙 급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매도 대처하지 못했다.


“개자식아. 여동생 내놔. 여동생 어딨어!”


“켁켁! 이 미친자식아 이거 놔!”


「슈팟. 퍽!」


둘 사이를 파고든 사막의 매가 마예선의 명치를 어깨로 명중시키며 밀쳐냈다.

예선이 순간적으로 숨을 쉬지 못해 헙 소리를 내며 뒤로 밀려났다.


“둘 다 뭐하는 짓입니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우리는 시간이 별로 없단 말입니다!”


마예선이 울먹이며 이무근을 가리켰다.


“이 자식이 제 여동생을 인질로 삼고 있어요.

12구역에 있을 때부터 그걸로 날 조종했단 말입니다.”


“뭐라고요? 단장. 그게 사실입니까?”


놀라는 매에게 이무근이 졸린 목을 매만지고는 탄식하듯이 내뱉었다.


“어휴. 사령관.

그럼 설마 반란군 중에서 나를 마음에서부터 따르고 정보를 주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신념이 있는 사람이니까 반란군에 간거지 신념을 가진 사람 누가 챔핀코 연합에 붙어있겠냔 말입니다.”


“그게 무슨...”


“됐고. 예선아. 네 여동생 잘 데리고 있다고.

위치를 알려줄 테니까 전쟁이 끝나걸랑 제사를 지내든 데려가든 맘대로 해!”


“거짓말엔 더 안 속아.”


“내가 거짓말을 왜 하겠냐.

아무리 미친놈이라도 내 야망이 걸려있는 일이라고.

이번 일을 성공시켜야 나도 성공하는 거거든.

응? 그러니까 예선아 어서 말해봐. 우리 쪽 스파이가 누구지?”


“그건 나도 몰라.”


이무근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야. 그럼 네가 아는 건 뭔데?”


“우리가 공수작전 하나랑 상륙작전 하나에 대비한다는 것만 알고 있어.”


“그게 전부입니까?”


마예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 해도 충분하다.

적어도 확실하게 한 명은 잡았다. 매는 다급하게 양자교신을 시도했다.


“리바이어던. 들리십니까?”


「지직. 지지직.」


서로 약속해놓은 좌표에서 이탈한 모양이다.

목포에 있는 상황실까지 양자교신이 통하지 않았다.


사막의 매가 계속 교신을 시도하고 있는 사이 마예선이 이무근에게 여동생의 위치를 물었다.

이무근의 침통한 표정이 불길해보였지만 위치를 알려줄 거라는 기대에 다른 징조같은 것은 무시했다.


“미안하지만 여동생은 죽었어.”


“무슨 개소리야. 여동생이 왜. 네가 죽였지? 너밖에 없어!”


마예선의 눈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무근이 진지한 표정으로 마예선을 진정시켰다.


“내가 거짓말로 너를 그동안 이용한 건 미안해.

하지만 없던 사실이 달라지진 않아. 내가 죽인 게 아니야 맹세코!”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냐고.

난 이것 때문에 내 몸도 망가지고 생명도 위협받고 있어!”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사막의 매가 무언가 이상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왔을 때 마예선은 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날 12구역에서 나는 봤거든.

너도 알다시피 내가 빅 브라더에게 쫓겨나고서도 미련을 못 버려서 하이에나처럼 그곳을 어슬렁거렸잖니.

그때 네 여동생을 보고 반가워서 인사하러 다가갔는데 이미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었다고.

몸은 차갑게 식고 눈에 초점은 사라진지 오래였어.

12구역을 돌아다니던 강도들에게 당한 거겠지. 흔히 있는 일이잖아.

이미 죽은 네 동생을 보니까 이상하게 복수심을 타오르더라고.

너에게 감정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어쨌든 널 이용해서 빅 브라더에게 한 방 먹이고 싶었으니까 말이야.”


마치 좀비처럼 홀을 돌아다니던 마예선과 눈이 마주친 이무근이 깜짝 놀랐다.

그는 어느새 주방에서 식칼을 들고 있었다.


“네가 몇 년 동안이나 죽은 여동생을 욕보이고. 내 인생을 망쳐놨어!”


“워워워! 아니야! 진정하라고. 시신은 내가 잘 수습했어.

널 부려먹은 비용도 제대로 안 치른 건 맞지만 네 여동생에 대해서는 어디에 묻혔는지 알아볼 수 있게 표식까지 남겨놨다고!

그 정도도 안했으면 네가 날 죽였을 거 아니냐 이렇게! 내가 또라이인건 맞지만 목숨은 아까워할 줄 안다.”


“널 못믿겠어. 넌 연화한테도 개짓거릴 하려고 했던 놈이니까. 다 들었다고.”


“연화? 연화가 여기있어?”


이무근의 눈이 살기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탕! 탕! 탕!」


연속으로 날아오는 소총의 단발들.

덜 열린 셔터가 펑 하고 깨지며 구멍이 생겼다.

유리문은 진작 쨍그랑소리와 함께 설탕이 녹은 듯 조각만 남았다.


“피해!”


김진우가 총을 든 채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주방의 뒷문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무자비한 단발사격으로 꽁지를 잡으려 했으나 애꿎은 식기들만 날아간다.


한편 뒷문으로 빠져나간 이무근이 분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혼자였어. 왜 셋이서 도망가는건데?”


“혼자인데 좋은 타이밍에 과감히 들어왔어요.

실내가 어둡고 구조물이 많아서 그렇지 만약 조금만 밝았다면 우리는 멀리서 저격당했을 거에요.

총을 이용한 전투능력이 상당히 우수한 놈이에요.”


참고로 김진우의 주특기는 단검술이다.


“그래봐야 한명이요. 포위해서 조지자고!”


이무근의 호기로운 제안에 마예선이 비웃었다.


“숫자가 적어서 12구역에서 쫓겨났었던 거야?”


“닥쳐!”


“모두 잔말말고 따라오세요. 목적은 달성했으니 전투는 회피합니다.

마예선 당신도 우리와 함께 와요. 이미 정체가 발각됐으니까.”


「타앙!」


사막의 매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총알이 느리게 보였다.

이렇게 어이없게 죽는 건가.

김진우가 어느새 옆 건물의 옥상에서 무릎을 이용해 자신을 조준하고 있다.

저놈, 참 강적이다. 천하의 매를 이렇게 순식간에 저격하다니.


자신의 주술은 써볼 틈도 없었다.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챔핀코에서 조차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구나.


「팅!」


“팅?”


김진우와 사막의 매. 그리고 이무근이 동시에 의문을 가지며 내뱉었다.


“찌찌뽕!”


매는 이무근의 저질 개그를 못들은 척 하고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MFR을 바라보았다.

크로노스의 뒷모습이었다. 그가 사막의 매를 살려준 것이다.


“철수작전이 시작됐어. 어서 복귀해! 저놈은 내가 맡는다.”


「드르르르르륵!」


MFR에서 기관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김진우는 사람이 보일 수 있는 가장 날래다고 할 수 있는 속도로 건물의 옥상을 옮겨가며 MFR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했다.


“놓치지 않는다!”


크로노스는 매 일행이 향하는 곳과 반대방향으로 김진우를 쫓기 시작했다.


“크로노스! 철수작전에 집중해!”


매가 만류하는 목소리를 듣기에 MFR의 움직임은 너무 요란한 소리를 냈다.

크로노스는 김진우를 쫓아 MFR로 달리기 시작했다.


「타탕!」 「팅팅!」


도망가던 김진우가 몸을 돌려 간혹가다 단발 사격을 하지만 소용없었다.

MFR의 티타늄 합금을 소총의 탄약이 뚫을 수 있을 리 없었다.


“흐압!”


크로노스가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도움닫기를 하자 순식간에 김진우와의 거리가 좁혀졌다.

크로노스는 공중에서 기관포를 발사한다.


「드르르르륵!」 「콰과광!」


기관포에 맞은 건물들이 비명을 지르며 백색가루를 내뿜는다.

가루가 시야를 가려 김진우가 사라졌다.


‘어디있지?’


「슈욱!」


착지하려던 크로노스는 백색가루 안의 어딘가에서 수류탄이 날아오는 것을 봤다.


이번 건 조금 위험해. 수류탄을 로봇팔로 쳐내자 하늘높이 날아가 폭파한다.

그대로 뒀다면 파편이 크로노스의 몸을 산산조각 냈을 것이다.


‘어디 소속이지? 누구 밑에서 훈련을 받아야 저런 전투능력이 나오는 거냐!’


크로노스는 다시 김진우를 쫓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향이 뭔가 미묘했다.

어느새 김진우는 매 일행쪽에 접근하고 있었고, 크로노스는 그들과 멀리 분리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게 다 계획이었다고?’


크로노스는 다급하게 김진우를 향해 다시 기관포를 날린다.

그것은 김진우를 노릴 뿐만 아니라 매 일행 주변에 있는 건물까지 붕괴시키기 시작했다.


“크로노스 조심해!”


사막의 매가 뒤를 돌아보며 외치는 순간이었다. 씨익 웃는 김진우와 눈이 마주친다.


‘아차.’


순식간에 날아온 김진우가 마예선과 뒹굴었다.

몸이 뒤섞여 김진우를 향해 사격을 할 수가 없어 매는 직접 그를 떼어놓으려고 다가갔다.

이럴 때 이무근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그는 신경도 쓰지 않고 교전지로 달려가고 있었다.


「콰드득.」


매는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가가던 걸음을 멈췄다. 마예선의 목이 꺾여있었다.


그때 사막의 매는 느꼈다. 이놈은 위험하다.

이대로 이자를 두면 분명히 정부에 큰 후환이 될만한 상대의 전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가 난다. 어렵게 확보한 정보원. 그리고 지금은 증인이었다.

비록 자발적인 협조자는 아니었다지만 정부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자다.


김진우는 매가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태풍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사막의 매가 쓰는 주술. 최면과 비슷한 심리공격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지금 태풍은 불지 않는다.


“소용 없어!”


그의 시야에 보이던 환상들이 사라지고 다시 정면에 사막의 매가 나타났다.


하지만 매는 이것으로 포기할 만큼의 분노를 느낀 것이 아니다.

훨씬 강력한 주술을 걸기 시작했다.

김진우의 시야에 모든 건물이 사라지고 어둠으로 뒤덮였다.


8년 전. 자신이 과거에 직업탐색검사를 받았던 헉슬리타워.

김진우는 그것이 환상인 줄 알면서도 놀라움에 온몸이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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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프라이데이 4 (수정 - 19.10.16) 19.10.15 23 2 11쪽
66 블랙 프라이데이 3 19.10.14 25 2 6쪽
65 블랙 프라이데이 2 19.10.13 30 1 9쪽
64 블랙 프라이데이 1 19.10.12 27 2 8쪽
63 냉혈한 3 19.10.11 22 1 8쪽
62 냉혈한 2 19.10.11 28 1 9쪽
61 냉혈한 1 19.10.10 61 1 7쪽
60 독쓰루 작전 5 19.10.07 24 1 6쪽
59 독쓰루 작전 4 19.10.06 20 1 7쪽
58 독쓰루 작전 3 19.10.05 25 1 7쪽
57 독쓰루 작전 2 19.10.04 28 1 10쪽
56 독쓰루 작전 1 19.10.02 30 1 8쪽
55 2부 프롤로그 - 챔핀코의 맥박 19.10.01 31 1 7쪽
54 1부 에필로그 - 부활 19.09.30 36 1 8쪽
53 죄인의 세상 7 19.09.27 45 1 8쪽
52 죄인의 세상 6 19.09.24 57 1 6쪽
51 죄인의 세상 5 19.09.23 51 2 8쪽
50 죄인의 세상 4 19.09.21 123 3 8쪽
49 죄인의 세상 3 19.09.19 45 3 8쪽
48 죄인의 세상 2 19.09.18 47 2 9쪽
47 죄인의 세상 1 19.09.16 47 4 8쪽
46 결전의 날 6 19.09.15 50 3 11쪽
45 결전의 날 5 19.09.14 58 2 6쪽
44 결전의 날 4 19.09.13 65 3 8쪽
43 결전의 날 3 19.09.12 60 4 13쪽
42 결전의 날 2 19.09.11 60 5 10쪽
41 결전의 날 1 19.09.10 67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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