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27,197
추천수 :
901
글자수 :
357,029

작성
19.10.02 16:58
조회
30
추천
1
글자
8쪽

독쓰루 작전 1

DUMMY

「유정무 사령관과 화상통화를 연결하시겠습니까? 유정무 사령관과 화상통화를 연결하시겠습니까? 유정무 사령관과 화상통화를 연결하시겠습니까?」


밸류컴퍼니 감마 회장은 팔짱을 낀 채 기계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기계음은 같은 질문을 몇 번 더 반복하다가 멈추고 뚜 하는 소리를 내고는,

두꺼운 시멘트 내벽에 유정무를 화면으로 띄웠다.


「또 비밀기지로 갔나?

이렇게 연락이 안 돼서야 어떻게 챔핀코를 지탱하는 축이라고 할 수 있겠소.」


듣자 하니 어이가 없었다.

1년 전 론리를 구하기 위해 아키텍쳐 스쿨로 리이노 부대를 투입했다는 이유로,

감마를 수배하는 이가 하는 말이다.


“음성연결”


「음성연결 합니다. 삐-」


“말은 바로 하시죠. 절 도망가게 만든 건 사령관님입니다.”


사령관은 눈을 크게 한번 깜빡이며 피곤하다는 듯이 말했다.


「방위정보국 요원들에게 웨이브건을 들이대고 제압했소.

그걸 그냥 두면 기강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형식적으로라도 구속하고 집행유예라도 선고해야지.

내가 설마 챔핀코 시민의 절반을 먹여 살리는 회장을,

반역자로 참수하기라도 할 줄 알았냔 말이오.

이런 적이 하루 이틀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겁이 많습니까?」


“화상연결”


「화상연결 합니다. 삐-」


“파더의 명령에 따라 론리를 보호하려던 거였어요.

본론으로 넘어가요. 용건이 뭐죠?

한 수 접고 먼저 연락하시는 거 보니 부탁할 게 있군요.”


「부탁은 아니고 제안할 거요.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하니까.」


“질질 끌지 말고 빨리 말씀하세요.”


「팍스 사에 판매했던 HI의 유효기간이 올해 만료되는 거 맞소?」


“잘 아시네요. 재계약 연장 때문에 바쁜 이 시기에 저는 도망을 다니고 있죠.”


HI란 Human Information의 약자로,

마인드 스캐너로 인간을 스캔해 추출한 데이터를 집약시킨 정보다.

밸류 컴퍼니는 이 데이터를 팍스 사에 판매하고,

팍스 사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디벨로이드를 제작한다.


「재계약 하지 말고 직접 디벨로이드를 생산할 수 있습니까?

거기에 더해 웨이브건도 말입니다.」


“농담 하시는 거죠?”


「농담 아닙니다.」


“팍스 사에 대항 하겠다는 건 올리칸(캐나다, 미국, 멕시코, 브라질 연합 정부)과,

아니 세계와 전쟁을 하겠다는 거에요.

게다가 우리는 아직 신의 주파수를 완성시키지 못했죠.”


「신의 주파수야 기대도 안 했습니다.

살아생전에 완성될 거라는 생각도 한 적 없소.

중요한 건 우리가 더는 과거의 챔핀코가 아니라는 거죠.


량허동물보호특수지구가 완성됐습니다.

거기에 씨드가 조종하는 국제동물보호협회 놈들 잔뜩 앉혀놨어요.

또라이같은 놈들이죠. 사람 목숨보다 동물 목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놈들.

사실은 고깃값을 올려서 농작물의 대체제로 쓸 수 없게 만들려는 씨드의 속셈이지만.


어쨌든 씨드에게 안정적으로 종자를 공급받을 수 있는 활로가 열린 거죠.

거기에 홍콩을 거점으로 하이드레이트 운송관이 설치됐습니다.

동북아시아 바다에서 나는 이 무궁무진한 에너지원들을,

챔핀코 전역이 쓸 수 있게 발판이 생긴 겁니다.

이제 우리가 올리칸에게 식량과 에너지를 의존할 필요가 없는데 뭐가 두렵겠습니까?」


“그럼 이제 무기와 노동력이 독립할 차례란 건가요.”


「그렇습니다.」


감마는 잠시 고민했다. 괜찮은 타이밍이다.

사실 밸류 컴퍼니는 마인드 스캐너의 개발과 동시에,

웨이브건과 디벨로이드 제작이 가능했다.


그러나 식량과 에너지, 그리고 팍스의 군사력이라는 외세 압력에 굴복한,

챔핀코 초대 사령관 변기달이 밸류 컴퍼니와 팍스 사를 중재했다.


“팍스 사는 HI의 라이센스 권리를 4년 넘지 않게 계약하고,

반드시 디벨로이드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계약에 포함하십시오.

밸류 컴퍼니가 만약 이 계약에 동의해준다면,

라이센스에 대한 밸류의 수입은 모두 면세로 해주겠습니다.”


올리칸과 챔핀코, 팍스와 밸류 모두가 만족할만한 제안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는 그것이 최선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챔핀코는 식량도, 에너지도, 군사력도 자주권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디벨로이드와 무기를 직접 생산한다면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어차피 임기도 얼마 안 남으신 분이 이제와서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이유가 뭐죠?

퇴임하는 마당에 업적이나 남기려고 그러실 분은 아니고.

이런 초강수를 이용해서 임기 연장의 빌미라도 만들어보려고요?”


유정무는 감마의 질문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유정무의 눈을 본 감마는 자신의 불길한 예상이 적중했음을 알 수 있었다.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하이드레이트 운송과 수입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계약을 따낸 위령 홍콩자치위원장.

그 여자가 요즘 원로원과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더군.

이대로 가면 차기 연합사령관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될 테고.

그가 연합사령관의 자질이 있다고 보시오?」


“단순히 정치적 견해를 묻는 게 아닌 것 같으니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챔핀코가 설립된지 이제 20년째입니다.

많은 것이 혼란스러울 때죠.

내가 벌여놓은 대부분의 일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후임자는 이 모든 것을 지워버리겠죠.

자기의 업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치놀음을 하면서요.

지금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규칙인가요 안정인가요?」


감마는 다시 고민했다.

유정무는 선택을 순화시켜 말했지만 결국 독재를 얘기한 것이다.

독재는 필연적으로 부패를 수반하고, 종국에는 저항과 파멸을 부른다.


그 과정에 정부와 시민 양측에서 희생자가 나온다.

이것은 단순히 윤리라던가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수많은 역사가 증명한 보편적인 경험칙이다.


하지만 디벨로이드와 웨이브건을 생산한다는 것은,

회사와 챔핀코에 어마어마한 이익을 줄 것이다.

증가하는 GDP와 일자리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고,

그것은 지금 당장 굶고 있는 챔핀코 시민들을 몇백만,

어쩌면 천만 명 넘게도 구제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이 아니면 디벨로이드와 웨이브건을 생산할 기회는 영영 없을지도 모른다.

유정무는 단순히 기업에게 제품을 생산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방해하는 무수한 외세와 공작들을 정부차원에서 대응해주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유정무는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량허 동물보호특수지구를 설립하고,

홍콩 행정자치위원장을 통해 하이드레이트 운송과 수입에 관한 특별법까지 통과시킨,

대단한 수완가다.


그에 반해 지금 유력한 연합사령관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위령은?

그는 정의롭고 선량할지 몰라도 웬만한 일을 외교적인 협상으로 해결하려 들 것이다.

평화를 위해 디벨로이드와 웨이브건 생산을 포기한 채,

영원히 올리칸의 경제적 속국이 되는 길을 포기할 확률도 매우 높다.


위령 개인적인 성향은 둘째치고,

어느 누가 연합사령관의 자리에 오른다손 치더라도,

유정무만큼의 결단력을 내리기는 어렵기도 하다.


「감마 당신은 내 제안을 거절하지 못할 거요.」


“그건 또 무슨 자신감이죠?

안 그래도 지금 머리가 복잡한데 헛소리하면 다 끝이에요.”


「그 이유는 당신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지.」


유정무의 눈에 담긴 진심을 본 감마는,

그 말이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단순한 유머가 아니었음을 느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어요.

팍스 사의 디벨로이드 가격이 품질에 비해 굉장히 낮아요.

생산한다고 해도 그들의 가격을 따라잡을 자신이 없어요.”


「가격이 해결되면 개발은 언제쯤 완성될 수 있습니까?

샘플이나 파일럿 제품만이라도.」


“기술은 이미 있어요. 당장 시중 제품으로 생산 가능합니다.”


감마의 충격적인 말에 유정무는 당황해서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밸류 컴퍼니는 이미 오래전부터 디벨로이드를 자체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충분히 개발해온 것이다.

감마는 상품을 출시할 가장 적절한 날짜를 정치적으로 헤아리고 있었을 뿐.

이미 서로의 속내가 다 보여지자 유정무와 감마는 서로를 보며 멋쩍게 웃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0 붉은 바오샨 3 19.10.18 36 1 7쪽
69 붉은 바오샨 2 19.10.17 29 1 8쪽
68 붉은 바오샨 1 19.10.16 24 1 9쪽
67 블랙 프라이데이 4 (수정 - 19.10.16) 19.10.15 24 2 11쪽
66 블랙 프라이데이 3 19.10.14 25 2 6쪽
65 블랙 프라이데이 2 19.10.13 31 1 9쪽
64 블랙 프라이데이 1 19.10.12 28 2 8쪽
63 냉혈한 3 19.10.11 23 1 8쪽
62 냉혈한 2 19.10.11 28 1 9쪽
61 냉혈한 1 19.10.10 61 1 7쪽
60 독쓰루 작전 5 19.10.07 25 1 6쪽
59 독쓰루 작전 4 19.10.06 21 1 7쪽
58 독쓰루 작전 3 19.10.05 25 1 7쪽
57 독쓰루 작전 2 19.10.04 28 1 10쪽
» 독쓰루 작전 1 19.10.02 31 1 8쪽
55 2부 프롤로그 - 챔핀코의 맥박 19.10.01 31 1 7쪽
54 1부 에필로그 - 부활 19.09.30 37 1 8쪽
53 죄인의 세상 7 19.09.27 46 1 8쪽
52 죄인의 세상 6 19.09.24 57 1 6쪽
51 죄인의 세상 5 19.09.23 52 2 8쪽
50 죄인의 세상 4 19.09.21 123 3 8쪽
49 죄인의 세상 3 19.09.19 46 3 8쪽
48 죄인의 세상 2 19.09.18 48 2 9쪽
47 죄인의 세상 1 19.09.16 48 4 8쪽
46 결전의 날 6 19.09.15 51 3 11쪽
45 결전의 날 5 19.09.14 59 2 6쪽
44 결전의 날 4 19.09.13 65 3 8쪽
43 결전의 날 3 19.09.12 60 4 13쪽
42 결전의 날 2 19.09.11 61 5 10쪽
41 결전의 날 1 19.09.10 67 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