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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하사담 님의 서재입니다.

메뚜기 영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체프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20:07
최근연재일 :
2019.05.04 14:53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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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40
추천수 :
18
글자수 :
168,894

작성
19.04.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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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6화. 가진 자의 품격(2)

DUMMY

천둥소리 같은 총성에 놀란 여자들은 손으로 귀를 막았고, 임 계장은 고목이 쓰러지듯 넘어가며 테이블을 덮쳤다.


총알이 나가고 빠르게 후퇴한 노리쇠가 탄알을 물고 약실로 밀어 넣었다. 재장전된 것이다. 혼이 재하인 손 대리는 자신의 바로 곁에 앉아있던 남자들을 향해 한 발, 또 한 발을 쏘았다. 방 안에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혼이 재하인 손 대리는 맞은편에 앉아있던 정 과장에게 총구를 겨누고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순식간에 총구에서 불꽃이 튀었다.


탄알을 뿜은 총구는 천천히 실장을 향해 움직였다.


여자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흐느꼈다. 실장은 몸을 바짝 뒤로 붙인 채 눈을 깜박였다.


“손 대리. 왜, 왜 이래. 응? 지...진정하라고, 진정.”

“야. 네 눈에 내가, 아직도 손 대리로 보여? 하긴. 흐흐흐.”

“다, 당신 미쳤어? 어쩌려고 이래, 응?”

“어쩌긴 뭘 어째? 다 같이 죽는 거지.”

“뭐, 뭐라.”

“그러게, 평소에 잘 했어야지. 안 그래? 힘없다고 그렇게 대놓고 무시하면 안 되지.”

혼이 재하인 손 대리의 시선이 재하를 향했다가 되돌아왔다.


실장의 눈길이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가 되돌아왔다.

“너, 설마.”

“설마는 무슨. 후후.”


혼이 재하인 손 대리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실장 곁에 바짝 붙어있던 여자에게 꽂혔다. 실장이 화들짝 놀라며 여자를 밀쳐냈다. 그러자 여자는 힘없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일반인의 희생이 따라야만 항상 일이 커지는 법이었다. 일이 커져야만 대중 여론은 그들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을 것이 분명했다. 재하가 노리는 것이기도 했다. 무고한 희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널브려진 여자를 보고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져갔다. 살려달라는 애달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장은 양손을 펴 보이며 손 대리를 달랬다.


“진정해. 진정하라고. 처자식을 생각해야지. 안 그래? 내, 내가 도와줄 테니까. 그만하게, 응?”

“당신들, 평소에 나만 따돌렸잖아. 결국 이 돈도 당신들끼리만 나눠 먹을 거고. 이럴 바엔 같이 죽자고.”

“뭐.....?”

“멀쩡한 사람, 바보 만들어 놓고. 당신 같은 인간들, 모두 죽이고 나도 죽을 거야.”

혼이 재하인 손 대리가 울분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실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따돌렸다니? 누가, 누구를? 무슨 당치도 않은 소리를 하는지 실장은 어이가 없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갑자기 왜 저런 말을, 실장의 뇌리에 번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손 대리는 지금 따돌림을 당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동료를 살해한 것처럼 억지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황상 분명했다. 근데, 왜? 그렇게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눈을 치켜뜰 찰나에 총탄은 제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팠다. 그러다 분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여자들이 통곡하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은 혼이 재하인 손 대리를 향해 머리를 숙인 채 제발 살려달라며 손바닥을 비벼댔다. 또다시 총성이 울렸다. 권총이 바닥에 나뒹굴었고, 손 대리가 털썩 주저앉은 자리에 피가 흘러내렸다. 그의 머리는 피범벅이가 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엄마야!”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벽에 등을 기댄 재하는 눈을 껌벅이며 한곳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제 손으로 죽인 죄 없는 여자를 보고 재하는 죄책감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중정원 요원들만 죽어서는 자신이 자유로울 수 없을 거라 재하는 생각했다. 내부 인원만 희생된다면 전방부대 총기 난사 사고처럼 한 개인의 일탈로 몰아갈 것이고, 다른 요원들이 죽은 자의 업무를 떠맡으면 조용히 묻힐 일이 아니던가. 하지만 일반인이 희생된다면 일은 커지는 것이다. 조직의 존립 자체마저 흔들리게 될 것이다. 꼭 그래야 했다.


제 동료의 억울한 죽음에 분개하여 여자들이 세상에 떠벌리지도 모르는 일이다. 제 동료의 억울한 희생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도. 그뿐만 아니라, 제 동료가 죽임을 당했으니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여자들이 그냥 입을 다물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언론을 막는다고 조용히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론이 험악하게 변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중정원 요원 간의 내부 불화로 발생한 총격 사건. 게다가 돈다발이 두둑한 룸살롱에서 접대부까지 희생되었으니 말이다. 어느 것 하나도 세상에 알려져서 좋을 것이 없지 않은가. 중정원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을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아마도 중정원은 새로 태어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태주는 중정원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이다. 재하 자신도 그럴 것이고.



무거운 군화 소리가 울리고,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방 안으로 우르르 들어왔다. 그들은 피범벅이 된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현장을 보존하려 조심스러웠다.


주변을 살피던 그들은 생존자이며 목격자인 재하를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가게 앞은 경찰차와 구급차로 붐볐고, 통제 라인 밖은 이미 구경꾼들로 가득했다.


재하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앰뷸런스에 올랐다. 주변은 이미 폴리스라인이 쳐져 일반인의 접근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었다. 기자들마저도 접근하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플래시만 터트리고 있었다.


재하를 태운 앰뷸런스는 거침없이 도로를 질주했다. 거리에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는 걸 미처 몰랐지만, 거침없이 달리는 앰뷸런스처럼 이제 제 인생도 그럴 거라 믿으면서 재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차 회장의 입장이 조금 난처해진 것 빼고는 재하가 예상했던 대로 중정원에 대한 비난 여론은 점차 거세졌다. 이참에 중정원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솟구치고 있었다.


중정원을 철폐하든 말든 재하는 크게 관심 없었다. 다만 자신에게 쏠렸던 관심이 조직 개편과 함께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날은 무척 포근한 금요일이었다. 시내 외곽으로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차 회장이 지시한 대로 조금 일찍 회사를 나온 재하가 그녀 여동생의 아파트로 향하는 길이었다.


“이렇게 좋은 날에 하필.”

뭔가 못마땅한 듯 얼굴을 한껏 찡그린 재하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재하가 아파트에 도착할 즈음 차 지점장은 태주 그룹 회장실로 갔다. 차 회장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장소는 그녀 여동생 집이었다.


약간 찜찜하기는 했지만 차 지점장은 흔쾌히 승낙했다. 잠시 귀국한 동생인 소정도 함께 자리한다고 해서 아무런 의심 없이 차 회장을 따라나섰던 것이다. 재하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차 지점장은 운전을 하는 내내 자신의 포부를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차 회장은 흐릿한 미소를 흘려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인간이 좇는 허황된 욕심을 마음속으로 아파하며 말이다.



차 지점장이 거만하게 거실에 들어서며 두리번거렸다. 거실 소파에 앉은 차 지점장이 주방 쪽을 힐끔 쳐다보고는 말했다.


“소정이는?”

“안방 화장실에 있나 보죠.”

“저녁.. 식사한다고 하지 않았어? 음식 냄새도 안 나고, 아무것도 준비 안 한 것 같은데?”

“어디 시켜 먹으려나 보죠, 머.”

차 회장은 성의 없이 대꾸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미리 주문... 했을라나?”

차 지점장이 걱정스럽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안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인기척이 느껴지자 차 지점장이 고개를 돌렸다.


“어, 하 이사 당신이 왜.”

차 지점장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에서 엉거주춤하게 일어섰다.


차 지점장의 뇌리에 자살한 강 회장이 번뜩 스쳐 지나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그는 불안한 눈빛으로 차 회장과 재하를 번갈아 쳐다봤다.


“너, 너희들이 짓이지? 강 회장 자살 말이야. 그렇지?”

“치. 눈치도 참 빨라요. 그렇게 눈치가 빠른 사람이, 왜 쓸데없는 욕심을 부렸을까?”

차 회장이 실망한 듯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소영이 너, 이 나쁜 년. 네가 어떻게.”

“내가 뭐?”

“강 회장을 그렇게 하고도, 너희들이 무사할 줄 알아? 이것들이 정말! 세상 무서운 줄 알아야지.”

흥분한 차 지점장이 눈알을 부라리며 대들 듯이 말했다.


“그걸 아는 놈이, 감히 내 회사를 탐해? 미친놈.”

“이, 이년이 정말.”

“아, 긴 말 필요 없고. 그럼,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할지도 잘 알겠네.”


차 회장이 콧방귀를 뀌며 등을 돌렸다. 재하가 점점 다가오자 차 지점장이 털썩 소파에 주저앉았다. 재하가 얌전하게 그의 곁에 앉았다. 그러자 차 지점장이 질색하며 소리쳤다.


“너 이 새끼, 저리 안 가!”

“쩝... 싫기는, 나도 마찬가지요.”


얼굴을 찡그렸던 재하가 어느새 스르르 소파 바닥으로 넘어졌다. 차 회장과 차 지점장의 시선이 동시에 재하 육신을 향했다.


차 회장이 입가를 실룩이고는 차갑게 말했다.


“가세요. 조심하고.”

“풉... 죽으러 가는 사람한테,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래요? 사람 기분 나쁘게.”

“아, 그런가? 죄송... 제 마음이 좀 그래서. 그럼 저, 가 볼랍니다.”

재하가 시큰둥하게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차 지점장 몸인 재하는 차 지점장의 차를 몰고 은비가 사는 아파트로 향했다. 이촌동 아파트 단지에 도착할 즈음, 시간은 저녁 8시를 향하고 있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차 지점장을 반갑게 맞이하는 은비가 낯설게 느껴졌다. 자유롭게 흐트러진 옷차림은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다.


“미리 전화를 하고 오지 않고. 저녁은요?”

“머, 먹었어.”

“아, 맞다. 오늘 회장님과 저녁 약속 있다고 했지. 어떻게, 잘 됐어요?”

“그럼. 잘 됐지.”

“어머, 좋아라. 언제요? 언제 사장님이 되는 거예요?”

“음... 올해 안에는 힘들 거 같고. 아마... 내년 초? 그렇게 될 거 같아.”

“그럼, 저도 데려가는 거죠?”

“다, 당연하지.”

“무슨 자리 줄 건데요? 난, 홍보실이 좋던데. 홍보 실장?”

“그, 그래? 홍보.. 실장님? 그런 의미에서 우리, 바람이나 쐬러 갈까요? 주말인데, 좋은 데로. 응?”

“지금요?”

“왜, 싫어?”

“아, 아니에요. 가요, 가.”


은비는 신이 난 아이처럼 옷을 고르며 호들갑을 떨었다. 베란다 유리창에 뒷짐을 진 채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차 지점장의 형상이 비쳤다. 그 순간에도 차 지점장의 몸인 재하는 마음이 흔들렸다. 차 회장은 화근이 될지도 모를 은비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했지만.


“하 이사, 요즘 안 만나?”

“네? 누구요?”

“하재하 이사 말이야.”

“자꾸 그 사람 이름 꺼낼 거예요? 나랑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라니깐요.”

“그래? 아무.. 상관없어?”

“그럼요. 저, 생각보다 눈 높아요. 그런 남자, 딱 질색이에요. 게다가 정신도 이상하기까지 한 사람을, 어우.”

은비가 몸서리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차 지점장 몸인 재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굳이 제 양심에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을 듯했다.



은비를 태운 차량은 양평 만남의 광장을 빠르게 스치며 지나갔다. 도로는 짙은 어둠으로 덮여있었다. 차창을 내리자 찬바람이 엄습했다. 은비가 아쉬운 듯 창을 올렸다. 남한강변의 풍경을 만끽하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내가, 어디가 좋아?”

“네?”

“유부남인 내가 어디가 좋냐고?”

“깔깔깔... 유부남이니까.”

“뭐?”

“유, 유사시에. 부, 부담 없는. 남, 남자. 그래서 유. 부. 남.”

은비가 재밌다는 듯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아, 부담이 없어서. 그렇구나.”

“그게 왜 갑자기 궁금한데요?”

비릿하게 웃는 차 지점장을 지그시 쳐다보며 은비가 물었다.


“너처럼 젊고, 예쁜 여자가 하필... 아까워서 그러지.”

“치. 왜 그럴 소릴 해요? 자기가 어때서.”



혼이 재하인 차 지점장이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은비는 좀 더 편한 자세로 한쪽 다리를 세우고 비스듬히 몸을 기대었다.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굳은 얼굴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늘 나, 그때 자기가 사준 그 속옷 입었는데.”

“응?”

“왜 며칠 전에 나랑 같이 백화점에 가서 샀던 거 있잖아요. 야한 거.”

“...아, 그, 그거.”

혼이 재하인 차 지점장이 뒤늦게 반응을 보였다.


“네. 빨간 색깔로 아래위 한 벌 샀었잖아요. 기억 안 나요?”

“아냐, 나. 야한 빨간색.”


갑자기 차 안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혼이 재하인 차 지점장이 고개를 돌려 은비의 눈치를 살폈다.


“아니 왜?”

“빨간색.... 아닌데.”

“응? 아, 아냐? 뭐였지. 내가 요즘 깜박깜박해서.”

“한 벌도 아니고... 팬티만 샀었는데. 검은색으로.”

느릿느릿 말을 마친 은비는 고개 돌려 차 지점장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노려봤다.


혼이 재하인 차 지점장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은비의 낯빛이 새하얗게 변했다. 차 안은 숨통이 막힐 것처럼 갑갑했다. 은비가 차창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들이 탄 차량이 굉음을 내며 밤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왜, 왜 그래요? 천천히 가요, 네?”


은비는 급하게 앞차를 앞지르며 나아가는 차 지점장이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차 지점장은 제 말을 흘러들었다. 은비가 차 지점장을 째려보며 다그쳤다.


“내 말 안 들려요?”


차 지점장의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은비가 그의 팔을 잡고 흔들며 다시 한 번 재촉했다. 차 지점장이 성가신 듯 그녀 손을 뿌리쳤다. 은비가 당황한 얼굴로 차 지점장의 옆모습을 찬찬히 훑었다.


“너, 재하지? 맞지? 나한테 왜 이러는데?”

무척 겁에 질린 목소리였다.


은비는 이미 확신한 듯 뒤따르는 차를 확인하며 안전벨트를 매었다. 차 지점장은 표정 변화 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속도를 높여갔다.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번쩍이며 앞서가는 차들을 급박했다.


“야! 이러다 사고나. 응? 차 세워. 제발.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다고. 네가 하라는 대로 다 할게. 그러니까 제발.”

은비가 울먹이며 말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어차피 달라질 것도 없는데.’

그렇게 혼이 재하인 차 지점장은 도로 한 쪽에 주차된 컨테이너 트럭 꽁무니를 향해 돌진했다.


겁에 잔뜩 질린 은비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혼이 재하인 차 지점장은 잡고 있던 핸들을 놓았다. 차는 직진했고, 이내 컨테이너 문짝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이 모든 게, 네가 선택한 거잖아.’

미안한 마음에 차 지점장 몸인 재하는 그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세상은 조용해졌다.


그들이 탄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산산이 부서졌다. 뿌연 연기가 사고 현장을 덮었고, 불길마저 일었다. 멈춰 선 차량에서 사람들이 엉거주춤 나왔지만, 주변은 소름 끼칠 정도로 고요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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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8화. 고독한 해결사(1) 19.05.01 116 0 9쪽
29 7화. 근본 없는(4) 19.04.29 113 1 12쪽
28 7화. 근본 없는(3) 19.04.27 122 1 10쪽
27 7화. 근본 없는(2) 19.04.26 194 1 11쪽
26 7화. 근본 없는(1) 19.04.25 123 0 12쪽
25 6화. 가진 자의 품격(4) 19.04.23 137 0 13쪽
24 6화. 가진 자의 품격(3) 19.04.21 157 2 11쪽
» 6화. 가진 자의 품격(2) 19.04.20 137 1 15쪽
22 6화. 가진 자의 품격(1) 19.04.19 153 0 13쪽
21 5화. 어쩌면(4) 19.04.17 150 0 15쪽
20 5화. 어쩌면(3) 19.04.16 181 0 13쪽
19 5화. 어쩌면(2) 19.04.15 211 1 11쪽
18 5화. 어쩌면(1) 19.04.13 202 0 11쪽
17 4화. 나쁜 생각(4) 19.04.12 169 0 12쪽
16 4화. 나쁜 생각(3) 19.04.11 167 0 13쪽
15 4화. 나쁜 생각(2) 19.04.10 170 0 14쪽
14 4화. 나쁜 생각(1) 19.04.09 192 0 14쪽
13 3화. 어린 양의 피(4) 19.04.08 226 1 15쪽
12 3화. 어린 양의 피(3) 19.04.07 214 1 10쪽
11 3화. 어린 양의 피(2) 19.04.06 151 0 11쪽
10 3화. 어린 양의 피(1) 19.04.06 184 0 15쪽
9 2화. 딴생각(4) 19.04.05 168 1 12쪽
8 2화. 딴생각(3) 19.04.05 192 0 11쪽
7 2화. 딴생각(2) 19.04.04 189 1 12쪽
6 2화. 딴생각(1) 19.04.04 225 0 10쪽
5 1화. 이상한 노인네(5) 19.04.03 229 1 15쪽
4 1화. 이상한 노인네(4) 19.04.03 262 1 9쪽
3 1화. 이상한 노인네(3) 19.04.02 320 1 13쪽
2 1화. 이상한 노인네(2) 19.04.02 29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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