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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하사담 님의 서재입니다.

메뚜기 영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체프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20:07
최근연재일 :
2019.05.04 14:53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5,928
추천수 :
18
글자수 :
168,894

작성
19.04.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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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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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화. 딴생각(3)

DUMMY

그들이 사라진 19층 복도에 설렁한 바람이 지나갔다.


집무실에 홀로 남겨진 혼이 재하인 강 전무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괜한 짓을 한 게 아닌지, 뒤늦게 후회가 밀려왔다.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창가로 다가갔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길가에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시간을 보니 1시,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이었다.



인기척을 느낀 혼이 재하인 강 전무가 돌아보았다. 인사팀에 다녀온 김 비서가 집무실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전무님. 식사..는.”

“먼저 식사하고 오세요. 난 지금 생각 없으니까.”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손짓하며 말했다.


집무실 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었다. 괜히 강 전무인 척 나다니다가 들통이라도 나면 큰일이지 않은가. 조금만 더 버티면 이제 곧 제 몸으로 혼이 돌아갈 시간이었다. 여기서 꼼짝하지 않는 것이 나을 듯싶었다.


문이 닫히자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고급 가죽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댄 채 머리 뒤로 깍지를 꼈다. 구름 위에 누운 것처럼 너무도 편안했다. 눈을 감으면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만 같았다.


‘아, 좋다’

그렇게 마냥 좋아서 편안한 미소를 머금을 때였다.


갑자기 집무실 문이 왈칵 열리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란 재하는 깍지를 풀고 재빨리 자리를 고쳐 앉았다. 도둑질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그의 표정은 그랬다.


‘저 여자, 뭐지?’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눈을 멀뚱거리며 넋 놓고 쳐다봤다.


패딩을 걸쳐 입은 여자는 다짜고짜 소파로 가서는 제 집처럼 털썩 앉았다. 이내 히터가 거슬리는지 짜증스럽게 패딩을 벗었다.


타이트하게 달라붙어 몸매를 한껏 드러낸 니트 원피스에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우아했다. 게다가 섹시하기까지 했다. 고급스럽게 섹시한 여자는 난생처음이었다.


그런 여자가 자신을 죽일 듯이 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외상값 받으러 온 술집 마담인 걸로 생각했다. 여자가 어찌나 당당했던지, 강 전무 몸인 재하는 뒤통수를 맞은 듯 머릿속이 띵했다.


“누..구.”

혼이 재하인 강 전무가 기가 죽은 목소리로 물었다.


“허! 누..구? 하다하다 이젠 별.”

여자는 헛웃음을 치더니 더러운 벌레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누구지?’

그렇게 강 전무 몸인 재하가 기억을 더듬을 때였다.


“당신 치사하게 이렇게 나올 거예요? 제 주변 사람을 건들게. 그냥 나한테 그래요. 애꿎은 오빠한테 그러지 말고. 네?”


여자가 대뜸 짜증 섞인 목소리를 허공에 쏘아댔지만 강 전무 몸인 재하는 통 영문을 몰라 눈만 껌벅거렸다. 찰나였다. 뭔가 번뜩이며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아, 차소영.’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아차 싶었다. 그녀가 분명했다. 강 전무의 아내이자 혜성 그룹 장녀인 차소영이 말이다.


‘이야. 이거 장난 아닌데. TV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예쁘잖아! 머리만 똑똑한 줄 알았더니 얼굴까지.’

그렇게 생각한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얼른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으흠. 그건 또 무슨 소리요?”

의자에서 일어선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천천히 그녀가 앉은 쪽으로 걸어갔다.


“하아. 아예 작정을 했군요? 잡아떼기로.”

소영의 목소리에 날이 섰다. 평소에 쓰지도 않던 존댓말을 해 대는 것이, 마치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 기분이 더 나빴다.


“아침에 오빠 불러다가 한소리 해 놓고선? 계속 모른척할 거예요?”

“아침? 아하.”

“아하? 나 참, 기가 차서.”

소영의 표정이 확 구겨졌다.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등장에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잔뜩 긴장한 채 소영을 쳐다봤다. 볼수록 매력적인 여자였다. 어느새 여유를 찾은 듯 혼이 재하인 강 전무가 그녀 곁에 앉았다.


“난 또 뭐라고.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니까, 우선 진정해요.”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오빠랑 숙모님이 전화해서 난리를 치는데!”

소영이 험악하게 인상을 구겼다.


계속 존댓말을 하는 강 전무가 이상했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소영이 화를 내는 모습마저도 귀여웠던 터라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니 그럼, 부하 여직원이랑 그렇고 그렇다는데.”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영이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획 돌렸다. 순간, 혼이 재하인 강 전무와 소영이 눈이 마주쳤다. 군침을 삼키는 소리가 강 전무 몸인 재하 귀에 들리는 듯했다. 엉큼한 생각을 하는 제 모습이 들킨 것 같아 창피했다.


“당신은 뭐...! 관둬요. 지금 누가 누굴.”

소영의 얼굴에 할 말은 많지만 참는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소영은 토라진 사람처럼 팔짱을 끼고는 다리를 꼬았다. 원피스가 올라가며 그녀 허벅지가 드러났다. 혼이 재하인 강 전무의 눈길이 은밀한 거기에 머물렀다. 그의 시선을 의식한 소영이 불쾌한 표정으로 치마를 끌어내렸다. 아까부터 혼자 실실 쪼개고 있는 강 전무가 내심 눈에 거슬렸던 참이었다.


“그리고 당신, 내 말이 우스워요? 사람 말하는데 실실 웃기나 하고, 기분 나쁘게.”

“아, 그게 아니라니.... 그 뭐야, 딴생각 좀 하느라고.”

“딴생각 뭐요?”

“알았어요, 알았어. 이젠 안 그럴 테니까 화 풀어요.”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그저 소영을 안아보고 싶은 생각밖엔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무조건 그녀를 달래고 봐야 했다.


‘어? 이 사람이 왜 이러지?’

이상한 생각에 소영의 얼굴이 단번에 굳었다. 엉덩이를 밀며 다가오는 그를 경계했다.


강 전무가 한 손을 들었다. 때리는 줄 알고 소영이 놀라 눈을 찔끔 감았다. 이, 이건! 소영이 불안하게 눈을 떴다.


혼이 재하인 강 전무가 은근슬쩍 소영의 어깨에 손을 올린 것이었다. 험악하게 굳었던 소영의 얼굴이 화끈거리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려움인지 설렘인지 헷갈렸지만.


“왜, 왜 이래요.”

“내가 뭘.”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뿌리치는 소영 어깨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수줍어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몸이 달아올랐다. 그의 남은 손이 소영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그의 손이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지, 지금 뭐 하자는.”


소영은 점점 파고드는 그의 손길이 부담스러웠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강 전무의 눈빛도 점점 음흉해져 가는 듯했고, 숨소리마저 거칠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 알면서. 으허엉.”

혼이 재하인 강 전무가 능글맞게 웃으며 본격적으로 그녀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이, 이러지 마요. 각방 쓰는 처지에, 지금 이게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능글맞게 웃는 강 전무가 못마땅한 듯 소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고 강하게 그를 뿌리치는 것은 아니었다.


‘각방을? 이런 미친! 배불렀구먼, 이런 여자를 두고 왜.’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순간 당황하여 다음 액션을 어떻게 취해야 할지 몰랐다. 이러다 들키는 건 아닌가.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나기는 아쉬웠다.


“미, 미안해요.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됐었나 봐요. 당신같이 매력적인 여자를 두고 각방이라니. 말이 안 되지.”

“.........”

소영은 강 전무의 진지한 눈빛을 보고 혼란스러웠다. 장난삼아 그냥 해 보는 말이 아닌 듯했다. 여태껏 보지 못했던 따사로운 눈빛이었다.


“당신..., 오늘 좀 이상해요.”

“응? 뭐..가요?”

강 전무 몸인 재하는 제 발 저린 듯 놀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혹시.”

“혹시 뭐요?”

“죽을병에라도 걸렸데요? 얼마 전에 검진 받았다면서요. 혹시 그래서.”

“아,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요. 당신이 너무 섹시하니까, 흥분돼서 그런 거라니까. 엄청 건강해요. 보여줘요?”

“네에?”


강 전무 몸인 재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소영을 일으켜 세우고는 그녀 속옷을 억지로 벗겨 내렸다. 그러고는 얼른 자신의 바지와 속옷을 후다닥 내렸다. 어찌나 빠르던지, 우사인 볼트가 봤다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혼이 재하인 강 전무는 소영을 제 무릎 위에 앉혔다. 서로의 살결이 따사롭게 인사를 나누었다. 소영은 이미 넋이 반쯤 나간 사람처럼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했다.


“흐읍.”


딱딱한 그의 물건이 제 몸으로 들어오자 깜짝 놀란 소영이 가느린 비명을 내질렀다. 싫지 않았다. 얼마 만에 가져보는 느낌인지 몰랐다. 소영은 거친 말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드넓은 대지를 마음껏 달려보고 싶었다.


혼이 재하인 강 전무가 소영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소영의 엉덩이를 감싸고 있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의 욕정이 분출되는 순간이었다.


“으어!”

“하아!”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짧은 비명으로 바뀌었다. 집무실 안은 한순간에 고요해졌다. 아니 이전부터 이미 조용했었는지도 모른다.


소영의 거친 호흡도 차츰 제자리를 찾고 있을 즈음이었다. 소영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던 강 전무가 그녀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어이, 김윤주. 그만 일어나. 다리 아파.”


발갛게 달아올랐던 소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 제 엉덩이를 만지던 강 전무의 입에서 엉뚱한 이름이 나왔던 것이다.


“일어나라니까, 응?”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소영에 강 전무의 얼굴빛은 하얗게 질려버렸다.


“아니 당신,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강 전무가 벌떡 일어서며 소영을 밀쳐냈다. 어이없게도 강 전무는 주섬주섬 제 바지부터 입는 것이 아닌가. 소영의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어금니를 꽉 깨문 소영은 묵묵히 제 속옷을 집어 들었다.


단정하게 옷을 고쳐 입은 소영이 강 전무를 기분 나쁘게 꼬나보며 비아냥거렸다.


“어쩐지. 착각, 한 거였어? 김 비서랑 나랑?”

“그, 그게 무슨.”

강 전무가 딴청을 피우며 눈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때마침 점심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김 비서가 집무실로 들어왔다. 소영을 발견하고 얼른 고개 숙여 인사했다. 소영이 김 비서를 차갑게 바라봤다. 얼어붙을 것만 같은 싸늘한 분위기에 김 비서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너랑 나랑, 닮은 구석이 많은가 봐. 특히 히프는 더 그런가? 깔깔깔. 그럼, 수고해.”

클러치 백과 패딩을 챙긴 소영은 김 비서에게 윙크하고는 집무실을 나갔다. 그녀가 사라진 집무실 안은 금방이라도 살얼음이 얼 것처럼 차가웠다.



“어떻게 된 거야!”


강 전무가 버럭 화를 내는 소리가 복도까지 울리며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소영이 미간을 찡그리며 갸웃거렸다. 또각또각 소영이 내딛는 구두굽 소리에 어느 순간 강 전무의 목소리는 묻혀버렸다.


그 시간.


제 몸으로 혼이 돌아온 재하는 여전히 차 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찝찝했다. 속옷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던 것이다. 꿈을 꾼 건가? 재하는 바지 안에 손을 쑥 집어넣었다. 축축한 느낌이 손끝에 전해졌다.


“에이 참.”


소영과 관계를 가진 것은 강 전무인데, 왜 자신까지 이렇게 된 건지 기분이 묘했다. 아직도 제 손에 소영의 살결이 느껴지는 듯했다. 재하는 양손을 쳐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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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8화. 고독한 해결사(2)-완결 19.05.04 124 1 13쪽
30 8화. 고독한 해결사(1) 19.05.01 115 0 9쪽
29 7화. 근본 없는(4) 19.04.29 113 1 12쪽
28 7화. 근본 없는(3) 19.04.27 121 1 10쪽
27 7화. 근본 없는(2) 19.04.26 194 1 11쪽
26 7화. 근본 없는(1) 19.04.25 123 0 12쪽
25 6화. 가진 자의 품격(4) 19.04.23 137 0 13쪽
24 6화. 가진 자의 품격(3) 19.04.21 157 2 11쪽
23 6화. 가진 자의 품격(2) 19.04.20 136 1 15쪽
22 6화. 가진 자의 품격(1) 19.04.19 153 0 13쪽
21 5화. 어쩌면(4) 19.04.17 149 0 15쪽
20 5화. 어쩌면(3) 19.04.16 181 0 13쪽
19 5화. 어쩌면(2) 19.04.15 210 1 11쪽
18 5화. 어쩌면(1) 19.04.13 201 0 11쪽
17 4화. 나쁜 생각(4) 19.04.12 169 0 12쪽
16 4화. 나쁜 생각(3) 19.04.11 167 0 13쪽
15 4화. 나쁜 생각(2) 19.04.10 170 0 14쪽
14 4화. 나쁜 생각(1) 19.04.09 192 0 14쪽
13 3화. 어린 양의 피(4) 19.04.08 225 1 15쪽
12 3화. 어린 양의 피(3) 19.04.07 213 1 10쪽
11 3화. 어린 양의 피(2) 19.04.06 151 0 11쪽
10 3화. 어린 양의 피(1) 19.04.06 184 0 15쪽
9 2화. 딴생각(4) 19.04.05 168 1 12쪽
» 2화. 딴생각(3) 19.04.05 192 0 11쪽
7 2화. 딴생각(2) 19.04.04 188 1 12쪽
6 2화. 딴생각(1) 19.04.04 224 0 10쪽
5 1화. 이상한 노인네(5) 19.04.03 229 1 15쪽
4 1화. 이상한 노인네(4) 19.04.03 262 1 9쪽
3 1화. 이상한 노인네(3) 19.04.02 319 1 13쪽
2 1화. 이상한 노인네(2) 19.04.02 29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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