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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로이 님의 서재입니다.

발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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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로이
작품등록일 :
2016.01.14 17:15
최근연재일 :
2016.02.01 13:31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0,533
추천수 :
859
글자수 :
170,362

작성
16.01.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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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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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5)

DUMMY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발 부분까지 완벽히 재생을 끝마쳤다. 거인 녀석의 고함 소리가 지금도 간간히 들려오는 것을 보면, 놈은 여전히 자신을 찾고 있다. 하기야 자신이 사라진지 두 시간도 안 되었을 테니까.

달리 말하면 겨우 두 시간 만에 브레스에 직격하여 사라졌던 두 다리를 완벽히 재생시키는 데에 성공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점점 인간을 벗어나고 있는 것 같은걸. 아니 인간은 예전에 벗어났었나.’


마력을 감춘 채 자신을 가려주고 있는 바위들의 틈 사이로 녀석을 관찰한다. 몇 시간 전 자신에게 얻어맞은 다리가 다 낮지 않았는지, 녀석은 쩔뚝이며 한쪽다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녀석보다 자신이 데미지를 회복하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다. 이대로 치고 빠지기를 반복한다면 확실하게 녀석을 잡을 수 있다.


‘물론 놈의 일격에 사망하지 않고 나는 기습할 때마다 녀석의 맷집을 뛰어넘는 타격을 가해야 한다는 전재가 붙지만,’


마력을 감춘 채 녀석의 뒤쪽으로 몰래 다가간다. 노리는 것은 녀석의 성한 쪽 발목. 이쪽마저도 타격을 입혀 놈의 기동력을 빼앗는다면 녀석과의 전투를 대단한 어드벤테이지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 어쩌면 확실히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을지도.


‘그래 이건 전술적 판단이지 절대로 녀석이 내 다리를 태워버렸던 것에 대한 분풀이가 아니야!’

“X발 너도 양 다리가 날아가 봐라! 기분이 어떤지 좀 보자!!!”

퍼억!

“크오오오오!”


절대로 마음에 담지 않았던 말을 내뱉으면서 전력을 담은 베기를 적중시킨다. 역시나 필살기의 재현에 실패하여 마력의 역류가 일어났지만 그까짓 고통쯤은 지닌바 내구력으로 버텨낼 수 있다.

가뜩이나 한 발만을 이용해 무개중심이 쏠린 상태에서 받은 타격이라서 였을까, 놈의 발목이 꺾이며 두 번째로 대지에 그 거대한 몬체를 누인다. 덩치가 덩치라서인지 덕분에 굉음과 막대한 양의 먼지가 날리고 있다.


“크워어어”

쿵 쿵


놈이 두 손을 바닥에 집고 일어나려고 한다. 놈의 다리에 올라 검을 꽂은 채 전력으로 질주한다. 화염으로 펄펄 끓어오르는 암석을 맨발로 밟고 달려서 발이 순식간에 익어버리지만, 익어버린 발을 재생력이 복구해간다. 그동안 적당히 구워지느라고 놈의 불길에 어느 정도의 마력저항이 생겼는지, 순식간에 신경이 타올랐던 저번 전투와는 다르게 재생력과 맞물려서 그럭저럭 버텨 낼 수 있다.

놈이 상체를 일으키자 등허리가 암벽처럼 치솟아 오른다. 자신은 놈의 허리에 검을 꽂아 넣는 순간 달리던 속도가 지니는 힘의 방향과 작용하는 중력을 위쪽으로 왜곡시킨다.


지이이익


놈의 허리에 깊숙이 꽂힌 채 목 쪽을 향해 찢고 올라오는 거검. 거인녀석은 자신을 깔아뭉개기 위하여 몸을 뒤집어 등 쪽을 땅 바닥에 문대려고 시도한다. 땅이 뒤집어지는 순간 녀석의 등을 박차고 날아오른다. 놈이 몸을 굴린 덕분에 배쪽이 들어났다. 착지해 검을 꽂아 넣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드드드드득


거인의 오른팔이 가슴을 쓸어온다. 점프하여 이를 피해내자 자신을 향해 다른 쪽 팔이 휘둘려져 온다. 공중을 박차서 피해내자 자신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거인의 얼굴이 보인다. 관성을 조작하여 이동 방향을 직각으로 꺾어내자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녀석의 브레스.


‘저 녀석 누워서도 브레스를 쓸 수 있었나?’


빗나가는 브레스 사이로 거인녀석의 거대한 눈동자가 보인다. 브레스가 끝나자 방향을 조절해 놈의 얼굴로 떨어진다. 녀석은 방어를 위해 급하게 팔을 들지만 공중기동을 하여 피해버린 뒤, 목표했던 녀석의 눈알에 검을 찔러넣는다. 눈꺼풀 채로 눈알을 관통하고 들어가는 레바테인.


“크아아아아악!”

“이제야 제대로 비명다운 비명이 나오는군.”


거인의 비명소리가 충격파처럼 몸을 흔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검을 뽑아 그 자리를 벗어난다. 본능적으로 녀석은 거대한 손바닥으로 파괴되어버린 자신의 눈을 감싸 쥔다. 그리고 놈이 비명을 지르느라 감았던 눈을 뜬 순간, 나머지 성한 눈알을 향해 다시 검을 찔러 넣는다.

양 눈을 감싸쥐며 발광하는 거인. 덕분에 두 손의 방해가 없어졌다. 놈의 목 쪽으로 향해 전력으로 베기를 적중시킨다. 역시나 실패했지만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녀석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이것뿐이라는 것이다. 양 눈을 감싸쥐며 목을 방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목을 움츠리는 녀석의 목을 향해 이격, 삼격의 베기가 적중한다.


놈의 팔이 허공을 가른다. 접근하여 전력을 다해 내려친다.


“이제!”

퍼억!


다시 녀석의 손이 목 쪽을 더듬는다. 뛰어올라 피하고 녀석의 손이 막지 못하는 쪽을 향해 다시 내려친다.


“그만!”

퍼억!

“크아아아아!”


마력의 반동이 전신을 강타한다. 전신이 박살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상관없다. 놈의 공격을 피하다 보면 그 정도의 타격쯤이야 자연스럽게 복구된다.


“죽으라고!”

퍼억!

“가아아아아-”


놈이 양손을 사용해 자신의 목을 필사적으로 가린다. 놈의 손가락 때문에 가격할 틈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 그렇다면 녀석의 손가락 채로 박살을 내주지!


“죽으란 말이다!”

콰앙!


목을 막아선 놈의 손가락 부분을 검으로 한참을 내리치자, 녀석의 손가락 관절이 꺾여나간다. 녀석 필사적으로 목 부분만을 방어하고 있다. 꼴에 공포에 질리기라도 한 것일까?


“실컷!”

퍼억

“크 크오...”


결국 방어하고 있던 놈의 손가락이 완전히 꺾어져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녀석은 목 부분만을 필사적으로 감싸고 있다. 마치 겁에 질린 토끼와 같이. 어쩌면 녀석이 기나긴 세월동안 처음으로 느끼는 죽음의 공포일 지도 모르지. 얻어맞으면서도 반격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녀석.


“휘둘러댈 때는”

퍼억

“크....”


손가락이 꺾여나간 부분으로 녀석의 목이 드러난다. 그곳을 향해 전력을 다해 내려친다.


“좋았지?”

퍼억

“오...”


내리치고,


“이제 그만”

퍼억


다시 내려친다.


“죽어!”

퍼어억!


.....

생기를 잃은 거인의 시체에서 화염이 꺼져간다. 녀석의 머리가 저만큼에 나뒹굴고 있다. 목 부분은 날이 안 드는 둔기로 수십 차례 가격하여 억지로 끊어낸 듯 너덜너덜해져 있고, 그 부분을 가렸던 녀석의 손가락은 아예 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뭉개져 있다.

전력을 다하는 일격을 남발하느라 달아올랐던 온 몸이 식어간다. 그사이 저항력이 올랐는지 녀석이 죽을 때 즈음에는 재생력을 돌리지 않아도 녀석의 화염에 견뎌 낼 수가 있었다.


“하하하하하”


놈과의 전투 마지막 부분에서 미친 듯이 녀석의 목을 찍어대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하하하하하하. X발X발X발, X발. X바아알!”


맨 정신으로 광기에 휩싸였다. 그때 자신에게 달리 이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의 행동은 정상이 아니다.


“무슨 일이 있었든....”


설령 어떠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지라도.


“앞으로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해.”

- 적어도 이 저주받은 대지에서 홀로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


전투의 끝을 알았기 때문일까? 저 멀리에서 윌슨이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진절머리 나는 전투였다. 온몸에 걸쳤던 가죽들이 녀석의 열기에 모두 다 타버렸다. 주변의 몬스터를 사냥해서 급하게나마 걸칠만한 가죽을 마련하는 편이 좋겠지.


“큐르~”

“여 윌슨. 나는 무사해. 일단 가방을 놓아 둔 곳으로 가자.”


-----

“공격력과 방어력. 둘 중에 중요한 것은 뭘까? 보통은 균형 있는 성장을 권장 받지만, 어느 한쪽을 특화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어. 이 질문에 대답해줄 사람은... 그래 영철군.”

“왜 항상 나만.... 그 그러니까..공격력 아니에요?”

“공격력이라.... 확실히 중요하지. ”

“휴...”

“그렇지만 방어력 또한 중요해. 회피하거나 막아내는 것 같은. 갑자기 튀어나온 몬스터에게 일격에 죽는다면, 자신의 레벨을 다시 올리느라 한 세월이니까. 방어력의 경우에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처하는 것에도 상당히 유용하고.”

“에휴. 그럼 그렇지”

“그래도 네 대답이 틀린 것은 아니니까 실망하지는 말라고. 아니 이 경우에는 원래부터 정답이 없었나. 어느 정도 강력한 몬스터부터는 왠만한 공격력 가지고는 흠집밖에 못내. 예를 들어 오크를 상대로는 중병을 들지 않으면 저레벨 때는 살갗에 금이나 좀 긋다가 말걸.”

“.....”

“중요한 것은 몬스터를 잡는 것 보다 안 죽는 거라고. 문제는 방어계열 스킬은 얻기도, 성장시키기도 어렵다는 것이지만.”

“그럼 특화하는 사람들은..”

“보통은 같은 레벨에서 인간보다 몬스터가 더 강하니까, 몬스터보다 훨씬 레벨을 올려서 상대하게 돼. 그러다 보니 스킬을 얻기가 쉽지 않은데, 때문에 자신이 성장할 방향성을 생각한 채로 그쪽으로 유도시키는 거야.”


-----

- 의(意)를 정련하여 형(形)에 이른다. -


의지를 굳건히 한 체, 마력을 몸 전체로 휘돌리며 정련한다. 정련하고 정련하여 보다 근원에 가깝게 도달한다. 그렇게 정련한 마력을 검날에 부드럽게 밀어 넣는다.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베기라는 형(形). 검에 밀어 넣은 힘의 파장을 겹치고, 겹치고, 겹치고, 겹쳐서 힘을 증폭시키고, 증폭시키고, 증폭시키고 또 증폭시킨다.


“타합!”


정면에 있는 바위산을 부드럽게 관통하는 거대한 섬광. 섬광이 지나가자 바위산이 비스듬히 잘려 아래쪽으로 굴러 떨어진다.

잔류마력을 거둬들여 다시한번 정련한다. 그 뒤 몸 전체로 휘돌리며 본연의 흐름에 풀어놓는다.


“휴.”


이곳을 지배하고 있던 거인을 해치운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그때의 전투에서 알게 된 것은 이전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여행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 실지로 레바테인의 염열계통 에너지 블레이드가 먹히지 않는 녀석이 나오자, 놈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입힐 수단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때문에 당분간 이 곳에 머물며 자신이 습득한 것들을 정리했다. 특히 잘 나가지도 않는 필살기는 더욱 더.

상당한 집중이 필요하지만, 이것으로 다른 거인이 나오더라도 녀석의 방어력과 거대한 크기를 찢어발길 수 있으리라. 엉성하지만 가죽 옷도 몇 벌을 마련했고. 이제 다시 심연을 탈출하기 위해 떠나야 될 시간이다.


“윌슨 가자!”

“큐르르!”


작가의말

파이어 자이언트 Lv 926

Unknown

 

자이언트는 본래 인간과 대화가 가능할 만큼 지성이 있는 종이다. 그러나 지상에 나타나거나, 나락이나 어비스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몬스터는 기본적으로 정신이 어느정도 광화되어 있다. (퀘스트로 만난다면 대화가 가능할지도.)

 

Ps 파이어 자이언트 이 녀석 용암공격도 할 수 있는데, 상대가 날아다녀 버리는 바람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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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0) +1 16.01.26 827 24 11쪽
26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9) +1 16.01.25 808 21 12쪽
25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8) +3 16.01.24 743 24 13쪽
24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7) +1 16.01.24 769 19 10쪽
23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6) +2 16.01.23 783 21 9쪽
»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5) +2 16.01.23 783 23 11쪽
21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4) +3 16.01.22 764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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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 +3 16.01.20 855 25 10쪽
17 심연 (7) +2 16.01.19 822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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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심연 (5) 16.01.18 822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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