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22년전 대변혁이 일어난 뒤로..”
「어때? 오늘 수업 땡땡이치고 ....?」
「나 도장 가야돼」
“어이 거기 잡담하는 둘!
“예” “옙!”
“각성이 처음 일어나는 나이 대는 언제지?
““16세에서 17세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각성이 처음 일어날 때 전사계열 튜토리얼은 몇 개일까?”
“에.... 그 그것이....”
“치 칠십여개 정도”
“...정확히 말하면 74개이다.”
‘각성.’ 대변혁 이후로 모든 인류에게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게 된 현상. 각성 이후로 인류는 발할라 속에서 괴물들과 싸우면서 개인용 던전인 나락을 탐험할 수도,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 대 전쟁에 동원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발할라 안에서 얻어낸 능력은 현실에서도 사용 할 수 있다는 것.
발할라 속에서는 얼마의 시간을 보내든지 현실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100년의 시간을 보내든 1000년의 시간을 보내든 현실에서는 잠이 든 일순간인 것이다. 때문에 인간이 수면을 취할 때 들어가게 되는 별도의 차원이라는 것이 통설이며, 발할라라는 것도 통칭에 지나지 않는다.
발할라를 이용하면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래봤자 죽어버리면 얻어낸 스킬을 제외한 모든 능력이 초기 치로 복귀해 버리지만. 거기에 실지로 100년이고 1000년이고 발할라 속에 집중할 수 있는 녀석도 드물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자신들과 적들밖에 없는 세상, 정신적인 휴식을 위해서라도 현실계로 복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자 모두 기상! 튜토리얼 대비 수업이 여러분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그렇게 듣고도 졸고 있냐?”
“서 선생님 그래봤자, 처음에는 자신을 인식하지도 못한다면서요.”
“그래 철웅이 말대로 튜토리얼에 들어가면 자신을 튜토리얼 속 주인공으로 인지하게 되고 현실의 기억을 떠올릴 수는 없게 된다. 그렇다고 그것이 끝은 아니야. 동일한 튜토리얼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의 결과를 낸단 말이다. 만일 천운에 의해서 튜토리얼을 클리어하게 된다면 너희들의 성장에 엄청난 메리트를 줄 스킬들을 베울 수도 있을꺼다.”
‘냅 그럽죠. 그것 하나만을 위해 검도랑 태권도장이랑....’
계속해서 강해지다 보면 자신의 능력이나 성격, 보유 스킬 등에 의해 강해질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난이도에 따른 자신의 사망확률이 10% 정도만 되도 강해질 수 있는 한계점은 그것이 끝이다. 죽으면 이제까지 발할라 속에서 몇십년 동안 올려놨던 능력들이 초기화 되니까.
아예 낮은 난이도에서는 노가다를 해봤자 레벨이 오를수록 요구 경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레벨을 올리기는 무리에 가깝다. 100년이고 1000년이고 현실로 복귀하지 않고 노가다를 할 수 있는 정신력이 있다면 또 모르지만.
달리 말한다면 난이도를 극복할 수 있다면 남들의 몇 년치 노가다를 순식간에 커버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킬이 중요해진다. 죽으면 초기화되는 레벨과 다르게 스킬은 사라지지 않는다. 즉 더 좋은 스킬을 배울수록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레벨은 더 높아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튜토리얼을 클리어하게 되면 튜토리얼 인물이 가지고 있는 메인 직업별 스킬을 베울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그것도 상당히 고급으로. 물론 레벨은 덤이고.
‘문제는 튜토리얼은 각성 시에만, 즉 평생에 한번 도전할 수 있다는 거지만.’
“아이씨. 잡담하는 것은 귀신같이 알아첸단 말이야 그 선생.”
“어른들의 경우 모두들 각성을 했으니까.”
“이틀 전에 옆 반의 창수녀석 각성했다며? 점심시간에 지금까지 괴롭히던 두확이네 패거리들을 쥐어 패고 있던데...”
“계네들이 각성하면 어떻게 감당할라고.”
“나도 빨리 각성 안하나. 도장 다니는 것도 지겹다고.”
“클리어는 할 수 있고?”
“당연하지!”
“죽어나가지만 않으면 좋겠다.”
‘클리어’란 해당 던전이나 임무에서 무사히 복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은 복귀지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클리어하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여기서 죽는다고 해봤자, 조금 생생한 꿈속에서 죽는 경우나 별로 다를 것이 없다. 현실에서 가장 성행하고 있는 병원이 정신병원이라니 아예 영향이 없다고 하긴 어렵겠지만.
“우리 시내에 있는 헤파이토스 분점에 구경갈까?”
“엑 각성도 안 했는데 들여보내줘?”
“우리 나이대가 딱 각성할 시기 아냐. 잠제적인 고객인대 당연히 들여보내주지. 거기 최근 출시된 히트블레이드가 진열되어 있다니까.”
“에휴. 난 도장가야 된다.”
튜토리얼을 대비해 도장에 갔다 온 다음 가볍게 저녁을 먹는다.
-20일 전부터 두문불출하던 국내 100강의 XX씨가 나락에서 전사해 레벨이 1로 초기화 된 것으로 밝혀져...-
-이는 국가적인 손실로....-
발할라가 일상화된 세상. 이제는 발할라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도 힘들다. 아니 내가 태어나던 그 때에도 이미 발할라는 일상화 되어 있었다.
공부를 마친 후 잠자리에 든다. 매일 매일이 동일한 쳇바퀴 같은 나날들. 자신이 자고 일어나면 무엇인가가 바뀌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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