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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로이 님의 서재입니다.

발할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로이로이
작품등록일 :
2016.01.14 17:15
최근연재일 :
2016.02.01 13:31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0,546
추천수 :
859
글자수 :
170,362

작성
16.01.20 14:02
조회
855
추천
25
글자
10쪽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

DUMMY

“야. 야. 채널이 뭐냐?”

“응? 채널? 그러니까... 단체 퀘스트를 할 때나, 어비스에 도달할 자격이 생긴다면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가 있어. 하지만 잠이 든다고 모두 동일한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고, 보통은 잠든 시간을 초 단위로 구분할 때 같은 1초 내에 잠이 든 녀석들까리만 만날 수 있거든. 그걸 채널이라고 불러.”

“그럼 퀘스트를 진행할 때 일본이나 중국 국적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는 것도...”

“그래 잠드는 시간이 비슷하니 만날 확률이 높은거야. 너희들 몇 년 전 출시된 채널 공유기 들어봤지.”

“응.”

“채널 공유기도 기본적인 원리는 인공적으로 수면을 유도해 동일한 시간에 잠이 들게 하는 거라더라. 발할라 내에서 만날 수 있도록. 물론 항상 성공하기는 어려우니 실패 확률이 30%는 되는거고.”

“헤에?”

“참고로 말하면 명정이란 스킬을 가지면 각 기업에서 우대를 해주는 것도, 명정을 얻게 되면 언제라도 발할라에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래. 시험 같은 것을 볼 때 명정을 통해 시험시간 중에 발할라에 들어가게 된다면? 거기에다가 발할라의 방 속에 각종 참고서들을 즐비하게 준비해 두었다면?”

“우와 대박!”


목 쪽이 자꾸 간지럽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뭔가가 자꾸 목에 이상한 것을 대고 문대는 듯한 느낌. 자신 위에 뭔가가 바글바글 올라 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잘 자고 있는 중에 깨우는 느낌이라 자꾸 짜증이 난다.


“아... 함. 한참 잘 자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자꾸 건드는 건드는거야!”


눈을 뜨며 정면을 바라보니 보이는 것은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개구.... 리? 갑자기 멍해졌던 정신이 확 달아나며, 머리 쪽에 붙어 있던 녀석을 집어 던진다.


‘그래 난 녀석들을 돌파하려다...’


팔에 달라붙은 녀석을 살펴본다. 그로테스크 한 갑각에 칼날처럼 생긴 앞발. 녀석은 칼날을 열심히 비비고 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피부는 전혀 상처를 입지 않는다. 다른 쪽에 달라붙은 녀석들도 마찬가지다. 그저 불쾌하기만 할 뿐.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몇 주일이 넘도록 자지 못했다.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던 만큼 상당한 시간을 죽은 듯이 자면서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녀석들은 자신을 전혀 상처 입히지 못했다. 물론 앞발의 칼날로 베는 것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놈들의 멍청한 머리 탓이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니 어이없네. 그렇다면 잠을 참아가며 그 고생을 할 필요 없이 무시하고 그냥 자도 됐었다는 거잖아.’


사실 도중엔 수면부족으로 녀석들에게 상처를 입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떼어내고 전진하고 만을 반복했으니.... 하기야 정상상태였다고 해도 자신은 이런 녀석들이 때거지로 덤벼드는 가운데서 태평하게 잠을 청할 정도로 신경줄이 굵은 것도 아니다.

생각에 빠져 있자니 녀석들이 다시 기어오른다. 그대로 내버려 둬도 놈들은 자신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다. 단지 조금 불쾌할 뿐.


‘생각해 보면... 나 완전 괴물이 다 됐구나. 아! 위 윌슨은?’

“윌슨!”

“큐르~”


개구리들 사이에서 흰색 털이 보인다. 윌슨 녀석을 집어 들고, 몰려드는 개구리들을 때어내며 끝없이 이어진 평원을 나아간다.


.....

눈앞에 보이는 것은 갑각으로 둘러쌓인 거대한 맹수. 가로로 갈라져 길게 뻗어있는 한 쌍의 뿔은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베어버릴 듯 날카롭고, 20미터도 넘어가는 몸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형 연립주택 한 채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거대하다. 몸을 지탱하고 있는 여섯 개의 발은 하나하나만도 어지간한 소형차의 크기를 넘어서고 있다.


‘저렇게 크다면 골치 아픈데.’


커다란 질량은 그 자체만으로 무기지만, 더 귀찮은 것은 녀석의 맷집이다.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한방에 저렇게 거대한 녀석을 제압하기는 무리, 차근차근 깎아내야 한다.


‘그때의 그 공격을 재현할 수 있다면 한방이겠지만...’

“가오오오!”


일단 그 때 이후로 몇 번 더 시도는 해봤지만 애꿎은 팔만 작살났을 뿐,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이 없다. 이번의 경우에는 그냥 패 잡아야지.

자신을 발견해서 괴성을 지르고 있는 녀석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개구리 고기만으론 너무 질렸다. 새로운 녀석이 나온 만큼 여러 가지를 시험해 봐야겠다.


‘내가 미쳐가는 게 분명해. 저런 것을 앞두고 ’맛이 어떨까‘ 따위의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놈이 휘두르는 뿔을 점프해서 피해낸다. 그 상태에서 공중을 다시 한 번 더 박차며 놈의 목에 검을 찔러 넣는다. 검이 깊숙이 박혔을 텐데도, 자신이 매달리자 검은 놈의 목을 태워 가르며 주르륵 미끄러진다.


“카아아아아!”


미끄러져 내려가는 검의 궤적을 따라 목 쪽의 살덩어리가 도려내진다. 그 아픔을 참지 못하는 녀석은 고통에 겨워 커다란 몸을 흔든다. 녀석이 몸을 흔들자 매달린 자신의 몸도 흔들린다. 오른팔에 마력을 집중해 녀석의 몸통에 찔러 넣고 반동을 이용하여 공중으로 점프한다. 튕겨져 날아가려는 상태에서 공중을 한 번 더 박차고 녀석의 정수리에 올라간다.

자신이 떨어졌는지 확인하려는 듯 거대한 몸을 돌리며 자신을 찾는 녀석. 이를 조롱하듯 녀석의 머리 위에서 다시 검을 박아 넣는다. 놈의 거대한 두개골을 손쉽게 뚫고 박히는 레바테인.

녀석은 시끄러운 비명을 질러대며 거대한 자신의 머리를 주변 지형에 부딪쳐댄다. 머리의 움직임과 부딪치는 충격에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마력을 집중해 한 팔을 녀석의 피부에 박아 넣고 버틴다.


“크오오오오!”

퍽 퍽 퍽 퍽

“이제 그만 잡히라고!”


한 팔로 버티며 다른 쪽 팔로 검을 휘둘러 녀석의 머리 위쪽을 향해 휘두른다. 아니 검을 휘두른다기 보다는 놈의 머리를 파낸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


“크오........”

쿠웅 쿠아앙


얼마나 파내었을까. 녀석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거대한 몸을 땅에 누인다.


“이 녀석의 고기는 어떤 맛이려나. 불에 구워진다면 좋겠는데... 어이 윌슨 식사시간이다.”

“큐르르.”

‘어차피 몬스터 고기에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

- 의(意)를 정련하여 형(形)에 이른다. -


마력을 몸 전체로 휘돌리며 정련한다.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힘, 속도, 방어력, 재생력 따위가 아니다. 마력마저 뛰어넘는, 이 세상에 강제력을 부여하는 무엇인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강제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마력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렇게 계속 정련하고 정련하다 보면 법칙 그 자체에 도달-


“큐르르.”


정련을 위해 집중시켰던 마력을 다시 몸 전체로 순환시킨다. 정련시킨 마력이 온몸을 한 바퀴 휘돌고 수련을 끝마친다.


“아 윌슨 열매를 구해 온 거야?”

“큐르르!”

“응? 저 쪽에 강이 있다고?”


처음 떨어진 곳에서 출발한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얼마만큼을 이동했을까? 앞쪽으로 이동할수록 점점 진해지는 대기 중의 마력. 예전의 기억과 비슷하다면 어느 지점을 경계로 몬스터들의 수준이 엄청나게 강해질 것이다.


‘10층 정도에 출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세간의 추측이 옳다면, 그만큼 목적한 곳에 가까워진 것이지만... 이거, 또다시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는걸.’

“그래 윌슨 강으로 가보자.”


개구리 때들을 돌파한 후 자신을 위협할만한 몬스터를 만나지 못했다. 그 거대한, 몸집 자체가 무시무시했던 칼날코끼리도 자신의 일방적인 공격에 몸을 뉘였다. 애초에 그 느릿한 속도로 자신을 잡는다는 것은 게임이 되지도 않았지만.

위험이 있다고 해서 물러설 수는 없다. 지금까지 그 고생을 해가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개고생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돌파해 나가고 말리라. 설령 돌파하는 게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강으로 가자 강 건너로 넓은 평야가 보인다. 드문드문 사냥감들이 보이는 이곳과는 다르게 적어도 내 시야 안에 포착된 거대 몬스터는 없다. 개구리 때들을 돌파한 후부터 단일 몬스터가 일정영역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눈앞에 보이는 평야도 강력한 몬스터 한 마리가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으리라.


.....

강을 건너서 평야 지대에 들어왔다. 가끔씩 약한 몬스터들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이 전처럼 몬스터다운 몬스터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강한 녀석이라고 해봐야 기껏해야 갑각고릴라 정도일까? 물론 지금 자신도 상당히 강해져서 몬스터의 수준을 정확히 측정했다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정말 이상해. 분명히 마력의 농도가 진해졌어. 그런데 이런 수준의 몬스터 밖에 없다고? 농담이 아니야. 거기다. 이 녀석들 고만고만하지만 그래도 개중에 강한 것 같은 녀석도 묘하게 도망치는 게 익숙해 보인단 말이야. 분명히 녀석들을 넘어서는 포식자가 있어.’


포식자가 있다면 정말로 무서운 일이다. 이미 이 지역으로 들어선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그 말은 곧 이전 지역의 몬스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지배 영역이 어마어마하게 넓다는 이야기니까.

저 편에 산이 하나 보인다. 평원에 걸맞지 않게 도드라져 보이는 산. 풀이 나 있지 않고 암석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야에 이런 암석 산이 덜렁 서 있는 것 자체는 달리 이상할 것이 없다. 이곳까지 이동하면서도 종종 봐 왔던 광경이니까.

그렇지만 지금 보이는 돌산의 경우 자꾸 느낌이 이상하다. 마치 몬스터가 이 근처에 있다는 느낌 과 비슷 하려나. 차이점은 저 산 전체에 이를 정도의 광범위한 범위에서 위험이 느껴진다는 점이지만.


‘궁금하긴 하지만 괜히 위험을 자초 할 필요는 없겠지.’

쿵. 드드드드드


불길함을 느끼고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지축이 흔들린다. 반사적으로 산 쪽을 바라보니 산 전체가 무릎을 딛고 일어서고 있다.


“미... 미친!”


작가의말

블레이드 엘리펀트 Lv 572

길이 20미터의 거대 몬스터. 별칭 성벽파괴자. 그 거대한 크기에 걸맞은 힘과 맷집은 몬스터웨이브 때 공성을 하는 인류에게 절망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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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지금까지 주인공 스킬 정리 +1 16.01.26 866 14 4쪽
27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0) +1 16.01.26 827 24 11쪽
26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9) +1 16.01.25 809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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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4) +3 16.01.22 764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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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 +3 16.01.20 856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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