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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로이 님의 서재입니다.

발할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로이로이
작품등록일 :
2016.01.14 17:15
최근연재일 :
2016.02.01 13:31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0,569
추천수 :
859
글자수 :
170,362

작성
16.01.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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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0)

DUMMY

“허억 허억”

- 괜찮아 이대로라면 도망 칠 수 있어! -

“도대체 어디로... 어디로 도망치라는 거지? 아스만 제국도, 내 조국인 프랑크 왕국도 나를 받아들여 줄 곳은 어디에도 없어!”

- 북 쪽! 북 쪽으로 올라가는 거야.-

“북쪽? 야만족이 사는 땅 말이야?”

- 맞아. 그리고 밭을 일구며 조용히 사는 거지. -

“큭큭큭 그러다가 시비 거는 이들이 있으면 조용히 손봐주고?”

- 그래! 그렇게 마을에서 결혼하고 일생을 보내는 거야. 너와 결혼하려는 놈팽이 정도야...-


저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자신이 살아남는 것은 이미 틀렸다. 아무리 저스가 깃들었다고 해도 싸구려 갑옷은 싸구려 갑옷. 단단히 준비해 온 녀석들의 마법무기들에 여러 곳이 관통되었다. 설령 지금 당장 사제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피도 너무 많이 흘렸고... 벌써 의식이 희미해져 온다.


‘먼저 간 다른 동료들과 같이 이 방황하는 숲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대로 죽는 것일까?’


적어도, 적어도 최후만큼은 기사이고 싶었다. 믿고 있었던 주군에게마저 배신당하고, 저스 와 구차한 목숨 이외에는 남은 것이 없는 지금, 저딴 쓰레기들에게만큼은 목숨을 내어줄 수 없다.


‘적어도... 적어도 죽음만은 제대로 된 대적자에게..’

- 미안해 레이.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나는 너를 이대로 보낼 수 없어. 설령 너의 영혼이 몇 백 년을 이곳에서 방황하더라도, 설령 깨어난 뒤에 이런 결정을 한 나를 원망할지라도. -


-----

콜로세움이 무너지며 자욱히 일어났던 먼지가 걷혀간다. 콜로세움의 중앙부에는 두 개의 인영이 서로 대치한 채 서 있었다.

놈의 검이 왼쪽 어깨부터 자신의 명치까지 가르고 들어박혀 있다. 분명히 심장이 결딴났을 텐데도 몸 안에 휘돌고 있는 마력이 심장의 기능을 대체하여 어떻게든 움직이고는 있다. 그래도 자신의 오른팔에 가슴 정 중앙이 구멍이 난 녀석 보다는 낳겠지.

데스나이트의 정 중앙을 관통하여 뜯어낸 언데드 코어를 틀어쥔다. 오른손에 힘을 가하자 코어가 바스라진다.


- 영겁의.... 시간 동안을... 자아를 잃은 채.... 자신을 끝내줄... 이를 기다려 왔다.. -

“응?”

‘저 저녀석 이성이 있었어?’

- 나의 악몽을... 끝내준... 위대한 전사여... 그대의... 이름을 알고싶다. -

“한민혁”


이름을 가르쳐 준다면 저번의 그 녀석처럼 죽기 전에 저주를 걸 수도 있다. 그렇지만 뭔지 모르게 알 수 있다. 지금 이 데스나이트의 물음은 순수한 호의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 그대의... 몸에... 박혀있는 검은.... 프라이세스.. 내가 죽기 전에도... 죽음 이후 영겁을 해맬 때에도... 함께... 했던.. 녀석이다. 이제... 이 검의 정당한 주인은.. 한민혁 바로 당신이 되겠지. -

“잠깐!”

- 드디어... 드디어.. 영원한... 안식.... ㅇ.... -


무너져 버린 콜로세움의 잔해 위에서 데스나이트가 갑옷과 함께 점점 사라져 간다. 이 심연이란 이름의 지옥에서 만난, 자신과 윌슨을 제외한 유일한 이성이 있는 존재였지만, 재대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전에 소멸해 버렸다.

가슴에 박혀있는 프라이서스란 이름의 대검을 뽑아낸다. 동시에 급속도로 대검이 박혀있던 자리가 재생해간다.

이곳저곳 자신의 검과 격돌한 탓에 날이 많이 상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참월을 견뎌낸 검이다. 레바테인보다는 못하지만, 녀석이 나에게 떠맞긴 이상 적어도 심연 밖으로 꺼내줘야 하겠지.


“응?”


프라이서스에 마력을 가하자 검을 중심으로 마력적인 무엇인가가 펼쳐진다. 자신을 뒤덮는 마력적인 무언가. 적어도 위험은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대로 지켜보니, 투구까지 뒤덮는 검은 빛의 갑옷이 완성된다.

일단 갑옷으로서의 기능은 둘째치더라도, 매번 싸울때마다 타고 녹고 찢어지면서 알몸이 되곤 했었는데, 마력만 있으면 무한으로 복구 가능한 입을 거리가 생겨났다.


‘물론 내 맨몸 방어력이 훨씬 위겠지만.’


그래도 근처에서 사냥한 도마뱀 가죽을 걸치는 것보다는 모양세도 훨씬 멋지지 않을까.

갑옷을 벗는다는 의념을 가하자 자신의 몸을 둘러싼 갑옷은 프라이서스의 검집으로 변형이 된다. 어디의 만화에서도 본 것 같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들고 다니기에만 편하면 되니까.

데스나이트가 사멸한 지점을 중심으로 또다시 포탈이 생성된다. 처음으로 대화가 가능한 존재를 만났다. 비록 얼마 이야기하지 못하고 사멸했지만, 이 심연을 돌아다니다 보면 또 다른 존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큐르~”

“그래. 윌슨. 가자!‘


검집을 갑옷으로 다시 변형시켜 입은 채, 잔해 속에서 기어 나온 윌슨을 어깨에 올린다. 심연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여기서 멈춰서 있을 여유가 없다.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고 포탈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

“고성에 콜로세움에 이어서 이번에는 탑이냐?”


눈앞에 보이는 것은 하늘을 치솟을 듯 뻗어 있는 거대한 탑. 원래대로라면 아래쪽 입구로 들어가서 각종 마법적 함정을 극복해 내고 정상까지 도달하는 것이겠지만...


“이번에는 편법으로 가볼까.”


공중에 서 있는 체로 정신을 집중한다. 참월의 칼날이 부드럽게 건물을 스쳐지나가고, 탑의 꼭대기 부분은 비스듬히 잘려 떨어진다. 그리고 옥좌에 거만하게 앉아,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파악하지 못하고 굳어 있는 해골 한 마리.


‘마법사용 로브에 주렁주렁 달고 있는 각종 장신구, 머리에 쓴 자그마한 왕관까지. 이번 싸움의 상대는 리치인가?’


놈에게 접근하려는데 하늘에서 우박들이 떨어진다. 그냥 무시하면서 달려들자, 마력적인 무엇인가가 지나간다. 그와 동시에 세상이 정지한다.

정지한 세상에서 자신과 녀석만이 움직인다.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자신에게 리치의 마법이 뒤덮는다. 주변 경관이 바뀌며, 현실세상 비슷한 장소가 나왔지만 마력을 휘돌리자 순식간에 깨져 나간다.

느리게 접근하는 자신에게 이번에는 어두운 기운이 접근한다. 얼마 전 자신을 괴롭혔던 기운. 저주다. 그렇지만 그때 그 데스나이트의 저주보다 떨어지는 정도. 역시나 그 저주는 자신을 침식하려다, 마력의 흐름과 함께 바스라져 사라진다.

놈이 당황한 듯 화염계열 주문과 번개계열 주문을 써대지만 모두 자신의 저향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나간다. 마지막으로 얼음계열 주문을 쓰자 맹렬한 한파가 자신을 침습하고 온 몸이 얼어붙는다.

얼어붙은 몸이 순식간에 회복되며, 마력적인 한파가 자신의 마력에 밀려나기 시작한다. 리치 녀석도 이 마법적인 한파가 자신을 얼마 못 붙잡아 둘 것을 알았는지 무엇인가를 소환하기 시작한다.

얼음을 깨고 나와 천천히 리치에게 파고든다. 마법적인 소환수는 리치의 가속마법에 영향을 받지 못하는지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서 있다. 검으로 녀석을 베고 지나가며 마침내 리치 앞에 도달한다.

천천히 떨어지는 자신의 일격을 반구형의 방어마법이 막아서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깨져나간다. 동시에 리치의 몸을 천천히 베어 가르는 순간, 시간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콰콰쾅!

털석.


음속을 돌파했는지 굉음이 뒤따라온다. 굉음에 휘말리듯 폭풍이 일어나 반으로 나뉜 소환수와 리치의 잔해물이 내팽개쳐진다.


‘보스 치고는 너무 쉽게 끝났는걸 뭔가 있는 게 아닐까?’


반으로 나뉘어 굴러다니고 있는 리치의 몸뚱아리를 바라보며 생각에 빠진다. 분명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직감이 경고하고 있다. 동시에 오른편에서 강렬한 위험이 예지된다. 순간적으로 피해내자 아까의 그 시간정지에 관계되는 마력이 자신을 휩쓸고 간다. 녀석의 이번 공격에 스치기만 했는데도 피부가 아예 바스라져 없어졌다.

시간이 정지된 공간 속에서 느리게나마 공격이 일어난 쪽으로 달려간다. 앞쪽에 보이는 것은 상반신만이 재생되고 있는 리치의 모습. 얼음계열 마법이 자신을 뒤덮지만 순식간에 깨고 접근한다. 동시에 천천히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시작하는 리치. 녀석의 손가락이 자신에게 향함과 동시에 강렬한 위험이 예지된다.


‘아까 그 공격이다!’


화염거인과 천둥거인의 브레스, 마지막으로 싸웠던 데스나이트의 검은 베기의 위력에 필적하는 강력한 기술. 녀석의 손가락이 이쪽을 향함과 동시에, 자신도 마력을 정련하는 와중에 얻어낸, 세계 자체를 강제하는 그 무엇인가를 오른손에 깃들인다.

오른손이 검은 빛에 물들어 간다. 천천히 자신을 향하여 뻗어 나오고 있는 보랏빛의 광선을 오른 주먹을 이용하여 쳐낸다. 주먹에 맞은 광선이 굴절되어 날아가고, 멍한 표정의 리치의 모습이 보인다.


‘해골도 멍한 표정을 지을 수 있구나.’


실없는 생각을 하며 놈의 머리 위로 검을 그어 내린다. 천천히 파고들어가던 검이 녀석의 머리를 양단시키자 다시 시간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대로 있으면 아까의 반복밖에 안 돼. 리치라면 라이프 포스 베슬을 숨겨놨을 터. 그것을 찾아내 깨부순다.’


날카롭게 북돋은 감각 속에 리치가 재생하고 있는 것이 잡힌다. 초가속으로 녀석에게 다가가 주먹을 찔러 넣는다. 시간정지가 자동으로 발동되며, 녀석이 블링크로 도망치려 하지만, 놈이 사라지고 난 공간에 손을 뻗어 멱살을 틀어 쥔 채 끄집어낸다.

녀석의 몸속에 라이프 포스 베슬은 없겠지만, 분명히 녀석의 재생과 연동하고 있을 터. 날카롭게 갈린 감각이 리치에게로 들어가는 마력의 흐름을 감지해 낸다. 그리고 흐름의 다른 쪽 끝에는 익숙한 마력의 비틀림이 감지된다.

오른손으로 잡고 있던 녀석을 내던지고 마력의 비틀림 안으로 주먹을 집어넣는다. 공간을 통과하여 집어넣은 손을 움직이자, 무엇인가가 잡힌다.


‘녀석의 라이프 포스 베슬이다.’

- 아... 안돼! -


공간 속에서 녀석의 라이프 포스 베슬을 끄집어내자, 쓰러졌던 리치가 각종 마법을 날리며 발버둥 친다. 무시하고 녀석의 마법을 몸으로 그냥 받아내며, 놈의 라이프 포스 베슬을 한손으로 우그러뜨린다.


작가의말

프라이서스 - 라틴어로 수호자를 뜻하는 검. 모 만화처럼 검날을 자체 수리하는 기능도 딸려 있다. 자아는 없지만 갑옷의 변형을 관재하는 일종의 인공지능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갑옷의 경우에는 물리, 마법, 정신 방어력 모두가 훌륭하지만 그 중 백미는 마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복구가 가능하다는 점. 물론 주인공에게는 그저 멋지게 생긴 생각보다 질긴 겉옷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검의 경우에는 그냥 등에 매여 있다. 일단 훨씬 좋은 게 있어서 안 쓰니까.

 

엘더 리치 Lv 957

설정 상, 무한 부활에 거의 모든 계열 마법사용이 가능하고, 몸에 걸친 갑옷의 마법 저항력도 가볍게 뚫어내는데다 시간정지와 즉사기에 가까운 마법도 펑펑 써대는 녀석이었지만... 만난 상대가 만난 상대라서. 그는 좋은 저항력 노가다 선생이었습니다. 일단은 설명충이라서 말이 상당히 많을 수도 있었지만 시간정지만을 줄창 써대는 통에 말할 기회가 없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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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0) +1 16.01.26 828 24 11쪽
26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9) +1 16.01.25 810 21 12쪽
25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8) +3 16.01.24 744 24 13쪽
24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7) +1 16.01.24 770 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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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4) +3 16.01.22 764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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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2) +3 16.01.21 846 20 10쪽
18 거인들의 땅, 죽음의 대지 (1) +3 16.01.20 856 25 10쪽
17 심연 (7) +2 16.01.19 824 22 12쪽
16 심연 (6) 16.01.18 780 23 12쪽
15 심연 (5) 16.01.18 825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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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튜토리얼 (7) 16.01.15 899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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