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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요 야모님의 서재에

작전명 마법소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yahmo
작품등록일 :
2023.07.28 22:24
최근연재일 :
2023.11.04 21:3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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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314,519

작성
23.08.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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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5. 죄인의 로맨스

DUMMY

25. 죄인의 로맨스




이름-전(前) 윤수창 -> 현(現) 베아트리스 베냐미나스

나이- 전(前) 32세 -> 현(現) 20세

성별- 전(前) 남성 -> 현(現) 여성

직업-전직 살인청부업자 -> 현직 마법소녀.




그렇다. 이것이 바로 나, 강제 트렌스젠더 마법소녀 윤수창 아니 베아트리스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처음 환생되었을 땐 전혀 몰랐다. 나같은 것도 용서받고 구원받을 수 있는 걸까 싶었다. 하지만 공짜는 없는 법. 대신 여자의 몸으로 환생되었다는 핸디캡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 적응하여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생의 친모는 날 낳고 바로 죽었다. 날 배었을 때 한 마물로부터 날 지키기 위해 대신 저주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철없는 친부 벨리움은 내가 원인 제공을 해서 아내가 죽었다는 터무니없는 핑계로 내가 너무 밉다고 징징 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드디어 자신의 딸로 인정하였다. 그런 벨리움이 너무나도 멍청하고 한심해 보였다. 그깟 여자 하나로 징징대다니. 사랑 같은 거 해본 적도 없는 내가 뭘 알겠는가.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할 뿐.




난 여자의 몸이지만 정신은 엄연히 남자다. 그러니 당연 남자의 옷과 놀이를 선호했고 귀여운 인형보단 칼과 총 그리고 피를 더 좋아했다. 처음엔 대놓고 사람을 죽이는 걸 할 수는 없으니 작은 동물들을 죽이는 걸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호기심으로 그랬다며 나름 그럴싸하게 대충 얼버부렸지만 한계가 있었다. 벨리움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런 내가 걱정되었는지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겠다며 방 안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마주한 사람은 다름 아닌 유스였다. 난 그 새끼가 유스 본인인 줄도 모르고 그 놈에게 입단 전까지 1대1 과외를 받았다.




그 새끼에게 호신술을 포함해 모든 전술을 배우게 되었고 그 개새낀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준답시고 한 짓은 내가 한 것들을 그대로 돌려받다 보면 언젠가 알 수 있다며 날 몇번이나 죽이고 되살리는 것을 반복했다. 덕분에 죽음에 익숙해져 나중엔 무감각해졌다. 이후엔 사람들이 나보고 예측불가 또라이라고 부르더라.




가끔 아주 가끔, ‘베아트리스’ 로서가 아닌 원래의 나로 돌아올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유스는 내가 몰래 사람을 죽이고 온 걸 어떻게 알고 온건지 네가 그동안 해온 짓을 벨리움을 포함해 온 세상에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얌전히 자신의 말을 따르게 했다. 덕분에 난 그 망할 자식의 종이 되어 어깨를 주물러 주거나 차를 끓여다 주거나 심지어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상대를 대신 죽여 손을 더럽히거나 등의 뒷일들을 해야 했다. 진심으로 죽이고 싶다. 세토막이나 백(百)토막으로. 지금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단말마는 더이상 여성이 아니다. 현재 이런 개같은 상황을 만든 유스 이 쓰레기 자식의 단말마다.




처음으로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며 믿어준 유일무이한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나를 믿어주었다. 굳센 믿음이 올바른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믿으며 나를 계속 기다려주었다. 그렇게 옆에 붙어 있으면서 하나하나 세세히 알려주었다. 초면인 사람에게도 존댓말로 공손하게. 동료들에게도 얌전하고 친절하게. 생명은 그 누구도 그 무게를 함부로 잴 수 없는 것이니 모두에게 공정하고 소중히 대할 것. 등등 단 한번도 화내지도, 기대도 저버리지도 않고 밝은 미소로 언제나 웃어주었다. 그 긍정의 미소로 항상 날 믿으며 기다려 주었다.




그것은 처음으로 받아본 친절이자 따스한 빛이었다. 어째선지 난 그녀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그녀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될 것만 같았다. 또 끈질기게 달라붙어 감히 날 가르쳐대려는 그런 그녀가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나중엔 내가 그녀가 옆에 있으면 얌전해진다고 하더라. 참나..... 내가 대체 언제 그랬다고...








한달, 두달, 세달... 시간이 지날수록 난 나답지 않은 모습을 하나하나 마주하며 서서히 변화해갔다. 전부 그녀가 알려준 대로 얌전한 녀석이 되어갔다. 그런 내가 싫기는 커녕 낯설지만 나쁘진 않았다. ‘착한 녀석’은 될 수 없었지만 적어도 ‘얌전하고 조용한 녀석’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가 원하는 대로의 사람으로 쭉 유지하면 영원히 이 작은 따스함을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판도라의 상자.


아는 것이 병


모르는 것이 때로는 약.




이런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닌 때론 독이 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이


그 사람이 사실은




내가 전생에서 잔인하게 죽인 사람일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신도 몰랐을 것이다.




한 때 내심 몰래 좋아했던 사람이 이제 독이 되어 날 죽일 생각만 하고 있다.


그 때 왜 날 죽였냐며 너도 똑같이 당해보라고 하고 있다.




그녀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이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 미소 속에는 독이 가득 담긴 칼을 숨기고 있는 이중인격.


그 모습이 마치 현생의 나와 닮아 겹쳐 보이기도 한다. 동시에 허무하고 공허하다. 또 허탈하다.




안돼 정신차려, 지금 그럴 때가 아니잖아.


난 아마도 이렇게 평생 내가 만든 결과를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죄’라고 불러야 할까? 아님 뭐라고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도 쓸데없이 고집이 센 나는 죄라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다.


날 이렇게 만든 건 내 의도가 아니었으니까.


빌어먹을 전생의 그 세계 때문이야.




그녀와 그 여자가 동일인물이 아니었음 한다.


이렇게 따로 따로


별도로 존재하면 참 좋았을텐데....








********************






현재 시각 21:56




지금은 화룡(火龍) 파이언을 처치해야 하는 임무 진행 중.


그녀는 여전히 날 죽일 생각만 하고 있다.


문제는 그걸 실제로 실천 중이라는 것.




“크윽....”




파이언의 공격 범위가 예상 밖으로 너무 넓어서 그 불길에 닿아 버려 중상의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녀는 날 죽이는 것에 진심이었는지 치유도 해주지도 않고 자신의 친구만 챙기느라 급급했다. 그럴 때마다 일부러 못 본 척, 서투른 척, 너무 정신없는 탓에 눈치 못 채서 몰랐다며 회피만 해댔다.




이제 니에베라고 불러서는 안되겠지.


내가 사랑한 건 ‘니에베’지 오연서가 아니니까.




임무가 끝난 뒤 근처 술집에서 한잔하며 피곤에 찌든 몸을 달래기로 하였다.


그곳에서 그녀가 나에게 그간 미안했다며 내게 한잔 마실 것을 권했다.


난 아무것도 모른 채 한잔 들이키니 목이 불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갑자기 피토를 하였다.


재수없게도 이 때 주인장도 아르센 그 녀셕도 없었던 때였다.




그녀는 사악하게 웃으며 마치 이제서야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야 죽는구나? 너도 똑같이 당해봐.”




난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목이 불타는 고통을 감내하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하필이면 둘다 화장실에 갈 줄이야....




“제...제길....!!”




난 목을 부여잡고 술집 문을 박차고 나갔다.


목안의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주변 눈을 미친듯이 퍼먹었다.


그럼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자 안주머니에서 상비약을 꺼내 미친듯이 들이켰다.


덕분에 통증은 어느정도 가라앉았으나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대기 시작했다. 동시에 숨도 막혀오기 시작했다. 상비약으로는 통증만 일시적으로 가라앉게 할 뿐, 치유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대체 안에 뭘 넣은거야?!! 빌어먹을!!




1분 정도 지나자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곧 죽는구나.


이번 생도 사실 너무 별로였다.




아둔하고 멍청한 친부, 잔혹한 가정교사가 사실 원수였고 믿었던 사랑이 전부 거짓과도 같았음을.


다음 생도 믿을 것도 없다.


변화없이 개같고 뭐같은 삶이겠지.


두번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으려던 찰나.




“베아!!”




아르센인가. 이하솔.


오연서의 절친이자 나에게 살해당한 여자.


눈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던 날 보더니 갑자기 들쳐 업고 어딘가로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키유 종합병원]




소규모의 종합병원.




병원? 왜 날 여기로??




정신차리고 보니 난 병실에 누워있었다.


그 옆에는 아르센과 내 시선을 회피 중인 니에베 아니 오연서가 앉아있었다.




“왜 날 구한거지?”




난 일부러 이하솔에게 물었다.


이하솔은 쭈뼛 머뭇거리다 드디어 입을 열었다.




“현실적인 이유로.”




아, 저래봬도 저 녀석은 꽤 현실적인 녀석이었지.


그 추위 속에서 나한테 외투를 벗겨 준 걸 보면 그럴만도 하겠다.


난 바로 납득하였다.




“이 이상은 질문 하지마.”




이하솔은 오연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정말 모르는거야?”




“난 진짜로 몰라!”




오연서 끝까지 발뺌을 하는 건가?


참 얄밉군 그래...




“설마 날 의심하는거야??”




오연서는 토끼같은 말똥한 눈으로 이하솔을 바라보았다.


이하솔은 설마하며 기분탓으로 넘기기로 하였다.


그녀들은 내가 퇴원할 때까지 보호자로서 남아주기로 결정하였다.




뭐? 보호자??


그 중 한명만 없으면 참 좋을텐데.




다음날 아침.


아침식사로 야채볶음밥과 스테이크가 나왔다.


겉으로도 냄새도 나쁘지 않아 정상으로 보인다.


난 아무런 의심없이 볶음밥을 한입 먹었다.


음! 아주 맛있군!!




내가 살았던 그 세계는 원래 병원식이 진짜 별로였는데 이 세계는 병원식도 아주 신경써서 만드는 것이 당연한 문화라 덕분에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문재는 그 다음이었다.


스테이크를 소스에 찍어 한입 먹은 그 순간.




“커헉!!”




맛없다...


굉장히 엄청 장난 아니게 맛없다...


마치 온 세상의 음식쓰레기를 한데 모아 압축한 듯한 맛이었다.




“..........”




설마 이거 먹고 죽지는 않겠지?


그도 그럴게 아침 식사라고 가져온 사람이 니에베 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운 나쁘게도 이곳의 환자는 나밖에 없는데 환자식을 만드는 직원도 고작 한명이다.


간호사 말로는 그 직원이 오늘 아파서 못 나온 탓에 보호자가 대신 만들겠다고 나서서 조리실 출입을 허가해주었다고 하는데 아니 상대가 누군데 왜 출입 허가 해준거야??


하.... 이런 숨겨진 사정을 간호사가 알겠나 누가 알겠나...




오연서는 일부러 생색내며 말했다.




“이거 안전해. 독 절대로 없어! 그것도 하솔이 감시 하에 만들어졌으니 괜찮다구!!”


“아.......”


“그러니 남김없이 다 먹도록.”




오연서는 죽일듯이 노려보며 다 먹을 것을 종용했다.


현재로선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그저 다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으우웩-!!”


“토하지 말고.”


“걔 감시 하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맛은 감시안했나보지?”


“얼른 안먹어??”




오연서는 검을 꺼내는 시늉을 하며 날 겁박하였다.


몸이 아직 다 낫지 않아 저항이나 반격은 불가능하니 입다물고 그녀가 하라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너 두고 보자....




빨리 먹어 치우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심각하게 맛없어서 불가능했다.


그래서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걸렸다.


무려 스테이크 하나 먹는데 45분이나 걸렸다.


이것도 꽤 열심히 한 거라고?




3일 후 난 드디어 퇴원할 수 있었다.


하산하면서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 가벼운 한 숨이 절로 나왔다.


3일 내내 평범한 음식으로 위장한 오연서의 괴식들로 연속 식고문을 당해왔다.


죽일 수 없다면 복수로 고문이라도 하겠다는 그녀의 끈질긴 집념 때문이었다.




지금도 이런데 이 앞으론 이제 어떻게 될ㅈ ㅣ....




“으아아아아아아악!!”




발 밑이 갑자기 무너지며 거대한 구멍 속에 빠졌다.


이 때 오연서가 얼굴을 쓱 내밀며 웃고 있었다.




“우후후훗.”




오연서는 쿡쿡 웃으며 말했다.




“꺼내줄까?”


“저...저게....!!”




더 이상은 못 참아.


너 진짜로 두고 보자....




“뭐야? 무슨 일이야??”




멀리서 이하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연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여기 베아가 구멍에 빠졌어!! 구해주어야 하나??”




저게 일부러...


뭐? 구해주어야 하나??


당연한 거 아니야?




“당연하지! 안 구해주고 뭐하고 있어??”




이하솔이 날 구해주려고 구멍으로 다가온 순간 난 구조를 거절하고 라브난을 탔다.




“됐어. 난 라브난이 있으니까 얘 타고 돌아갈거야.”




“아.....”




그렇게 지긋지긋한 임무가 드디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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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마법소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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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이세계 러브 23.08.09 19 0 10쪽
» 25. 죄인의 로맨스 23.08.08 22 0 13쪽
24 24. 전생의 삼자대면 23.08.08 15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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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인간 통제 23.07.29 17 1 4쪽
12 12. 순회 중단 23.07.29 20 1 10쪽
11 11.2회차 가면공주의 성3 23.07.28 17 1 13쪽
10 10. 2회차-가면 공주의 성2 23.07.28 15 1 11쪽
9 09. 2회차-가면 공주의 성 23.07.28 15 1 7쪽
8 08. 1회차-늑대의 집2 23.07.28 13 1 13쪽
7 07 1회차-늑대의 집 23.07.28 18 1 11쪽
6 06 0회차-사심 가득 대결 23.07.28 38 1 14쪽
5 05 평범함 N스푼 23.07.28 15 1 15쪽
4 04 되돌릴 수만 있다면….? 23.07.28 15 1 6쪽
3 03.또 다른 작전명 : 증거 인멸 23.07.28 14 1 11쪽
2 02.작전명 마법소녀 아니 범죄소녀 23.07.28 30 1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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