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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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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최근연재일 :
2022.06.22 00:26
연재수 :
463 회
조회수 :
188,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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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2
글자수 :
2,648,899

작성
21.10.12 03:00
조회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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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침공(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273화.







“상황이 그렇게 좋진 않군요.”


마법을 난사하며 대학살극을 펼치는 인의 말은 행동과는 달랐다.


한 번 마법을 날릴 때마다 몇십 명씩 몰살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니 누구도 믿지 못할 법했는데.


목소리를 들은 사람 중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그에 동의했다.


신의 기사와 일반 플레이어들의 격차가 너무나 심하다.


가장 말단 기사의 평균 레벨이 무려 330.


그에 반해 우리 플레이어들의 평균 레벨은 230에 불과하다.


즉 100레벨이나 나는 차이를 겪고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뜻인데.


아무리 숫자 싸움에 진다고 해도 강자가 있으면 그것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황마저 나오지 않고 있었다.


“힘을 온존해야 한다는 게 너무 뼈아픕니다.”


대학살극을 펼치고 있다고는 하나 500만 대군의 전력을 깎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간의 기별도 가지 않는 죽음은 전쟁의 전황을 바꾸기에는 힘들었다.


빠르게 적을 줄이고는 싶었지만, 기사단장들과 신들의 비밀 카드가 너무 거슬렸다.


그들만 아니었다면 격이 더욱 높은 기술들을 난발하면서 동료들을 지켜줄 수 있었을 거다.


“기사 한 명당 플레이어 3명씩 달라붙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밀리고 있어요.”


쉬지 않고 마법을 난사하면서 말을 쉬지 않는 인의 곁에는 준호가 머물고 있었다.


“슬슬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인의 말을 듣자마자 화들짝 놀라며 공격을 멈춘 준호.


그의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의미를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제가 희생하도록 하죠.”


올라가는 마력의 수치.


질과 양이 같이 상승하며 멈추지 않았다.


“부탁하겠습니다.”


전쟁의 전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언가 책략이 필요했다.


한데 플레이어들은 다 각자 움직이기 바빴다.


그에 반해 기사들은 직위가 높은 사람의 통솔을 잘 따르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아예 답이 나오질 않는다.


숫자에서도 밀리고 병사의 강함에서도 밀리고 심지어 통솔하는 기관에서도 밀린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점이라곤 정상급 플레이어와 수호자들의 존재뿐.


그런데 이와 같은 이점을 알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정작 병사들이 아닌 본인들이었다.


곁에 있던 동료가 죽는 모습을 보며 사기가 떨어질 때로 떨어지며 장기들을 서서히 내려놓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준호의 압도적인 모습과 현자 인의 마법을 보며 잠시나마 얻었던 희망은 빠르게 저물어갔다.


하지만, 잃어가는 희망, 이미 없어져 버린 것일 수도 있는 희망을 느끼며 인은 말했다.


“이 희망은 절대 잃어서는 안 됩니다.”


현자의 마력과 현무의 힘, 최근에 현자의 힘을 봐 익힌 3가지의 권능이 개화되기 시작한다.


대규모 마법을 발동하는 것과 동시에 그 마법이 25개로 증식되었으며 적의 공격을 모두 해석한 후 무효화해 병사들을 지키고 마법을 복제 후 대기의 마력을 사용해 그대로 마법의 주인에게 날려버렸다.


1인 군단.


말 그대로 혼자서 다 해 먹고 있다.


‘마나 배분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일반 기사만 담당하겠다고 마음먹었구나.’


쉬지 않고 날아가 기사들을 몰살하던 마법의 폭풍은 더 거세졌다.


앞서 봤었던 마법의 연발은 이미 재앙과 필적한 수준이었음에도 그보다 더 높은 격이 존재했다.


죽어가는 동료들을 느꼈던 플레이어들은 더 빠른 속도로 죽어가는 적을 바라보며 잃었던 희망을 다시금 되찾는다.


마법을 맞고도 죽지 않은 기사들이 있어도 이미 넝마가 되어버려 살아있는 구실을 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가서 한 대 툭 치면 죽어버렸다.


살아있는 플레이어들은 경험치 이벤트를 느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한 명의 절대자가 몇만 명에게 해주는 버스.


“가세요.”


현자의 권능과 현무의 힘을 전부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아무리 무한한 마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크게 되나 보다.


“알겠어.”


우주의 폭풍과 주작의 불을 거뒀다.


4개의 이기어검은 다시금 검기로 순환되며 몸속으로 채화되었고 주작의 검에 담겨 있던 검술들의 묘리들은 전부 회수되었다.


힘을 전부 거둔 거다.


인을 믿고 기사들에게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믿을게.”


“500만 정도면 가볍죠.”


땀을 뻘뻘 흘리며 말하는 인.


집중력이 많이 소모되고 있을 터인데 끝까지 준호를 배웅해주었다.


준호가 맡은 역할이 자신이 맡은 역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힘든 것임을 알고 있어서다.


그 힘든 역할로 떠민 사람도 자신임을 알고 있기에 최소한의 예우를 해주고 싶었다.


‘만약 나와 준호 씨가 역할이 바뀌었다면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아니다.


확신이 들지 않는다.


기사단장들을 이길 수 있는 확신.


거인족과의 사투로 우리의 힘을 더 높게 평가해 기사단장들보다 더 강할 것으로 예측되는 존재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


스스로에 믿음이 없는 건 아니다.


단지 현실이 그랬을 뿐이며 이를 직시하고 있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나만 믿어.”


만약 내가 저곳에 갔다면 죽었으리라.


즉 다른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거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부탁을 받은 그는 활짝 웃으며 대답해준다.


불편하지 않도록, 더 힘든 전장에 가는 사람이 오히려 나를 보살펴주고 있다.


얼마나 그가 강한 마음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피라젤, 반 가자.”


“알겠다.”


인지의 권능으로 그들의 뒤를 바라보는 인의 마음은 착잡했다.


본래 저곳에 있어야 할 자신이 이런 곳에서 발목 잡혀 허우적대고 있었으니.


비록 누군가가 이 역할을 맡아야 하는 건 맞지만,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인은 나약한 자신이 뒤처졌다고 생각했다.


쓸쓸한 표정으로 마법을 난사하는 그의 모습은 처량했다.


꺼지기 전 마지막 불처럼 아등바등하는 듯한 모습.


무언가에 얽매여 발버둥 치는 그의 모습은 동료들에게도 좋지 않게 느껴졌다.


동시에 이는 자신의 스승에게도 좋지 않게 보였다.


“하찮은 놈.”


“오신 겁니까?”


“네놈의 모습이 더는 견딜 수 없어 참지 못하고 와버린 것뿐이다. 전쟁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신들의 시선은 내게 너무나 귀찮거든.”


“그럼 왜 오신 겁니까? 저를 놀리기 위해 오신 겁니까?”


헉헉대며 마법을 난사하는 인의 표정은 짜증의 감정과 가까울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나를 버렸던 스승, 다른 누군가의 제자를 보며 감탄했던 스승의 모습에서 느꼈던 감정이 폭발하기 직전이었던 탓이다.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잘하면 된다며 타일렀던 과거의 자신은 거짓이었다.


한없이 발전해나가는 준호의 뒷모습을 바라본 채 그를 옹호하는 현자의 모습은 그야말로 악마와 같았다.


허우적대는 자신을 철저히 배제한 채 부정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감정이 들었음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나중에는 그의 눈을 내게로 돌아보게 하리라.


내가 더 강하고 천재적인 인물임을 꼭 증명하리라.


그렇게 다짐한 인은 더욱 노력하는 힘을 얻긴 하였으나.


느꼈던 감정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고 앙숙으로 남아 그의 마음 한 곳에 쌓여 있었다.


다른 감정과 생각으로 이를 덮은 것뿐이지, 없앤 건 아니었다.


긍정적인 감정들은 상황이 진행될수록 사라져만 갔고 덮어져 있었던 부정적인 감정들은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동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을 자책하는 순간 그 감정은 폭발적으로 상승하였고.


폭발적으로 상승한 감정은 현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터져 나오며 인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당신의 후예가 이런 모습이라 창피한가요? 당연히 창피하겠죠. 당연히 역겹겠죠. 지금의 제 모습과 말도 보고 듣기 힘들 정도로 혐오스럽겠죠.”


항상 냉정하고 최고의 선택만을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 인의 인간적인 모습.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열등감에서 나오는 자기혐오가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입니다. 후예의 자리를 박탈하던, 죽이든 알아서 하십시오.”


자기혐오는 당연히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졌고 전쟁에 모습을 비추지 않겠다고 말했던 현자가 왔기에 더욱 심해져만 갔다.


급기야 선을 넘어버린 인의 말.


자신도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렸다는 자각에 더 나락으로 빠져버렸다.


연쇄작용으로 굴러가는 굴레에 청량한 맑은 물이 아닌 진흙탕을 넣어버린 결과 추악해진 자신의 모습.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스승의 마음은 어떠할까?


착잡할 것이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일반적인 스승의 모습이라면 아마 버리겠지.


일반적인 스승의 모습이 그러한데, 제자의 욕심이 없는 현자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겠는가?


현자의 권능을 모두 빼앗길 운명을 예감한 인은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마법을 사용했다.


“퍼니쉬먼트, 디스인티그레이트, 메테오 스트라이크, 그레비티 컨트롤.”


전투 집중력을 잃어도 모자라지 않을 판에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해낼 수 없겠다는 생각 때문에 무리를 하기 시작했다.


집중력의 한도를 뛰어넘어 자신의 한계를 부수고 대 마법을 재료로 쿼드 캐스팅을 사용한다.


마법사들이 가장 힘들다는 연속 캐스팅의 절정인 쿼드 캐스팅.


현자를 제외한 그 어떤 마법사도 사용할 수 없는 최고급 기술을 이런 상황에 사용하는 인의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100개의 대 마법들은 기사들을 학살하였고 그나마 유지되고 있던 전장의 구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하나의 대 마법은 몇천 명의 사람을 휩쓸었고 마법에 스치기만 해도 죽어가는 모습이 보이자 기사들은 사기를 완전히 상실했다.


신의 기사라 할지언정 완전한 존재들이 아니며, 강한 힘을 가진 것도 아니다.


신계에서 자라 인계의 존재들보다 강한 육체를 가졌다고는 하나 발전의 한계는 명확했다.


아예 동등한 힘을 가진 기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똑같은 인형이라 생각하던 찰나 죽어가는 동료들을 목격한 것이다.


나와 완전히 똑같은 힘을 가진 동료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쓸려나간다.


이는 절망에 빠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고 스스로 전투를 포기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500만 대군 중에서 혼자서 300만 대군을 몰살시킨 인이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빨리 줬던 힘을 가져가고 꺼지라는 듯한 살벌한 눈빛.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없애고 남과 남이 되도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좋다.”


혼자만의 자책에 빠져 열등감을 표현할 때도, 자신의 말이 얼마나 부질없었는지 깨달았으며 동시에 대 마법을 사용할 때도 현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처음에 대면했을 때를 제외하곤 말하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후예의 마음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연구와 마법 이외의 것들에게는 하등 관심을 주지 않는 현자가 누군가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한다?


“그대의 마음은 잘 알겠다.”


이상했다.


조금씩 이상하게 흘러가는 전개.


뻗은 현자의 손에서 새로운 마력이 생성되었다.


“그대에게 희망을 걸어보도록 하지.”


어째서인지 현자는 인을 인정했다.


인간의 본 모습을 바라보며 실망한 현자가 인의 본 모습을 바라봤음에도 오히려 인정했다.


거짓 없는 그의 마음 때문이었다.


누군가를 속이고, 누군가를 배신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던 사람들의 모습.


신을 추앙하는 척하며 금전을 탐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이용하며 추악한 모습을 보여줬던 인간의 모습.


그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의 마음에는 자신의 나약함으로 발생한 분노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는 현실에서 오는 박탈감밖에 없었다.


현자에게는 이가 신비로웠다.


추악하기만 한 인간의 감정에서 이런 감정을 발견한 것이다.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이 감정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현자는 또 새로운 미지를 보았다.


그래서 인정했다.


검성의 후예와 같게 새로운 미지를 선사해주는 인의 모습에 감탄한 것이다.


개인의 강함은 현자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터무니없이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다 똑같이 보였다.


강함의 차이보다는 미지의 차이에서 현자는 항상 사람을 저울질했다.


그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패배한 사람은 버려지게 되며 인은 한때 그 저울질의 피해자였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인이 현자의 저울질에서 승리자가 되었다.


“앞으로 그대의 발전에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저울질에서 승리한 대가로 새로운 힘이 들어온다.


한 줌의 마력이 인의 가슴팍에 들어간다.


동시에 완전히 회복되는 인의 마력과 점차 강해지는 권능의 힘이 느껴진다.


[히든 전직 퀘스트 ‘현자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인은 그때 새로운 전직과 함께 새로운 힘을 얻어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던 현자의 위용에 가까워진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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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마계(1) +1 21.10.18 189 3 11쪽
278 신의 대변자(3) +1 21.10.17 19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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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신의 대변자(1) +1 21.10.15 207 4 11쪽
275 분쟁(2) +1 21.10.14 208 3 12쪽
274 분쟁(1) +1 21.10.13 198 4 13쪽
» 침공(2) +1 21.10.12 189 5 13쪽
272 침공(1) +1 21.10.11 194 4 12쪽
271 게이트(2) +1 21.10.10 208 4 12쪽
270 게이트(1) +1 21.10.09 226 5 13쪽
269 검성과 현자(4) +2 21.10.08 216 3 12쪽
268 검성과 현자(3) +1 21.10.08 202 4 13쪽
267 검성과 현자(2) +1 21.10.07 198 5 12쪽
266 검성과 현자(1) +1 21.10.07 200 4 12쪽
265 설득(4) +2 21.10.06 215 5 12쪽
264 설득(3) +1 21.10.06 203 5 12쪽
263 설득(2) +1 21.10.05 213 5 12쪽
262 설득(1) +1 21.10.04 236 5 13쪽
261 보스 레이드(11) +1 21.10.03 225 4 12쪽
260 보스 레이드(10) +1 21.10.03 21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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