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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부자

황금 고블린을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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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부자
작품등록일 :
2022.06.27 10:38
최근연재일 :
2022.07.30 14:15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1,537
추천수 :
182
글자수 :
215,903

작성
22.07.16 22:00
조회
204
추천
4
글자
12쪽

#24 렉사르의 위엄 (4)

DUMMY

"쉬이익!!"


"하악~! 하~악!!"


산악 경주용 오토바이를 타고 최고속도로 달리고 있는 것처럼, 세찬 바람들이 내 뺨에 싸대기를 신나게 빗겨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껏 '포도'와 '호두'가 이렇게 숨을 헐떡거리는 걸 처음 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놈들도 자존심 빼면 시체같은 놈들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앞서 달리고 있던 디욘테를 따라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느껴졌다.


'형님! 저 무서운 아저씨! 도, 도대체 뭐야?

두 발로 저렇게 뛰는 거...바, 반칙 아냐??'


'야 임마! 점점 더 벌어지잖아!

어서 형님을 나한테 넘겨!!'


뭐? 나를 넘? 꾸웩~!!


'포도'가 갑자기 멀리 점프를 뛰는 가 싶더니만, 착지와 동시에 고개를 우에서 좌로 획 재꼈다.

그 바람에 '포도' 위에 올라타고 있었던 내가 공중으로 30미터도 넘게 날아갔다.

게다가 그냥 날아간 것도 아니었고, 한참 울창한 숲풀사이로 날아가서, 잔나무 가지들이 내 몸에 부딪히는 즉시 부서지는 살벌한 씨츄에이션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이고~~~이 놈의 늑대ㅅㄲ들이 사람잡네~~~!!!'


비명이 혓바닥 뿌리를 마구 찔러대고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고 참았다.

왜?? 저런 야생 늑대 ㅅㄲ들한테 나도 약한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서!!!


순간 시커멓고 거대한 나무가 내 눈 앞으로 한가득 쏟아져 들어왔다!


"아~~~~~으헥!!!"


너무 순식간에 다가오는 걸 보니, 지금 내가 공중에서 날아가는 속도가 장난아닐거라는 게 느껴졌다.

그나저나 나 죽는다! 이 쉑들아!!!


일부러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내가 아름드리 나무에 쑤셔박히기 직전에 '호두'가 날 공중에서 낙아채서는 춤을 추는듯 올려태웠다.


아놔!! ㅆㅂ 이거 지린 것 같은데??

진짜 지렸으면 이 쉑들한테 한 없이 ㅉ팔렸지만, 지금은 도저히 내 거시기 쪽에 확인해볼 엄두도 못낼만큼 '호두'가 날 태우고 미친듯이 달리고 있었다.


어찌나 빨리 달리고 있던 건지, 숲 속에 숨어있던 고블린들이 놀라서 기겁을 할 정도였다.

운빨 억씨게 좋은 놈들은 '포도'나 '호두'에게 걷어차였고, 그럼 그대로 얄짤없이 날아가서 나무나 바위에 쳐박히고 있었다.

저 정도 세기면 대충 다 뒈질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역시 디욘테는 이 지역 지리를 잘 알고 있는듯, 고블린정도의 하급 몬스터들이 있는 지역을 따라 최단코스를 잡은 것 같았다.


'혀, 형님! 이젠 하악! 더 하악! 못 뛰겠어!

아~~~놔! 두발 짐승한테 뛰기로 발리다니... ㅈㄴ 킹받네~~~!!'


한참을 더 달리던 '호두'가 개거품을 잔뜩 물더니 결국 퍼져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몇 십 킬로를 달렸는지도 모르게, 월악산 험한 코스를 길도 없이 날아오더니 결국 두 놈 다 이렇게 퍼져버린 것이었다.


"5분만 쉬었다 가세!"


"네! 재하 님!"


나는 개거품을 물고 늘어진 '포도'와 '호두'에게 육포를 잔뜩 던져주고는, 인벤토리에서 새 팬티와 바지를 꺼내서 얼른 갈아입었다.


"뭘 보는가?"


"네? 아! 갑자기 왜 바지를..."


"알 것 없네!"


디욘테가 이상하단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길래, 쫌 민망했지만...

그나저나 지금 '포도'와 '호두'는 뒈지기 직전까지 방전된 상태였는데, 디욘테 저 놈은 숨도 헐떡이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ㄷㄷㄷ


"그런데 왜 렉사르와 모든 NPC들이 죽는다고 했었지?"


"아! 그건..."


잠시 짬이난 김에 아까 디욘테가 말했던 것에 대해 물어봤다.

표정에서 잠시 난처함이 느껴지던 디욘테가 그 말들의 이유에 대해서 조곤조곤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렉사르는 이미 권력의 단맛에 마비가 되어있어서, 나의 '렉사르의 위엄' 스킬이 효과를 잃으면 그 즉시 자신만 살아남을 길을 찾아 나설것이 뻔하다고 했다.

이미 자신들의 동료였던 오크 가드가 자신이 던진 도끼에 목이 날아갔는데도, 렉사르는 그때, 그 어떤 슬픔도, 심지어 놀람조차도 없었다는 게 그 증거라고 했다.

만약에 렉사르가 '비욘드 랜드'를 포기하고 혼자 야반도주라도 한다면, 아스가르드 귀족들이 '비욘드 랜드'로 탬플러들을 보내, 모든 NPC들과 헌터들, 심지어 일반인들까지 증인이 되지 못하도록 도륙을 낼 것이라고 했다.


"도망간 렉사르만 벌하면 되지, 일반인들까지 죽인다는 게 말이 되나?"


"아스가르드 귀족들에게 불명예는 곧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렇게 게이트가 열린지 얼마되지도 않은 시점에 첫 불명예를 일으킨 안전지대는 본보기로 몇 배는 더 강하게 처벌됩니다."


디욘테는 표정하나 흐트러짐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비욘드 랜드'엔 다른 아스가르드 인들이 파견되는 건가?"


"아마 '비욘드 랜드' 자체가 소멸될 겁니다.

여기 한국이 뭐 그리 중요한 지역도 아니니까요."


"뭐? 중요한 지역이 아니다?

그럼 중요한 지역은 어딘가?"


"아! 혹시 언짢으셨다면 죄송합니다.

아스가르드 귀족들이 이 지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역은 아메리카 대륙과 중국, 인도, 러시아 지역입니다.

여기 한국, 일본 정도는 그저 짜투리 지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헐...

듣다보니 킹받네...


"그럼 여기에 있는 아스가르드인들은 어떻게 되지?"


"지금 모두들 어느정도 포기하고 살고 있습니다.

물론 렉사르같은 놈들은 어떻게든 중국 지역으로 옮길 궁리만 하고 있지만...

이제 다시 슬슬 움직이시죠!

이렇게 편안하게 뛰어갈 수있는 구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뭐? 편하게 뛰어?

지금??

한창 육포를 씹고 있던 '포도'와 '호두'의 표정이 황당하게 버무려지고 있었다.


*


"여기서 멈추세요!"


또다시 광속 질주를 시작한지 30여분정도 지났을 무렵.

디욘테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모두를 멈춰세웠다.


"저 앞 산중턱 고갯길에 레벨 55짜리 보스몹과 부하들이 있습니다."


"그럼 돌아가면 될 것 아닌가?"


"그게...이 지역이 이상하게 고랩몹들 병목지역이 되어버려서, 그나마 이 방향이 몹 한무리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지역에는 두, 세 무리씩 떼지어 달려드니까, 절때 방향을 트시면 안됩니다.

지금 시야에 이정표 보이시죠?

여기서 일직선으로 달려간다고 생각하시고 달리십시오.

지금까지는 몸풀기였다고 생각하시고, 지금까지의 150% 속도로 달리세요."


내 시야에 저멀리 이정표가 하나 큼지막하게 찍히고, 친절하게 그 경로까지 투영시켜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뭐?

몸 to the 풀 to the 기??

'포도'와 '호두'는 지금도 개거품을 질질 흘리고 있는데??

몸 두 번 풀었다가는 합동분양소 오픈할 기세였다.


"호, 혹시 안전하게 돌아갈 방법은 없는가?"


"안전하게라...지금처럼 3일정도 더 뛰어서, 충주호 북쪽으로 돌아서갈 수 있습니다."


꼬박 삼일을 지금처럼 뛰어가라?

분명 '포도'와 '호두'가 ㅆ욕을 하면서 도중에 도망칠것이 학실했다.


"끄흐음...그럼 이제 저 이정표까지 150%로 뛰어가면 되는가?"


"아뇨! 저 보스몹이 55렙이지만, 부하몹들만 100마리가 넘습니다.

무서운건 보스몹보다 오히려 저 부하몹들이 치는 다구리 공격입니다.

우선 제가 놈들의 어그로를 끌어서, 몽땅 충주호까지 데려갈테니까, 그 사이에 재하 님은 이정표가 찍혀있는 곳까지 달리고 거기서 바로 포탈을 타시면 됩니다."


"그럼 내가 포탈을 탔을 때, 그대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저는 최대한 몹들을 끌고 충주호까지 갔다가, 포탈로 바로 날아갈 예정입니다.

그리고...이거...혹시 다른 보스몹이나 고랩몹한테 걸리시면 어금니로 쎄게 씹으십시오."


디욘테가 품에서 꺼낸 조그만 알약 한 알을 나에게 내밀었다.

그런데 모양새에 영 이상하다?


"이걸 어금니에 끼우고, 입과 턱을 최대한 크게 벌리시면 알약이 움직여서 어금니 사이로 들어옵니다.

다시 입과 턱을 최대한 크게 벌리시면 원래 있던 위치로 바뀌니까 혹시 실수하시더라도 당황하지 마세요."


디욘테가 이렇게 말하더니 자신의 입을 크게 벌려서 안쪽 어금니를 보여줬다.

이미 디욘테의 오른쪽 위쪽 어금니에는 이 알약이 장착되어 있었다.


"이게 무슨 약인가?"


"이게 입안에서 터져서 약효가 발휘되면, 그대로 온몸이 모래로 바뀝니다.

하지만 24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니까, 그때 빨리 안전지대로 피하시면 됩니다."


"뭐? 모, 모래?

그, 그럼 모래형상의 동상이 된다는 것인가?

그 동상을 몹들이 부서버리면??"


"모래 동상이 되는데, 부서져도 상관없습니다.

부서진 모래들이 다시 모이면서 온전한 몸으로 돌아오니까요.

대신 그 위치에 그때까지 몹들이 모여 있으면, 몹들이 이동할때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아니면 '정신 지배' 채팅으로 위치를 알려주시면 제가 와서 몹들을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아하하하...이, 이런 신기한 아이템도 있었군...헐~"


헛웃음이 나왔다.

온몸이 모래가루로 변해버린다니...


'형님! 아무리 봐도 이거 사기같다!

온몸이 모래가루로 변했는데, 다시 살아난다니...이건 내가 아스가르드에서도 듣도보도 못한 얘기다!'


'형님! 그런 불길한 알약 입에 넣지 말고, 걍 200%로 뛰어가자!!'


'호두'와 '포도'가 이렇게 내 불안감에 불을 지피면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디욘테는 내 '렉사르의 위엄' 영향 하에 있는데...이게 과연 사기일까?


"보스몹이나 고랩몹한테 걸리면 주머니나 인벤에서 알약을 꺼낼 시간조차 없습니다.

불안해하지 마시고 위기상황이 닥치면 이걸 꼭 씹으세요!

이거 엄청나게 비싼 아이템입니다.

재하 님을 꼭 '하이 랜드'까지 데려다 드리려고 하는 거니까 꼭 부탁드립니다."


디욘테의 표정이 정말 간절하게 느껴졌다.

나는 입을 벌려줬고, 디욘테는 들고 있던 알약을 내 오른쪽 위 어금니에 능숙하게 걸어줬다.


입을 크게 벌려봤지만, 알약은 움직이지 않았다.

입과 턱을 더이상 벌어지지 않을 때까지 벌렸더니만 알약이 어금니 바깥쪽에서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이게 왠만큼 크게 벌리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구조같았다.

살짝 어금니로 물어봤지만 딱딱하다기 보다는, 꽤나 질긴 캡슐 같았다.


"재하 님!

캡슐이 움직일때처럼 최대한 세게 씹지 않으시면 캡슐이 안 터집니다.

그리고 이건..."


디욘테가 또 다시 품속에서 조그맣고 보라색으로 반짝이고 있는 포탈스크롤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

지금껏 봐왔던 다양한 포탈스크롤들 중에서 제일 고급스러워 보이는 외관이었다.


"이건 특급포탈스크롤 입니다.

일반 포탈스크롤은 몹 어그로가 완전하게 끊어질때까지 발동하지 않는데, 이건 몹에게 직접 공격당하지만 않고 5초 후엔 무조건 발동되는 것입니다.

혹시 제가 찍어드린 이정표까지 몹들에게 쫒기실때 이 포탈스크롤로 날아가세요.

이것도 엄청 비싼 아이템입니다.

그리고...꼭...꼬옥...무사하셔야 합니다!"


디욘테가 처음으로 나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최고로 정중한 인사를 하더니 검은 후드를 뒤집어 쓰고 몹들이 떼지어 돌아다니는 산중턱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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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미지의 존재 (1) 22.07.22 133 2 17쪽
29 #29 미들 랜드 (5) 22.07.21 144 2 14쪽
28 #28 미들 랜드 (4) 22.07.20 147 3 15쪽
27 #27 미들 랜드 (3) 22.07.19 150 3 15쪽
26 #26 미들 랜드 (2) 22.07.18 161 3 14쪽
25 #25 미들 랜드 (1) 22.07.17 186 3 10쪽
» #24 렉사르의 위엄 (4) 22.07.16 205 4 12쪽
23 #23 렉사르의 위엄 (3) 22.07.15 206 4 14쪽
22 #22 렉사르의 위엄 (2) 22.07.14 222 5 12쪽
21 #21 렉사르의 위엄 (1) 22.07.13 235 6 12쪽
20 #20 울프 헌터스 (6) +2 22.07.10 250 5 10쪽
19 #19 울프 헌터스 (5) 22.07.09 251 5 12쪽
18 #18 울프 헌터스 (4) 22.07.08 274 9 15쪽
17 #17 울프 헌터스 (3) 22.07.07 268 7 14쪽
16 #16 울프 헌터스 (2) 22.07.06 299 7 13쪽
15 #15 울프 헌터스 (1) 22.07.05 320 7 15쪽
14 #14 비욘드 랜드 (4) 22.07.04 345 6 13쪽
13 #13 비욘드 랜드 (3) 22.07.03 371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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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그랑 다이어 울프 (1) 22.06.28 50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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