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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부자

황금 고블린을 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별부자
작품등록일 :
2022.06.27 10:38
최근연재일 :
2022.07.30 14:15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1,519
추천수 :
182
글자수 :
215,903

작성
22.07.02 22:00
조회
379
추천
7
글자
13쪽

#12 비욘드 랜드 (2)

DUMMY

식당 밖으로 나가려는데, 휴게소 직원들이 모두 나가지는 않고, 문 앞에서 목만 쭉 내밀고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왜? 다들 안 나가는 거야?”


“일반인들은 식당에서 밖으로 나가면, 다시 들어올 때 1골드를 또 내야 해요.”


홍나연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대답해줬다.


“뭐? 일반인?? 그럼 헌터는??”


“헌터님들은 당연히 무료죠!”


“헌터님들이라니···나 참···”


나연이 입에서 ‘헌터님’이라는 호칭을 들으니까, 내가 왠지 조선시대 양반이 되고, 나연이는 평민인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 지금 배도 고프지 않아서 식당에서 별볼일도 없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밖으로 나갔다.

과연 광장 한가운데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아니! 이건 뭐 일반인! 일반인 하면서, 아무것도 안 된다고 하고 말이야!”


어떤 나이 지긋한 남자가 아이리스에게 큰소리로 따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영철이가 혹시나 사고 치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구경 중에 최고는 싸움 구경이지!

잠깐···그런데 사람이랑 NPC랑 싸움이 되나??

보통 게임에서 NPC들은 플레이어들보다 월등한 레벨 차이를 보여줬었는데···

게다가 저 아저씨는 헌터도 아니고, 일반인 같아 보였다.


“일반인이라면서 골드는 따박따박 받아 챙기면서, 왜 질문에 대답도 안 해주는 건데?

그리고 여기가 원래 충주시에서 만들어놨던 유원지였는데, 뜬금없이 ‘비욘드랜드’라고 이렇게 몽땅 바꿔놓고는 뭔 주인행세야! 주인행세가!!!

너 내가 누군 줄 알아?

내가 충주시 의회 의장이야!!

너네 여기에 이렇게 무허가 건물 지어놓고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엉???”


나이 지긋해 보이는 아저씨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서 아이리스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고, 그의 부인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그를 말리고는 있었지만, 그저 더 이상 아이리스에게 접근하는 걸 막는 수준 정도였다.

그런데 아이리스는 그런 부부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뭔 대답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너 지금 계속 나 무시하는 거냐??”


중년 남성이 삿대질을 하면서 아이리스에게 소리질렀지만, 아이리스는 마치 자신도 여기에 온 구경꾼들 중에 한 사람인 것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계속 소리치고 위협을 하면 즉시 추방될 수 있다.”


드디어 아이리스가 입을 열었는데, 이전까지 나에게 보여주던 표정과 말투는 온데간데 없었고, 차가운 말과 표정뿐이었다.


“추방하려면 추방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


“아이 좀~!”


아이리스의 경고에도 중년 남성은 흥분을 식히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리스의 경고는, 지금 흥분해서 고함을 지르고 있던 중년 남성에 비해 너무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기 때문에 사실 잘 들리지도 않았다.


“슈왁!!!”


갑자기 아이리스의 옆에 커다란 빛의 기둥이 생기기 시작했다.

저건···포탈스크롤을 사용할 때 생기는 그 빛의 기둥과 비슷했는데···좀 더 컸다.


“헉!!”


빛의 기둥이 사라지자, 그 자리엔 왠 거대한 체구의 오크가 서 있었다.

그런데 덩치도 덩치였지만, 몸에 걸치고 있는 방어구들은 빛나는 황금빛 갑옷들이었는데···엄청 럭셔리해 보였고, 특히 오른 손에 들고 있는 거대한 도끼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강렬하게 내뿜고 있는 위압감은 험상궂음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우아하고 경이로움을 통해 만들어지는 위엄이랄까?


그래서 그런 건지···

그런 그의 등장에 광장에 모여있던 20여명의 사람들이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다가 모두 그 자리에 엎드렸다.

아이리스에게 눈이 뒤집혀서 고함치던 그 중년남성도 어지간히 놀랐던지 입을 떡 하니 벌리고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져서 서있었다.


“그대가 우리 아이리스에게 항의를 했다고??

여긴 헌터들을 위한 휴식과 재충전의 장소!

일반인들은 감히 우리 아스가르드 인들에게 말도 걸지 말라!

알았나!!!”


덩치가 커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타고난 성량이 큰 건지, 그 오크가 하는 말들이 성능 좋은 마이크를 통해 나오고 있는 것처럼 선명하고 우렁차게 들여왔다.


“네! 알겠습니다.

죄, 죄송했습니다.”


그렇게 흥분해서 이젠 아무것도 눈에 뵈지도 않는 것 같던 그 중년남성이 사과를 하면서, 그 자리에 납작 엎드렸고, 그건 그의 부인도 마찬가지였다.


웃긴 건 그 와중에 나도 엎드려 있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혀~~~, 절 때 머리 조차 숙이려고도 않았는데, 어느 샌가 모든 사람들 틈에서 나도 똑같이 엎드려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지금까지도 그 오크를 제대로 쳐다볼 생각마저 들지 않고 있었다. 헐...


♣♣♣렉사르♣♣♣


겨우 고개를 들어서 오크의 머리 위에 있는 이름을 확인했더니...

무려 ♣표시가 이름 양 옆에 세 개씩이나 붙어있었다.

뭐야! 그럼 보스 NPC인가??

한 눈에 그가 이곳의 총 책임자인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럼 앞으로 근신하도록 하고, 다시는 아스가르드 인들에게 말도 걸지 말라!"


"네! 알겠습니다."


렉사르의 명령에 광장에 엎드려있던 모든 일반인들이 똑같이 대답을 했다.

심지어 나도 같이 똑같이 대답할 뻔 했는데, 간신히 참았다.


'이게 바로 아스가르드 보스 NPC의 위엄이란 말인가?'


참으로 낯설고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사실 난 지금 여기 '비욘드 랜드'가 일반인들에게 너무 막 대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NPC들에게 말도 걸지 말라니...이건 지구의 공산국가에서도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곳의 보스 NPC에게 보자마자 납작 엎드리고, 시키는 데로 따르겠다고 대답하다니...


어랏???

그런데···다시 확인해 봤더니만···렉사르를 쳐다볼 때, 내 시야의 '대도의 손길' 아이콘이 또 다시 반짝이고 있었다!!! ㄷㄷㄷ


그렇다는 건...지금 저 렉사르가 가지고 있는 스킬마저 스틸이 가능하다는 거???

저 아이리스의 스킬도 후덜덜 하던데...과연 저렇게 대단해 보이는 렉사르의 스킬은 어느 정도일 까나??.


가슴이 쿵쾅쿵쾅 두근거렸다!

마치 첫사랑을 알아보고 충격을 받았을 때처럼...아니! 정말 확신이 들어서 새로 연예기획사를 설립했을 때처럼 말이다!


"너는 이 표식이 없어질 때까지 더욱 근신하라!"


렉사르가 가볍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 같더니, 이내 다시 빛의 기둥과 함께 광장에서 사라져버렸다.


"아니! 여보! 머리 위에 이게 뭐에요?"


중년남성의 부인이 놀라면서 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뭐지?' 하면서 그녀를 쳐다봤는데...그 중년남성의 머리 위에 노란색 '?' 물음표 표시가 선명하게 띄워져 있었고, 심지어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크기도 30센티 정도나 되어 보이는데, 광고 네온사인처럼 선명하게 밝아 보였다.

아마도 이 표시가 없어질 때까지 모두에게 보여질 낙인 같은 징벌인 것 같았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곳은 원래 충주시가 아닌, 충북에 속해있던 비봉산이었는데, 충주호에 둘러 싸여진 아름다운 휴양지였었다.

호수 위에 산이 솟아올라 있는 곳이라서, 주민도 별로 살지 않았고 캠핑장과 비봉산 정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노레일들로 유원지처럼 운영되던 곳이었는데, 게이트 활성화 이후에 이렇게 안전지대로 변신해버린 것이었다.


“그럼 혹시 여기서 다른 곳의 안전지대로도 이동할 수 있어요?”


난 모였던 사람들이 대부분 흩어져버린 광장에서 다시 아이리스에게 질문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 나와 나연이, 그리고 이선미는 서울에 가야 했다.

우리 가족들이 모두 그곳에 있는데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으니···


몇 십분 동안 아이리스에게 들은 설명을 요약하자면···

1. 이곳 ‘비욘드 랜드’ 같은 안전지대는 한반도에만 수십 곳이 생겨났는데···총 몇 개인지는 아이리스도 정확히 모른단다.

2. 다른 안전지대로는 헌터 스스로 ‘텔레포트’ 스킬로 이동하거나, 자신과 같은 NPC가 보내줄 수 있는데, 저레벨 헌터는 텔레포트 스킬에 죽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어서 레벨을 올리라고 했다.

몇 까지 올려야 하냐? 고 물었더니만···최소 30까지 올리고, 자신이 내준 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나???

지금 내 레벨이 꼴랑 12인데??

3. 지금 다른 안전지대로 가려면, 포탈스크롤을 가지고 다른 안전지대의 영역까지 간 다음, 포탈을 발동시키면 그곳으로 넘어간다고 했다.

그럼 지금 도로들도 대부분 막혀버린 것 같은데···서울까지 걸어가라는 거???


아놔···

아이리스에게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좌절감만 커져가고 있었다.


“형님! 여기 ‘비욘드랜드’에서는 전기를 전혀 쓰지 않고 있답니다.

그리고 전기가 없어도 여기서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데요?”


그런 나에게 이영철이 다가와서는 이렇게 희망찬(?)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었다.

아니! 그런걸 왜 굳이 리마젠한테 가서 묻는 건지 원···

내 앞에서 해맑게 미소 짓고 있는 이영철에게 더 뭐라 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도 지금 성남에 계신 부모님이 걱정이었고, 그건 나연이나 선미, 강아솔 경위도 마찬가지일터.

서둘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여기에서 출발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식당으로 돌아갔다.


이젠 모두들 배불리 먹었는지, 식사를 마쳤길래 밖으로 나와서 광장 한 켠에 만들어져 있는 벤치에 모두 모였다.

거기에서 지금껏 알아낸 정보들을 설명해줬더니···


“흑흑···그럼 우린 가족들한테도 못 가는 겨?”


“히잉···여기서 계속 있어야 되는 거에요?”


휴게소 직원들 뿐만 아니라, 나연이도 망연자실하는 분위기였다.


“일단 우리 헌터들끼리 최대한 빨리 다른 안전지대에 가서, 여기까지 포탈로 데리러 올게.

그렇게 조금씩 서울까지 올라가야지 뭐.”


나는 가장 현실적이고, 빠른 방법이라면서 설명해줬는데 모두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럼 우리 헌터들은 여기서 장비 수리하고, 아이템도 최대한 업그레이드 한 다음에, 필드로 나가죠?”


“그럼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해요?”


나연이가 나에게 애처로운 표정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뭐! 여기서 식사하고, 숙소 구해서 생활해야겠지?”


“오빠! 아까 강아솔 경위님이 코카노 NPC한테 물어봤는데, 여기에서 숙소를 따로 구할 수 없데요.

헌터들은 무료로 호텔에서 묵을 수 있는데, 일반인들은 하루에 1골드씩 사용료를 내야 한데요.

그리고···

헌터님들이 모두 필드로 나가버리면 우리들은 지금 골드도 없는데···”


나연이가 말끝을 흐렸다.


“그야 뭐···골드는 내가 많으니까···어?”


나는 골드를 인벤토리에 넣어놓고,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되었는데···

나연이 같은 일반인들은 골드를 만질 수도 없었다는 게 함정이었네??

게다가 인벤토리도 없고···


“호텔에서 몇 박씩 예약을 해서 쓰면 되지 않을까?”


“여기에선 식당도, 호텔도 모두 일반인들에게 예약 같은 걸 받아주질 않는데요.”


나연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얘기를 하는데, 내가 갑자기 빡치기 시작했다!

아니! 아까 광장에서 아이리스에게 극대노하던 중년남성을 보면서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나연이한테 이렇게 불합리한 이곳의 행태들을 듣다 보니까 나도 이렇게 극대노가 터져 나오네??


일단 만만해 보이는 코카노에게 이렇게 저렇게 계속 물어봤지만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들을 수 있었던 답변은···


“우리도 위에서 시키는 데로 하는 것 뿐이라구!

정 불만이면 렉사르 님한테 직접 따지시던가···”


“렉사르??

렉사르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

내가 가면 만나 줄라나??”


“렉사르 님이야 언제나 신전에 계시지.

거긴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오.

지금이라도 가 보시던가···”


코카노는 말을 하면서도 계속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그녀의 요리과정을 지켜 보다 보면, 무슨 음식 만드는 기계처럼 동작들이 빠르고 부드러우면서도 매끄러웠다.

그 중에서도 부엌칼 질은 예술의 경지에 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런 칼질을 잠시 멈추더니, 칼끝으로 신전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뭐? 렉사르??

좋아! 차리리 잘 되었어!

이 참에 그 놈 스킬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함 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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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고블린을 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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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미지의 존재 (6) 22.07.27 68 2 12쪽
34 #34 미지의 존재 (5) 22.07.26 71 2 12쪽
33 #33 미지의 존재 (4) 22.07.25 76 2 11쪽
32 #32 미지의 존재 (3) 22.07.24 89 2 11쪽
31 #31 미지의 존재 (2) 22.07.23 101 2 13쪽
30 #30 미지의 존재 (1) 22.07.22 132 2 17쪽
29 #29 미들 랜드 (5) 22.07.21 143 2 14쪽
28 #28 미들 랜드 (4) 22.07.20 147 3 15쪽
27 #27 미들 랜드 (3) 22.07.19 149 3 15쪽
26 #26 미들 랜드 (2) 22.07.18 161 3 14쪽
25 #25 미들 랜드 (1) 22.07.17 186 3 10쪽
24 #24 렉사르의 위엄 (4) 22.07.16 204 4 12쪽
23 #23 렉사르의 위엄 (3) 22.07.15 206 4 14쪽
22 #22 렉사르의 위엄 (2) 22.07.14 221 5 12쪽
21 #21 렉사르의 위엄 (1) 22.07.13 235 6 12쪽
20 #20 울프 헌터스 (6) +2 22.07.10 250 5 10쪽
19 #19 울프 헌터스 (5) 22.07.09 250 5 12쪽
18 #18 울프 헌터스 (4) 22.07.08 273 9 15쪽
17 #17 울프 헌터스 (3) 22.07.07 267 7 14쪽
16 #16 울프 헌터스 (2) 22.07.06 298 7 13쪽
15 #15 울프 헌터스 (1) 22.07.05 320 7 15쪽
14 #14 비욘드 랜드 (4) 22.07.04 344 6 13쪽
13 #13 비욘드 랜드 (3) 22.07.03 370 6 14쪽
» #12 비욘드 랜드 (2) 22.07.02 380 7 13쪽
11 #11 비욘드 랜드 (1) 22.07.01 420 5 15쪽
10 #10 그랑 다이어 울프 (3) 22.06.30 460 6 15쪽
9 #9 그랑 다이어 울프 (2) 22.06.29 468 5 16쪽
8 #8 그랑 다이어 울프 (1) 22.06.28 506 6 12쪽
7 #7 정신 지배 (2) 22.06.27 534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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