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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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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5
추천수 :
59
글자수 :
245,602

작성
22.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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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절차탁마 11

DUMMY

"휴우..."


류운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벌써 2주째 같은 층에서 맴돌고 있었다.


쉬운 층은 하나도 없었다.


수많은 트랩의 6층도, 각종 골렘들이 나오는 7층도, 화염지옥 같던 8층과 얼음지옥 같던 9층도 무사히 통과했다.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기기는 했으나, 그간 실력도 많이 늘었고, 엘릭서의 도움도 있어서 그럭저럭 잘 헤쳐 나올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10층은 격이 다르다.


10층은 아주 단순한 구조였다.


뻥 뚫린 커다란 공간에 몬스터 한 마리만 처리하면 됐다.


문제는 그 몬스터가 좀비 드래곤이라는 것이다.


무슨 짓을 해도 그 단단한 비늘을 뚫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독이 잔뜩 섞인 브레스는 한방만 맞아도 독내성을 뚫고 타격을 입힌다. 아무리 탱커로서의 싸움이 몸에 베어도 무작정 맞아가면서 싸우는 것만으로는 쓰러트릴 방법이 없었다.


이제 엘릭서도 다 떨어지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


류운은 이 탑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고난 하나를 이겨내서 이제 나도 좀 하잖아 하는 생각을 하면 다음 층에서 보기좋게 절망한다.


그래도 마음이 꺽이지 않고 잘 이겨내왔는데, 좀비 드래곤은 아무래도 규격외다.


처음에는 무작정 달려들어 쓰러트려보려고도 했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마지막 생명줄인 엘릭서를 보면서 좀 더 머리를 쓰는 전략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만약 빛속성 마법을 쓸 수 있거나, 좀비 드래곤의 스케일을 뚫을 수 있는 일격필살의 기술이 있다면 좋으련만, 지금의 류운은 두가지 다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할 수 없이 류운은 벌써 며칠째 계속 좀비 드래곤에게 여러가지 기술을 시험해보고 위험해지면 바로 도망치는 작전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진전이 없어서, 이제는 정말 포기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숨을 쉬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혹시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이 곳을 통과하지 않았을까?'


만약 자신의 조부모도 이곳을 통과했다면 뭔가 자신에게 힌트를 남겨주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대도서관]을 발동해 기억의 목록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검색하던 끝에 할아버지의 기억중 [겔림의 탑 - 10층]이라는 제목의 기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그는 무심코 소리질렀다.


그리고 왜 지금까지 힌트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후회했다.


기억을 재생시키자, 류운의 조부 유재훈의 시점에서 보이는 좀비 드래곤이 나타났다.


좀비 드래곤은 재훈을 향해 거대한 브레스를 내뿜었지만, 재훈은 피하지 않고 그자리에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그는 그의 고유 기술 [대차]를 발동했다.


류운에게는 처음보는 기술이었지만, 재훈의 기억을 재생하고 있는 덕에, 재훈이 무슨 기술을 쓰는지도 머리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대차]는 상호간의 절대적 신뢰가 쌓인 사람들 사이에서만 발동하는 기술로, 마나만 충분하다면, 신뢰가 쌓인 사람들끼리 기술을 빌려줄고 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재훈은 [대차]를 사용해서, 영웅 룬의 기술 [월광참]을 빌려왔다.


그리고, 좀비 드래곤의 브레스 사이로 [월광참]을 그래도 박아 넣었다.


[월광참]은 좀비드래곤의 브레스를 가르며 좀비 드래곤의 목을 그대로 잘랐다.


하지만 좀비 드래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서서 재훈을 향해 돌진했다.


재훈은 당황하지 않고 좀비 드래곤의 잘린 목에 손을 집어넣고, 그의 고유기술인 [마나흡입]을 발동했다.


[마나흡입]은 적이나 아군으로부터 마나를 공급받는 기술로 주로 서포터 계열의 마법사들이 쓰는 기술이다.


그런데 재훈의 [마나흡입]은 조금 달랐다.


류운은 그렇게 빠르고 강렬한 [마나흡입]은 처음 보았다.


좀비 드래곤의 마핵으로부터 류운에게로 직접 마나가 빨려들어갔다.


순식간에 마력을 모두 회복한 재훈은 좀비 드래곤의 잘린 목 사이로 드러난 마핵을 향해 다시 [월광참]을 날렸다.


재훈이 날린 [월광참]은 거침없이 좀비드래곤의 몸통을 반으로 가르며 마핵을 부쉈다.


그리고 좀비 드래곤은 힘없이 쓰러졌다.


모두 10초도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기억의 재생이 끝나고, 류운은 소리쳤다.


"사기아냐?"




류운은 조부가 싸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


평범한 지구인이던 그가 어떻게 용사 파티에서 싸울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도대체 자신이 흉내낼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좀비 드래곤의 약점인 마핵이 좀비 드래곤의 목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이제 단단한 스케일을 뚫고 마핵을 베기만 하면 된다.


그런 기술이 있다면 말이지만.




류운은 생각했다.


어차피 자신이 가진 기술만으로는 좀비드래곤을 쓰러트릴 수 없다.


그리고 좀비드래곤을 쓰러트릴 수 있는 확실한 기술은 지금 방금 목격했다.


그렇다면 류운이 지금 할 일은 [월광참]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매일같이 10층의 중앙까지 가지 않고, 10층의 입구 근처에서 [월광참]을 연마했다.


조부의 기억을 재생하면서, 영웅 룬의 모습을 따라하고, 재훈과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어 가면서 계속 연마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원래라면 자신의 능력을로 한달만에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닐 것이다.


확실히 제대로된 [월광참]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그와 비슷한 아류작 정도의 기술이라 할 만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가 있다면, 단 한 발만 날려도 자신의 팔이 감당하지 못하고, 팔의 뼈가 산산 조각 난다는 것이다.


그래도 위력은 그럭저럭 있어서, 입구 근처에서 연습만으로도 10층의 중앙에 멀찍이 떨어져 있는 좀비 드래곤을 깨울 정도까지 됐다.


이제 엘릭서도 딱 한병 남았다.


이번에 실패하면 포기해야 한다.


그는 마지막 도전을 위해 좀비 드래곤의 앞에 섰다.


좀비드래곤은 류운을 보자마자 커다란 아가리를 들어 류운을 물어 뜯으려 했다.


그정도의 기본 공격에 당할 류운이 아니었다. 불과 두달전만해도 피하지 못했을 공격이었지만, 그의 실력은 한층더 업그레이드 됐다.


공격을 피하자, 좀비 드래곤은 브레스를 날릴 준비를 했다.


류운도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이 가진 모든 마나를 한점에 집중했다.


그리고 좀비드래곤이 브레스를 쓰는 타이밍에 맞춰 동시에 [월광참]을 발동했다.


[월광참]은 그대로 날아가 브레스를 뱉어내는 좀비드래곤의 머리를 세로로 갈랐다.


좀비 드래곤의 머리부터 목 근처까지 세로로 갈라졌으나 마핵까지는 파괴하지 못했는지, 좀비드래곤은 거세게 몸을 뒤틀었다.


만약 제대로된 월광참이라면 단번에 좀비드래곤을 두동강 냈겠지만, 미완성인 월광참만으로는 한방에 좀비드래곤을 쓰러뜨기진 못했다.


류운은 재빨리 다음 월광참을 쓰고 싶었으나, 오른팔은 뼈가 튀어나와 피가 흐르고 있었고, 마나 고갈 현상으로 헛구역질을 해댔다.


류운은 엘릭서 대신, 가지고 있던 마나 회복 포션을 들이켰다. 그리고 이번에는 왼손으로 바꾸어 월광참을 날릴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는 왼손으로 검을 다루는 것이 굉장히 서툴다.


그래서 대신 왼손으로 검을 잡을 때는 역수로 잡았다. 그리고 몸부림치는 좀비드래곤을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


좀비드래곤의 커다란 몸통 바로 앞까지 돌진한 뒤에, 류운은 역수로 잡은 그의 대검을 크게 원을 그리며 휘둘렀다.


그리고 [월광참]과 같은 요령으로 마력을 검기로 변환시켜 좀비드래곤을 배었다.


검에서 나온 검기는 월광참처럼 건드리기만 해도 잘려나갈 것 같은 날카로움대신, 주위를 거칠게 베어 나가면서 좀비 드래곤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좀비 드래곤의 마핵이 있는 근처의 목을 벴다.


마핵에 상처를 입은 좀비 드래곤은 더욱 거칠게 몸부림을 치며 괴성을 질렀다.


"얕았나?"


류운은 그대로 포기하지 않고 그의 대검을 고쳐쥐고 갈라진 좀비 드래곤의 목을 향해 찔러 넣었다.


그리자 좀비 드래곤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고, 이내 무너져 내렸다.


다시 마나가 고갈된 류운은 구역질과 현기증에 몸을 비틀거렸다.


왼손마저도 크게 부어올라, 극심한 통증이 올라왔다.


간신히 엘릭서를 꺼내 마시자, 곧 상처가 치료되고 마나고갈 현상으로 격었던 현기증이 사라졌다.


쿠쿠쿵



쓰러진 좀비드래곤의 뒤로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그리고 불이 밝혀지면서, 문이 열렸다.


마치 류운을 반기는 듯이 보였다.


류운은 드디어 탑의 모든 층을 통과했다.


만약 폴라의 안내대로라면, 이 문을 나가면 이 탑을 나갈 수 있는 문이 있을 것이다.


류운은 긴장된 마음으로 검을 고쳐잡고 문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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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절차탁마 8 21.12.06 63 0 12쪽
42 절차탁마 7 21.12.03 63 0 13쪽
41 절차탁마 6 21.12.02 63 0 13쪽
40 절차탁마 5 21.12.01 59 0 15쪽
39 절차탁마 4 21.11.30 63 1 12쪽
38 절차탁마 3 21.11.29 68 0 12쪽
37 절차탁마 2 21.11.25 70 0 11쪽
36 절차탁마 1 21.11.24 75 1 12쪽
35 동분서주 6 21.11.23 70 0 15쪽
34 동분서주 5 21.11.22 74 0 12쪽
33 동분서주 4 21.11.20 75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70 0 12쪽
31 동분서주 2 21.11.12 74 0 13쪽
30 동분서주 1 21.11.09 76 1 11쪽
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3 1 12쪽
28 아르바이트 5 21.11.06 84 0 12쪽
27 아르바이트 4 21.11.04 90 1 12쪽
26 아르바이트 3 21.11.03 93 2 13쪽
25 아르바이트 2 21.11.02 92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4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7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2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18 퀘스트 실습 3 21.10.22 10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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