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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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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4
추천수 :
59
글자수 :
245,602

작성
21.11.0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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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르바이트 1

DUMMY

류운과 리지는 대장 엘프와 함께 템파이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은 길드 창구에 도착했다.

길드 창구 안내원과 협상을 해 본 경험이 적은 류운과 리지 대신에 대장 엘프가 나섰다.

대장 엘프는 창구 직원과 이야기를 하더니, 전화 통화도 몇 번을 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류운과 리지를 불러 들였다.


“지금 아우리아와 통화했는데, 고블린 토벌 퀘스트를 퀘스트 실습 수업에서 인정해 줄 수 있대.”


류운과 리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실 류운도 은근히 기대는 하고 있었다.

종종 퀘스트를 받지 못하는 팀이 생겨서 교수의 재량으로 난이도가 낮은 퀘스트를 새로 수업에 포함시키기도 한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다.

물론 그런 것은 특별한 예외 상황일 뿐, 보통 퀘스트를 받지 못하면 그 팀은 수업에 실패한다.


“그런데 문제는, 고블린 토벌 퀘스트가 F급 퀘스트여야 한대.

만약 고블린 메이지 토벌을 추가하면 D급 퀘스트로 난이도가 올라가서 안된다는군.

D급 퀘스트는 너무 어려워서 학생이 수업의 일환으로 받는 퀘스트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야.”


류운과 리지는 서로 쳐다보았다.


류운이 먼저 대답했다.

“그럼 고블린 메이지 토벌 빼고 F급 퀘스트로 고블린 토벌만 완수한 것으로 하면 되겠네요.”

“그럼 고블린 메이지를 토벌한 공적은 포기하게 되는데 괜찮아?”

“저는 괜찮아요. 리지는?”

“저는 선배만 괜찮으면 괜찮아요. 선배, 정말 괜찮아요?”

“어, 안할 이유가 있나?”


류운이야 항상 저평가를 당했고, 자신의 공적을 놓친게 늘상 있는 일이라서,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이니 그걸로 수업점수를 획득하고 이력서에 성공적인 감독관 역할을 했다고 적을 수 있으면 된 것이었다.


그러나 당황한 것은 오히려 리지였다.

자신이야 수업 점수를 편하게 딸 수 있어 좋지만, 류운에게는 아무런 이득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이미 F급 정식 모험가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D급 퀘스트의 공적을 포기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모두가 동의한대로 고블린 토벌 F급 퀘스트는 학교 수업 점수로 인정을 받게 됐고, 고블린 메이지를 토벌한 것은 함구하기로 했다. 그리고 동시에 만드라고라 10개 채집과 스팅 스네이크 20마리 토벌 의뢰도 완료 보고를 했다.


총 3개의 F급 퀘스트 완수. “퀘스트 실습” 수업의 종료였다.


류운과 리지는 대장 엘프와 헤어지고, 그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향후의 일을 논의했다.


“선배님, 이제 어떻게 할거예요?”

“음, 돌아가야지.”

“네, 아. 야영도 이제 끝이구나.”

“그렇지. 가서 밀린 게임이나 해야겠다.”

“에게. 겨우 게임이에요?”

“게임을 무시해?”

“아니 무시가 아니라, 좀더 거창한 걸 기대했거든요. 드래곤 토벌이라든가.”

“야. 정말 그럴수만 있으면 좋겠다. 드래곤 토벌은 A급이나 S급이잖아.”

“그러게요.”

“너는?”

“저는 생각보다 퀘스트 실습 수업이 일찍 끝나서요, 한국에 갔다가 오려고요. 인턴 자리도 좀 알아보고.”

“오. 건설적이네.”


이 때 류운의 전화벨이 울렸다. 류운의 스노우베어 토벌이 인정됐다는 전화였다.


“이야, 잘 됐네요.”

“응. 자 그럼 분배하자.”

“네?”

“퀘스트 보상 분배해야지.”

“네.”

“우선 스노우베어 토벌이 인정되서 100만원, 만드라고라 채집 20만원, 스팅 스네이크 토벌 30만원, 고블린 토벌로 중급 체력 회복포션 4개, 중급 마나 회복 포션 4개.

교통비로 20만원 썼고, 숙박비 30만원, 기타 식비로 20만원. 나머지를 반반씩 나누자.”

“엥?”

“왜? 불만있어?”

“아니 불만이라기 보다, 스노우베어는 선배님 혼자서 토벌한거잖아요. 수업의 일환으로 퀘스트를 받은 것도 아니고요.”

“뭐, 그렇긴 한데, 너도 같이 싸웠잖아.”

“그걸 같이 싸웠다고 할수가 있나요···”

“좋아. 네가 그렇게 말하다면, 체력 포션은 내가 다 가져갈게. 그렇지 않아도 이번 여행에서 포션을 너무 많이 썼어. 나머지는 반반씩 나누고.”

“정말 괜찮아요?”

“그 정도면 공평한것 같은데? 아직 맘에 안들어?”

“아뇨, 저한테는 과분하죠.”


리지는 아직도 류운이 고블린 메이지 토벌을 포기한게 마음에 걸렸다.

솔직히 모든 보상을 류운이 가져간다고 해도 그냥 내줄 속셈이었다.


반대로 류운의 입장에서는 리지가 자기 잇속만 챙기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했다.

그는 지금까지 뒤통수치는 사람,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남의 것을 뺏는 사람, 어떻게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사람, 무임승차 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봤고 너무 많이 당했다.

그래서 정상적인 리지의 행동이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었다.


사실 류운은 만약 리지가 자기 잇속만 차리려고 했으면, 반대로 보상을 더 적게 줄 속셈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리지는 반반씩 나누는 것을 미안해했다.

덕분에 기분좋게 퀘스트 실습 수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




퀘스트 수업이 끝나고 3일 동안 류운은 뒹굴뒹굴 거리면서 게임에만 매진했다. 그리고 4일째 되는 날 드디어 침대 밖으로 나왔다. 이제야 간신히 무언가를 할 생각이 들은 듯 했다.


얼마전 고블린 메이지와 싸우면서 쓴 광전사 기술로부터 그는 스킬을 발전시킬 힌트를 얻었다.

오늘부터 여름방학 끝날 때가지는 그 수행에 전념을 생각이었다.


류운은 용사 룬의 필살기 [월광참]을 수련할 생각이다.

고블린 메이지와의 싸움에서 의도치 않게 광전사의 기술을 한계까지 썼다.

[월광참]에서 순간에 내는 폭발적인 움직임은 광전사 상태에서 마지막 힘을 짜내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용사 룬은 재훈의 기억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휘두르라”고 했다. 그게 사실은 마나를 극도로 폭주시킨 상태에서 자신이 낼 수 있는 한계의 힘을 내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주 짧은 순간만 마나를 폭주시키기 때문에, 뇌내 마약 과다분비같은 광전사 스킬의 부작용도 없다. 또한 움직임에는 아주 소량의 마나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나머지 마나를 모두 검기확장에 돌려서 목표를 배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상당히 많은 종류의 스킬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스킬을 한꺼번에 자연스럽게 시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기로 했다. 우선은 마나를 몸 안에서 폭발시키는 수행부터 시작했다.




*********************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렵, 류운의 수행에는 꽤 진전이 있었다. 몸 안에서 한 순간만 마나를 폭주시키는 연습이 끝나고, 지금은 몸안에서 마나를 압축하는 기술은 연마하고 있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마나를 몸 안에서 압축시킬 수는 있었다.

압축시키는 수행이 끝나면, 압축된 마나의 일부만을 폭주시켜 움직이는데 필요한 힘으로 쓰는 수행을 할 생각이었다.


류운의 부모님은 방학동안 잠깐 집에 들리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류운은 비싼 게이트 이용 비용 때문에 그냥 플레인에 남아 수행이나 마저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할아버지가 할아버지네 집에서 하루를 묶는 조건으로 왕복 게이트 이용권을 보내주었다.


덕분에 수행도 접어두고 서울에 있는 부모집을 방문해서 한가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체인이었다.


“야. 너 아르바이트 안할래?”

“갑자기 전화해서 뜬금없이 한다는 소리가···뭔데?”

“던전 탐색”

“아직도 탐색이 안 끝난 던전이 있어?”

“아니 이번에는 이미 탐색된 던전을 다시 탐색하는 거야.”

“왜?”

“던전이 형태를 변형했나봐.”

“어? 그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야? 나는 소문으로만 들었지 진짜로 일어나는 줄은 몰랐는데.”

“그러니까. 수원에 있는 던전인데, 지도를 갱신하는 일이래. 아마 우리말고도 지원자 많을걸?”

“야. 이거 수상하다. 뭔 일 일어나는거 아니야?”

“글쎄, 그거야 알 수 없지.”

“선착순이야?”

“선착순 20팀.”

“너 회사는?”

“휴가.”

“너랑 나만?”

“세인트도 용돈 필요하대.”

“아. 그 조합이냐.”

“할거야?”

“하지 뭐. 근데 우리끼리만 가게? 아무래도 지원계열 법사 하나 있어야 하지 않아?”

“사실 내 동아리 후배가 물속성 법사를 소개시켜줬거든. 연락해볼까.”

“어. 꼭 해라.”

“알았어. 그럼 시간 장소 정해서 연락줄게.”




*********************




바로 다음날 세인트와 체인, 그리고 류운은 서울역에서 만났다. 원래는 기차로 가려고 했으나, 체인이 후배차를 빌려왔다.


“덕분에 편하게 가겠는데?”

“칭찬해주마.”

“야. 칭찬 필요없고 기름값을 내.”

“근데 법사는? 연락이 잘 안됐어?”

“수원 던전에서 만나기로 했어.”

“좋았어. 이제야 좀 파티다워지는군.”

“무슨 법사래?”

“물속성 보조 계열이래. 어지간한 보조 마법은 쓸 수 있나봐.”
“회복 마법을 쓸 수 있으면 대박인데.”

“물 속성 회복마법은 빛 속성 회복마법보다는 못하잖아.”

“야. 그래도 그게 어디야.”



회복마법은 여러가지 형태로 발현이 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것은 빛속성의 회복마법으로 빛의 힘으로 상처를 소독하고, 재생하며, 외부의 에너지를 공급하여 회복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동시에 몸의 재생능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물속성의 회복마법은 물의 정령의 힘을 빌어 상처를 소독하고 재생하는 물을 생성해서 회복마법을 발현하는 식이다. 대지계열의 회복마법도 있는데, 이는 자가 치유력을 높여서 상처의 회복과 재생을 돕는 방식이다.


물론 이 중 가장 강력한 회복마법은 빛속성의 회복마법으로, 제대로 된 회복마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마도학에 대한 지식은 물론, 의학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중상급 이상의 회복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마법사는 몸값이 굉장히 높다.



차를 타고 수원으로 가는 동안은 그냥 회사일이나 소개팅같은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하면서 평범한 시간을 보냈다. 거의 수원 던전에 도착할 때쯤, 뒤에서 바짝 따라붙은 스포츠형 세단이 빵빵거렸다.


“어차피 속도 제한이 있어서 빨리 가지도 못하는데 왜 저러지?”

체인은 옆 차선으로 비켜주었다.


스포츠형 세단은 튜닝이 되어 있는지, 큰 엔진소리를 내며, 체인의 차를 앞질러 갔다. 앞질러 가면서 창문을 열고 깔보는 표정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류운은 확 짜증이 났다.


“도대체 뭐야? 저자식들. 왜저러는데?”

“글쎄, 요새는 시비거는 얘들이 하도 많아서. 쟤네들은 지들이 뭔 짓을 하는 지도 모를걸?”


뒤에 타고 있던 세인트가 말했다.

“얘들아. 참아. 참아. 불필요한데 힘 쓸 필요없지. 넓은 아량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추격해라!!”


체인이 신나서 소리질렀다.

“좋아”


제일 처음 화를 냈던 류운이 말렸다.

“얘들아. 내가 잘못했다. 안전운전하자. 속도위반 걸려도 나는 벌금 안낼거야. 그러니까 속도 줄여. 제발.”


체인이 속도를 줄이면서 말했다.

“진작 말하지. 나는 네가 저녀석들 잡고 싶은 줄 알았지.”


류운은 다시 실감했다.

이 조합은 조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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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아르바이트 2 21.11.02 96 1 12쪽
» 아르바이트 1 21.11.01 98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9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4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100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12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5 2 11쪽
18 퀘스트 실습 3 21.10.22 10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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